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심포지움]해남보도연맹사건:갈매기섬의 비극 - 목포대학교(2003年 10月 30日)

[고봉]

* 다음은 2003년 10월 30일(木) 목포대학교 역사문화학부 정병준교수(現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부 교수)의 지도로 열린 제12회 역사학전공 학술심포지움에서 발표·발간한 『한국전쟁기 전남지방 '민간인 희생'에 관한 재조명』책자 목록중 오홍탁선생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한 내용입니다.

[사례연구1]해남보도연맹사건 : 갈매기섬의 비극(31쪽 ~ 81쪽)

<목차> 1. 문제제기

           2. 일제하 해남의 사회운동

              1) 1930년대 해남의 혁명적 농민조합운동

              2) 해남 산이면 상공리의 농민운동

          3. 해방이후 한국전쟁 직전시기 해남의 사회운동

              1) 미군의 진주와 해남

              2) 1946년 해남 11월 농민봉기

          4. 한국전쟁기 해남 보도연맹사건의 전개과정

              1) 집단처형의 전개과정

              2) 희생자 분석을 통해 본 해남보도연맹원의 구성

          5. 시신수습과 공론화 과정

              1) 시신수습 과정

              2) 공론화 과정

              3) 현재 상황 

1. 문제제기

(32쪽 18째줄 ~ 33쪽 13째줄)

  특히, 해남 산이면 상공리 희생자들을 통해 보도연맹 가입자들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들은 오홍탁과 오임탁의 영향을 받아 활발한 사회운동을 하게 된다. 오홍탁과 오임탁은 일제하 '전남운동협의회'와 '적색농민조합건설준비위원회'의 주요인물로 농민의 이익 옹호와 일제에 항거를 목적으로 혁명적 농조운동을 벌이게 되었다. 또 이들은 해방 후 해남농민운동의 주요인물로 참여하였으며, 1946년 미군정의 잘못된 농업정책으로 야기된 11월 봉기의 주요 가담자가 되었다.

  산이면 상공리 동복 오씨가 사람들은 이들의 활동을 같은 부락, 같은 문중, 같은 농민 지도자이자 독립운동가·사회운동가의 애국적 활동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상공리 동복 오씨들은 이들의 활동을 외세에 항거하는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농민의 이익을 옹호하는 농민운동의 일환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체계적인 사상·이데올로기적 교양·훈련이 없었던 상공리 농민들은 자연스럽게 오홍탁·오임탁·오장록의 길을 따라 사회활동에 적극 가담하게 되었을 것이다.

2. 일제하 해남의 사회운동

  1) 1930년대 해남의 혁명적 농민조합운동

    (2) 1930년대 해남의 혁명적 농조운동 : 전남운동협의회·적농건설준비위원회

(38쪽 표)

 [표1]전남운동협의회 조직도 - 산이면 지부 오홍탁

(41쪽 4째줄 ~ 12째줄)

  이들 조직원들의 사회적 구성은 대부분이 농업 종사자지만, 김홍배와 황동윤을 포함해 광주학생사건 관계자와 현직경찰관, 면서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현직 경찰관이 참여하여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당시 현직 경찰관이던 오홍탁은 경찰계에 들어가서 비밀을 탐지하는 동시에 동지들과 연락하기 위해 1933년 9월에 전남순사교습소에 들어가서 12월에 강진경찰서에 근무하면서 '적색농민조합'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해남군 산이면 지부 책임자로 활동하였다. 현직 경관으로 공산운동에 참가했다는 것은 조선이나 일본에서 거의 없는 일이라 매우 주목을 받았다. 

(42쪽 표)

 [표2]전남운동협의회사건 관련자 구속명단 - 성명;오홍탁 / 나이;24세 / 직업;순사 / 본적 및 주거지;전남 해남군 산이면 상공리 401번지

  2) 해남 산이면 상공리의 농민운동

(46쪽 1째줄 ~ 48쪽 11째줄)

  해남의 경우 1930년대 사회주의 사상이 유입되었고, 산이면 상공리에도 전파되었다. 북평면의 교사였던 박채민은 상공리에 들어와 사립 강습소를 세워 동복 오씨들을 중심으로 사회주의 사상을 전파하였다. 오홍탁은 마산 공립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31년(19세) 무렵에 사립 강습소의 박채민으로부터 사

