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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 드라마 <마왕> 제 16 회
씬1 경찰서 옥상(밤, 전회)
오수, 충혈 된 눈빛으로 손에 들고 있던 USB칩을 바라보고 있다.
오수 (중얼거리듯)..오승희..성준표..오승하..성준표..정태성..(하다 뭔가 생각난 듯 굳어진다)
오승하...정태성.
-순간, 무언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충격어린 눈빛으로 굳어지는 오수.
씬2 승하 거실(밤, 전회)
승하, 갈등하는 눈빛으로 <죽음>과 <세계>타로카드를 바라보다가 결심이 선 듯
<죽음><세계>카드를 뒤집어 놓고는 뒤집혀있던 카드를 하나씩 앞면 그림이 보이도록 뒤집어놓는다.
<8 Eight of Swords>와 <2 Two of Swords> 타로카드다.
승하, 어쩐지 슬픈 눈빛으로 두 개의 타로카드를 바라본다.
승하 ...기회를 주지. 이젠..당신들이 선택할 차례야.
씬3 경찰서 옥상/경찰서 현관 앞(밤)
무섭게 굳어있는 오수의 머리에 승하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플래시 컷-2회 씬85>
승하 제가 조동섭씨 대리인입니다.
<플래시 컷-3회 씬78>
석진 순기 항소심 변호사야.
승하 여기서 뵐 줄은 몰랐네요, 강형사님.
<플래시 컷-6회 씬19>
오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닙니다.
승하 눈에 보이는 진실조차도 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플래시 컷-8회 씬15>
승하 (보일 듯 말듯 미소로) 일종의 배려 같은 거겠죠.
승하 자신이 이용한 사람들을 도우려면 변호사가 필요하니까요.
<플래시 컷-14회 씬9>
승하 12년 전 사건은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인가요?
-오수,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면서도 더 무서운 것을 마주친 것 같은 충격으로 일그러진 얼굴.
하지만 두 눈만은 살아서 무섭게 빛나고 있다.
타이틀 뜬다. 마왕 16회.
씬4 해인의 꿈
동회 창고씬에서 무참하게 발길에 차이고 있는 순기의 모습이 혼란스럽게 보여 진다.
씬5 해인의 방(늦은 밤)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나 앉는 해인, 악몽으로 인해 이마엔 진땀에 맺혀있다.
도무지 무슨 꿈인지 알 길이 없어 잠시 멍한 상태로 앉아 있다가 시계를 보면 새벽 1시.
별 의미 없는 악몽이겠지 싶은 생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침대에 눕는다.
하지만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지 이리저리 뒤척이는 해인..
해인 (불길한 예감을 떨쳐 버리려는 듯 눈을 감으며)..그냥 꿈이야. 꿈일 뿐이야..
씬6 지하철 보관함(이른 아침)
문이 열리고 빨간 봉투를 꺼내가는 검은 가죽장갑을 낀 영철의 손.
씬7 요양원 병실 앞 복도(아침)
어느 때보다도 긴장되고 상기된 표정의 오수가 유간호사와 마주 서 있다.
오수 오승희씨 앞으로 왔던 택배를 직접 전해주셨다고 하셨죠?
유간 (의아한 표정으로)..네.
씬8 승하 사무실 비서실(아침)
민재, 긴장된 표정으로 KT 텔레캅 직원에게 묻고 있고 광두 역시 심각한 얼굴로 듣고 있다.
KT 경보시스템이 울려 도착했을 땐 아무도 없었습니다.
광두 CCTV에 찍힐 것을 우려해서 사무실 전압기 전원을 내려버렸어요.
민재 네에. (KT직원에게) 다른 건 손대지 않으셨죠?
KT 도착한 상태 그대로 출입금지 시켰습니다.
민재 고맙습니다.
씬9 승하 사무실 안(아침)
밤사이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역력한 사무실 안.
책상 서랍은 모두 열려있고 책상위에 서류들도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승하의 노트북은 사라지고 없는 상태.
출동한 과학수사팀원들 형사들이 지문과 족적등을 체취하고 있다.
동요 없이 싸늘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승하.
반팀장 없어진 물건이 노트북 말고는 없습니까?
승하 ..그런 것 같습니다.
