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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
글 : 박종하(광주 월광교회)
한 사람이 죄수복을 입고 꿇어앉아 있다. 머리에는 봉투가 씌여 있다. 왼쪽 가슴에는 4144라는 번호가 선명하다. 어딘가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 : 4144호, 위 죄인은 시민들을 선동하고 우리 대 일본제국의 천황폐하와 우리의 신을 모독한 죄로 1942년 7월 10일에 사형을 언도받고 3개월간 구치된 후 오늘 10월 10일에 사형을 집행한다.
목소리 : 4144호, 마지막으로 할 말있나?
죄수 고개를 가로젓는다.
목소리 : 사형을 집행한다.
잠시 후
목소리 : 사격준비
철커덕 소리 들린다.
목소리 : 조준
침묵이 흐르고 조명 아웃된다.
목소리 : 사격
사격소리와 함께 총소리 서너번 울린다.
제 1 막
제 1 장
조명이 켜지면 상구 쌀이 가득 담긴 마대 포대를 얹고 나타난다. 상구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하고 술도 기분좋게 취한 듯 하다.
상구 : (관객을 보면서 싱글싱글 웃으면서) 으하하하... 아주 기분이 좋구만 크크크 아주 기분이 좋아.. 뭐랄까 나한테 날개가 있다면 하늘이라도 날아가고픈 심정이랄까..크크크 (조금 더 무대 다른쪽으로 걸어가며 아주 기분이 좋은듯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이봐 마누라... 어이 이봐 마누라.. 하늘같은 남편이 왔는데 빨리 나오지 않고 뭐하는거야.. 내가 당신 줄려고 말이야.. (망태기를 보이면서) 쌀하고 고기 사왔어..
명후 : (이때 반대편 무대에서 나오면서) 어이 이봐 상구
상구 : 어 명후 근데 어디 갔다가 인자 오는가
명후 : 그건 자네가 알 필요 없고 (어깨를 치면서) 그나저나 한턱 내야겠어.. 집에 좋은 일이 있다며?
상구 : (머리를 긁으며) 아니 벌써 소문이 동네에 다 퍼젔는가?
명후 : 아니 퍼졌다뿐이여, 내일이면 여기저기서 한턱 내라고 난리 것인디
상구 : 아니 뭐시 한 턱이여 한턱은..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는 한참이나 더 있어야 한디..
명후 : 뭐여 그럼 딸이면 한 턱 안낸다는 소리여...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 말어.. 우리 또래 중에 제일 먼저 장가가서 제일 먼저 아이 아빠 되면서 뭐시 어째 ...
상구 : 내가 뭐 제일 먼저 가고 싶어서 갔나 아 고 계집이 나 좋다고 쫓아다녔은께 간거지..
명후 : 염병 놀고 있네 그 계집 좋아한다고 상사병 앓은게 누군디 그려
상구 : 거참 할 말 없네...
명후 : 할말이 있고 없고 간에 나가 지금 목이 컬컬한께 나한테 우선 한턱 뽑아 주게나.. 어서 갑세.. (상구의 손을 이끈다)
상구 : 아따 아따 알았서... 이것 좀 나두고 가고.... (순간 돌아서면서) 아 근데 혹시 내 마누라 어디 간것 못봤는가 집에 없는디...
명후 : 없어..? (손가락으로 세면서) 어디보자 오늘이 수요일이구만 아마 교회 갔을 것 같은디..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입을 막으며) 워매 뭔 교회는.. 아마 내 마누라랑 같이 있을 것 같은디.. 아니믄 거 신창이 여동생하고도 친구잖여 거기 갔을지도... 아 그 이야기는 그만 하고 나 목마르단께... 그네.. 빨리 가자고 (손을 이끈다)
상구 : (손에 있는 포대를 한쪽으로 집어 던지며) 그러고 본께 오늘이 수요일이구만 예수장이들이 단체로 모이는 날 말이여.. (불끈하면서 나가려고 한다) 네 이년의 다리 몽댕이를 부러뜨려버릴거여
명후 : (가로막으며) 야 안되야 니 마누라 임신중이란 걸 알아야 해.. 야
상구 : 임신!! 필요없구만 그년이 다시 부처님에게 돌아오지 못하고 그 요사스런 것 믿고 있으면 나올 아들도 안 나와 네 이년을..
상구 무대 밖으로 사라진다.
명후 : (무대 한 가운데로 나오면서) 원매 인자 일 나부렀네 일 났어.. (입을 툭툭 치면서) 아야 니는 가시네도 아니면서 왜 이리 입이 싸냐 (말을 하면서 다른 무대로 나간다) 아이구 어쩌끄나 미안해서 어쩌끄나
명후도 사라진다 조명 꺼진다.
제 2 장
조명이 켜지면 다섯 명 정도의 사람이 앉아 있고 맨 앞에 상구의 아내가 앉아 있다. 그리고 제일 앞에는 목사가 서 있고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찬송을 부르는 중이다.
