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화) Nice-(Eze)-Monaco-San Remo-Genoa-Monterosso Al Mare
코발트빛 바다에서 시작한 여정
니스(Nice)의 해변은 마치 푸른 보석이 길게 펼쳐진 듯 했다. 펼쳐진 모래에 많은 관광객이 해안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을 상상했으나 자갈이 깔려 있어 좀 실망,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주)를 따라 걷다 보면, 파도 소리에 섞여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저 멀리 지중해 위로 하얀 요트들이 흰 선을 그리며 미끄러지고, 도시 뒤편에는 고색창연한 구시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화려하면서도 정다운 이 풍경 속에서, 나는 ‘남프랑스의 빛깔’이라는 것이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역사와 삶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향취임을 느꼈다.
다운타운을 돌아 나오며 골목길 카페에서 짙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셨다. 오렌지빛 건물 외벽 위로 햇살이 흩어지며, 프랑스식 느긋함이 여행자의 어깨마저 내려앉게 했다.
<주: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는 프랑스 니스에 있는 지중해를 따라 7km가량 조성된 유명 산책로>
니체의 사유가 깃든 길
니스에서 동쪽으로 차를 몰아 에즈(Eze)에 올랐다. 절벽 위 마을은 하늘과 바다 사이에 매달린 듯, 고요하면서도 장엄하다.
에즈는 프랑스 프로방스 알프스 코트 다쥐르 지역에 위치한 매력적인 언덕 위의 마을로, 중세의 거리, 탁 트인 전망, 그리고 향기로운 정원으로 방문객들을 사로잡는다. 지중해를 내려다보는 이 마을은 구불구불한 자갈길을 따라 아기자기한 상점, 장인 부티크, 아늑한 카페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자르뎅 엑조티크에서는 해안선을 내려다보는 멋진 전망과 함께 독특한 선인장과 이국적인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곳에서 ‘니체의 길(Chemin de Nietzsche)’을 걸었다. 철학자 니체가 이곳에서 자주 사유하며 걸었다던 오솔길은 가파른 산길이었지만, 발걸음을 옮길수록 눈앞에 펼쳐지는 지중해 풍경이 정신을 해방시켜 주었다. 푸른 수평선이 길게 이어지고, 바람은 마치 니체의 문장처럼 거칠고도 맑게 가슴을 울렸다.
에즈 마을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코트다쥐르 해안은, 남프로방스 특유의 청명한 하늘과 석양빛 돌담이 어우러져 하나의 회화 작품 같았다.
화려한 대조의 도시, 모나코
짧은 이동 끝에 도착한 모나코(Monaco)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협소한 영토 속에 압축된 왕궁, 정박해 있는 초호화 요트들, 그리고 몬테카를로 카지노의 화려함이 마치 한 편의 영화 세트를 보는 듯했다. 모나코 왕실의 흔적은 엄숙했으나, 동시에 거리를 거니는 이들의 세련된 모습과 고급차 행렬은 ‘부의 도시’라는 명성을 실감케 했다. 바다와 절벽이 빚어낸 지형 위에 화려하게 세워진 도시가 묘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의 시작
이윽고 국경을 넘어 산레모(San Remo)에 닿았다. 프랑스의 세련됨과는 다른, 소박하면서도 활기찬 이탈리아의 공기가 곧장 느껴졌다. 골목마다 널려 있는 세탁물,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활기찬 목소리, 그리고 해변가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탈리아적 생동감이 여행자를 단번에 끌어안았다.
제노바의 역사적 무게
서쪽으로 더 달려 도착한 제노바(Genoa)는 이탈리아 해양공화국의 옛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였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고향답게, 골목마다 항해와 무역의 이야기가 배어 있었다. 오래된 항구에는 현대적인 선박과 과거의 흔적이 공존했고, 도심의 석조 건물들은 무게감 있는 역사를 말해주었다. 바다를 향해 개방된 이 도시에서, 나는 이탈리아의 바다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문명의 통로’였음을 실감했다.
산 레모에서 친퀘테레까지의 서해안 길
이태리 산레모에서 서행안을 타고 가면 많은 터널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를 두번이나 드라이브한적이 있는 나는 산과 산을 연결하는 수 많은 터넬과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이태리 San Remo(산레모)에서 Cinque Terre(친퀘테레, 예: Monterosso al Mare)까지 서해안을 따라가는 구간은 이탈리아 리구리아 해안도로(A10 → E80 → SS1 일부 구간)인데, 이 길은 유럽에서도 터널과 교량이 가장 많은 고속도로 중 하나로 꼽힌다.
