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게 배운다.
지역사회 공감 열여섯 번째 만남
익산시 청소년문화의집 정성길 관장
좋은정치시민넷 주민에게 배운다. 지역사회 공감 열여섯 번째 만남은 7월 9일 익산시청소년 문화의집 정성길 관장과 함께하였습니다. 정 관장은 올해 초 부임하신 분입니다. 이곳에 오시기 전에는 전주에 있는 완산청소년문화의 집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셨다고 합니다. 청소년 문화의 집은 익산시 소유로 사회복지 법인인 삼동청소년회가 수탁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익산에는 청소년 문화시설이 두 곳 있습니다. 중앙체육공원에 있는 청소년 수련관과 모현 배산 옆에 있는 청소년 문화의 집이 있습니다. 청소년 문화의 집은 오래된 시설입니다. 그동안 익산에서 학교를 다녔던 많은 학생들이 이곳을 거쳐 갔을 것입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항상 느끼는 것인데 너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이만큼 건물도 많이 노후 되어 있고, 전에 농진청에서 사용하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까 그 때부터 있었던 허름한 창고와 깨진 유리온실이 위험하게 방치되어 있습니다. 익산시가 청소년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현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문화의 집은 인터넷 부스, 열린 독서실, 노래 연습실, 탁구장, 댄스연습실 등 문화 체육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1박2일 힐링캠프, 청소년가요콘서트, 청소년 문화존 ROCK生ROCK死 등 다양한 사업과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청소년 전용 문화공간입니다.
이날 공감토크에는 장경호 운영위원, 임형택 운영위원, 손문선 대표가 함께 하였습니다.
다음은 정 관장님하고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사진) 정성길 관장
청소년 관련 일은 얼마 정도 하셨는지?
이곳에 오기 전에는 전주에 있는 완산청소년문화의 집에서 근무를 했다. 팀원으로 들어가 팁장, 사무국장을 했고 올해 익산 청소년 문화의 집 관장으로 오게 되었다. 삼동청소년회 법인에서 지금까지 관장은 교무들이 했는데 이번에는 청소년 지도자를 관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청소년 관련 일을 19년 째 하고 있다. 원광대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청소년 관련 일을 했다. 수련원 등에서 보조 교사 등으로 활동을 하다가 완산 청소년문화의 집에 정직원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많이 오는지?
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연간 6만 명 정도 된다. 중·고등학생이 주를 이루고 있고 초등학생들부터 이용한다. 동아리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300명 정도로 댄스동아리와 그룹사운드 동아리가 가장 많다. 토론동아리도 있고 기획동아리도 있지만 많지는 않다. TV나 영상매체를 통한 아이돌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활동이 획일화 되는 것 같다. 시설에 와서 자원봉사를 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대부분 학점 때문에 하고 있다. 한때 많이들 했던 사물놀이 동아리는 전국적으로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동아리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목표를 가지고 뜻 맞는 아이들끼리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은 행복지수가 높게 나온다.
익산시에 청소년 관련 시설은 어느 정도 되는지?
익산에서 청소년 관련 사업을 하는 단체는 9개가 있다. 공적영역에서 하는 곳은 4곳이다. 성문화센터 상담센터, 청소년 문화의집,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이 공적영역에서 일하고 있다.
청소년 활동 진흥법을 보면 청소년문화의집은 동별로 1개씩 만들 수 있다. 이웃 도시인 김제에는 국립청소년농업생명센터, 문화의 집 4개, 청수련 수련관 등 6개의 청소년 시설이 있다. 전주도 청소년문화의 집이 4개, 수련관이 1개가 있다. 그해 비해 익산은 청소년 문화의집, 청소년 수련관 등 두 곳으로 적다고 볼 수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성길 관장, 사무국장
청소년에 대한 연령대를 정리하기 어렵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청소년 기본법을 보면 9세부터 24세까지 청소년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아동법과 청소년 법이 교묘하게 걸려 있고 또한, 20세가 넘으면 성인이 되기 때문에 청소년이 뭔지 잘 이해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외국은 태어날 때부터 자립할 때까지 청소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법이 너무 많아 청소년을 나누기가 어렵다.
