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나 문예지 등 각종 문예 공모전에 투고하는 원고편집 요령과 대봉투 작성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별 것 아닌 듯해도 심사위원들이 이런 규정을 사뭇 까다롭게 따지니 잘 살펴보고 참고하세요. 완벽한 규정은 없으나, 아래의 상황들이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며 '한글 2000'에 적용한 편집방법입니다.
1. 원고는 반드시 일명 A4용지에 인쇄합니다.(나이가 지긋한 기성작가가 아니라면 원고지를 사용한 투고는 이제 들여다보지도 않는 실정이에요)
2. 그 첫 장에 표지 따위는 절대 붙이지 마십시오.
3. 글씨체는 명조체나 신명조로, 크기는 "10"을 사용합니다. 이는 책을 출판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활자체와 그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시는 '12'로 해도 무방합니다. 소설도 같은 크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 심사위원들은 글자가 크면 좋아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4. 문서모양의 편집에서 좌우 여백은 오른쪽만 '4.0'으로, 왼쪽은 '0.0' 그대로, 줄 간격은 "190", 소설은 들여쓰기를 설정해주세요. 시는 들여쓰기를 하지 않습니다.
5. 첫 장 맨 위 좌측에 괄호 쓰기로 원고의 장르와 분량을 정확히 표기하세요. (예 - <단편소설 - 200×83장>) 그리고 그 밑에 집 주소와 연락처를 명기합니다. (이때 투고자가 필명을 썼을 때는 반드시 실명 표기) 시도 마찬가지입니다.
6. 제목은 그 크기를 약 25에서 30에 맞춥니다. 제목의 표기는 장르를 불문하고 한글 사용이 원칙입니다. 자칫 영어 등 원어를 그대로 표기할 경우, 겉멋으로 오해 받아 올곧은 평가를 못 받습니다. (이는 본 카페를 이용하실 때도 정확히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7. 제목에서 다시 글자 크기를 "10"에 맞추어 밑으로 네 줄 아래 우측 끝 부분에 본문보다 조금 안쪽으로 이름을 달아야 합니다. 필명일 경우, 괄호 쓰기 안에 실명을 다시 따로 밝히세요.
8. 다시 이름에서 한 줄 아래부터 바로 본문을 시작합니다. 글번호로 글의 구성을 나눌 경우에도 한 줄 아래 중앙에 번호를 붙인 후, 한 줄을 다시 띄지 않은 채 본문을 시작합니다.
9. 쪽번호는 반드시 각 페이지 중앙 하단에 명기하고 불필요한 기호 따위로 꾸미지 마십시오. 시는 한 장에 한 편씩, 본 양식에 따라 너무 윗쪽이나 아랫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미리보기로 살펴서 적절하게 배치해 인쇄합니다.
10. 본문에서 문장과 문장 사이는 마침표 다음에 한 칸만 띄우세요. 원고지 분량 계산에 큰 차이가 나니 주의하세요. 원고지 작성시에도 한 칸만 띄우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1. 원고의 본문 끝줄에 다시 괄호 쓰기로 그 분량을 표기하세요.
12. 줄을 바꿔서 한 줄을 띄워서 글쓴이의 이름과 집 주소, 연락처를 다시 표기합니다.
13. 원고는 예전엔 스템플러로 상단 좌측만 찍었는데(넘기기 편해서라는 속설이 있지요), 요즘은 일명 날클립이라 불리는 집게로 상단 두 곳을 잘 집어주세요. (날클립 - 문구점 등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손잡이 없이 따로 집어주는 기구가 있는 집게)
14. 인사말이나 기타의 잡다한 언변은 절대 달지 말기 바랍니다.
15. 원고는 대봉투에 담아 한쪽 귀퉁이를 사선으로 조금 잘라내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16. 주소 표기는 되도록 라벨인쇄 등을 활용해 보기에 좋고 깔끔하게 갈무리해서 붙이세요. 먼저 신춘문예 응모작품이라는 큰 글씨 옆에 괄호와 빵강색으로 응시부문을 반드시 표기합니다. 그 다음에 보내는 이의 주소와 받는 이의 주소가 들여가면 되죠. (부수적으로 일반우편이 아니라 등기로 보내는 것이 좋아요.)
- 예시 -
<단편소설 200×118장> 인천시 남구 숭의동 71-212번지 공간 아이빌 B02호(032-688-2603)
병균 덩어리들
김 주 하 (김용태)
1
"야, 웬일이야. 양복을 다 입구." 엑스레이 필름을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던 의사의 실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만큼 호들갑스럽게 너스레를 떤다. "이거 신수가 아주 훤해졌네. 몰라보겠어. 오늘 무슨 날이야?"
"아, 예…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요."
"날은 날이네 그려. 거 왜, 자네 같은 사람들은 양복 입을 일이 별로 없잖아?"
"그렇죠 뭐. 양복 색깔만 봐도 어디 가는 지 대충 짐작을 하니까요."
"딴은 그렇겠어. 검정색은 상갓집일 테니까. 아무튼 보기 좋구만."
책상 위로 진료카드 나부랭이를 옮겨놓던 간호사가 덩달아 끼여든다.
"정말 그렇죠, 과장님. 옷이 날개라고 아까 저도 못 알아 볼 뻔했다니까요."
진찰실은 책상 뒤쪽 벽면 전체가 짙은 군청색 유리창이다.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연두색 "버티컬"은 한쪽으로 활짝 걷혀 있다. 그 너머로 도로를 끼고 옹긋쫑긋 늘어선 목동 아파트 1, 2 단지가 한눈에 내다보인다. 철늦은 비라도 구죽죽히 뿌릴 성싶은 날씨이다. 아파트 위를 뒤덮은 잿빛 구름장들이 어지러이 소용돌이를 이루며 빠르게 내달려 가고 있다.
종인은 의자에 엉덩이를 걸쳐놓는다. 등받이가 없기 때문에 허리를 꼿꼿이 세웠지만, 두통으로 머릿속이 온통 멍멍해서 몸뚱이가 제멋대로 흐느적거리는 느낌이다. 대낮에 켜놓은 형광등 불빛이 꺼칫한 그의 얼굴 색을 부쩍 희멀겋게 떠올려 준다.
"그래 어때, 가래는?"
"조금 나오긴 하는데… 괜찮아요. 이젠 통증 같은 것도 없구요."
"쉽게 볼 게 아냐. 기관지염이란 게 걸리긴 쉬워도 낫기는 더디고 어려워. 평생 갈 수도 있구. 이게 지금… 이것 봐. 염증이 아직도 그대로야." 의사가 엑스레이 필름을 형광등 불빛에 비추어 보이며 손가락으로 그 한복판을 가리킨다. "여기 늑골 위쪽에 뿌연 거 보이지? 이 상태론 언제 또 악화될지 몰라."
먹지처럼 시커먼 엑스레이 필름 속에서 가슴팍 뼈대가 앙상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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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자료네요. 감사해요.
자료 감사합니다...
와~ 정말 도움이 될 자료입니다 감사합니다.잘 읽고 갑니다
비공개로 담아갑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