상구 : (소리치며) 어디 있어.. 어디 있어.. 이 가시네야 어디있어.. (아내를 발견하고 기도하고 있는 손을 잡아 채며) 그 주문 외우는 것 그만 못해..! 나와 나와 이년아 니는 다리 몽둥이를 부러부러야해 여기서 이딴 요상한 것 못하게 말이여..
아내 : 여보 여보 왜 그래요 악! 여보 이러지 말아요.. 여보...
상구 : (한손을 쳐들고 때릴려는 기세로) 조용히 안해 ... (계속 끌고 간다)
이때 목사 상구의 앞에 막고 선다.
상구 : 뭐여 넌!
아내 : 안돼요 목사님 이 사람은 화나면 아무것도 안 보여요 어서 피하세요...
상구 : (아내의 팔을 놓고 목사의 멱살을 잡는다) 오호라 니가 그 잘라디 잘난 목사라는 놈이구나.. 그래 이 잘난 상판때기 좀 보자꾸나.. 그래 무슨 말을 하려구 그러냐 엉!
목사 : 형제님 이분은 하나님의 딸입니다. 어찌 딸이 아버지의 집에 있는 걸 막으시려고 하십니까..
상구 : 아이구 이 새끼 돌았구나 그래 어디 더 지껄여봐라..
목사 : 그리고 이 자매는 형제님 것이 아닙니다.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것이며 하나님이 쓰실려고.....
상구 : (상구 목사를 바닥에 패대기 친다) 뭐라고 이 새끼야.. 내 것이 아니여 (다시 일으켜 세우며 주먹으로 면상을 강타한다 -실지는 미는 식으로 한다-) 그럼 니것이냐 .. (발로 밟는다 뒤에서 다른 사람들이 말리는데도 계속 밟아댄다)
목사 : (상구가 밟을때에 요령껏 관중이 안보이게 케찹이나 피 비슷한 것을 랩등에 넣어서 입에 넣었다가 터뜨린다)
상구 : (뒤에서 잡은 사람들을 모두 밀치며 그 사람들에게) 야 개새끼들아 너희들도 미친놈들이야.. 너희들 내가, 내 마누라 교회에 못 오게 하라고 했지.. 근데 오게 해.. (주먹으로 때릴려고 한다)
아내 : (상구의 다리를 잡으며) 여보 여보 내가 미안해요 여보 이제 다시는 안 올께요 그러지 말아요 여보.. 그만해요 (엎드려서 손을 비비면서 빈다) 제발 이렇게 사정할께요.. 여보 잘못했어요 여보... 여보..
상구 :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서서히 손을 내리면서) 내말 잘 들어 만약 다시 이 교회에 내 마누라가 들어서면 친구고 뭐고 어작을 내불텐께... (목사를 보면서) 나는 니가 뭘 어떻게 지지고 복든간에 상관안해.. 근디 내 마누라를 끌어들이지 말란 말이여.. (아내를 끌고 간다)
신창 : 뭣이 어쩌구 저째야 야 임마 니가 니 마누라가 뭘 믿든 그런 자유는 줘야 될 것 아니여 남의 귀한 딸을 데리고 갈 때는 호강시켜 주겠다고 갖은 입에 발린 소리는 다 해 놓고 지금 니가 니 마누라한테 하고 있는 것이 무슨 짓이여 무슨 짓...!
상구 : 뭣이여 이런 싸가지 없는 놈이 야 이 빌어먹을 놈아 니 마누라 간수나 잘혀 이눔아 내 마누라 내가 어찌하든 니들이 무슨 상관이여..
신창 : 뭣이여.. 뭣이여.. 이런 씨발놈의 새끼.. 오늘 나가 니랑 맞짱을 뜰란다. 이새끼야.. 일리와봐 이놈아..
상구 : 냅둬라. 니같은 더러운 놈한테.. 내 주먹을 쓰는 것도 아까워.. (아내를 데리고 간다)
신창 : (사람들이 말리는 것을 뿌리 칠려고 하며) 뭐여 뭐여.. 야 이 새끼야.. 내가 니같은 놈을 친구로 둔 것이 부끄럽다. 니 같은 놈은 친구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여.. 인간도..
상구 목사님의 곁에 붙어서 울고 있는 아내를 데리고 퇴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상구가 퇴장하면 목사님 곁으로 몰려 들려든다. 그리고 조명 아웃된다.
제 3 장
독백 부분으로써 모든 조명은 꺼지고 스포트라이트 하나만이 집중적으로 아내를 비춘다.