청소년 분야는 여성가족부 소관이고 아동은 복지부 소관이다. 아동분야와 청소년 분야는 통합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청소년이라는 말보다 아동청소년이라고 많이 부른다. 청소년 분야가 정체성을 찾기 어렵다. 지금까지 정부수립이후 청소년 담당부서가 11번 바뀌었다고 한다. 정체성이 모호하게 되어 있다. 행자부, 여가부, 복지부, 체육부 등 안 거친 곳이 없다.
청소년 업무는 부처에서 욕심을 내지 않는다. 마지막에 떠넘기기 하는 업무라 할 수 있다.
자치단체들이 청소년계를 없애는 추세였는데 세월호 사건 때문에 살아남았다. 자꾸 청소년 이름이 회자되다 보니까 없애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청소년 사업의 추세는?
기존의 청소년 사업은 교사나 지도자들이 판을 깔고 참여하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찾아내서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청소년문화의집에서 하는 사업 중에 ‘역사 보다듬이’라는 것이 있다. 역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인데 몇 개의 학교와 연계해서 하고 있다. 올 해 봄에는 5.`18 행사에 참석하는 주제로 진행을 했는데 학생들이 조사하고 토론을 해서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번 행사는 1박 2일 동안 진행되었는데 망월묘역도 참배하고 5.18행사도 참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대부분 학생들이 스스로 한 것이다. 선생님들은 조언하는 역할만 하는 정도이다.
서울의 공릉청소년문화센터를 다녀와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아이들이 봉사를 오면 선택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생각해보라고 하면 자기영역을 찾아내고 실천계획을 짠다. 청소년 지도자는 멘토 역할만 해준다. 예를 들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봉사활동 계획은 길거리에 있는 전봇대 아래만 찍어 변화를 보겠다는 것이다. 누가 쓰레기를 쌓아 놓았는지 치웠는지 변화를 보는 것이다. 일주일동안 촬영을 하여 변화를 볼 수 있는 사진을 전시한 적이 있다. 아이들 스스로 봉사활동 영역을 선택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걱정은 안전문제가 있다. 아이들 스스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돌아다녀야 하니까 안전문제가 걱정된다고 한다.
행정에서 예산 지원은 잘 되고 있는지?
전주는 익산보다 예산지원이 나은 편이다. 익산은 규모에 비해 인원도 적고 예산도 훨씬 적다. 익산시 예산을 보면 전체적으로 예산규모는 늘었는데 청소년 분야만 줄고 있다.
복지분야 예산은 증가를 했는데 청소년 분야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전체예산에서 0.15% 정도 된다. 전주는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해 준다. 인건비를 제대로 준다는 것이다. 익산에 와서 보니까 직원들의 인건비 기준조차 세울 수 없었다. 2009년 사회복지 생활시설 종사자 인건비의 90% 수준에서 책정하여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 직원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처우가 좋지 않으니까 어느 정도 연차가 되면 미련 없이 떠나버린다. 청소년 지도자들이 행복해야 사업도 더 잘 할 수 있다. 그래야 아이들도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 물가 상승률 만큼은 올려주었으면 좋겠다. 올해 청소년복지 사업비를 보니까 전주가 32억 원, 군산이 21억 원, 익산이 13억 원이다. 위탁운영비를 매년 동결하는데 최소한 물가상승률 만 큼은 올려주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시설에서 교육기관과 연계사업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주로 교육복지투자사업에 참여를 많이 한다. 시설에 사업비가 없다보니까 기관 연계사업을 할 수 밖에 없다. 경기도 지역 시설은 연계사업을 하지 않는다. 사업에 대한 예산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자체사업에 충실 한다. 현재와 같이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교육청과 메칭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청소년 관련 사업에 있어 필요한 분야는?
