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주차 기본교재 기본정훈교육
----------------------------------2003년 09월 19일 국방일보
나는 왜 군복을 입고 있는가? (제1과)
◆ 교육 중점 ◆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군생활을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해야 하며 이는 곧 성공인생으로 가는
과정임을 인식, 최선을 다해 복무해야 함.
긍지와 보람 있는 삶
록펠러가 경영하고 있던 석유회사 사원 가운데 애치볼드라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한 통 4달러’라는 애칭으로 불렀는데 그 까닭은
출장을 가면 호텔에 숙박할 때마다 숙박부에 이름을 적은 다음
그 곁에 ‘한 통 4달러, 스탠더드 석유’라고 기입, 회사를 홍보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애치볼드의 행동은 마침내 사장인 록펠러에게까지 알려지게 됐다.
‘한 통 4달러’라는 별명도 특이했지만 어디에 있건 간에
회사를 선전하고 다니는 젊은이가 기특해 록펠러는 어느 날 그 청년과 함께 식사할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말단사원에 불과한 청년과 굴지의 대부호이자 사장인 록펠러의 만남은
두 사람을 아주 특별한 관계로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왜냐하면 훗날 록펠러가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스탠더드 회사를
‘한 통 4달러’라는 별칭을 가진 애치볼드에게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의 직장에 대해 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성실히 일한 애치볼드는 바로 그 자세로 말미암아 석유회사 최고 직위인 사장까지 된 것이다.
긍지란 내적 도덕성이다.
이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종의 자부심으로,
인간 됨됨이에 대한 인격적 긍지와 자기가 하는 일이나 직업에 대한 보람을 느끼는 긍지 등이 있다.
우리가 군에 입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군복무를 충실히 하고 있는 것도 긍지의 하나다.
우리는 군인이 될 때 흔히 “나라에 몸을 바친다”고 말한다.
이는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됐음을 의미하고 이에 대한 자부심을 뜻한다.
군인의 사명이 이처럼 중요하기 때문에 긍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군인은 입대와 동시에 나 개인보다 나라와 겨레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하고
거기에서 자기 인생의 보람과 긍지를 찾아야 한다.
일제 치하에서 동양평화를 해친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군인으로서 강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었기에
의거 직후 스스로 독립군 참모중장의 직위를 가진 군인임을 밝힌 것이다.
군생활, 보람된 인생의 서막
한국 남자와 군대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게 돼 있고 군복을 입는 것을 당연지사로 여긴다.
문제는 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를 많은 젊은이가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물론 집을 떠나 환경이 전혀 다른 집단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안한 일임에 틀림없다.
여기에다 이제까지의 자유분방한 생활 대신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상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하므로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장정이 입대를 앞두고 걱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각을 한번만 전환해 보면 군대야말로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며
한 사람의 성숙한 인간으로 가는 체험적 인생공부의 시작인 것이다.
문제는 당사자 자신에게 달려 있다. 당차게 마음을 먹느냐,
마지못해 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남들도 다하는 군생활을 나라고 못할 것이 어디 있느냐고 주먹 한번 움켜 쥐면
누구나 할 수 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게 군생활이 아닐까.
군생활은 더 이상 인생의 공백기간이 아니다.
오히려 이 기간은 자기 발전과 성숙을 위한 훈련기간으로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보장하는 새로운 면허증을 따는 기간이 될 것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군대에 가라」라는 책을 보면 각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유명인사들의 군생활 경험담이 실려 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당시에는 고생스러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만큼 보람차고 아름다운 시절이 없었다”면서
“군복무 경험이 없었으면 오늘날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인생을 좀 더 멀리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군생활에서 얻은 보람은 곧 인생의 보람이다.
그리고 그것은 먼 인생행로를 가는 데 에너지가 되고 지혜가 된다.
옛말에도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는데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다행히 험난한 인생행로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터득하는
도장이 마련돼 있으니 이 또한 다행이 아니겠는가.
군생활을 해야하는 이유
한때 군대를 안 가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동원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멀쩡한 무릎 뼈를 깎아 스스로 장애인이 돼 병역을 면하거나 온몸에 흉측한 문신을 새겨 현역복무를 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일부의 잘못된 인식은 군대만은 반드시 다녀와야겠다는
다수의 젊은이에 의해 바뀌어 가고 있다.
몸에 병이 있으면 이를 치료한 후 재신검을 받아 입대하는가 하면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영주권을 포기하고 군복무를 희망하는 사례까지 늘어나고 있다.
공군18전투비행단 소속 성주현(27)병장. 그는 호주에서 18년 동안 살다가
시민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2001년 8월 고국으로 돌아와 입대했다.
