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에게 작년 12월에 시작한 방사선치료가 드디어 2월 12일부로 끝났습니다.
황망함속에서 혼돈과 불안감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할때 이 카페를 만난것은
정말 너무나 고마웠고 홀로가 아님을 깨닫고 의지할 곳이 되었습니다.
카페지기 또리님을 비롯한 환우가족 여러분의 관심과 조언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총 25회 40.2Gy의 방사선을 IMRT(9회)와 4MV(16회)로 조사 받으며 놈의 컨디션에 따라
온가족의 컨디션이 덩달아 움직였고 회가 거듭될수록 지쳐가는 몸상태에 무척이나 당혹 스럽기도 하였습니다.
찰리의 방사선 치료과정을 올려봅니다. 혹여 치료받으셔야 하면 참고가 될런지요.
처음 방사선 치료를 할때는 마스크를 만들고 항암센터를 드나들며..(이때까지는 항암센터인줄 모르고 다님) 혀에 백태가 끼거나 입안이 헐 경우등의 주의사항이 두려웠던지 치료 몇시간후에 망치로 머리 맞은듯 띵하다는 소리에다 심야에 코피가 저절로 터지고... 분위기상 무척 다운 되었지요.
(방사선과 의사선생님께서 치료에의 스트레스로 판정해주시니 다음부터는 통증을 못느끼더군요)
외래로 다니면서야 항암센터임을 눈치채고 왜 항암센터를 다녀야하는지 질문이 쏟아지고...
IMRT 조사후 얼굴이 그물망 자국으로 얼기설기한 모습을 하며 씩 웃으며 나오는 그 모습에 가슴이 저며오기를 거듭하다 IMRT를 마치고 최선생님에게 진단결과를 통보 받을땐 몽롱함 자체였습니다.
1월3일 진료시 최선생님께서 치료전후의 MRI 사진을 보여주며 경과가 좋다는 소리를 듣기까지 피가 마르고 방사선만으로 치료계속한다는 소리에 찰리도 저도 안도의 한숨이 절로 터지고....
본격적인 치료를 위한 준비가 늦어지고 CT촬영이 제대로 안나왔다고 다시 촬영하고..컴퓨터 고장 났다고 연기되고..30여분 넘게 치료조준(미세조정) 했음에도...
1월19일에야 시작된 첫번째 4MV치료때에도 무슨일인지 설계 재조정해야한다하며 불안감을 왕창 안겨주고 놈은 처음으로 구토를 하고..엄습하는 불안과 애처로움.
4MV 두번만에 식사량은 현저히 떨어지고 구토는 점점 심해지니 나름대로 잘버티던 놈이 점점 무기력해지고...의사처방으로 멕페린정을 복용하니 구토는 멈춰지건만 왼종일 잠만 자려고 하니 그저 바라만 볼수밖에 없는 자신이 한심하였습니다.
(4MV를 치료시 엎드려 있으니 코로 수도물 흐르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하네요 마지막회까지)
와중에 축쳐져 있던 놈을 토,일요일 1박2일로 외가에 들러 사촌들과 놀게하니 컨디션이 최고조?로 올라 축구하러 사촌들을 데리고 나가기도하더군요. 지놈 좋아하는 환경의 변화도 도움이 되는걸 알았습니다.
또다시 치료를 시작하니 이번엔 목구멍과 복통을 호소하고 채혈검사는 조금씩 수치가 떨어지는게 보이고 하지만 산낙지 먹고싶다니 의사선생님께 물어 보고...먹고 나선 토하고 말더군요.
분위기 쇄신되는 황금같은 토요일 일요일이면 식사량이나 컨디션이 좋아지고 방학이 끝나고도
며칠 학교 못가던 놈이 자진해서 2월 5일부터 학교를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체력이 딸리는지 구토증세 느끼면 맥페린정 알아서 챙겨 먹고 ..
조금씩 있어 왔던 탈모증세 심하게 나타나니 컨디션 저하되고 ..결국 치료 받으러 가서는
코베게하며 엎드리는 순간 격한 냄새를 느껴 구토할 정도 되었고 방사선의 `방`자도 꺼내지 못하게 할 즈음 치료가 종점에 이르러더군요.
2월 12일자로 방사선 치료를 모두 끝내고 한달후 MRI 촬영하고 결과를 본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진인사 대천명의 심정으로 기다려야하겠지요만 조마조마한 심정 감출길 없네요.
그동안 고집피며 낙엽처럼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주체 못하고 어제는 파르라니 머리 깍았습니다.
법명을 `연꽃스님`으로 지어주고 합장하니 놈도 합장을하는 재치를 펼쳐 보이네요.
오늘은 놈의 초딩 졸업식을 하였구요.
괜시리 눈물이 핑 돌더구먼요 찰리 애비 노릇하기도 많이 약해졌나 봅니다.
지놈 좋아하는 VIP`S엘 가니 간만에 이것저것 잘 먹더군요.
아참 오전엔 최선생님 진료도 봤습니다.
인자하신 모습으로 치료 받느라 고생했지?하는 말씀외엔 파르스름한 머리만 이리저리 살피시더군요.
그동안 복용하던 미니린과 솔론도정 한달치 약 받아왔구요.
이제 중학교 진학하기전까지 많이 먹고 컨디션 회복이나 잘되길 바래야되겠지요.
어제 오늘 놈의 행동거지를 보면 안아픈 넘처럼 보이니 뇌종양 진단이 거짓말같은 요지경인지요.
하루하루 힘들고 지치게하는 순간이 있더라도 어김없이 치료가 끝나는 날도 온답니다.
환아 여러분 쾌차하시고 환우가족 여러분 건강하세요.
첫댓글 치료 받느라 고생 한만큼 좋은결과 있을겁니다. 치료 마친거 축하합니다.
다행 입니다. 영양보충을 잘해 야 할 것같습니다. 우리애들은 편식을 하는 편이어서 애를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