지역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이 지역에 살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마인드를 키워주어야 한다. 아이들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이 지역에 살지 않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의 생각이다. 이 지역에 사는 것보다는 성공을 위해서 또는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좀 더 큰 지역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사회구성원으로 끌어내야 하는데,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교육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지금의 교육현실은 지역에 정착해 지역을 바람직하게 바꾸는 사람으로 키우지 못하고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만 관심 있다. 진로교육도 소수 유망 직종만 찾아서 보게 한다. 지역에 있는 다양한 직업을 볼 수 있게 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 지역에서 슈퍼도 하고 음식점도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진로체험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시설에서 진로체험교육을 준비하고 있는데 누구나 아는 직업보다 다양한 직업에 대해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뭔가 사업이 필요한데 소개를 한다면?
전주에 있을 때 해본 사업 중에 지역공동체 사업을 한 적이 있다. 시설이 있는 주변 동네를 아이들이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찾고 지도도 만드는 활동이다. 여러 기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같이 기획도 하고 실행을 하였다. 안 찾아봐서 그렇지 동네를 돌아다녀보면 이야기꺼리가 많다. 이런 이야기를 수집해보면 재미도 있고 그 지역을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문화 활동이 발표되는 축제의 장도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교육단체에서 하고 있는 청소년 문화제도 있고
시설에서 하는 주요사업 중에 앞에서 이야기 했던 ‘역사 보다듬이’와 ‘가요콘서트’가 있다. 가요콘서트는 학교와 연계해서 하는 사업인데 익산시내 10개 학교와 연합해서 학교별로 예산을 거친 본선팀이 솜리예술회관에 모여 발표회를 갖는 행사다. 유명가수는 아니지만 아이돌 가수가 사회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공연도 해준다. 경합 방식이 아니고 발표회를 하는 것이다. 초등, 중등, 고등학생 팀이 발표회를 하는데 학생들 뿐 만아니라 학교장, 선생님들이 함께 한다. 가수가 와서 노래만 하고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수가 아이들의 우상인데 뭔가 있어야 한다. 가수가 이야기를 하고 공연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함께 즐기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시설이 많이 노후 되어 있다. 당장 긴급하게 필요한 것은
시설유지를 위해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소방시설이다. 오랜 된 건물이기 때문에 소방시설이 없다. 청소년 시설인데 소방시설이 없어 시에 이야기를 했는데 내년에 예산을 반영해 줄지 모르겠다. 너무 오래된 건물이라 수도배관에서 녹물이 나온다. 직접 마실 수가 없고 양치질도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 이 건물은 리모델링하는 것 보다 새로 짓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주변지역하고도 어울리지 않고 미관도 해친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욕구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 2015년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 포스터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청소년문화의집은?
애들한테는 청소년 문화의 집이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함열 등 먼 곳에서 오는 애들이 많다. 청소년시설이 읍면동에 있으면 이곳에 올 필요가 없겠지만 먼 곳에서 온다. 시설을 이용하는 학생 중 95%가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는 애들이다. 대부분 동아리 활동을 하기 위해 온다. 익산은 청소년들이 놀만한 공간이 없다. 청소년 시설이 많이 있으면 취미나 동아리 활동을 많이들 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고창에 가면 청소년 문화센터가 있는데 길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 시설을 다 모아 놓았다. 저렴하게 이용료를 내고 사용을 한다. 아마 지역에 이런 시설이 없으면 애들은 PC방에 있거나 거리를 배회하며 돌아다닐 것이다.
청소년시설은 청소년들이 또래집단과 교감하며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며 유해환경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매우 필요한 공간이다.
(사진) 지하에 있는 댄스연습장에서 춤을 연습하고 있는 청소년들
(사진) 방과후에 시설에서 컴퓨터 게임중인 초등학생들, 게임은 1시간만 할 수 있다.
(사진) 청소년문화의집 전경
(사진) 파손되어 방치되어 있는 유리온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