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없다. 학문도 예술도 사랑도 나를 온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한 시대를 열광케 한 지적, 예술적 성취 속에는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하는 광기와 열정이 깔려 있다.
날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주체를 세우는 일이다. 주체를 세우는 일은 식견을 갖추고 통찰력을 지녀야만 가능하다. 남들 하는 대로 하고 가자는 대로 이리저리 몰려다니기만 한대서야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그저 하고 대충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게 하다 혹 운이 좋아 작은 성취를 이룬다 해도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노력이 따르지 않은 한때의 행운은 복권 당첨처럼 오히려 그의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남이 미치지 못할 경지에 도달하려면 미치지 않고는 안 된다. 미쳐야 미친다. 지켜보는 이에게 광기로 비칠 만큼 정신의 뼈대를 하얗게 세우고, 미친 듯이 몰두하지 않고는 결코 남들보다 우뚝한 보람을 나타낼 수가 없다.
“홀로 걸어가는 정신을 갖추고 전문의 기예를 익히는 것은 왕왕 벽이 있는 자만이 능히 할 수 있다.”고 박제가는 힘주어 말한다. 홀로 걸어가는 정신이란 남들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출세에 보탬이 되든 말든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신이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이것저것 따지기만 해서는 전문의 기예, 즉 어느 한 분야의 특출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힘이 바로 벽이다.
그는 말한다. 그를 미쳤다고 비웃던 자들, 전전긍긍하면서 아무 하는 일 없이 무위도식하며 스스로 정상인이라고 만족하는 자들의 비웃음은 한줌 값어치도 없는 것이라고 말이다.
얻고 잃음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진짜는 진짜고 가짜는 가짜다. 잊는다(忘)는 것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을 해서 먹고 사는 데 도움이 될지, 출세에 보탬이 될지 따지지 않는다. 그냥 무조건 좋아서,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다는 말이다.
순 가짜들이 그럴듯한 간판으로 진짜 행세를 하고, 근성도 없는 자칭 전문가들이 기득권의
우산 아래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풍경이다. 그러나 진짜는 진짜고 가짜는 가짜다. 진짜 앞에서 가짜는 몸 둘 곳이 없다. 설 땅이 없다. 그것이 싫어서 가짜들은 패거리를 만들고 진짜를 몰아내고,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다. 한 시대 정신사와 예술사의 발흥 뒤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어느 한 분야에 이유 없이 미치는 마니아 집단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역사에 뚜렷한 이름 석 자조차 남기지 못하고 쓰러질 때가 더 많다. 하지만 한 시대의 열정이 이런 진짜들에 의해 뒷받침 되고, 우연히 남은 한 도막 글에서 그들의 체취와 만나게 되는 것은 한편 슬프고 또 한편으로 다행한 일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공정한 룰이 지켜지는 시스템을 사람들은 말한다. 지극히 당연한 이 말이 자꾸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세상이 그처럼 공정하지도 않고, 능력 있는 사람이 제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도 않기 때문이다. 바른길을 가는 사람들이 바보라고 놀림당하고, 부족한 것들이 작당해서 능력 갖춘 사람을 왕따시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늘 상 있는 일이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한 번 척 보고 다 아는 천재도 있고, 죽도록 애써도 도무지 진전이 없는 바보도 있다. 정말 갸륵한 이는 진전이 없는데도 노력을 그치지 않는 바보다. 끝이 무디다 보니 구멍을 뚫기가 어려울 뿐, 한 번 뚫리게 되면 크게 뻥 뚫린다. 한 번 보고 안 것은 얼마 못 가 남의 것이 된다. 피땀 흘려 얻은 것이라야 평생 내 것이 된다.
함부로 몸을 굴리고,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청춘을 탕진한다. 무엇이 좀 잘된다 싶으면 너나없이 물밀 듯 우루루 몰려갔다가, 아닌 듯 싶으면 썰물 지듯 빠져나간다.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싫은 소리는 죽어도 듣기 싫어하고 칭찬만 원한다. 그 뜻은 물러터져 중심을 잡지 못하고, 지킴은 확고하지 못해 우왕좌왕한다. 작은 것을 모아 큰 것을 이루려 하지 않고 일확천금만 꿈꾼다. 여기에서 무슨 성취를 기약하겠는가?
지금도 세상을 놀래키는 천재는 많다. 하지만 기웃대지 않고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성실한 둔재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한때 반짝하는 재주꾼들은 있어도 꾸준히 끝까지 가는 노력가는 만나보기 힘들다. 세상이 갈수록 경박해지는 이유이다.
난 오늘도 묵묵히 성실하게 나의 길을 갈련다.... |
첫댓글 넵 !~!~~ 지대로 미친 사람은 ...산속으로 ..숨고요!!
덜 미친 넘들은 국회원으로 ...정치인으로 ...가죠 !!!!!역사가 이야기 하듯 ..ㅎㅎㅎ 굿누리님 좋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