회주의 사상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임탁은 1930년(23세)에 근동의 야학의 강사로 있다가 박채민으로부터 사회주의 사상을 접하게 되었다. 또 해방후 해남 '농민위원회'의 주도자이던 오장록의 경우에도 동일하였다. 오장록은 산이면 상공리 출신으로 근동의 사립 강습소의 북평면 출신의 교사로부터 사회주의 사상을 전해 들었다고 하는데, 오장록이 1910년에 태어난 것에 비추어 오홍탁과 오임탁이 다녔던 사립 강습소에서 교사 박채민에게 사회주의 사상을 전해들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북평면 출신 교사에게 전파된 사회주의 사상은 오홍탁과 오임탁에 의해 대대적으로 알려져 상공리가 "해남의 모스크바"라고 불릴만큼 큰 세력을 형성해 나간다. 오홍탁은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혁명적 농조운동에 참여하면서 독서회를 조직하고 소작쟁의 운동을 지도했다. 그는 비밀을 탐지하고 동지들과 연락을 할 목적으로 1933년 9월 순사시험에 합격하여 12월 강진경찰서로 발령이 났다. 그는 강진과 산이 상공을 오가며 강진경찰서에서는 모범경관으로써, 고향에서는 모범 청년으로 신임을 받으며 암암리에 동지 포섭과 사회주의 사상전파에 주력하였다.

  오임탁은 상공리의 야학원 교사로 있으면서 1932년 10월부터 1934년 3월말경까지 수회에 걸쳐 야학생도 외 수명에게 지금의 현실을 폭로하고 사회주의 국가 실현에 노력할 것을 강조하는 등 상공리를 기점으로 근동에 사상전파에 노력하였다. 또 오홍탁과 오임탁은 1932년 11월 상공리 상공산에서 동지 박한배와 회합하여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갱생계를 조직하여 그 계원에게 사회주의 의식의 주입과 동지 양성 포섭에 협의하였다.

  이와 같이 오홍탁과 오임탁에 의해 상공리에 사회주의 사상이 영입되어 혁명적 농조운동에 가담하게 됨에 따라 동복 오씨 집안에 크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동복 오씨 집안 사람들은 당시 대부분 식민지 지주제 밑에서 압력을 받았던 농민들로 오홍탁과 오임탁을 같은 부락, 같은 문중, 같은 농민이라는 점에 기인하여 이 혁명적 농조운동을 일제에 항거하고 농민의 이익을 옹호하는 독립운동과 농민운동으로 받아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들은 해방 후로도 이들의 지도를 받으며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3. 해방이후 한국전쟁 직전시기 해남의 사회운동

  1) 미군의 진주와 해남

    (3) 해남 보도연맹 관련자들의 활동

(51쪽 11째줄 ~ 19째줄)

  산이면 상공리의 동복 오씨들은 해방 후 오홍탁과 오임탁이 주축이 되어 해남지역 사회운동에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해남 농민위원회를 주도했던 오장록도 산이면 상공리 친인척들의 사회운동에 영향을 끼친 인물로 볼 수 있다. 오장록은 앞서 설명했듯이 상공리 출신으로 근동의 사립 강습소에서 사회주의 사상을 접하고 일본에 유학을 가서 본격적으로 사회주의 사상을 배워온 인물로 산이면 상공리뿐 아니라 해남사회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이처럼 오홍탁·오임탁·오장록은 상공리 동복 오씨들에게 뿐만 아니라 해남 전반에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4. 한국전쟁기 해남 보도연맹사건의 전개과정

  1) 집단처형의 전개과정

    (1) 예비검속

(58쪽 6째줄 ~ 10째줄)

  갈매기섬의 피살시기에 관해서는 7월 15일(음력 6월 1일)설, 7월 16일(음력 6월 2일)설, 7월 24일설을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7월 15일(음력 6월 1일)설이다. 동복 오씨 족보를 보면 오임탁, 오홍탁 등 동복 오씨 7명은 7월 15일에 죽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2) 희생자 분석

    (2) 희생자의 특징

(66쪽 표)

 [표5]해남보도연맹 희생자·생존자 경력 - 이름;오홍탁 / 출생년도;1913년 / 출생지(거주지);산이면 상공리 / 학력 및 직업;해남농업실습학교 졸, 농업 / 일제하 경력;전남운동협의회 가입, 혁명적 농조운동, 사회주의 운동주도 / 해방후 경력;無 / 기타;전남운동협의회 산이면 지부장

