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세대 '스포티지'의 최신 모델이 '스포티지R'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하였다.
기아의 디자인을 다시 쓰고있는 '피터슈라이어'의 과감한 터치가 그대로 녹아있는 역동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
넓은 스탠스와 커다란 바퀴, 매끄러운 옆 라인은 전체적으로 각져보이는 인상과 묘한 대비를 보이며 조화로운 모양을 만들어낸다. 과감한 직선과 살짝 들어간 곡선, 그리고 뛰어난 비례감을 보이는 면의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아 눈에 들어오는 입체적인 조형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폴크스바겐'의 '티구안'을 베낀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은 위에 설명한 면과 선과 곡선의 조화를 바라보면 오히려 티구안이 초라해져 보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포티지R'의 세심한 디자인은 내부로까지 이어진다.
기아자동차의 컬러인 붉은색 내부 조명과 시인성을 위한 흰빛의 계기판 조명은 눈의 피로를 줄여주면서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신기할 것도 없는 '파노라마 썬루프'는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검은색으로 마감한 천장재도 탁월한 선택이다. 때가 타지 않으면서도 그다지 답답하거나 어두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고속주행을 할 때 천장에서 바람소리가 들어오는 것이 약간 거슬리는 옥의 티이다.
실내의 마감 재질은 동급 최고이다. 이전의 번들거리면서 딱딱한 플라스틱은 부드러운 PVC재질의 코팅이 입혀진 재질로 바뀌었다. 촉감이나 눈으로 보기에도 가죽과 흡사한 고급스러운 재질이다.
풀옵션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가죽 시트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에 얹혀도 될 정도로 고급스러운 가죽과 꼼꼼한 바느질이 돋보인다. 특히 테스트카의 오렌지칼라와 매칭이 되는 색으로 박음질을 한 것이 이채롭다.
경쟁사의 다양한 SUV인 '투싼ix', '윈스톰', 'QM5', '쏘렌토R', '모하비'의 내장재보다도 더 나은 느낌이다.
호화로운 마감재에 비해 인테리어의 배치나 모양은 조금은 번잡스럽고 복잡하다. 특히 공조 스위치 부분을 갈라서 계단식으로 꺽어놓은 부분은 전면의 호랑이 입모양의 그릴과 매칭을 시키려고 한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복잡해보이고 시각적으로 깔끔하지 못해 아쉽다.
실내 공간은 형제차 '투싼ix'에 비하면 약간 좁은 느낌. 일단 높은 벨트라인과 대시보드가 시야를 차단한 데다가 이 시트 등받이의 두께가 두터운 편이라 뒷자리 공간을 잡아먹는다.
키 183 cm의 성인 남성이 앉을 공간은 충분하지만, 약간 타이트하고 답답한 느낌을 받았다고 시승에 참여해주었던 동호회 회원이 말해주었다. 머리가 천정에 닿을 정도라는 시중의 이야기는 낭설이다.
특히 룸미러를 통해 내다본 뒤 시야는 많이 좁게 느껴졌다.
3. 훌륭한 스펙의 우등생.
대략적인 제원과 성능은 아래와 같다. 성능 수치는 직접 계측한 수치이고 실제와는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힌다.
전 장 |
4,440mm |
전 폭 |
1,855mm |
전 고 |
1,635mm |
휠베이스 |
2,640mm |
트레드/전륜 |
1,614mm |
트레드/후륜 |
1,615mm |
공차중량 |
1,550kg |
테스트중량 |
1,624kg |
타이어사이즈 |
255/55/18 |
연 비 |
15.6km/L |
테스트연비 |
12.1km/L |
0-100km/h |
7.89초 |
0-400m |
15.78초 |
최고속도 |
205km/h |
전체적으로 같은 플랫폼으로 만든 형제차 '투싼ix'와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역시 SUV치고는 아주 가벼운 1,550 kg의 공차중량을 자랑한다. 가벼운 공차중량은 훌륭한 연비와 뛰어난 주행 성능으로 이어진다.
스위치를 누르면 초록색 에코 등이 켜지면서 작동되는 '액티브 에코시스템'은 엔진의 출력을 줄이고 변속 타이밍을 제어하여 부드럽고 효율적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운전습관이 좋지 못한 운전자에게는 연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장치의 부착으로 동급 '투싼ix'에 비해 리터당 0.2km 더 효율이 좋은 것으로 나와있다.
하체는 '투싼Iix'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비슷하다. 아니, 동일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235-55-18사이즈의 타이어는 동급 '투싼Iix'에 비해 폭이 10 mm 넓고 타이어의 높이도 5.5 mm 높아 승차감과 접지력 확보에 유리하다. 테스트카에 얹혀진 타이어는 '제네시스' 세단과 '에쿠스'에도 기본으로 장착되는 고급 타이어로서 소음 저감면에서 상당히 유리할 것이다.
3. 실제로 달려보니 역시나...
역시 달리기 실력은 출중하다.