-독백은 미리 녹음한다-
아내 : 주님, 주님, 저... 저는 어떻게 해야만 합니까.. 저는 어떻게 해야만 합니까.. 저 때문에... 저 때문에.. 목사님이 많이 다치셨데요 (울부짖는다) 저 어떻게 해야만 해요. 제 남편은 어떻게 되지요 목사님을 때렸으니까 천벌을 받나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면서) 안돼요 안돼요 내 남편은 하나님을 모르고 그랬는걸요. 저는 느꼈어요 비록 교회에 다닌지는 얼마 돼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있다는 걸 믿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믿었던 것인데... 제가 잘못 했나요. 차라리 믿지 말걸 그랬나봐요. 하나님 내 남편 무척이나 착해요. 믿음직스럽구요. 저 때문에 목사님을 때린 거예요. 제발 저희 남편에게 벌을 주시지 마세요. 만약 벌을 주실려면 저를 주세요. 내가 잘못 했으니까. 내가 교회에 나가지만 안 했어도 그렇게 일이 되지 않았을 건데. 하나님 내 남편을 용서해 주세요. 아무래도 그냥은 안되겠죠. 게다가 하나님을 전달하는 목사님을 때렸으니.. 그래서 남편을 용서해주시는 것 대신에 나를 주님께 바칠께요.. 여기 남편 몰래 쥐약도 준비했어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남편은, 남편은, 용서받지 못할 거예요.. (약을 먹고) 하나님 비록 일주일 정도밖에 알지 못했지만 정말 고마웠어요.. (배를 문지르며) 아이야 너에게도 미안해.. 하지만 너 때문에 아빠가 용서되잖니 (갑자기 배를 잡고 울부짓는다 한참을 그러다가 쓰러진다)
계속 스포트라이트 한번 길게 꺼졌다 켜진다 한쪽에서 상구 들어온다.
상구 : 여보 나왔....(말을 다 끝마치지 못하고 아내를 발견하고 잡고 있던 물건을 놓친다 그리고 좀 있다가) 여보 여보 (달려가 아내를 안는다 그리고 볼도 두드려 보고 몸도 흔들어보지만 안 된다. 상구 아내의 손을 잡고 말할려고 하지만 아내의 손이 자꾸 떨어진다. 그리고 옆에 있는 약병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내와 약병을 번갈아 가면서 본다) 여....보.. 여.....보.. 서... 서... 설마 죽은 건 아... 아니지.. 응? 응? 말좀 해봐 말좀 해봐 응(상구 계속 꺾어지는 머리를 손으로 올려보지만 머리는 자꾸 떨어진다) 죽은거 아니지.. 응 날 좀 봐 응 날 좀 봐.. (소리를 지르며) 왜 날 못보는거야 (울면서 강하게 끌어 앉는다) 왜 ! 왜 ! 으흐흐흐흐흑, (조금 울다가 아내를 놓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일어선다) 교회! 교회! 그것때문이야. 그것만 그것만 아니였으면 그것만 아니였으면..... 교회란 교회는 다 없애버리겠어 모두다 모두다. 이 세상 있는 교회는 모두다 없애버리겠어 (차라리 절규에 가깝게 소리를 지른다. 그런후 맥이 빠진 듯이 무릎을 꿇으며 아내를 잡고 흐느낀다)
조명 모두 꺼진다.
제 2 막
제 1 장
조명이 밝아지면 1막 2장에서 나왔던 출연진들이 모두 나와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때 상구 나타난다. 상구의 모습은 힘이 없다. 목사 반기며 앞으로 나간다.
목사 : 형제님 무슨일로 이렇게 다시 오셨습니까. 아직까지 저에게 감정이 남아 있는지요 아직 저번에 맞은 곳이 다 낳지는 않았지만 형제님 주먹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말을 하며 웃는다)
상구 : (제법 공손한 태도로) 내 아내가 죽었소 쥐약을 먹고 말이요 내가 목사님을 때렸다는 걸로 죽은 것이요.
목사 : 아니 뭐요 자살을 했단 말씀입니까..
상구 : 그렇소
목사 : 이런... 자살은 엄청난 큰 죄입니다. 이런...
상구 : 죄고 뭐고 간에 죽은 마당에 무슨 소용 있겠소.
목사 : 물론 세상에서는 소용이 없지만 죽은 다음 세상에서 큰 벌을 받게 됩니다.
상구 : 그래요? 다 지 팔자 소관이지요.. 그나저나.. 내 마누라가 죽기 전에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지 대신 잘 믿어 달라구.. 말이요..
신창 : (앞에 나서며) 뭐여 진짜여... 원매.. 참말로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것다. 맨날 요사스러운 것이라고 교회만 욕하고 다니든 녀석이 교회를 다 나오겠다고 하고... 진짜 니 마누라가 니 하나땜에 순교한 것이나 다름 없다.
목사 : 저도 굉장히 기쁩니다. 그나저나 아내의 시체는 어떻게 했습니까..
상구 : 걱정 마십시오 내가 묻었소.
신창 : 우리 예배 다 끝나고 가서 기도해 줄란께.. 너무 상심하지 마라.. 니가 니 마누라 몫까지 믿어주면 되는 것인께..
