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송파
수박화채·매실차로 갈증해소
가족들이 좋아하는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어요. 또 매실차나 보이차를 상비해두고 마시면 갈증해소와 소화기능을 향상시켜준다고 좋다고 해서 야식 먹은 후엔 가끔 마셔요. 그래도 못 견디겠으면 산에 가요. 저녁을 먹고 산에 올랐다가 해가 져서 내려오는 야간등반도 열대야를 이기기 위한 저만의 방법이죠. 우면산이나 관악산에 자주 가는데 우면산은 집에서 가까워 저녁 먹고 산책삼아 오를 수 있는 곳이죠. 약수 한잔하고 산자락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 들러 음악분수를 구경하는 코스를 추천해요. 등반 시 주의할 점은 여름이라 해도 산 정상은 생각보다 많이 쌀쌀할 수 있으니 긴 팔 옷을 꼭 챙겨가는 게 좋아요. 해질 것을 대비해 랜턴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마세요.
박문숙(53·서초구 서초동)
남편과 심야 쇼핑 즐겨요
신혼이라 남편과 둘이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요, 집에서 에어컨 켜놓고 남편과 영화 보는 게 열대야 극복법이에요. 보드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둘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루미큐브나 카탄을 하다 보면 열대야도 즐겁죠. 이따금 극장 개봉작을 보고 싶거나 쇼핑을 하고 싶으면 코엑스몰로 가요. 심야영화표를 미리 사두고 남는 시간에 이것저것 구경할 것도 많아 좋죠. 동대문 의류상가 쇼핑하기도 즐기는데 인터넷에서 보고 점찍어둔 의류나 장신구를 사기 위해 찾아요. 흥정하는 재미가 있잖아요.
오은화(32·강남구 도곡동)
차가운 바닥에서 잠 청해요
열대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면 욕조에 미지근한 물을 가득 받아요. 몸을 푹 담그고 있다가 나와서는 되도록이면 침대에 눕기보다 차가운 바닥에 이불 깔고 누우면 잠이 잘 들어요. 가끔은 잠실 선착장에 있는 한강 둔치를 찾습니다. 돗자리와 과일 바구니를 챙기는 건 필수죠. 아무리 더운 날도 한강변에는 선선한 바람이 닿거든요.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가만히 누워서 밤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서울의 야경을 감상하다보면 더위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가족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서 좋아요.
홍덕연(44·송파구 가락동)
양천·강서
이열치열, 찜질방에서 땀 빼요
찜질방에서 한 30분 땀을 쫙 뺀 뒤 얼음 동동 뜬 식혜로 목을 축여보세요. 더위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질 걸요. 친구들이랑 한자리 잡고 앉아 도란도란 밤새 얘기 나누다 보면 스트레스도 확 날아갑니다. 집에서 가까운 목동 현대백화점 옆 건물 동양파라곤 지하에 있는 찜질방 ‘파라곤스파’에 자주 갑니다. 황토방도 있고 휴게실이 넓고 쾌적해서 무더운 밤이면 어린아이들 데리고 와 재우는 주부들도 많답니다.
이선희(47·양천구 목동)
파리공원서 먹는 수박 맛 최고죠
밤에 좀 덥다 싶으면 저녁상 물린 뒤 가족이 함께 ‘파리공원’으로 직행합니다. 차가운 수박을 챙겨가는 건 기본이죠. 돗자리 깔고 앉아 오가는 사람들 보면서 얘기 소리에 귀도 기울이고 하면서 더위를 식힌답니다. 가끔은 밤늦도록 펼쳐지는 인디밴드의 공연도 볼 수 있어요. 그래도 덥다면 우리 가족이 즐겨 찾는 빙수집 ‘캔모아’에 갑니다. 남편이 팥빙수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아이들도 이곳에만 간다면 덥다는 소리 쏙 들어간답니다.
정연희(40·양천구 목동)
자전거로 한강변 달리며 더위 잊어요
날만 좋으면 거의 매일 밤 자전거로 한강까지 남편과 냅다 달려요. 하루 내내 혼자 지낸 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열대야 퇴치법’이죠. 시원한 강바람도 쐬고 둘이서 농구도 해요. 또 조약돌 주워 공기놀이도 하는데요, 지는 사람이 이마에 꿀밤을 맞는데 남편이 거의 다 맞지요. 나중엔 너무 아픈지 은근히 골이 나 있는 걸 보면 되게 재밌어요. 늦은 밤에도 그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는 걸 보면 여름밤 무더위엔 한강이 역시 최고인 것 같아요.