*구간 설명
출발: San Remo (리구리아 서부, 프랑스 국경 가까움)
경유: Imperia – Savona – Genova (제노바) – La Spezia
도착: Monterosso al Mare (친퀘테레 중 한 마을)
* 터널과 다리 특징
산레모 ~ 제노바 (약 150km)
터널 약 150개 이상, 교량도 수십 개.
산맥(아펜니노)과 해안을 번갈아 뚫고 나가기 때문에 “터널-교량-터널” 패턴이 반복됨.
특히 Imperia와 Savona 사이가 터널 밀집 구간.
제노바 ~ 라스페치아 (약 100km)
여기도 짧고 긴 터널 수십 개와 교량이 이어짐.
바닷가 절벽과 산지를 바로 연결해, 평지를 달리는 구간이 드물다.
“세계에서 가장 터널이 많은 고속도로”라고 불릴 정도.
전체적으로 보면
San Remo → Monterosso (약 250km)
터널 수: 대략 180~200개 이상
교량 수: 수십 개 (20~30개 이상)
“터널을 지나면 다리, 다리를 건너면 또 터널”이라는 느낌이 반복.
직접 운전해보니, 해안선을 달리면서 바다는 잠깐 보이다가 다시 산 속 터널로 들어가고, 또 하늘 높이 솟은 교량 위를 달리다 보면 아래로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올리브 언덕이 펼쳐진다..운전자는 긴장되지만, 옆자리에서 보면 아주 드라마틱한 풍광으로 즐길 수 있다.
터널이 지나면 휴게소도 나온다. 에스프레소 한잔으로 피로를 푼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드라이브다.
이탈리아 서해안의 정점, 친퀘테레
서해안을 달리다 보니 Monterosso al Mare표지판이 나온다. 오늘 밤은 이곳 경치좋은 해안가 마을에 머물기로 하였다. 길에서 꾸불꾸불 한참을 내려간다.
그리고 마침내 여행은 친퀘테레(Cinque Terre)의 한 마을, 몬테로소 알 마레(Monterosso al Mare)에서 도착하였다. 이태리 리비에라에 있는 절벽과 바위로 되어 있는 해안 마을이다. 친퀘는 다섯, 테레는 마을이란 뜻으로 몬테로소알마레, 베르나차, 코르닐리아, 마나롤라, 리오마조레 리오마조레등 5마을에 사랑의 길 산책로가 있다. 이곳은 연인들이 해변을 따라 산책하는 곳으로 유명 5개 해안 마을로 이루어진 친퀘테레 아름다운 경치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해변은 모두 국립공원의 일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
절벽에 매달린 듯한 집들이 바다를 향해 색색의 벽을 드러내고 있었다. 파란 지중해, 붉은·노란·분홍빛 건물, 그리고 테라스에 걸린 하얀 세탁물이 어우러져, 이곳은 마치 살아있는 수채화였다.
바닷가 모래 위에 앉아 신선한 레몬을 곁들인 리구리아 와인을 마셨다. 파도 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이탈리아어의 빠른 억양, 해안가 레스토랑에서 풍기는 바질과 올리브 오일의 향기, 그리고 석양 속에 잠기는 지중해의 색채가 그 순간을 영원히 봉인해 버리는 듯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이름단 해안가 식당에서 dinner를 즐겼다.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특히 동양인 중 일본 관광객이 눈에 띈다. 그들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역시 일본은 한단계 빠른 여행을 하고 있다. 일본인은 유럽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여행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떼만해도 한국인은 로마나 피렌체 정도 관광을 하고 있을뿐이다.
몬테로소 알 마레
여행의 끝에서
니스에서 시작해 에즈와 모나코를 거쳐, 산레모·제노바를 지나 몬테로소 알 마레에 이르는 여정은 마치 시간과 문명의 층위를 하나하나 걷는 과정 같았다. 프랑스의 세련된 우아함, 철학적 사유의 길, 모나코의 화려함, 이탈리아의 활기와 역사, 그리고 바닷빛에 녹아드는 친퀘테레의 서정까지.
지중해 해안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인간이 꿈꾸고 살아온 모든 이야기의 무대였다. 나는 그 길 위에서, 바람과 바다와 도시와 사람 속에 묻힌 수많은 서사들을 한 올씩 거둬 가슴에 담았다. 서 지중해 바닷소리를 들으며 꿀잠을 취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