반 노트북 안에 중요한 자료라도 있습니까?
승하 다른 사람한텐 그다지 쓸모가 없을 겁니다. 변론과 관계된 자료들 뿐이니까요.
반 누구 소행인지 짐작 가는 사람은 없으세요?
승하 ...없습니다.
민재 (들어와서) 팀장님.
반 (돌아본다)
민재 전문가들이에요. CCTV 녹화방지를 위해서 전압기 전원스위치를 끄고 침입했다가
승하 (누군지 짐작하고 있는 듯 싸늘한 눈빛..그 위로)
민재 (E) 경보가 울리고 업체에서 오기 전까지 빠르게 해치우고 사라진 것 같애요.
씬10 요양원 병실(아침)
오수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승희가 생각에 잠겨 창밖을 바라보고 서 있다.
오수 ...서일경찰서 강오숩니다.
승희 (창밖을 보고 선 채로 눈빛이 흔들린다)
오수 택배로 받으셨던 USB칩에 관해 여쭤볼게 있어서 다시 왔습니다.
승희 ...말씀하세요.
오수 저한테 주셨던 USB칩은 오승희씨가 택배로 받은 것이 아니란 걸 확인했습니다.
승희 (순간 긴장하면서 애써 차분하게)...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오수 오승희씨는 택배를 받은 다음날, 담당 간호사한테 USB칩을 구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간호사한테 칩을 받은 뒤 음악을 복사해서 저한테 주신 거구요.
승희 ...전 시각 장애인이에요. 음악을 복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오수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았을 거구요.
그리고 저한테 주셨던 USB칩이 간호사가 구해준 칩과 동일한 제품이란 걸 확인했습니다.
승희 (애써 차분한)...같은 제품은 많이 있어요.
그리고 제가 뭐 때문에 칩을 바꾸면서까지 형사님께 거짓말을 하겠어요?
오수 (냉정한 눈빛으로 보며) 칩 안에 담긴 내용을 감추고 싶었던 거겠죠.
누군가를 보호하려구요.
승희 ...누굴 말씀하시는 거죠?
오수 ..오승하변호사를 말하는 겁니다.
승희 (순간 흔들리는 눈빛..애써 차분하게)...도무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오수 저 역시 이해가 안 됩니다. 칩 안에 담긴 내용이 내 예상과 맞다면
오승희씨가 왜 그를 보호하려고 하려는지..납득이 잘 되질 않습니다.
승희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그 아인..누구의 보호도 필요하지 않아요.
오수 (본다)
승희 경찰에서 무슨 일로 내 동생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 아인..누구보다 착하고 형사님이 상상도 못할 만큼..
어렵고 힘든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온 아이에요.
오수 (무거운 마음으로 본다)
승희 (슬픈 미소로) 전 믿어요. 내 동생은 절대로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짓은 하지 않을 거란 걸.
오수 (괴로운 심정으로)...사랑이 지나치면 때론 사랑하는 사람을 더욱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동생을 정말로 아끼신다면 사실을 밝히셔야 합니다.
승희 (잠시 바라보다가)..전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어요. 그만 돌아가 주세요.
(창밖을 본다)
오수 (무겁게 보다가) 언제든 마음이 바뀌시면 연락 주십시오. 간호사한테 제 연락처 남겨뒀습니다.
(돌아서서 나간다)
승희 (힘껏 유지하던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는 듯 무언가를 짚고 선다. 승희의 손이 떨리고 있다)
씬11 견사장 사무실(낮)
동현과 통화를 하고 있는 견사장.
책상위엔 승하 사무실에서 갖고 온 노트북과 서류들이 놓여있다.
견 (무표정한 얼굴로) 의심할 만한 부분을 찾아내질 못했습니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의원님이 말씀하셨던 정태성이란 아이가 오승하란 증거도 전혀 없습니다.
씬12 달리는 차 안(낮)
동현, 견사장의 전화를 받고 있다.
동현 그래? (안심이 되는 표정으로) 성기자완 어떤 관계야?
<화면 분할>
견 개인적인 친분 정도인 듯합니다.
동현 그 정도는 나도 알아.
견 특별히 정보랄 게 별로 없었습니다.
동현 검거된 자네 수하란 자는 어떻게 됐나?
