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19주년 인터뷰④] 황도현함 김무환 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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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연평해전 19주년 인터뷰④] 황도현함 김무환 함장 "황 중사의 발자취, 오늘날 같은 장소에서 임무 수행하는 제가 따라가야 할 길""월드컵 열기로 들떠 있던 그 날... 제2연평해전 소식 접하고선 해군 장교의 꿈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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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글김성훈기자 아카이브뉴스   |2021-06-29

▲ 황도현함. 사진=해군 제공

한일(韓日) 월드컵의 막바지 열기가 뜨거웠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경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북한군이 우리나라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을 기습한 것이다. 30여 분의 교전(交戰) 끝에 해군은 적을 물리쳤고 우리 바다를 지켜냈다. 이 과정에서 6명의 전사자와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전투는 1999년 6월에 있었던 ‘제1연평해전’에 이어 ‘제2연평해전’이라 이름 지어졌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여섯 용사는 우리 바다를 지키는 6척의 전투함(戰鬪艦)으로 부활했다. 6용사의 이름을 딴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2008년 1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차례로 취역(就役·새로 만든 배가 임무에 투입되는 것)했다. ‘윤영하급 유도탄 고속함’이라 불리는 이들 전투함은 450t급으로 길이 63m, 폭 9m이다. 기존 참수리급 고속정보다 화력 및 방어 능력, 기동성이 한층 강화됐다. 최대 속력은 시속 74㎞다. 76㎜·40㎜ 함포와 함대함 유도탄 등으로 무장(武裝)했다. 현재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소속으로 서해를 수호하고 있다.

《조선펍》과 《어린이조선일보》는 제2연평해전 19주년을 맞아 변함없이 우리 바다를 지키고 있는 6용사 전투함 함장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네 번째로 황도현함 함장 김무환 소령을 인터뷰했다. 

제2연평해전은 어린 '김무환'을 오늘의 '황도현함 함장'이 되게 했다. 김무환 함장은 "월드컵 열기로 들떠 있던 그날, 뉴스를 통해 제2연평해전 소식을 접하고선 목숨을 다해 싸운 그들이 진정한 태극전사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이 사건을 통해 해군 장교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고 말했다. 김 함장은 "황도현 중사는 북한군의 도발에 맞서 끝까지 대응 사격을 하다가 포탄을 맞고 방아쇠를 잡은 채 전사했다"며 "황 중사의 발자취는 오늘날, 같은 장소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제가 따라가야 할 길이기에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고 했다.

다음은 김 함장과의 일문일답.

- 소개 부탁합니다.

"황도현함 함장 김무환 소령입니다. 저는 이지스함부터 고속정까지 다양한 종류의 함정에서 근무하며, 우리나라 바다를 지키고 있음에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해군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두 딸에게 늘 큰 힘을 얻어 서해를 지키고 있습니다."

- 해군 장교에 지원하게 된 계기와 함정(艦艇) 병과를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아직 고등학생이었던 2002년 6월 29일, 월드컵 열기로 들떠 있던 그 날, 제2연평해전이 발생했습니다.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한 저는 목숨을 다해 싸운 그들이 진정한 태극전사라고 생각하게 됐고, 이 사건을 통해 해군 장교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또한, 바다를 항해한다는 자부심과 우리나라 바다를 지킨다는 애국심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함정 병과를 선택했습니다."

- 제2연평해전 6용사의 이름을 딴 특별한 의미를 가진 군함의 함장을 맡고 있는데요. 첫 임명 받았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황도현함은 고(故) 황도현 중사가 목숨을 다해 싸웠던 바다에 그의 이름이 다시 부활하도록 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도현함의 지휘관으로 임명을 받았을 때 저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고(故) 황도현 중사. 사진=KBS 방송 캡처

-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황도현 중사의 헌신은 영해를 수호하는 함장께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 같은데요.

"고 황도현 중사는 제2연평해전에서 북한 해군의 도발에 맞서 끝까지 대응 사격을 하다가, 포탄을 맞아 방아쇠를 잡은 채 전사했습니다. 북한 해군의 기습공격에도 당황하지 않고 필승의 전투 의지로 최후의 순간까지 사력을 다한 고 황도현 중사의 발자취는, 오늘날 같은 장소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제가 따라가야 할 길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 황도현함의 함장으로 근무하면서 긴장됐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최전방 해역에서 경비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은 늘 긴장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넓은 바다에서 어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승조원 모두가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긴장된 상황 속에서도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피곤한 동료를 위해 간식을 건네주고, 작은 이벤트에 천진난만하게 활짝 웃는 승조원들의 모습을 보게 될 때면 긴장되고 힘든 마음이 한순간에 녹아내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상의 작은 일들이 제 기억 속에 작지만 소중한 에피소드로 남아 있습니다."

- 현재까지 황도현함의 함장으로 근무하면서 느끼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최전방 경비 임무를 수행할 때면 손에 닿을듯한 북한 함정과의 거리에서 한순간의 방심과 실수도 용납되지 않을 만큼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임무를 수행하며, 한배를 타고 생사를 같이하는 승조원 간의 신뢰와 애정이 더욱 견고해짐을 느끼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해군이 우리 영해를 잘 지켜왔는데요. 언제 또 있을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함장님과 승조원들은 어떤 대비태세로 임하고 있는지.

"황도현함은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적의 도발에 대비해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확고한 전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승조원 총원이 유사시 어느 위치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몸이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함장을 포함한 승조원 총원은 이러한 훈련을 통해 전우가 피 흘려 사수한 서해를 지킬 능력과 자신감을 갖추고 임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어야겠지만, 만약 제1·2연평해전과 같은 전투가 다시 벌어진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응할 생각인지.

"'내 전우를 건드리는 자 가만두지 않겠다'는 다짐을 마음에 새기고 함께 근무하는 전우를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전투에 임할 것입니다."

- 서해 서북단 지역에선 북한뿐 아니라 중국 어선 등도 우리 국민에 대한 위협 요소로 존재하는데요. 현재 해당 지역에서의 우리 해군의 경계 태세는 어떠한지.

"해군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세력을 단호히 응징하여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도 용납될 수 없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해군은 해양경찰과 힘을 모아 중국 어선이 우리 어민에게 피해를 주지 못하도록 중국어선 단속을 지원하는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호국보훈은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하여 힘쓴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함'이라는 뜻입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쓴 분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소중함에 더욱 감사하는 기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