상구 : 그런데 목사님 한가지 물어볼게 있는데요.. 여기는 거 일본 종이신 같은 것이 없네요.. 내가 알기론 교회는 다 그것이 있어야 한다는데..
목사 : 그것은 일본 사람들이 우리의 하나님보다 자신들의 우상을 더 높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나 이외의 다른 신은 섬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당연히 섬기지 않아야죠.
상구 : (점점 말소리에 살기가 들어난다) 그럼 목사님 지금 정부에서는 이것에 대해 엄중하게 문책을 하는 것을 아십니까?
목사 : 아니 무슨 말을 하는지..
상구 : (이제 일어서며 손가락 질을 해댄다) 지금 너희들이 하고 있는 짓이 무서운 짓인지 알고 있어 지금 너희같은 교회를 찾기 위해서 정부에서 큰 눈을 뜨고 찾고 있어..
신창 : 야 너 무슨 소리하고 있어..
상구 : 신창이 이제 너도 끝이다. (무대 반대편을 보며) 여보시오 형사 나리들 뒤에서 다 들으셨겠죠 빨리 나와서 다 잡아가쇼.
형사와 나머지 액스트라들이 나온다. 형사는 한사람 한사람씩 손으로 둘러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형사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웃는다.
형사 : 으하하하하.. 내가 이 쥐새끼같은 것들을 찾을려고 얼마나 고심을 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쉽게 잡다니... (상구의 등을 두드리며) 이게 모두 니 덕분이다. 앞으로 부탁한다.
상구 : (굽신거리며) 그러문입쇼.. 이런 예수쟁이 놈들은 모두 싸그리 몰아서 깜빵에 쳐 넣어야죠..
형사 : 그래 그래.. (뒤에 목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모두 돌아보며)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 우리의 신만 모시고 예배를 드리면 이렇게 잡혀가서 고생도 하지 않을텐데 .. 왜 여기에 목숨을 거는 건지.. (목사의 턱을 손으로 건방지게 잡으며) 이봐.. 목사 이렇게 잡혀가는 기분이 어떤가? 자 저 상구에게 욕이라도 한번 퍼 부어보시지. 그래..
목사 : 내가 왜 저 형제님에게 욕을 합니까. 오히려 순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형사 : 그래.. (그리고 다시 신창이에게 가서 묻는다) 너 한번 말해봐
신창 : 뭐 나도 할 말은 없지만도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요.. 나는 비록 살아서는 이럴지라도 죽어서는 뭐 부러울 것 없이 살것지만도 나는 오히려 당신들이 불쌍할 뿐이요.
형사 : 그래 .. 끌고 가라
액스트라 사람들 이끌고 무대 밖으로 사라진다. 무대 위엔 상구와 형사만이 남는다.
형사 : 참 이상해..
상구 : 뭐가 이상하다는 말입니까
형사 : 똑같해.. 언제나 똑같해..
상구 : 뭐가 똑같은데요
형사 : 꼭 이런 녀석들을 만날때마다 이놈들은 죽는 것을 겁을 내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러워 한단 말이야.. 그리고 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자기를 고발한 놈에게 오히려 진심으로 고마워한다는 거야... 이상하지 않나..? 나도 이놈들을 잡는데 몇 년을 소비하다 보니 그들이 믿는 신이 과연 누굴까 의문까지 생겨.. (말을 하면서 퇴장한다)
무대 조명 꺼지고 스포트라이트 들어간다. 독백 시작된다.
상구 : 이상하다구.. 이상할 것 없어 그들은 더러운 사기꾼들이야.. 그들의 그 가증스러운 웃음이 과연 사형대 앞에서도 나올 수 있을까 더러운 것들.. 더러운 것들.. 내 아내의 원수를 다 갚을때까지 너희들을 찾아가겠다. 흐흐흐흐
조명 아웃된다.
제 2 장
조명이 켜지면 여 전도사가 앞에 서서 예배를 보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기도하고 있다. 이때 상구 뒤로 살며시 들어온다.
전도사 : 자 이제 우리 주기도문으로 예배를 마칠까 해요.. (주기도문을 외운다 그리고 모두 끝내고) 뒤에 새로 오신 분이 있는 것 같은데.. 나오실래요.
상구 : (나간다)
전도사 : 저 이름하고 어떻게 여기에 오시게 되었는지 ...
상구 : 제 이름은 박상구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온 이유는 가짜 예배는 드리고 싶지 않아서 진실한 예배를 드리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전도사 : 그럼 여기는 어떻게 찾았나요...
상구 :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전도사 : 여기를 아는 사람들은 없을 텐데요..
상구 : 저도 겨우 알았습니다.
전도사 : 알았어요. 잠시 남아 계시겠어요 할말이 좀 있어서요.
상구 : 네.
모두 퇴장한다.
전도사 : 절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세요?
상구 : 잘 모르겠는데요.
전도사 : 그러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는 박상구씨를 알고 있어요. 일본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 지하교회만을 찾아다니시며 경찰에 고발하시는 분이시죠
상구 : 어떻게 ....