(67쪽 14째줄 ~ 69쪽 16째줄)

  먼저, 해남 산이면 상공리의 동복 오씨는 한 집안에서 여덟명이나 희생되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해남 산이면에서 동복 오씨가의 영향력은 상당히 컸다. 오씨 집안은 일제시대 때부터 활발한 항일 운동과 농민운동으로 상공리에서 손꼽히는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일제시기 오임탁과 오홍탁은 보다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역사회의 농민들에게 항일의식과 사회주의 사상을 심어주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오홍탁은 전남운동협의회에서 산이면 지부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신임과 입지가 상당했다. 오임탁과 오홍탁을 통해 오씨 집안사람들에게 이들의 영향력이 확산되었다.

  오임탁과 오홍탁은 사회주의자였으나, 상공리 동복 오씨들에게 이들의 활동은 독립운동이자 농민운동으로 받아 들여졌다. 상공리 동복 오씨들은 같은 부락, 같은 문중, 같은 농민이라는 공통점에 기초해 오임탁·오홍탁의 활동을 해석했다. 일제의 법률을 위반해 '범법자'가 되고 수감생활을 했으나, 이들의 활동이 범죄행위나 반역행위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일제하 혁명적 농조운동은 반일농민운동이라는 명백한 정치적 지향을 갖고 있었으며, 나아가 이것이 반일독립운동이라는 정치적 정당성과 농민들의 계급적 이익을 대변하는 농민운동이라는 것이 상공리 오씨들의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따라서 오임탁·오홍탁은 상공리에서 뛰어난 지식인이자 지도자였고, 탁월한 애국적 독립투사로 받아 들여졌다.

  이들의 활동은 당연히 존경받는 일이었으며 애국활동으로 여겨졌다. 상황은 해방후 미군정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상공리 동복 오씨들은 일제하의 반일 농민운동의 맥락을 계승해 미군정하에서도 미군정의 부당한 정책에 저항했다. 1946년 11월 봉기 과정에 동복 오씨들이 얼마나 참여했는지에 관한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상공리 오씨들을 일제하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활동이 한국인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편 농민적 이익을 반영한다고 생각했을 것이 분명했다. 해방이 되었지만 일제시대와 미군정기는 동일한 연장선상에 놓여져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미군정 포고령위반·법령위반으로 조사·투옥·수감생활을 하였지만, 일제하의 항일 농민운동처럼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오장록·오임탁·오홍탁과 같은 상공리가 배출한 걸출한 지도자들의 노선을 따라 자신들도 활동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들은 농민이었을 뿐, 사상·이데올로기적 훈련이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다만 마을에서 뛰어난 지식인·지도자·독립운동가로 받아들여진 인물들의 활동이 정당하다는 인식하에 그들이 걸어간 길에 동참하고자 했을 뿐이다. 상공리는 핵심적인 지도자들의 영향력이 동심원을 그리면서 마을내에 세력을 형성하게 된 사례에 해당했다. 상공리 동복 오씨들의 비극은 일제하와 미군정기의 애국농민운동이 한국정부 수립후에 사회주의·공산주의 활동으로 규정된 데서 비롯되었다. 상공리 동복 오씨들은 일제하나 미군정하에서 저항적 농민운동을 했고, 그것이 현실 법·제도의 관점에서 합법인가 불법인가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이 정당하고 정의로운 일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한국정부가 수립되고 자신들의 저항적 농민운동이 사회주의·공산주의 활동이라는 규정을 받게 되자, 이들 역시 사회주의·공산주의자가 되어 버렸다. 동일 부락·동일 문중·동일 직업이라는 공통적 연대가 일제하와 미군정기를 관통하며 일관되었으나, 이데올로기의 대립 속에서 이들의 자연스러운 활동은 '사상-의식적 사회주의 활동'으로 규정된 것이다. 1949~50년 시기 이들이 보도연맹원으로 편입된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분석한 바로는 이들 중에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훈련을 받은 사회주의·공산주의자가 존재했는지는 의문이다. 이들은 시대의 불의에 저항하는 농민들이었을 뿐이다. 이들 죽음의 비극성은 이들을 처단한 '사회주의·공산주의자'라는 혐의가 이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을 뿐만아니라, 대부분은 그 정확한 의미조차 모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5. 시신수습과 공론화과정

  1) 시신수습 과정

    (2) 2차 시신수습 과정

(76쪽 3째줄 ~ 77쪽 2째줄)

  산이면 상공리의 동복 오씨 집안은 당시 "해남의 모스크바"로 불릴 정도로 좌익성향이 강한 마을로 소문이 났고, 마을에 경찰의 분소가 있어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을 삼엄하게 감시하는 등 상황이 어려워 시신을 수습하러 가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묘가 없는 것이 맘에 걸리던 동복 오씨들은 시신을 수습하러 가기로 결정했다.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경찰과의 마찰이 심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시신을 찾아올 수 있었다.