영상 1도의 이상적인 온도에 완벽한 노면에서 한 명 탑승한 상태로 계측한 자료이기 때문에 온도가 높은 여름에 측정했다면 0.3~0.4초 정도는 늦은 기록이 나왔을 것이다.
디젤 차량으로서 7.9초의 제로백 성능은 6기통 세단의 성능에 육박한다. '제네시스쿠페' 2.0의 기록보다도 조금 더 나은 수치이다. 물론 디젤 엔진의 한계 때문에 고속에서까지 가속 성능을 일관적으로는 이어가지는 못하지만 일상 영역에서는 시원하다못해 통쾌한 가속 성능을 보인다.
테스트 중 보았던 GPS상 최고속도는 205k m/h. GPS 190~195 km/h 사이에서 어김 없이 리밋이 걸리는 윗급 '쏘렌토R', '모하비'에 비해 순정 상태에서도 상당한 성능이다. 순정 국산 SUV 중에서는 최고의 고속 리밋을 지녔다고 본다.
화제의 '액티브에코스위치'를 켜고 주행하면 야생마같던 이 차가 갑자기 얌전해진다. 거침없이 솟아오르는 회전수는 얌전해지고 기어도 부드럽게 바뀌면서 온순한 토끼로 변하는 것이다. 다이내믹 한 주행 감각을 즐기는 필자에게는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또한 에코스위치를 끈 상태에서 교통흐름에 맞추어가며 주행을 한 연비와 다르지 않았다. 액셀레이터를 자주 깊게 밟고 브레이크를 자주 밟는 등 평소 운전 습관이 좋지 않은 운전자에게는 이 시스템이 효과가 있을 수 있겠다.
승차감은 의외로 부드럽다. 특히 같은 플랫폼에 같은 섀시로 만들어진 '투싼Iix'의 다소 튀는 느낌의 승차감을 생각했던 필자에게는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이다. '진폭 감응형 댐퍼'의 작동 범위가 더 넓어졌을까? 아니면 5.5밀리미터 더 높아진 타이어의 사이드월 때문일까? 조금은 편안한 느낌의 승차감이 반갑다.
그러나 고속으로 가면 약간 헐거운 느낌을 보인다. 아무래도 댐퍼의 세팅이 조금은 부드러운 쪽으로 맞춰진 듯하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도 날카롭고 민감한 현대의 세팅보다는 약간 더 부드럽고 무른 느낌이다. 저속에서는 가볍고 고속에서는 무거워지는 세팅은 그대로인데 조금 더 헐거운 느낌이다. 급차선 변경을 할 때의 차체의 반응은 형제차인 '투싼Iix'에 비해 약간 느리다. 하지만 일단 자세를 잡으면 바로바로 반응하면서 이내 안정감을 되찾는다.
브레이크는 '투싼Iix'와 마찬가지로 2% 부족하다. 제로백 가속 성능 10초대에 평지 최고속도 180킬로정도의 승용 세단에는 부족하지 않을 세팅이지만 '제네시스쿠페'를 넘보는 달리기실력을 지닌 차를 세우는 데에는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전륜 브레이크 디스크의 직경은 280 mm로 패밀리카인 'YF쏘나타'와 같다. 즉 얌전히 달리는 차와 브레이크의 용량이 같다는 얘기이다. 차후 메이커에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이미 여러 곳의 '투싼Iix' 동호회에서는 모자라는 브레이크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 비싼 애프터마켓 브레이크 시스템이나 용량이 큰 '그랜저XG'의 디스크와 캘리퍼로 교환하는 회원들이 많이 있다.
엔진소음은 디젤차로서는 조용하다. 특히 공회전 소음의 억제력은 상당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밖에서도 디젤 엔진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될 정도이다.
정차시 공회전 소음은 46.5데시벨.
그러나 엔진회전수가 올라가면 웅웅거리는 저음의 공명음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정차시 3,000 rpm으로 공회전시켰을 때의 소음도는 67.1 데시벨.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공회전소음에 비하면 다소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주행중 소음도는 안전문제 때문에 직접 사진 촬영하지는 못했지만,
80km/h 일 때의 소음도는 66~67 데시벨
110km/h 일 때의 소음도는 69~70 데시벨로서 가솔린 세단과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정숙하다.
같은 엔진이 올라간 '쏘렌토R'의 소음도는 다음과 같다
공회전 800rpm 47 db
공회전 3,000rpm 61 db
80km/h 주행소음 67 db
역시 고회전 엔진 소음이 다소 조용하다. 그 원인이 '밸런스샤프트모듈'(BSM)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고회전 영역에서 발생하는 부밍음과 진동을 상쇄시켜주는 BSM이 들어간 '쏘렌토R'이 고회전 소음면에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이 급에서 BSM이 삭제된 엔진은 '스포티지R'와 '투싼Iix'에 들어간 R엔진이 유일할 것이다. 진동을 상쇄시켜주는 대신 무게가 나가고 파워와 엔진의 반응 속도를 빼앗는 BSM은 사실 엔진을 튜닝한 튜너들이나 경주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일순위로 탈거해야할 부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음과 진동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감안하면 진동 저감 장치를 삭제한다는 것은 조금은 야속함으로 다가온다.