전도사 : 언젠가 한번 제가 그 현장에 잡혔다가 도망쳐 나왔어요.. 그러다가 여기에서 다시 설교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왜 그런 일을 하시나요.
상구 : 내 아내가 당신들 때문에 죽었어
전도사 : 그래서 복수를 하려구요
상구 : 그렇소 모두 고통속에 죽여버리기 위해 그리고 나에게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걸 보고싶기 때문이요
전도사 : 그럼 그들이 살려달라고 하던가요.
상구 : ......
전도사 : 살려달라고 빌던가요.
상구 : 아니였소 그들은 이상했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소 붙잡혀 가면서 모두 웃고 있었소.. 모두.. 어떤이는 나에게 고맙다고 하였소.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나에게 불쌍하다고 하면서 기도를 해준다고 하였소.. 도대체 도대체...
전도사 : 왜냐하면 그들은 그렇게 죽는 것이 영광으로 알기 때문이예요 바로 예수님을 위해서 자신의 몸을 내주는 것이기 때문이예요..
상구 : 예수 ! 예수가 그렇게 대단하오.. 내가 본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그 예수란 사람에게 홀려 있었소.
전도사 : 형제님 한번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죽을 죄를 짓고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당신의 죄를 대신 뒤집어 쓰고 죽는다면 형제님은 어떠겠어요?
상구 : 그런 일은 있을수 없소.
전도사 : 아니 있어요. (상구의 손을 잡으며) 그리고 지금까지 당신의 죄도 지금 당신이 여기에서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평생을 섬기겠다고 하면 아무것도 써져있지 않는 흰 백지처럼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 때부터 착한 일을 쌓아가면 천국에 갈 수 있어요.
상구 : 상식적으로 말도 안돼는 소리요. 나는 당신들을 수도 없이 죽였어. 지금까지 50병이나 사형장으로 보낸 사람이야. 그 예수란 사람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만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전도사 : 아니예요. 모든 사람은 다 죄가 있어요. 그리고 회개만 하면 그 죄가 어떤 죄든지 모두 용서가 되는 거예요. 그리고 예수님은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분이예요 이분은 거짓말을 못하시지요.
상구 : 다 소용없는 이야기요. 그리고 당신! 잡혀가지 않을려면 내일 나오지 마시오. (급히 퇴장한다)
전도사 : (상구 퇴장하자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다.)
조명 어두워진다.
제 3 장
조명이 밝아지면 모두 예배하는 자세로 앉아있다. 이때 형사와 상구 등장한다.
형사 : 아하하하 여기도 때거리로 몰려 있구만 어쩜 이런 장소에 숨어있지 대단하군 이봐 상구 자네 아니었으면 여기도 못 찾을뻔 했어 수고했어..
상구 : 네..(대답은 하지만 왠지 침울한 표정이다 그리고 한 쪽 구석에 서서 잡혀가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
형사 : (액스트라를 가르키며) 야 다 됐어
액트 : 네
형사 : 그래 그럼 가자구
상구 : (갑자기 뒤돌아서서) 잠깐 만이요
형사 : 뭐야
상구 : (전도사에게 간다) 왜 도망치지 않은거요
전도사 : 이 사람들을 두고 저만 도망갈 수는 없어요.
상구 : 뭐야 ! 야 이년아 넌 가면 죽어 !
전도사 : 저도 죽을 수 있다면 좋아요.. 예수님을 위해 죽고 싶어요.
상구 : (옆의 형제를 붙잡고) 너도 나한테 고마워.. 너도 내가 불쌍해.. (한사람 한사람씩 멱살을 잡고 소리친다) 말해.. 말해봐 말해보란말이야..
형사 : 이봐 상구 왜 그래..
상구 : 꺼져
형사 : 어라 이 놈 봐라.. 허 참 야 끌고 가..
전도사 : (끌려가면서) 형제님 회개하세요.. 회개하세요.. 하나님은 형제님을 사랑하세요..
형사 : 조용히 안해..!!
모두 나가면 조면 스포트라이트로 바뀐다.
상구 : 으흐흐흐... 예수가 대체 뭐야.. 그 자식이 대체 뭐냐고.. 어째서 내 마누라 데리고 가고 날 이상하게 만들어 놓느냔 말이야.. (하늘을 가르키며) 야 예수 나와 ! 나오란 말이야. 나한테 고마워.. 불쌍해.. 흐흐흐 미친놈들.. 아주 미친놈들이야... 나도 당신을 한번 믿어보고 싶어. 하지만 나는 너무 죄가 많아.. 허허허허허허.. 미쳐버리겠어 미쳐버리겠어 (크게 소리 지른뒤 서서히 무너져 엎어진다)
이때 소리 들린다.
소리 : 아들아.. 아들아..
상구 : (자신의 귀를 의심하듯이 고개를 든다.)
소리 : 아들아..