성병장은 “영원한 한국인이고 싶어 호주 시민권보다 대한민국의 군인을 선택했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처럼 외국영주권을 획득, 굳이 고국에서 군복무하지 않아도 되는
젊은이들 중 입대를 위해 고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사람들이 한 해 평균 137명에 이르고 있다.
최근 모 제약회사가 제작, 방영 중인 ‘젊은 날의 선택…꼭 가고 싶습니다’라는
두 줄짜리 광고 카피는 정상적인 요즘 젊은이들의 신선한 병역관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이 광고에는 시력이 좋지 않은 한 젊은이가 징병검사장에서 시력판을
미리 외면서까지 군대에 꼭 가고 싶어하는 내용이 잘 담겨 있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군입대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는 것은 군생활이
결코 인생의 낭비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위해 필수적으로 겪어야 할 과정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기간,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숙케 하는 기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면 군대를 가야할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 칼럼니스트 정영휘씨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떳떳한 대한민국의 사나이가 된다. 나라를 지키는 자부심은
자기 가정, 자기 애인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전역증은 정신과 육체가 건강하다는 신분보증서다.
둘째, 부모·형제·가정·친지·이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핵가족시대에 자기만 생각하던 철부지가 인간관계를 알고 자신이
사회구성원의 하나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셋째, 리더십과 팔로십(전우애)을 기른다. 지도자가 되려면 훌륭한 부하가 되는 법부터
배워야 하듯 군생활은 합법적인 복종의 자세와 태도를 익히게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전우들의
도움을 받아 그 난관을 헤쳐나감으로써 전우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위 아래가 어우러지는 봉사와 협동의 참뜻을 익히면서.
넷째, 철이 들고 세상을 홀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른다.
마마보이로 살았던 귀여운 외동아들이 엄마의 치마폭을 벗어나
하나의 인간으로 독립하면서 참을성과 용기, 위기극복 능력 등을 체득한다.
군생활은 인생의 전환점
「아들아, 엄마도 군대간다」라는 책을 쓴 평범한 어머니 신다은씨는
아들이 군에 가 있는 동안 여느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아들에 대한 염려로
조바심을 내며 아들의 군생활을 지켜보았지만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아들을 보며
이제는 험한 세상에 혼자 내보내도 될 것 같은 신뢰가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어머니를 둔 아들 역시
“군대라는 곳은 남자라면 한번은 꼭 가보는 것이 좋은 곳”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어느 나라건 젊은이들의 군에 대한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스라엘에서는 복무 가능한 모든 남녀가 18세에 징병된다.
그리고 남성은 3년간, 여성은 21개월간 복무한다.
이스라엘군에서 1987년부터 89년까지 복무한 아비빗 바르-일란(여·34·현 주한이스라엘 대사관 정무관)씨는
자신의 군복무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어린 소녀가 따뜻한 부모님의 품을 떠나 군에서 복무한다는 것은 굉장한 경험이었다.
이 기간에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됐으며 자신감도 생겼다.
그때의 경험은 훗날 내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2년간의 군생활이 내 인생에 많은 것을 주었다고 확신한다.
나는 조국 이스라엘과 우리 사회를 위해 군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군은 성공인생의 터전
군경험이 사회적응력을 높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생기는 자신감과 인내심,
급변하는 주변환경에 적응하는 능력과 판단력 등 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조직문화를 습득하기 때문이다.
또 동료 간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예의범절이나 협동정신,
조직생활에 대한 자신감, 맡은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는 책임감,
적극적인 임무수행 등 직장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체득하게 된다.
최근 군생활을 마친 개그맨 서경석씨는
“군에 있는 동안 행동에 여유가 생겼고 책임감, 인내심, 남을 배려하는 마음 등 많은 것을 배웠다.
후배들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생활한다면 후회 없이 전역하는
그날을 맞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전역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이 군생활은 청년기 병사들의 자아정체성(自我正體性) 확립에도 한몫한다.
장병들은 부모·친척·친구들과 헤어져 군생활에 적응하면서 막연했던 자아상을 확립한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자아정체성이 확립되고 독립심과 자립심이 강화되며
차츰 자주적 인간으로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즉 자기 스스로 주인이 돼 판단·행동하고 책임지는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또한 군 생활은 장병들에게 ‘하면 된다’는 적극적 사고방식을 비롯해‘어떤 상황 하에서도 임무는 완수해야 한다’는 도전정신과 강한 성취지향 의식을 심어주기도 한다.
이것이 강력한 생활력과 책임의식으로 이어져 성공할 수 있는 사회생활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군생활이 자신을 한 단계 성숙시키는 좋은 기회며
성공인생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긍지와 보람을 갖고 군생활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