결과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감히 평을 내린다. 물론 조금 힘을 주어 고회전 영역에 다다르면 웅웅거리는 소음이 거슬린다. 그러나 시내에서 제한 속도 이내로 주행하면서 2,500 rpm을 넘길 일이 거의 없다. 그 이상 엔진이 돌아가면 도로의 폭주족처럼 미친듯 달려가는 차를 운전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저 rpm에서 일상 주행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도록 된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세팅에서 무게가 나가고 연비를 떨어뜨리고 엔진 반응성도 저해하는 BSM을 떼어내었다는 사실에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것이다.
일단 웅웅거리는 소음이 거슬리는 풀가속 상태에서는 엔진 소음이 들리기 이전에 맹렬한 가속력이 안겨주는 통쾌함에 약간의 소음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폴크스바겐의 4기통 터보 엔진이 들어간 GTI처럼 듣기 좋은 배기음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거친 음색의 4기통 엔진이라면 조금은 크지만 듣기 좋게 조율된 배기음으로 이 소음을 덮으면서 보다 스포티한 주행감각을 안겨주었을지도 모른다.
4. 그렇다면 결론은?
여기서 이 차의 포지셔닝에 대하여 잠깐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일단 모든 엔지니어링의 기반은 현대의 '투싼Iix'와 공유한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같고 서스펜션의 구조도 동일하다. 그런데 실내 마감의 완성도나 옵션 및 편의 장비의 풍부함은 동급뿐만 아니라 윗급 차량들까지 위협한다.
디자인의 호불호를 떠나 같은 급에서의 편의장비나 '쿨'(cool)한 것들이 얼마나 들어갔는지가 중요하다면 선택은 당연히 이 차로 돌아간다. HID램프, LED아이라인, 운전석 통풍 시트, 액티브에코 시스템, 앞으로 나온다는 자동 주차 기능까지...오히려 바로 윗급인 '쏘렌토R'보다도 더 나아보이는 아이템들을 가득 지니고 있다.
그러나 경쾌함과 실용적임, 그리고 조금은 더 섹시한 라인을 가진 '투싼Iix'의 존재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차이면서 경쟁차이기도 한 '투싼Iix'에 비해 조금은 번잡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실내 공간도 선택의 상황에 놓이게 하는 갈등 요인이다.
엔진 소음이 정말 중요하다면 이 차보다 조용한 경쟁차도 분명 존재한다.
이 차가 출시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들이 있다. 현대기아차관계자가 아닌 경쟁사 사람들이 그렇다. 그러나 재미 있는 사실은 '투싼Iix'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또한 윗급 '쏘렌토R'의 판매 간섭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바빠진 모습이다.
이 차가 출시되자 TV에는 오히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If U Seek Amy'가 깔리며 "IX가 말한다!"를 외치는 광고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기아자동차 영업소를 가면 은근히 '쏘렌토R'의 장점을 부각시키려는 카마스터들의 시도를 접하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이차가 국산차로서는 처음으로 접하는 '제대로 만든 소형 SUV'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세그먼트는 사실 가격이 싸면서 실용적인 차로 인식된다. 특히 '구형 스포티지'와 '구형 투싼'은 실용적인 차의 대명사로 인식되어왔다.
그런데 갑자기 가격이 뛰면서 차가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그리고 '스포티지R'은 시쳇말로 '외제차같은' 쿨함을 가득 담고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영입, 그리고 디자인을 표방하면서 달라져가는 기아자동차가 그동안의 구태의연함을 벗고 정말로 멋지고 옹골찬 차들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다음에는 R엔진의 튜닝 명성을 이어가는 디젤 튜닝의 메카 '샤프카'(
www.sharpcar.com)과 함께 무빙스포(
www.club-sportager.net)에서 스포티지R의 튜닝에 대한 시승기 및 정보 자료를 이어가도록 하겠다.
THE VERDICT
PROS: 멋진 디자인. 빼어난 주행성능. 뛰어난 연비.
CONS: 번잡한 실내. 고회전 엔진소음.
VERDICT: 아주 "쿨"한 작은 차.
첫댓글 리밋이 GPS 205km.. 빠르네///
천장이 낮고 뒷좌석이 좁은게 아쉽네. 차라리 트렁크 공간을 줄이더라도 뒷좌석을 더 뒤로 미는것이 좋을텐디 ㅋㅋㅋ
실내외 마감이 잘되어있어 튜닝할 필요도 없겠네요 그나저나
224마력에 50토크.. 코란도씨는 어쩔꺼야...ㅋㅋ
젤로 쨰보고싶은 국산 순정차 두대... 투싼ix 그리고 요놈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