견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았다고 했답니다.
동현 다른 사람 누구?
씬13 견사장 사무실(낮)
견 (재밌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신원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의원님을 거론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조치를 취해뒀으니 그 점은 염려 마십시오.
씬14 경찰서 로비(낮)
택배상자를 든 택배직원이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선다.
씬15 강력5팀(낮)
오수와 반팀장, 민재, 재민.
반 (놀라서) 그게 무슨 소리야?
오수 교통사고로 죽은 건 정태성이 아닙니다. 정태성은 살아있습니다.
민재 알아듣게 설명해 봐.
오수 죽은 사람이 정태성이라고 생각했던 건 사체에 있었던 학생증과 소지품 때문이었습니다.
얼굴은 알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구요.
반 (긴장해서 보는)
오수 그리고 교통사고가 나고 2년 후에 정태성을 목격한 사람이 있습니다.
반 (반신반의) 그것만으로 살아있다고 단정하긴 어려워.
오수 정태성이 다녔던 학교엘 다녀왔는데 정태성의 사진은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학생기록부에 있던 사진까지도 사라지고 없었구요.
재민 (놀라서) 일부러 떼어 갔다는 거예요?
오수 학생기록부는 본인과 가족이 아니면 열람시켜주지 않아.
교통사고가 난 직후에 정태성이 직접 열람을 해서 사진을 가져 간 것 같애.
반 그럼 정태성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고 있고 그가 배후조종자일 가능성이 높겠구만.
오수 (착잡한)...그렇습니다.
민재 막막하네. 그 사람이 누군지 어디서부터 찾지?
오수 (결의에 차서 반팀장에게) 정태성에 관한 문젠 저한테 맡겨주십시오.
반 넌 이 사건에서 공식적으로 손 떼야 되는 거 몰라?
오수 압니다.
반 그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알겠지?
오수 비공식적으로 움직이겠습니다. (하는데)
-문이 열리고 택배상자를 든 택배직원이 들어온다.
-오수와 모두 순식간에 굳어져서 바라본다.
씬16 희수 사무실 비서실(낮)
창백하게 굳은 표정의 석진, 택배상자를 열어 놓고 그 안에 든 작은 상자를 앞에 놓고 있다.
떨리는 손으로 택배상자를 열면 그 안에 빨간 봉투가 들어있다. 봉투를 집어 드는 석진.
씬17 석진 오피스텔 거실(낮)
순기, 겁먹은 얼굴로 빨간 봉투 안에 들어있는 타로카드를 꺼내든다.
<8 Eight of Swords>타로카드다.
순기 (겁먹은 얼굴로)..타로카드잖아.
-다른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순기, 다른 것은 들어있지 않다.
씬18 희수 사무실 비서실(낮)
긴장된 표정으로 빨간 봉투에서 타로카드를 꺼내든 석진.
<2 Two of Swords> 타로카드다.
석진 (초조하게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다)
씬19 강력5팀(낮)
날카로운 눈빛으로 책상위에 놓인 두 개의 카드를 바라보는 오수.
책상 위엔 순기와 석진에게 왔던 <8 Eight of Swords>와 <2 Two Swords>가 놓여있다.
반팀장과 민재, 재민 긴장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재민 이번엔 왜 카드가 두 장이죠?
민재 (오수에게) 편지는?
오수, 대답대신 택배상자에 남아있던 다른 빨간 봉투를 집어서
안에 것을 꺼내서 보면 지옥문 중 일부인 <세 망령>조각상의 사진이다.
재민 그게 뭐예요?
오수 ...지옥문 조각상 중에 일부야.
-오수, 다급한 손길로 편지를 찾아보지만 편지는 없다.
사진을 뒤집어 보는 오수, 사진 뒤에 작은 글자를 오려서 붙인 글귀.
‘불신과 배신이 친구들을 지옥문으로 인도 한다’
오수 (낮게 읽는)..불신과 배신이 친구들을 지옥문으로 인도한다.
(하는 순간 오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확인하면 석진이다. 급하게 받는) 나야.
석진 (F, 긴장되고 떨리는) 택배를 받았어.
오수 (눈을 꾹 감았다가 뜨고는) 타로카드를 받았지?
<화면분할>
석진 어.
