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동창들과 여행하게 되어 좋겠네"라고 태클을 걸면서도
껌이며,사탕이며 자상하게 배낭을 꾸려주는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인천행 전철을 탔다.
동인천역에 도착, 12번 버스를 타고 연안부두 제1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하여 일행인 조아산악회원
10명과 합류, 출국수속을 마치고 화동페리에 승선하니 07.4.13(금)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방을 배정받아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마친 후 선실에 함께 모여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데
무슨 할말이 그리도 많은지 끝도 없이 이어지고
몇 몇 여자친구들은 높은 파도에 배가 흔들려 울렁증에 고생했으나
그 것도 잠시, 죽마고우들의 수다에 젖어 어지러움도 잊고 하하호호 즐겁기만 하다
오늘 밤은 잠을 자지 않겠다고 큰소리 치던 인천댁 H는 맥주 2잔에 떨어져
밤 9시도 되지 않아 잠에 떨어지고 몇 몇은 100원 짜리 GO-STOP으로 시간을 보내고 ~~~~~
배로 12시간여를 달린 후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갑판에 나가 보니
석도항이 보이고 멀리 우리가 오를 철차산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배에서 내려 입국 심사대를 지나 밖으로 나와
기다리고 있던 중국측 가이드를 만나 버스를 타고 곧바로 철차산 입구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버스 1대가 겨우 지날만한 비포장 농촌마을 도로를 지나 석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철차산 입구에
도착하니 토요일인데도 불구, 등산객은 우리 일행 밖에 없다.
가이드 얘기로는
중국 농촌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 돈들여 힘들게 산에 오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철차산은 아홉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있다 하여 "구정 철차산"이라 불리는데
주봉인 청량정(539미터)에서 바라 본 운해 낀 아홉 봉우리들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며
금나라 때 왕증양이 이 곳에서 도교의 전진파를 만든 바 있는 등 도교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암벽으로 이뤄진 산인데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지 않아
초보자들에겐 그리 쉬운 산은 아니었다.
일행 10명중 인천 사는 K, 또다른 K, 고양 사는 P, 태인에서 온 S는 도교사원이 있는 곳 까지 오른 후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정상행을 포기하고 나를 포함 6명만이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확 트인 조망을 제공했는데
아침 햇살에 빛나는 봉우리들의 모습과 멀리 끝도 없이 펼쳐진 평야가 아름다웠고
사방이 바다와 평야로 둘러 쌓여 정상 부근의 바람은 가만히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세찼다.
험한 하산 길, 위험을 고려하여 가져간 정상주도 먹지 않고 기념사진 촬영 후 곧바로 산을 내려 왔다.
하산 후 석도항 인근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버스를 이용하여 80여키로 떨어진 위해로 이동 중
몇 몇 아줌마들이 맛사지를 받자고 강요(?)하여 전원이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조프로 맛사지 숍"에
들러 1시간 정도 맛사지를 받았는데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불편하긴 하였으나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어 나름 대로 받을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
인천 사는 H댁은 안마가 시원찮다며 안마사를 대신 침대에 뉘어 자신이 직접 시범을 보였다 하고
고양에 사는 P댁과 인천에 사는 S는
간지러움을 참지 못해 연신 비명을 지르는 등 소란(?)을 야기했다는 후문이다.
맛사지를 마치고 돌아와 위해호텔에서 소주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배불리 먹고 야시장 구경을 다녀온 후
호텔 15층에 있는 룸싸롱에서 맥주를 시켜놓고 노래자랑 행사를 가졌다.
90점,100점과 같이 단단위 숫자가 "0"이 나오는 사람은 벌금으로 1만원을 내기로 했는데 의외로 벌금
내는 사람이 많아 인천에 도착하여 치룰 예정인 해단식 비용까지 자연스레 마련되었다.