  1964년 4월에 산이면 상공리 동복 오씨 여덟 가족은 갈매기섬으로 시신을 수습하러 갔다. 이들은 갈매기섬에서 생존해 온 박상배의 안내를 받으며 시신을 수습하게 되었다. 박상배는 끌려 온 보도연맹원들이 일렬로 묶인 채 사살되었기 때문에 죽임을 당한 장소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동복 오씨 일행은 박상배가 알려 준 위치에 있는 뼈들을 한데 수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수슴된 유골은 죽은 이들이 모두 친인척 관계였기 때문에 정확히 유골을 확인하지 않고 적당히 유골을 맞추어 선산에 모셨다. 그러나 현재 동복 오씨들은 합장묘(떼무덤)를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3) 현재상황

    (1) 유족회 성립

(79쪽 6째줄 ~ 80쪽 2째줄)

  유족회는 전 진도문화원장 박문규의 주선에 의해 2002년 9월 7일 유족회가 성립되었다. 이들은 갈매기섬에 가서 가족의 유해를 찾은 사람들도 있으며 대부분 산이면 동복 오씨들로 이루어져 있다.

  유족회 활동 상황으로는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관련 유족회와 연대하여 국회에 체류중인 특별법 제정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2002년부터 1년에 한번씩 모여 위령제 및 천도제를 지내고 있다.

  해남보도연맹사건 전개과정에서 살펴보았듯이 희생인원은 적게는 60명에서 많게는 300여명까지 볼 수 있는데 현재 유족회 사람은 10명 남짓으로 희생된 사람들에 비해 턱없이 적다. 그 이유는 당시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었고, 미혼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식이 있었다고 해도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었으며 후에 뿔뿔이 흩어져서 맥이 끊기기도 하였다. 또한 중요한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유가족, 자손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를 보호하는 특별법 제정이나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 남은 문제

(80쪽 4째줄 ~ 81쪽 10째줄)

  한국전쟁이 끝난 후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갈매기섬에는 전쟁의 상흔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동백나무가 우거져 있는 갈매기섬에는 조금만 눈을 돌려도 유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박문규 전 진도문화원장은 갈매기섬에서 시신이 수습되지 못한 희생자들을 위해 합장묘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담당기관인 검찰에서는 공소시효가 지나서 조사에 착수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유골들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으므로 떼무덤을 만들 수 없다고 한다. 또 진도관내에 있는 갈매기섬에 많이 있는 유골들을 수습하기 위해 매장비를 요구했으나 현행법상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지원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박문규는 해남경찰서장, 검찰, 해남군수, 진도경찰서장, 진도군수에게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떼무덤을 만들려고 했으나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유족들은 특별법을 만들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범국민 위원회는 전국에 걸친 민간인 학살과 관련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국회에 청원해 놓은 상태이다.

  해남보도연맹사건으로 죽어간 사람들은 해남사람들의 존경과 신망을 받으면서 해남의 사회운동을 이끌어 갔던 인물들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가는 이들을 전쟁이라는 명분을 들어 좌익으로, 반정부혐의자로 몰아 집단학살을 자행하게 되었다. 이들의 죽음은 작게는 해남지역에 크게는 국가적으로 손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갈매기섬 사건의 진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유골마저 바다 가운데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슬픈 메아리를 외치고 있다. 그리고 갈매기섬에서 부모형제를 잃은 유가족들은 그동안의 반공이데올로기 속에서 연좌제라는 국가의 압제로 인해 모진 풍파의 삶을 견뎌 내야만 했으며 부모형제의 억울한 죽음 앞에 숨죽이며 살아와야만 했다. 이들은 하루빨리 부모형제의 명예를 회복하여 억울한 죽음의 진상이 밝혀지기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