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 시즌2'를 보고
케이블 TV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2'에서 134만 명 중에 1위로 허각이라는 사람이 뽑혔습니다. 흔히 노래자랑 대회에 보통 10여명이 나와도 모두 '좀 한다’하는 사람들이라 1등 하기는 쉽지 않은데 대단한 일입니다.
탈락자를 가려내는 서바이벌 게임 형식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허각은 늘 탈락 위기에 처했었지만 끝까지 살아남아 드디어 우승이라는 위대한 결과를 안았습니다.
사전 인터넷 투표 10%, 심사위원 점수 30%, 시청자 문자 투표 60%를 합산한 점수로 경합하는 프로그램 방식에서 허각은 늘 열세였습니다. 중졸 학력에 아파트 공사장에서 환풍기 다는 일이나 붙박이 장 설치하는 일로 먹고 살았다는 허각은 요즘 얘기하는 학력지상주의에서 가장 불리한 출전자였습니다. 더구나 외모지상주의 세태 속에서도 키는 163cm, 얼굴도 경쟁자들에 비해 열세였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인기도에서는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상당히 손해를 보고 있었습니다. 무대 매너로 점수를 딸 수 있는 악기도 다룰 줄 아는 것이 없고 악보를 비롯한 음악적 지식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허각은 14살 이후 단 하루도 노래를 부르지 않은 날이 없이 노래방 3년을 하루도 빼지 않고 다닌 경력과 초라한 이벤트 무대에 몇 번 서 본 경험으로 다져진 노래에 대한 진정성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고 했습니다.
아마 이 프로그램이 다른 사람을 우승자로 뽑았다면 “역시!”하며 잠시 화제성은 있었겠지만 곧장 잊혀졌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청자 문자투표가 무려 60%나 차지하는데 여기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로 10대~20대라고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그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는 키 크고 미끈하게 생긴 존박이나 화려한 무대 매너를 자랑하는 장재인의 인기가 높았었습니다. 그러나 허각이 압도적인 표차로 최종 우승을 차지 한 것입니다. 세상 일은 겉으로 드러난 학력 지상주의, 외모 지상주의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데 큰 용기를 주었고 위안이 되는 것입니다.
그전처럼 가요계 데뷔할 때 유일한 등용문이라는 대학가요제에 출전하려면 대학에 입학해야만 했고 요즘처럼 프로덕션에서 몇년씩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도 아니라는 데에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도 영국이 휴대폰 외판원이었던 폴포츠를 가수로 뽑아 키운 것처럼 허각을 뽑은 것입니다. 지금은 다소 생소하겠지만 히트곡 몇 개 만들고 자신에 맞는 선글라스 하나쯤 끼고 무대에 나오게 되면 박상민이나 김건모 못지 않은 가수 탄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댄스 계에도 허각처럼 학력이나 외모에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열심히 해서 실력을 발휘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노래나 춤이나 같이 대중예술을 하는 입장에서 남의 일 같지 않은 이유입니다.
-Copyrights ⓒ캉캉(강신영)-
-Copyrights ⓒ캉캉_강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