상구 : (깜짝 놀라며 주위를 돌아본다) 누...누구요 누구냔 말이요.. 숨어있으면 빨리 나오시오
소리 :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
상구 : (그 자리에서 못이 박힌 듯이 서 있다) 예... 수..
소리 : 나를 믿으라 그리하면 영생이 너에게 있으리라.
상구 : 이보시오.. 이봐요.. 이봐. (서서히 무릎을 꿇는다) 당신은 진짜시군요... 정말 계시군요..
상구가 무릎을 꿇고 손을 하늘로 올리는 자세에서 상구 가만히 있는다.
소리 : (녹음한다 잔잔한 음악이 배경에 깔아진다) 예수님께서 상구에게 성령의 손을 내리시어 세상을 다시 보게 하시고, 그로 하여금 당신의 전도사가 되게 하시었습니다. 상구는 50명을 죽인 대신에 300명 이상을 하나님의 종으로 만들었고 그 중에 20명이 일본인이었습니다. 그는 일본의 천황페하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하였다가 한 일본인에 의해 잡혀 7월 10일 사람을 신이라고 굳게 믿는 그들에게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제 3 막
제 1 장
조명이 켜지면 5명 정도 나와서 건방지게 앉아 있건 하는 식으로 불량함을 나타낸다. 여기는 감옥이다.
감옥장 : (일어서며) 아후 기래 오늘 뭐 재미있는 일 없네? 이거 아주 미치겠어야..
죄수1 : 아 감옥장님 내가 아까 본께 신참이 허벅지게 많이 왔던디요..
감옥장 : 기래? 기거 좋은 소식이구만 기래 응!
이때 여간수 등장한다. 뒤에는 상구가 들어온다. 감옥장 깜짝 놀라고
감옥장 : 전체 일어서라우야
감옥장 : 번호 시작 ! 하나라요
죄수1 : 둘인디요
죄수2 : (두리번거리며 잠시 있다가 감옥장이 눈치를 주자 멋쩍은 듯이) 셋이여유
죄수3 : 넷이요.
죄수4 : (그는 걷지 못하는 앉은뱅이다) 다섯이요.
감옥장 : 총인원 5명 결원 없슴메다.
간수 : 암 그래 그래야지.. 오늘 너희에게 새로운 신병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상구의 뒷덜미를 잡으며) 야 일리와. 이 놈은 사회에서 예수쟁이 짓 해 먹으면 사기를 치며 감히 우리 천황폐하를 모독한 놈이다.
감옥장 : 기래요 저런 종깐나새끼래 감히 워디라고 천황폐하를 욕하디 욕하기는..
간수 : 조용히 못하나?
감옥장 : 깽깨깽깽깽.. (뒤로 물러난다.)
간수 : (상구의 등을 떠밀며) 들어가.. (앞을 보며) 오늘 또 새로운 놈이 들어왔으니 내 소개식을 해야겠지.
감옥장 : 저 간수 동무래요 기건 많이 했는디 또할 필요가 있갔시오.?
간수 : 뭐야 넌!
감옥장 : 아닙네다. 하시라요. 하시라요..
간수 :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철통같은 광주 교도소에서 단 한명의 남자감옥의 여간수다. 나의 이 우람한 살들은 무릇 감옥수들의 가슴을 떨게 한다.
죄수들 뒤에서 토하는 시늉을 한다.
간수 : (갑자기 뒤를 보며) 너희들 내가 누구지!
모두들 : (상구 제외하고 모두들 오른쪽 왼쪽 손을 반짝 거리며) 네 우리의 여간수님은 우리의 샛별이며, 우리의 등불이며, 우리의 보디가드이며, 우리를 가르치는 자상한 어머님이십니다.
간수 : 좋아! 신병 교육 제대로 하도록 .. 알겠나
모두들 : 네
감옥장 : 차렷 경례
모두들 : 충성
간수 같이 경례하고 나간다.
감옥장 : (간수가 나간곳으로 달려가며 때리는 시늉을 한다) 아이구 에메나이레 더럽게 못생겨서리 아후.. 정말.. (뒤를 돌아보며) 야 신참 이리 나와보라우
상구 : (천천히 나간다)
감옥장 : 니래 목사하고 왔네?
상구 : 그렇소
감옥장 : 기래 나도 한땐 믿어본 적이 있었디.. 그란데. 거 뭐이래 꼭 예배볼 때 말이디 일본 신한테 인사하는 것이 싫어서리 기만 나와버렸디. 니도 그런 목사간?
상구 : (갑자기 큰 소리를 친다) 감히 어찌 나를 그런 곳에 비유를 하시오. 나느 죽어도 그런 예배는 드리지 않소 하나님만이 나의 신이지 어찌 그런 물건들이 나의 신이 될 수 있겠소.
감옥장 : (엄청 놀라며) 야래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나 내래 애 떨어질 뻔 했시요 기러나 저러나 기러문 우리를 전도할 수 있네? 내는 진짜 하나님을 알고 싶다우야..