3일째 되는 4.15(일)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로 이동하여
중국의 희망봉이라는 성산두와 10여분 거리에 있는 야생동물원을 구경하였다
성산두(成山頭)는 산동성 위해시 사하구에 위치한 중국의 최동단으로
중국에서 태양이 제일 먼저 뜨는 역사성 깊은 곳으로
진시황이 500여명의 선남선녀를 배에 태워 불노초를 구하라고 떠나보낸 곳이 이 곳으로
많은 중국의 영웅호걸들이 이 곳을 방문 후 죽거나 실각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 곳의 원래 이름은 "하늘의 끝이라는 天盡頭(천진두)"였는데 많은 실력가들이 이 곳을 방문한 후
죽거나 실각하는 것을 꺼림직하게 생각한 현 중국의 최고 실력가 후진타오는
수년 전 이 곳의 원래 이름 "天盡頭"에
없을 無자를 추가하여 "天無盡頭"라고 개명하고서야 이 곳을 방문하였고 실각당하는 일도 없었다 한다.
성산두 구경을 마친 후 곧바로 인근에 있는 야생동물원에 갔다.
넓게 구역을 분리하여 많은 동물들을 풀어 놓았는데
우리나라 동물원의 동물우리 크기를 확대시켜 놓은 것이었을 뿐
진정한 야생동물원이라 말할 수 없었고 동물들에게서도 야생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야생동물원에 이어 적산 법화원으로 이동하여
어마어마한 크기의 명신상과 해상왕 장보고 유적지인 법화원을 둘러보았다.
명신상은 크기는 어마어마 했으나 예술성은 없어 보였고
바다의 왕 장보고를 기리는 법화원 앞에
바다를 다스린다는 明神상을 세워 놓은 "중국의 속 뜻이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의 뜻과 무관치 않으리라 짐작해 본다.
명신상에서 바라 본 사하구 항구다.
사하구는 중국 농촌중 두번째로 잘사는 곳으로 "성산두"와 "야생동물원을 직접 소유,관리한다 하며
자체 항구를 소유하면서 직접 무역 까지 하는 자치구로서
중국 젊은이들은 부유한 이 곳 사람들과 결혼하기를 희구한다고 한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지금의 부촌 사하구를 있게한 사람은 이 곳 출신 건달이라 하는데
한 건달이 밀수를 통해 벌어드린 부정한 돈으로 이뤄놓은 이 부촌이
중국 농촌의 희망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명신상에서 바라본 赤山 法華院 풍경이다.
적산 법화원은 멀리 바다에서 보면 붉은색 빛을 내는 적산(323미터)을 배경으로 세워진 사찰로
원래 신라인 장보고가 세운 신라방 적산촌에 있었던 법화원을 10여년 전에 재건하였다고 한다.
해상왕 장보고의 동상이다.
법화원 관음전 앞에는 청동으로 만든 관음보살상이 있는데 이 곳의 분수쇼가 장관이었다.
장엄한 음악에 맞추어 관음보살상이 360도 회전하면서 분수쇼가 이뤄지고 때때로 불 까지 토해낸다.
장보고 유적지 탐방을 끝으로
중국에서의 여행일정을 마무리하고 석도항으로 이동하여 다시 화동페리에 몸을 실었다.
일행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여행기간 동안 내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매일 밤 술을 마셨는데도
이상할 정도로 피곤하지도 않고 술에 취하지도 않았다"고........................
아마도 좋은 친구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맑은 공기가 그리워 4.16(월) 아침일찍 일어나 갑판에 나가니 동쪽 하늘로 해가 오른다.
3박4일의 여정을 마무리 하고 다시 일터로 떠나라는 듯
이번 여행에서 얻은 우리의 기쁨, 우리의 우정들이 당분간 각자의 삶에 활력을 주리라 믿는다.
귀국시 맛난 점심식사 까지 대접해준 진석이, 영신이! 고마웠다.
첫댓글 이번 철차산 트레킹에 참여해준 조아산악회, 고산회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동행하여 즐거움을 같이 나누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건강하시길 빕니다.
뉴질랜드.호주 가지말고 철차산 등산이나 할걸 뉴질랜드.호주 볼것도 재미도 없으니 가시지들 마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