오수 두 장이 들었어?
석진 아니..한 장뿐이야. 다른 건 없었구.
<화면 오수에게 오며>
오수 (다급하게) 지금 곧 그리로 갈게. (끊는데 곧바로 울리는 핸드폰 순기다.
불길한 예감에 급하게 받으며) 어.
씬20 석진 오피스텔 거실(낮)
순기 (타로카들 들고 우왕좌왕 서성이며) 니가 말했던 타로카든지 뭔지 그게 택배로 왔어.
오수 (F) 카드는 한 장만 왔구?
순기 한 장이고 두 장이고 도대체 어떤 새끼가 이런 장난을 치는 거냐?
씬21 강력5팀(낮)
오수 집으로 갈 테니까 만나서 얘기하자. (끊는다)
민재 친구들 모두 카드를 받았다는 거야?
오수 (폭발할 것 같은 심정을 억누르며)..어. (팀장에게) 다녀오겠습니다.
(급하게 나가버린다)
반 (심각해져서 본다)
재민 (황당해서) 그럼 이번엔 두 명 모두를 희생자로 지목했다는 거예요?
씬22 경찰서 로비(낮)
오수, 끓어오르는 것을 억누르듯 입 꽉 다물고 주먹을 꽉 쥔 채 걸어 나간다.
씬23 승하 사무실(낮)
예의 그 무표정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승하.
어수선했던 사무실은 정리가 끝낸 상태다.
씬24 달리는 차 안(낮)
오수, 무섭게 굳은 얼굴, 결의에 찬 두 눈으로 앞만 보며 속력을 내서 가고 있다.
씬25 승하 사무실(낮)
승하, 창밖을 응시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승하, 핸드폰을 확인하곤 입가에 쓴 미소를 짓고는 받는다.
승하 (담담한) 오승합니다.
견 (F) 견종철인데...내가 누군지 기억하지?
승하 (눈빛이 싸늘해진다)..
씬26 희수 사무실(낮)
동현과 마주앉아있는 희수.
희수 (의아한) 오승하변호사를 호텔고문변호사로 영입하잔 말씀이세요?
동현 그래.
희수 하지만 그 자는 권변호사님(하는데)
동현 (O.L.) 보통 인물이 아니야.
희수 (보면)
동현 눈빛에 날카로운 칼이 있어. 배짱도 있고. 나에 대한 적개심을 그대로 드러내더구만.
희수 그런 사람을 왜 쓰시려는 겁니까?
동현 그 배짱이 맘에 들어. 그런 자는 적으로 돌리기보단
내 사람으로 만드는게 오히려 좋은 방법이야.
희수 (내키지 않는 듯 보는)...
씬27 석진 오피스텔 거실(낮)
석진과 순기, 각기 불안하고 날카로운 심경으로 오수를 기다리고 있다.
순기 (우왕좌왕 서성이며) 대식이랑 권변호사까지 죽인 놈이면 진짜 또라인데.
도대체 어떤 자식이 이런 장난을 치는 거야?
석진 (자기생각에 빠져서 앉아있다)
순기 야, 설마 진짜 영철이 자식은 아니겠지? (자기가 묻고 대답하고)
아닐 거야. 그 자식을 만나봤는데.
석진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순기를 본다. 그 위로)
순기 (E) 옛날하고 똑같더라구.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자식 말고
순기 이런 짓을 할 놈이 없어. 태훈이 가족은 아무도 없다며?
석진 (날카롭게 순기를 보고 있다)
순기 (그 눈빛에 순간)...너 무슨 생각 하냐?
석진 (그 말에 정신을 차리듯) 뭐가?
순기 (속내를 읽어낸 듯) 혹시 이걸 이용해서 날 어떻게 엮어보려고 짱구 굴리는 거냐?
석진 (정곡을 찔린 듯 당황해서)..무슨 소리야, 그게?
순기 날 황천길 보내놓고 타로카드 보낸 놈이 죽인 거다..뭐 그렇게 엮을 생각하고 있는 거냐구?
석진 (애써 표정관리하며 어이없다는 듯) 황당한 소리 작작해!
순기 (비죽 웃으며) 잊지 마. 카드 보낸 놈은 날 동지로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나한테 나석진의 약점을 알려준거구.
