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에 대한 자술서
신대원 1학년 200051011 김 기 준
만 60세가 넘은 사람(본인은 1939년생임)을 지금부터 하나님이 쓰시기 위해 불러 주셨다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얼마만큼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 왔는가를 되돌아보는 것이 더 어울릴는지 모르겠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하여 공부를 하기까지에는 나름대로 소명의식들이 있어서 일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목회자의 길을 가겠습니다 한 것이 아니었고 할 일이 없으니 공부나 해 보자는 동기에서 신대원에 입학하였습니다.
회갑을 지내면서 그 동안 몸담았던 교직생활 33년을 마감하고 명예퇴직을 하면서 남은여생 무엇을 할까 궁리하다가, 교직에서 책과 가까이 한 탓인지, 공부하는 것이 제일 쉽겠다는 판단을 했고 신대원 입학 준비를 했습니다. 광주에 거주하기 때문에 호남신학대학과 광신대학에 대해 알아본 결과, 호신 신대원에 특차 전형제도가 금년에 처음 시행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위한 제도인 것 같은 생각을 하면서 곧 응시를 하고, 쉽게 합격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면접하는 날 면접장소에 나가보니 뜻밖에도 5명 모집에 22명이 응시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응시생들이 모두다 나 보다 젊고 실력 있는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건지 5명중에 내가 포함되어 있어 합격통지를 받으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알고 감사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삶은 모태신앙으로, 광주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광주에서 공부했고 교회학교 전 과정을 마쳤으며, 교회학교와 성가대등에서 봉사도 잘 했습니다.
대학 재학중 육군 간부후보생으로 군에 입대하여, 육군에서 장교로 약 4년간 복무했고, 제대 후 대학에 복학하여 졸업한 후, 기장교단의 한국신학대학에 학사 편입하여, 한 학기 마치고 두 학기째 1개월 정도 공부하다가, 경제적인 여건등 여의치 못한 사정으로 중단하고 교직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당시 신학공부를 할 때는 농촌목회를 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소명의식이 약했던지, 하나님이 불러주시지 않았다는 생각이 지배했고, 믿음이 없어서 어려운 여건을 이기지 못하고 중단했던 것 같습니다.
교직에서의 생활은 즐거웠습니다. 적성에 맞았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교직으로 부르셨다는 믿음을 가지고 생활했습니다.
1980년도에 모교회인, 기장교단 광주계림교회에서 장로 임직을 받고, 장로로써 교회생활도 즐겁게 했습니다. 그러나 장로생활이 너무 오래다 보니 싫증이 나고 회의도 생기고 장로만이 저지를 수 있는 과오도 범하게되면서, 장로 임기제를 주장해 보았으나 내 힘이 너무 적어 들어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혼자서 임기를 정하고, 나는 임기가 지났다고 하면서, 시무 사임서를 내고, 평소 관심을 가진 특수 목회지를 찾아 장애자교회인 임마누엘교회로 교회도 옮겼습니다. 호신과 교단이 같은 것도 교회를 옮긴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신대원에 입학하여 한 학기 공부를 하면서 나이가 너무 많은 것이 많이 원망스럽습니다. 공부를 잘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지원을 했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내가 내 자신을 몰랐던 것들이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나이가 많음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희망은 신대원 3년의 과정만이라도 무사히 마칠수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신대원에 지원 할 때는 졸업하면 2,3년만이라도 목회를 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목회자가 없는 시골의 아주 작은 교회가 있다면 내가 가서 열심히 섬기는 삶을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백성을 섬길 수 있는 능력은 5명에서 10명 정도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교직에 있을 때 1970년대에 12년간 전남지역에 근무하면서 섬 마을과 시골 농촌 등지에 목회자가 없는 교회를 많이 보았기에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광주 시내에서 21년을 근무하고 있는 사이에 농촌교회의 사정들도 모두 변한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신대원에 입학하고서야 지금은 아무리 작은 교회도 목회자 없는 교회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척 할 수 있는 능력도 없고 나이 많은 사람을 오라고 할 교회도 없겠다는 판단에 목회 할 생각은 거의 포기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필요하시면 일터를 마련해 주실 거라는 믿음은 있습니다. 목회가 아니라도 섬기는 삶을 살 수 있는 길은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젊은 학생들과 어깨를 겨루면서 공부를 잘 따라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최선을 다 하는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소명자료로 제출하라고 하셨는데 이력서를 쓴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점수를 매기시면 다른 과목 점수가 안 좋으니까 목회실습에 좋은 점수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