독일의 고생물학자인 에른스트 스트로머 폰 라이헨바하는 1900년대초에 이집
트 바하리야 오아시스에서 공룡과 다른 선사시대 동물들의 뼈를 발견했지만,
정확한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스트로머의 수집품이 소장된 독일 박물관이 파괴되자, 바하리야는 고생물학자
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최근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팀이 바
하리야 오아시스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화석 가운데 2번째로 큰 공룡을 발
굴하면서 이곳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에른스트 스트로머 폰 라이헨바하를 기념하여 파라리티탄 스트로메리라고 명
명된 이 공룡은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고생태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존 스미
스가 발견했다. 스미스에 따르면 다 자란 파라리티탄은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총 길이가 무려 30.5m이고, 몸무게는 70톤에 달했을 것이라고 한다. 파라리티
탄과 유일하게 이보다 더 큰 공룡인 아르젠티노사우루스는 모두 용각류로서
긴 목과 꼬리가 달린 거대한 초식 동물이다.
파라리티탄이란 "조수간만 지대에 사는 거대 동물"이란 뜻인데, 이 공룡이 발
견된 장소가 과거에 해안 맹그로브 습지였다. "지금은 그곳이 사하라 사막의
일부이지만 9천4백만년 전에는 플로리다 남부와 맞먹을 정도로 풀이 우거진 열
대지역이었다"고 스미스는 설명한다. 용각류가 맹그로브 숲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과학자들은 파라리티탄의 거대한 발이 습지에 빠진 후 빠져
나오지 못하고 결국 화석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바하리야는 카이로에서 동남쪽으로 289.7km 떨어져 있는데, 스미스 연구팀은
이곳에서 파라리티탄보다 더 작은 공룡과 상어, 물고기, 거북이, 악어를 포함
한 다른 많은 화석들도 발견했다. 발굴자금은 주로 "잃어버린 이집트 공룡"이
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중인 코스모스 스튜디오스와 MPH 엔터네인먼트가 조달
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올 가을 A&E네트워크에서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