석진 착각하지 마! 그 놈이 너한테 사진을 보낸 건 너하고 날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야.
넌 거기에 넘어간거구.
순기 그렇게 잘 알면 오수한테 사실대로 말하면 되겠네? 안 그래?
석진 (증오에 찬 눈으로 순기를 보는데)
오수 (문을 열고 들어선다. 다급하게) 타로카드 어딨어?
씬28 달리는 차 안(낮)
승하, 견사장과의 약속장소를 향해 가고 있다.
핸드폰이 울린다. 핸즈프리로 받는다.
승하 어, 누나.
승희 (F) 잘 지내지?
승하 ..그럼. 누난 아픈데 없지?
승희 (F)...아침에 강오수형사가 다녀갔어.
승하 (굳어지는)...!
씬29 석진 오피스텔 거실(낮)
석진과 순기가 받은 타로카드 두 장을 보는 오수.
순기 (빈정거리듯) 이젠 내가 아니란 건 확실히 알겠지? 그러니까 친구를 믿어야지.
오수 (본다)
순기 친구를 용의선상에 올리니마니 그거 친구한테 할 소리 아니거든?
석진 (O.L.) 지금 그걸 따질 때야? (오수에게) 이제부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오수 지금까지 사건은 원한을 가진 사람에 의해 일어났어.
석진 (그 말에 움찔해서 본다)..원한을 가진 사람?
오수 그래. 잘 생각해 봐. 혹시 원한을 품을 만한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
순기 (이죽거리듯 석진을 슬쩍 보며)..글쎄..누가 있을까?
석진 (시선 피하면서) 난...그런 사람 없어.
오수 (두 사람 살피며) 너희 둘...나한테 뭐 감추는 거 있어?
석진 (움찔해서) 그런 거 없어.
오수 (순기를 본다)
순기 없어, 나두.
오수 (무언가 감추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석진 (변명하듯) 정말이야. 너한테 감추고 말고 할 게 어딨어?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
오수 (두 사람을 잠시 보다가)..분명한 건 우리는 서로를 믿고 지켜줘야 된다는 거야.
그게 범인이 나한테 남긴 메시지구.
석진 범인이 남긴 메시지?
오수 그래.
순기 (O.L.) 메시지고 뭐고 영철이든 누구든 집히는 놈 잡아다가 족치면 될 거 아냐?
오수 증거가 없어. 오늘밤부터 오피스텔 앞을 경찰들이 잠복하게 될 거야.
사건은 밤에만 일어났으니까. 그리고 당분간 집에 들어오는 시간을 맞추고
만약 늦게 들어오는 일이 생기면 나한테 행선지를 알려줘.
석진 (걸리듯) 언제까지 그렇게 해야 되는 건데?
오수 다른 방법이 없어. (두 사람 똑바로 보며 못 박듯)
그리고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우린 서로를 지켜줘야 된다고 한 말 명심해.
-순기와 석진, 둘 다 각기 다른 복잡한 생각..찜찜한 기분으로 보는..
씬30 한강 둔치(낮)
승하, 차에서 내려서 보면 견사장이 차를 세워놓고 나와서 승하를 보고 서 있다.
수하1,2는 뒤편으로 물러나서 지키고 있다.
견 (승하보며 여유 있게) 오랜만이다.
승하 (담담하게 대뜸) 가져가신 노트북에 쓸 만한 정보가 있었습니까?
견 (피식 웃으며) 직접 목소리를 들으니 확실히 알겠군.
성준표 미행을 나한테 의뢰한 건 강동현 때문이었나?
승하 (차가운 미소로 본다)
견 근데 아쉽게도 쌍칼이 혼자 뒤집어쓰고 끝날 것 같은데?
승하 알 수 없는 얘길 하는 군요?
견 니 존재에 대해선 함구했어. 옛정도 있고 이 바닥 의리라면 의리구.
승하 (여유 있는 표정으로 본다)
견 그리고 어차피 난 누구의 지시를 받는 사람은 아니야.
날 움직이는 건 돈 뿐이니까. 그래도 그냥 입만 다물고 지나가기엔 섭섭해서 말야.
승하 (본다)
견 넌 나한테 뭘 줄 수 있지?
