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나왔지만 마땅히 갈 때가 없었습니다. ㅡ.ㅡ
하지만 마음속에 뿜어져 나오는 "잘 살수 있다. 난 부자가 될 수 있다. 난 성공한다"
라는 확신만은 가슴속에 깊이 묻혀 있었습니다.
졸업을 앞둔 일주일전 대전의 모 변호사사무실에서 면접을 보라는 전화가 왔었습니다.
전 가슴이 떨렸습니다.
졸업하기도 전에 면접이라니...쿵딱 쿵딱...
면접보기전 두시간 동안 먼저 취업을 한 친구들이랑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 마셨습니다.
" 야 면접에서는 최대한 월급을 많이 달라고 말해야 돼. 그렇지 않고는 월급 때문에 고생한다"
" 보통 월급이 90만원이란다. 적어도 100만원 달라고 해서 깍아"
" 초봉에 중점을 두고 열심히 일한다고 해봐. 80만원 이하면 가지마라" 등등등
전 속으로 이런 결심을 했습니다.
"초봉...월급... 그래 다 중요하다 돈도 중요하고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꿈을 펼칠 무대가 중요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몇십만원 때문에 내 주장을 펼치는 것
보다는 차라리 화려한 나의 무대를 위하여 일단은 엎드리자....그리고 무대의 중심에 섰을때
그때 일어나자. 초봉은 중요하지가 않다. 중요한 것은 바로 취업이다.
일단 직장부터 잡고 보자....."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의 인생이 좌우된다는 첫 면접...
26세의 나이에 특별하게 뛰어난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고...지방의 사립대.....
내세울것 하나 없는 초라한 이력서 뿐이었습니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아서 또 소주한잔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면접볼때 필요한 문서도 아닌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적었습니다.
< 전 태어난 곳은......어릴적 공부는 안했지만......대학성적도 별로 안좋지만.....
동아리생활은 잘했으며....뭐든지 잘 할수 있다는 긍정적사고가 있다....등등....>
결전의 날이 다가 왔습니다.
1시부터는 국립대 법대학생이 2시부터는 사립대 학생 3시부터는 사립대 학생
4시가 저의 면접시간이었습니다.
먼저 면접을 보기 전에 (법률사무소에 들어가기 전에)
호흡을 크게 했었죠 " 호옷~~후...호옷~~~~후"
그리곤 노크를 했습니다.
"저 면접을 보기로 한 배종찬입니다. 4시까지 오시라고 해서 이렇게 왔습니다..."
그 때 사무장이 절 불렀습니다.
학교는.....공부는 잘했는지.....집은....등등등
지금 국립대, 사립대, 사립대 학생들 면접 다 끝났고 이젠 자네 차례라고...
다들 올 A의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그 속에서 한명을 뽑는데..성적은 좋냐구?
"이쿵 큰일 입니다. 저의 성적은 평균 C 였습니다. 그것도 군대를 제대한 후 열심히 공부를
한 댓가인데...." 성적얘기에 전 꼬리를 감출때가 없었습니다.
특히 그 당시 사무장님의 결정타
" 우리 변호사님은 모 고교 수석졸업과 서울대 법대출신이시며.....
공부 못하는 사람들을 사람으로 안 본다는 사실......"
으악~~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전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4명 중에 한명이 입사라.....
서울대 법대 출신 변호사님 이시라...
공부 못하는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시는 분이시라....
끝났군 !!!
하지만 당당히 한번 나가보자
어차피 안된다고 하더라도 해보지도 않고 포기 하지는 말자.
사무장님은 사무장님 입장을 말하는 것이지
사무장님이 변호사님이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면 부딫혀 볼 수 밖에 더 있겠나
되든 안되든 한번 나가보자...
마음은 이렇게 가졌지만 막상 변호사님을 만나뵙기 위하여 변호사님 방을 여는 순간
왠지 모를 공포감 ? 이 엄습해 왔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변호사님이 위대해 보이시고 대단해 보이시고
전 왜 그렇게 작아보이는지..........
" 거기 손에 준비된 것들이 뭡니까"
" 네 제가 법대 출신이 아니라서 법률사무소에 취업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제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 법률공부한 노트들을 스크랩한 것 입니다."
변호사님은 제가 스크랩 한것을 한장 한장 넘기시기 시작 하시면서,
" 법대도 안 나온 사람이 어떻게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할려고 해요?"
" 네 법대 나온것이 아니므로 더 열심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취업만 되면 법공부부터
다시 할 생각입니다."
" 법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아요. 이제부터라니..우리는 지금 당장 필요한 인재가 필요합니다."
"ㅡ.ㅡ....;;; "
" 변호사님 아시다시피 전 법대출신이 아닙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나 이론에서나 결코 뒤지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 !"
변호사님은 두꺼운 안경 밑으로 절 쳐다 보고 계셨습니다.
이윽고 성적증명서를 보여 달라고 하시더군요 (ㅠ.ㅠ)........ F도 몇개나 되고.....
" 음.........깊은 한숨" (변호사님)
" 초조 불안.....아~ 왜 공부를 안했을까......."(종찬생각)
" 음...성적이 너무 안좋군요...이렇게 성적이 안 좋을수가 있나요?"
" 네...전 대학이 공부를 하는 곳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선배,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며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서 호흡을 할줄
아는 그러한 목적이 제가 대학을 다닌 목적입니다.
성적은 안좋지만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많은 선배님과 후배들이 있다고 전 자부합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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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월급은 얼마를 생각하시고 있나요?"
이쿵 어제 친구들과의 대화내용이 그대로 현실로 접목이 되었습니다.
전 주저없이
" 전 변호사님께서 100만원을 주시든 10만원을 주시든 제가 일을 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따라서 변호사님께서 저에게 10만원을 주셔도 좋고 100만원을 주셔도 좋습니다.
변호사님. 전 일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전 당당하게 그리고 조금도 비굴하지 않게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100만원과 10만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일할수 있는 나의 무대가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약속시간이 있어서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다음편을 기대....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