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본과 알란드본의 차이
헬라어 성경의 양대 사본은 알란드본과 스테판본이다. 중국어 성경 가운데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화합본(和合本)은 대체로 스테판본을 따르고 있으나, 한국어 성경의 개역(改譯)한글판은 상대적으로 알란드본의 영향을 더 받았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화합본과 개역한글판의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점이 있다.
개역한글판에서 요한복음1장 18절은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서 ‘독생하신 하나님’은 알란드본을 따른 결과이다. 그런데 스테판본 원어성경을 따른 중국어 화합본은 여기에서 ‘독생하신 아들’이란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 “只有在父怀里的独生子将他表明出来。” 이를 직역하면, “아버지 품속의 독생자가 나타내셨느니라”가 된다.
마가복음 9장 23절에서도 차이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개역한글판은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화합본은 “耶稣对他说,你若能信,在信的人,凡事都能。”이라고 했다. 이를 직역하면,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만일 믿을 수 있다면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가 된다.
이는 귀신들린 아이 아버지의 요청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다. 개역한글판에 따르면, 상황은 다음과 같다.
“주님, 할 수 있다면 이 아이를 좀 어떻게 해주십시오.”
“할 수 있다면? 그게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함이 없느니라.”
중국어 성경에서는 이와 달리 “네가 믿을 수 있다면” 이라는 가정법 문장의 조건절로 되어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주님,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이 아이를 좀 어떻게 해주십시오.”
“할 수 있다면,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함이 없느니라.”
중국어 화합본은 “할 수 있다면”에 해당하는 “你若能”에 원문에는 없는 글자 “信”이라는 글자를 더 첨가하여 아예 “믿을 수 있다면,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함이 없느니라”라는 문장을 만들었다.
“?你若能信,在信的人凡事都能。”
스테판본의 영향을 받은 영어의 KJV.은 해당 구절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Jesus said unto him, if you canst believe, all things are possible to him that believeth.”(MARK9:23,KJV)
반면, 알란드본의 영향을 받은 LB와 NASB에서 이 구절은 “If you can!”이다. 어이가 없다는 뜻을 내포한 반문이다. 개역성경은 이러한 뜻을 강조하기 위해 ‘할수 있거든’ 이라는 말 뒤에 원문에는 없는 말인 ‘…이 무슨 말이냐’를 삽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