승하 내가 당신한테 뭘 줄 거라고 생각합니까?
견 니가 감추고 싶어하는 사실을 난 알고 있으니까 그 대가를 치러야지. 안 그래?
승하 (담담한 얼굴로 대뜸) 작년가을 구로동 무겐나이트 사건 기억하십니까?
견 (살피듯 본다)
승하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폭행치사 같지만
강남을 넘보던 동범이파 이동범을 제거하기 위한 당신의 살인극이었습니다.
견 (비죽 웃는다)
승하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증거가 없어서 미재로 남을 확률이 큰 사건이죠.
견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지?
승하 당신이 살해를 직접 지시했던 증거 테잎이 나한테 있습니다.
견 (비죽이며) 변호사님이 허위정보를 흘리면 되나?
승하 사과드리죠. 변호사가 도청을 한 건 잘못이니까.
견 (굳어진다)
승하 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그 테잎은 곧바로 검찰로 전달되어 질 겁니다.
그리고 상대를 협박할 땐 최소한 이 정도 비밀을 쥐고 있을 때 하는 겁니다.
견 (헛웃음을 웃으며) 꼬맹이 때 쓰던 수법을 아직도 쓰는 거냐?
승하 (여유 있는 미소로) 그땐 허풍이 좀 섞였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견 (당했다 싶은 듯 쓴 웃음을 짓는다)
승하 앞으론 돈이 아니라 내 지시를 받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견 (어이없는 듯) 지시?
승하 의뢰라고 하는 게 좋겠군요. (마치 잊고 있던 것이 생각난 듯 대수롭지 않게)
그리고 참, 누가 될진 모르지만 당신한테 돈을 많이 주는 의뢰인이 나타날 겁니다.
견 (의아해서 본다)
승하 물론 그들이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면 결과는 달라지겠지만.
견 무슨 소리야?
승하 나도 옛정을 생각해서 충고 하나 하죠. 돈에 충성하는 건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연락할 일이 있으면 내가 합니다.
견 (말문이 막혀서 본다)
승하 (싸늘한 미소를 지어보이곤 돌아서서 간다)
견 (승하의 뒷모습 보며 쓰게 웃는다)
씬31 도서관 자료실서가(낮)
해인, 책을 배열하다가 문득 시선에 들어오는 스캇펙의 <거짓의 사람들>.
승하를 떠올리는 듯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해인,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거짓의 사람들>을 꺼내들어 책을 펼친다.
해인 어디까지 읽었더라..(하며 책 페이지를 넘기다가 어느 순간)
<플래시 컷-11회 23씬>
태성모 앞으로 눈부시게 비치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
태성모, 망연한 눈빛으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자동차를 본다.
-해인, 놀라서 책을 떨어뜨리고 멍하니 서있는데 떨어진 책을 집어서 건네는 손.
해인, 놀라서 보면 승하가 자신을 바라보고 서 있다.
해인 (얼른 정신을 수습하며)...언제 오셨어요?
승하 (책을 건네며 담담하게)...뭘 보고 그렇게 놀란 겁니까?
해인 (미소로) 놀라긴요. 근데 참, 어제 형수님이 싸주신 딸기잼을 변호사님 차에 놓고 내렸어요.
승하 안 그래도 지금 데스크에 맡겨 뒀습니다.
해인 (고마운 미소로) 그걸 전해주시려고 일부로 오신 거예요?
승하 (마음과는 다르게)...아뇨. 근처에 왔다가 생각이 나서요.
씬32 도서관 한 곳(낮)
오수, 긴장된 표정으로 급하게 걸어오다가 문득 시선이 한 곳에 멈춘다.
해인과 승하가 나란히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다.
오수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멈춰있다.
해인은 미소를 지으며 뭔가 얘기하고 있고 승하 역시 평소와는 다르게 편안해 보인다.
승하의 얼굴에 시선이 꽂혀있는 오수, 마음이 몹시 복잡하다.
해인 (미소 띤 얼굴로) 소라한테 전화가 왔었는데 목소리가 한결 명랑해졌어요.
승하 ..그래도 엄마가 많이 보고 싶을 겁니다.
해인 그렇겠죠. 소라엄마 재판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승하 끝까지 재판을 해봐야 알겠지만 아마 집행유예로 나올 수 있을 겁니다.
