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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유독 좋아하는 코넬 [7] | |
8040| 2006-11-24 | 추천 : 1| 조회 : 625 |
우선, 전반적으로 봤을 때 코넬이 상위권의 좋은 학교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년간 코넬 근처의 도시에서 살아 오면서 현지인들이 코넬에 대해 느끼는 점들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나는 외국 유학생들(특히, 한국인)이 유난히 코넬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미 동부 현지 학생들은 코넬에 대해 겨울철에 혹독하게 추운 한적한 시골동네에 있는 터무니없는 액수의 등록금을 요구하는 아이비리그에서 가장 떨어지는 학교라는 이미지인데 말입니다. 실속보다는 아이비 간판을 따는데 가장 저렴한 비용이 드는 학교라는 이미지랄까. 암튼 조금은 시니컬하게 보는 학교입니다.
실제로 아이비 가운데 가장 전통이 옅고, 입학이 용이한 학교가 코넬입니다. 코넬을 제외한 다른 7개의 아이비 학교와 비교했을 때, 설립연도도 혼자만 거의 100년 뒤쳐지고 있고, 학생들 등록금에 재정을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보니 학생을 받아들이는 비율도 거의 25%나 되어, 제일 엄격한 예일의 8%보다 꽤 높습니다. 그리고 아이비답게 부자 학생들이 기부금을 내고 입학하는 경우가 많은데, 1인당 평균 입학 기부금액이 18만불 정도로, 프린스턴의 170만불, 하버드/예일의 130만불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고,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단과대학 수준의 다트머스의 47만불과 비교해도 많이 떨어집니다. 유펜과 함께 바닥수준의 시세입니다. 부시 가문 수준의 미국의 엘리트 가문 출신들은 이런 곳에는 가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현지에서 이 학교는 snobbish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하버드/예일/프린스턴 등 BIG3가 로고가 숨겨진 명품이라면, 코넬은 로고가 크게 그려진 명품같은 이미지로 비유하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아이비 가운데 가장 전통과 인지도가 낮고, 평가도 낮은 코넬이 그나마 아이비로 대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아이비에는 없는 코넬만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아이비들은 의학/법률학/종교-인문학/디자인/자연과학/경제학 등등 '고전적인' 학문분야에서 초강세입니다만, 코넬은 그런 '고전적인' 학문분야는 보잘 것 없지만, 다른 아이비 학교들의 약점인 applied science나 technology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차별화될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MIT과 더불어 technology를 이끄는 학교였고, 그 전통이 남아서 코넬은 수의학/농학/호텔/천문학/화학/컴퓨터, 재료공학 등의 몇몇 공학분야에서 지금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다른 아이비 학교들이랑 다른 부분입니다.
문제는 코넬의 강점이 되는 분야, 즉, 응용과학이나 기술계열 쪽으로 특화된 학교들(MIT/카네기멜런/일리노이 주립/칼텍...)이 게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코넬의 위치가 애매모호해지고 있고, 실제로 뉴욕주의 학생들도 별로 가고 싶어하지 않는 학교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응용과학이나 기술계열이 발전해 있고, 입학률이 높다보니 아아비 간판에 매혹된 한국인을 포함한 해외 유색인종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현지인들의 선호를 떨어 뜨리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코넬의 비인기학과(도시계획, 조경, 경영학 등등)에 가면 현지 학생 비중이 매우 낮고, 아시아, 동유럽, 남미 등등 학생들로 가득합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평판이 높은 코넬의 분야가 아닌데도 간판 따려고 비싼 돈내고 코넬로 가려 한다면, 좋은 주립대를 골라가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현지 학생들도 그렇게 한답니다. 한국이라면 모를까 미국에서는 코넬 간판 생각보다 높게 평가해주지 않습니다. 코넬 간판들고 한국에 돌아가면 인정받을 지는 몰라도 미국에서는 전공별로 코넬보다 좋은 학교 부지기수입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아이비 못지 않게 평판이 좋은 주립대학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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