이조은(24·강서구 등촌동)
분당·용인
만현공원 분수대서 물놀이 즐겨요
아이가 둘이다 보니 더운 날이라도 에어컨을 오래 틀 수도 없고 활동적인 아이들과 놀아주다 보면 금방 샤워를 했더라도 또 땀이 나기 일쑤예요. 그래서 열대야가 심한 날엔 아이들과 무조건 집 앞 만현공원에 나가요. 분수대가 커서 작은 수영장 같거든요. 갈아입힐 옷과 시원한 아이스티와 과일을 준비해서 잘 시간까지 맘껏 놀게 한답니다. 집에 와서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시킨 후 약한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침대에 누우면 열대야를 느끼기도 전에 잠이 들어요. 용인 데이파크 광장은 여름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는데, 아이들은 맘껏 뛰놀고 어른들은 맥주 한잔 즐기기에 딱 좋죠.
안지현(33·수지구 상현동)
심야영화에 생맥주 한잔이면 OK
열대야 때문에 잠을 쉽게 잘 수 없을 것 같은 날엔 남편이 심야영화표를 예매해요. 시원한 극장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는 재미는 열대야를 기다리게 할 정도랍니다. 또 다른 방법은 집 앞 탄천이나 정자동 카페 거리를 산책하는 거예요. 아직 아이가 없다 보니 연애시절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돌아갈 수 있고 분위기 좋은 노천 카페에서 시원한 생맥주 한잔 마시면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잠이 잘 온답니다.
김경미(34·분당구 정자동)
기흥호수공원에 나가 춤추는 분수 감상해요
아파트가 비교적 시원한 동네에 있어 아직은 에어컨을 틀지 않고 버티고 있는데요. 낮에는 아이와 아파트 안에 있는 바닥분수에서 더위를 식히다가 열대야가 심해지면 저녁식사 후 집 앞 기흥호수공원에 나가요. 춤추는 분수 감상하면서 차가운 물바람을 맞으면 정말 오싹할 정도로 시원하답니다.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도 재미를 더해주구요. 밤에 잠 잘 때는 대나무 돗자리를 침대 위에 깔고 자는 것도 저의 열대야 극복법 중 하나예요.
강혜진(33·기흥구 동백동)
일산
북한산 야간산행으로 더위 잊어요
더위에 몸이 끈적끈적해 잠이 안 올 때 전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합니다. 그런 다음,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말리죠. 그러면 어느새 몸도 마음도 상쾌해져요. 가끔은 아내와 함께 집 앞 생맥주집에서 시원하게 한잔하기도 합니다. 취기가 약간 오르면 더운 줄도 모르고 잠을 잘 수 있죠. 주말엔 북한산으로 야간산행을 가기도 해요. 도시의 열기도 잊고 시원한 산바람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산등성이에 올라 야경을 바라보면 눈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김도신(43·일산동구 풍동)
가족과 공포영화 볼거에요
저는 공포영화를 봐요. 열대야를 이기는 최고의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장화, 홍련’이죠. 가족들이 거실에 둘러앉아 숨죽이며 보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스산한 분위기에 긴장과 공포로 가슴이 서늘 지고 등골이 오싹해지는데 더위를 느낄 틈이 있겠어요? 그리고 다음주엔 ‘한밤의 동물원 대탐험’(서울대공원)을 계획하고 있어요. 밤에만 활동하는 맹수들을 보면서 더위를 잊으려고요. 어둠 속에 빛나는 맹수들의 눈빛과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한밤의 무더위를 싹 날려버리겠죠?
이은주(39·일산동구 장항동)
수박 껍질팩으로 달아오른 얼굴 식혀요
푹푹 찌는 여름밤을 시원하게 나는 비결은 바로 수박껍질에 있죠. 껍질의 하얀 부분을 얇게 썰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얼굴에 붙여보세요. 달아오른 열기와 화기를 빼주는 데 최고랍니다. 팔, 다리에 붙여도 좋아요. 미백과 수분 공급까지 되니 따로 피부 관리 할 필요도 없겠죠. 밖에 나가고 싶을 땐,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호수공원 ‘노래하는분수대’에 가기도 한답니다. 분수대 앞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음악도 듣고, 바람에 날리는 물보라까지 맞으면 정말 시원해요.
문상임(39·일산서구 일산동)

강남·서초·송파 이현주 리포터 김미애 리포터, 양천・강서 박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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