상구 : 정말입니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죄수2 : 감옥장님 안돼구만유 지는 불굔디유
죄수3 : 지는 단군교군디요.
죄수1 : 지는 한강철교에요.
감옥장 : 기래 기럼 목사님이 하나 기적을 보여주지 않것시요 기래야 저 믿지 않갔시요. 진짜배기 목사님이니까 할 수 있갔지요
상구 : 좋습니다. (무릎을 꿇는다) 하나님 저들에게 또 귀한 생명의 복음을 전달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감옥장 : (죄수4 앞으로 가서) 야래 말에 치어서 허리를 다쳐서리 다리를 못 움직이는 못이라요. 이 놈을 걷게 하면은 내레 이 한 목숨 하나님한테서리 꽉 맽기갔시요.
죄수2 : 이 말도 안돼는일이 되믄 저도 믿을 거구만유
죄수3 : 맞당께 나도 되믄 믿을꺼구만
죄수1 : 나도 아깝긴 하지만 한강철교를 버리고 기독교를 믿을라요..
상구 : (죄수4의 다리르 잡고 기도를 한다)
죄수1 : (조금 있다가) 원매 원매 니들 지금 보고 있냐 다리가 늘어나고 있시야..
죄수2 : (또 조금 있다가) 바...발이 움직였시유.. 진짜로 움직였시유..
죄수4 : (일어선다) 내가 일어섰다. 지금 내가 일어선거여.. (막 뛰어다닌다) 지금 내가 일어선거여 원매 이게 꿈이여 생시여.. (상구를 붙잡으며) 선생님 고마워라.. 진짜 고맙구만요.
상구 : 나에게 고마워하지 마시고 하나님께 고맙다고 기도하세요..
죄수4 : 기도요 어떻게 하믄 되는디요..
상구 : 이렇게 두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면 됩니다.
죄수4 :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아따 하나님 감사하구만요. 근디 어떻게 나를 고치셨다요, 참말로 고마워부네요. 그나저나 내가 사회나가면 막걸리라고 한잔 대접할께요. 지금은 돈이 없어 아무것도 못하겄네요. 그나저나 이 은혜 정말 못잊겄구만요.. (일어서며 상구를 본다) 이러믄 된거예요.?
상구 : 아닙니다. 마지막에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라고 말하세요
죄수4 : (다시 꿇어앉으며) 아따 하나님 기도가 끝난 것이 아니라네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를 말하라내요. 그믄 지금부터 말할께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상구 : 잘하셨습니다. 모두 이리로 오십시오 기도는 쉬운 것입니다. 기도하면 다 들어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세상에는 여러분만이 죄인이 아닙니다. 모두가 다 죄인이죠. 이 죄를 사해 주실 분은 하나님밖에 계시지 않습니다. 여러분 기도합시다.
서로 모여들어 머리를 긁으며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다. 조명이 꺼진다.
제 2 장
조명 켜지면 나왔던 인원수가 그대로 있다. 이때 한 사람이 긴 코트에 카라를 올리고 무게있게 걸어온다. 그리고 무대 중앙쯤에 와서 들고 있던 긴 종이를 편다. 거기에는 3개월 후라는 말이 적혀있다. 잠시 펼친 후 다시 말아서 들어오던 자세 그대로 나간다. 뒤에는 상구는 성경을 보고 있고, 그냥 앉아 있거나 성경을 보고 있다.
죄수1 : 아따 증말 이 책 재미있네잉, 제일 처음에는 말이 어려워서 못 보겄던디 인자는 보믄 볼수록 가슴이 찡한 것이 정말 요상한 책이랑께
죄수3 : 이것이 그냥 책이요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있는 책 아니요. 그런께 가슴이 찡하제..
죄수1 : 맞당께, 나도 한번 베드로같은 사람이 되고 싶당께.
감옥장 : 야래 웃기는구만 니래 어드레 베드로간 니는 바울이라 그 전에는 니 아줌마들 등쳐먹는 제비 아니었네.?
죄수1 : 좋당께요. 베드로건 바울이건 둘다 훌륭한 사람인께...
죄수4 : 그렇게 웃는 날이 아니여, 오늘이 목사님 사형일이단말이여..
순간 조용해진다.
감옥장 : 뭣이 어드래..기러고 보니까네 오늘이...
죄수2 : (제일 안쪽에 앉았다가) 가..간수가 와유 어서 성경책 숨겨유..
간수 들어온다.
간수 : 뭐야 어째 인사들 안해.
감옥장 : 오늘은 인사를 하고 싶지 않습네다.
간수 : 뭐야.. 무슨 농성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좋다. 왜 그러는지는 나중에 문책하겠다. 이봐 박상구 면회다. 빨리 나와라
죄수2 : 면회는 무슨 면회에유.. 안돼유 못가유 좋게 죽일려고 데리고 간다고 그래유..
간수 : 뭐야 이건.!
