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중에서도 청담동은 부(富)를 상징하는 곳이다. 부자들이 많이 모여살 뿐만 아니라 이들이 만드는 럭셔리한 패션과 문화가 한국의 ‘상류 아이콘’을 주도하고 있다. 유달리 자존감이 강한 한국인들의 심리가 잘 표현된 곳이 그래서 청담동이기도 하다. 명품과 청담동을 따로 생각하기 어려운 것은 이런 배경이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대한민국 1% 부자들의 호사스러움이 잘 표현됐다. 초고가의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즐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소비하는 부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청담사거리부터 갤러리아백화점 방면까지 약 1.4km 거리 양 옆으로는 내로라하는 명품매장들이 옹기종기 모두 들어서 있다. 구찌, 루이뷔통, 까르띠에, 페라가모,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라다, 돌체앤가바나 등 30여 곳의 명품매장들이 화려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거리가 북적거리지 않고 오히려 한산할 정도로 인적이 뜸하다. 1%의 하이클래스 고객들만 방문하기 때문이다. 깔끔한 거리의 풍경 때문에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졌다. 이곳에는 또 대형 연예기획사나 고급 룸살롱 등도 럭셔리한 분위기와 호흡을 같이하고 있다. 이 같은 고급문화의 중심지가 된 청담동 명품거리는 땅 시세가 평당 3억 원을 호가해 대한민국 최고 땅값의 고가반열에 올랐다. 최근 리모델링 붐이 분 이후 고급문화의 가치가 한층 올라갔다. 스카이데일리가 ‘청담문화거리’라는 명예도로 이름까지 부여받은 이곳을 명품매장 상권 및 입지(상), 삼성가(삼성그룹·신세계그룹)의 대대적 자본투자(중), 재벌가 쏠림현상(하) 등 3회에 걸쳐 현장 취재·보도한다. |
▲ 청담문화거리 일대 지도(위) 및 청담문화거리의 아이콘인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 사진 ⓒ스카이데일리
[연재순서]
<상>청담명품매장 현황 및 입지 등 상권
<중>삼성가(삼성그룹·신세계그룹) 자본투자
<하>재벌가 쏠림 현상
강남구 청담동 청담사거리부터 갤러리아백화점 방면으로 가는 1.4km 남짓의 길은 대한민국 패션과 쇼핑의 명소로 유명한 지역이다. 명품들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부유한 계층이 몰리는 명품1번지 거리다.
이 곳에는 백화점 명품관 및 100여 개의 국내·외 유명디자이너 패션숍, 50여개 갤러리 등 다양한 명품상권과 문화시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밀집해 있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지난 1980년대 중반 이후 패션디자이너들이 명동에서 이사오고, 이어 1995년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의 기억 속에 상류문화의 메카로 굳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강남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면서 지난달 15일 강남구로부터 ‘청담문화거리’라는 명예도로명까지 부여 받았다.
이곳 점주들은 청담문화거리(청담동 명품거리)의 매장 유·무 만으로 그 브랜드의 가치가 평가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곳은 재벌가의 2~3세들이 간접 운영하는 숍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명품문화의 상징적 거리로 변했다.
매장들 간에 불붙은 건물 디자인 경쟁
하지만 거리는 유명세와는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고급 외제차를 몰고 오는 고객들이 많은 탓인지 막상 거리에는 길을 오가는 인적이 드물었다.
또 명품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소수만의 특별한 고객을 기다리는 매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것도 인파가 북적이지 않은 배경이었다.
청담사거리에서 압구정역 방면으로 가는 길의 초입부터 화려한 명품브랜드들의 ‘플래그 십 스토어’(특정 고급브랜드 전문매장)가 눈에 띈다.
▲ 리모델링을 마치고 건물 전체를 단독매장으로 사용중인 매장들. 구찌, 조르지오 아르마니, 루이비통(위부터) 황금빛을 띄는 ‘구찌’ 매장을 시작으로 그 옆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루이뷔통’ 매장이 있다.
이 거리는 최근 리모델링 바람이 불었다. 명품거리 초입의 구찌매장이 리모델링 신호탄을 쏘았다. 구찌매장은 지난 2010년 말 리모델링에 착공해 무려 15개월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올들어 3월 9일 완료했다.
그 뒤를 이어 루이뷔통, 페레가모, 크리스찬디올 등의 매장도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 했다. 이에 화려해진 매장건물이 명품거리를 더욱 화사하게 수놓았다.
이곳 건물의 관리인들은 건물 초상권을 운운할 정도로 언론사의 건물사진 촬영까지 금지할 만큼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 내부 리모델링 과정을 철저하게 숨긴채 공사중인 모습. 이에대해 인근 C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타 브랜드들과의 디자인 경쟁을 이유로 매장외관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통 공사를 할때에도 철저하게 외부와 차단하고 현장 접근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명품토지가격, 1평당 평균 3억원 호가
청담문화거리는 명품거리라고 불리는 만큼 토지가격 또한 명품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 이 곳은 현재 평당매매 가격이 2억7000만원에서 3억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강남 최고의 상권지역인 강남역 인근의 토지가격이 3억원 안팎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시세라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이 가격 조차 계속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전세는 평당 약 4000만원 가량으로 60평기준 24억 가량의 시세를 보인다. 월세는 보증금 4억원, 월 2000만원 수준이다.
▲ 청담문화거리 내 대다수의 매장들은 건물 한개를 통째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 곳의 매장들이 한 건물을 통째로 임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리모델링을 마친 60평의 5층 건물 매매시세는 약 250억원에 달한다. 또 건물 월세임대 가격은 보증금 20억원에 월 1억원 정도 한다는 것이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현재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이 곳의 독보적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C부동산 업자는 “청담동 명품거리가 주는 상징성이 브랜드들의 입점경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소문에는 이 곳에 매장이 있으면 백화점 입점경쟁에서도 수월하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전했다.
명품거리, 한류의 진원지 품어
▲ 청담문화거리에는 명품매장외에도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즐비하다. 청담문화거리에는 명품매장 외에도 엔터테인먼트회사 및 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 곳에는 한류의 진원지라 부르는 SM엔터테인먼트의 본사가 있다. 사옥 앞은 스타를 찾는 소녀팬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사옥의 경비를 맞고 있는 이옥수씨는 “평균 약 100여명의 팬들이 항상 이 곳을 찾는다. 최근에는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팬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 유명 연예인을 찾는 소녀 여학생 팬들이 자주 목격된다.
이씨는 이어 “보통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항상 이런 모습이 연출된다”며 “이 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팬들로 인해 주변교통과 보행에 불편함을 토로하곤 한다”고 밝혔다.
평범함을 명품으로 탈바꿈 시키는 거리
청담문화거리는 거리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느끼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 사진촬영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취재 중에도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중인 S회사의 직원들을 만나볼 수 있있었다.
▲ 한적하고 깔끔한 이미지의 명품거리는 최근 사진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명품거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리에서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이 곳에서 촬영을 하면 모델이 입은 옷도 고급스러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 평일에는 매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진 촬영시 주변 건물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과거 사진배경에 로고가 쓰여진 건물이 찍혔는데 로고 사진을 삭제하라는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이후에는 건물앞에서의 촬영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화보]청담문화거리 내 입주중인 유명 명품 브랜드 매장 |
▲ 살바토레 페레가모
▲ 까르띠에
▲ MCM
▲ 10 꼬르소꼬모
▲ 토리버치
▲ 휴고보스
▲ 도니카란 뉴욕
▲ S.T 듀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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