죄수1 : (상구의 손을 잡으며) 안돼구만요 이 목사님은 죽으실 분이 아니구만요.. 절대로 안돼구만요.
간수 : (죄수2와 죄수1을 발로 차서 떨어뜨린다) 니들 이게 무슨 짓인지 알아. 감히 교도관에게 대들다니 모두 죽고싶어. (상구에게 말을 한다.) 어서 나가지 않고 뭘해.
상구 : (천천히 나간다)
죄수3 : (상구의 앞을 막으며) 안돼요 목사님 우린 더 배워야 해요 하나님의 말씀을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아요 목사님이 가시면 누가... 누가.. 우리에게 성경을 가르치죠.
간수 : 뭐야 이자가 감옥에서 또 성경을 들먹였단 말인가. 앙(상구를 발로 친다)
죄수3 : (간수와 상구앞을 가로막으며) 이게 무슨 짓꺼립니까?
간수 : (죄수3에게 뺨을 때리고 발로 찬다) 저리 못 비켜.... (상구를 일으켜서 뺨을 때릴려고 한다)
감옥장 : (때리려는 손을 잡는다 그리고 간수가 잡았던 상구의 손을 억지로 뺐는다.)
간수 : 넌 뭐야 (손으로 뺨을 세차게 때린다. 비켜나지 않자 또 다시 때린다)
감옥장 : 내는 아무리 때려도 비켜나지 않캈시요.. 내는 절대 내 생명의 은인을 죽이게 하는 그런 간나는 아니닌까네.. 네는 지금까지 사람들은 전부 다 미워만 했시요... 모두 다 날 벌레보듯 취급하고 날 피했시요 난 기래서 사람들이 전부 미웠시요 ... 기래서 그 중에서 제일 미운 놈 하나 없애고 이리로 들어온기라요. 긴데... 긴데.. 저 .. 저.. 목사님 때문에.. 난 벌레같은 놈도 아니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 아니란 것 알았시요. 저 분은 아직도 할 일이 많은 분이야요. (무릎을 꿇고) 차라리 날 대신 죽여주시라요. 내는 저분 죽는 걸 못보겄시요.. 차라리 벌레같은 내가 죽같시요.. 날 데리고 가시라요..
상구 : (멍해있는 간수 앞으로 나가서) 이 사람들 말 듣지 마시오.. 내가 가야 할 길을 어찌 다른 사람이 대신 갈 수 있단 말이요.. 대신에 이들에게 세례를 주도록 해주시오. 부탁이요..
간수 : 좋다. 허락하겠다. 하지만 한꺼번에 하도록 하라.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상구 : 모두 이리들 오시오.
모두들 : (모인다)
상구 : 속으로 기도를 하세요.. 내 성수도 없고 그리고 능력도 없지만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고 여러분에게 선물을 줍니다. (모두들 고개를 숙이면 느리게 읊는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세례를 줍니다. (그리고 한명 한명 머리위에 손을 얹는다)
간수 : 다 끝난건가.. 그럼 가자..
상구 : (걸어가면서)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증인이 되셔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알리는 증인이 되셔야 합니다.
모두들 : (고개를 숙인체 상구가 나간쪽을 쳐다보지 못한다)
상구와 간수가 나가면 조명이 아웃된다.
한 사람이 죄수복을 입고 꿇어앉아 있다. 머리에는 봉투가 씌여 있다. 왼쪽 가슴에는 4144라는 번호가 선명하다. 어딘가에서 굵은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 : 4144호, 위 죄인은 시민들을 선동하고 우리 대 일본제국의 천황폐하와 우리의 신을 모독한 죄로 1942년 7월 10일에 사형을 언도받고 3개월간 구치된 후 오늘 10월 10일에 사형을 집행한다.
목소리 : 4144호, 마지막으로 할 말있나?
죄수 고개를 가로젓는다.
목소리 : 사형을 집행한다.
잠시 후
목소리 : 사격준비
철커덕 소리 들린다.
목소리 : 조준
침묵이 흐르고 조명 아웃된다.
목소리 : 사격
사격소리와 함께 총소리 서너번 울린다. 조명이 다시 켜진다. 조명이 켜진 무대의 가운데는 상구가 엎어져 있다. 이때 잔잔한 음악과 함께 상구의 목소리 들려온다.
소리 : 조그만 시골의 한 청년을 아내를 데려가시면서까지 이렇게 쓰신 주님, 나 비록 50여명의 귀한 영혼을 당신께 올렸지만 이제 안타까운 마음으로 네 영혼을 주님께 바칩니다. 내 사악한 영을 순화시켜 이렇게 아름답게 웃게 하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사울을 바울로 바꾸시듯 나도 그렇게 바꾸어주신 주님, 나 이제 당신께 갑니다. 당신의 고귀한 뜰에서 나를 반기어 주소서.. 사랑합니다. 나의 주님... 사랑합니다. 나의 주님...
조명 아웃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