해인 (끄덕이다가 오수를 발견한다)..오셨어요?
승하 (본다)
오수 (해인에게)..네. (복잡한 심정, 날카로운 눈빛으로 승하를 본다)
승하 (담담한 표정, 차가운 눈빛으로) 잘 지내시죠?
오수 (이자가 정말 정태성인가..복잡한 심정으로)...덕분에요.
승하 안 그래도 전화를 드리려고 했었는데.
오수 (똑바로 응시하며) 오승희씨한테 연락을 받으신 모양이죠?
승하 네. 궁금한 게 있다면 먼저 날 찾아오는 편이 좋았을 겁니다.
오수 (애써 감정을 누르고 있어 주먹을 꽉 쥔 채)
오승하변호사님이 아니라 오승희씨께 여쭤 볼 게 있었습니다.
승하 내 말을 잊으셨나 보군요. 우리누나한텐 스트레스가 가장 위험하다고 했던 말.
해인 (두 사람한테 느껴지는 불편한 기운을 느끼듯 본다)
오수 (입 꽉 다물고 복잡한 심정으로 승하를 응시한다)
승하 그리고 아직도 궁금한 게 남아있다면 언제든지 절 찾아오십시오.
오수 (똑바로 응시하며) 연락드리죠.
승하 (싸늘한 미소로) 기다리겠습니다. (해인에게) 갈게요.
해인 ..네.
승하 (돌아서는 순간 표정이 무섭게 식는다)
-오수, 주먹을 꽉 쥐고 선 채 충혈 된 눈으로 승하의 뒷모습을 응시하고 있다.
해인,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을 느끼며 오수를 바라본다.
씬33 석진 오피스텔 거실(낮)
순기, 요리조리 머리를 굴리듯 생각하며 서성이고 있다.
그러다 어떤 생각이 든 듯 걸음을 멈춘다. 뭔가 계획을 선회한 듯한 표정.
씬34 희수 사무실(낮)
희수, 싸늘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플래시 컷>
--나희와 석진이 한강에서 포옹하고 있는 사진들 속 모습.(15회 씬42)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듯 증오심이 끌어 오르는 희수.
그때 석진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다. 희수는 그대로 창밖을 보고 있다.
석진 사장님.
희수 ...말해.
석진 내일 세시 삼십분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희수 (천천히 돌아보는 순간 이미 평소와 다름없는 담담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다)..돌아오는 건?
석진 다음 날 오전에 시장님과 라운딩이 있다고 하셔서 네 시 이후로 잡아뒀습니다.
희수 (끄덕이곤)...잘했어. 어차피 전날은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시게 될 테니까
라운딩은 9시 이후에 잡아두는 게 좋을 거야.
석진 알겠습니다.
희수 그리고 순기일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석진 (긴장해서 본다)
희수 이런 일은 빠를수록 좋아. 마침 내일 아버지도 서울에 안 계셔.
석진 (의중을 파악하려는 듯 보는)
희수 나비서도 알겠지만 아버진 거친 방법은 좋아 안하실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석진 (망설이듯)...네. 근데 아무래도 방법을 좀 더 신중히(하는데)
(E) 희수 핸드폰.
희수 잠깐만. (받으며) 순기 니가 어쩐 일이야?
석진 (놀라서 본다)...!!
씬35 석진 거실(낮)
순기 (통화) 형님께 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얘깁니다.
씬36 희수 사무실(낮)
희수 (싸늘한 눈빛, 담담한 어조) 중요한 얘기?
석진 (극도의 긴장으로 보고)...!
<화면 분할>
순기 네. 아주아주 중요한 얘깁니다. 이건 만나서 말씀을 드려야 되는데요.
강의원님이 아시는 날엔 진짜 발칵 뒤집어질 만한 얘기거든요?
희수 무슨 얘긴데 호들갑이야?
순기 만나서 말씀드린다니까요. (협박처럼 들리는)
이 얘긴 기자들 귀에 들어가면 진짜 큰일 나거든요.
희수 (보일 듯 말 듯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지어지며) 들으나마나 뻔한 얘길것 같은데?
씬37 석진 오피스텔 거실(낮)
순기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제가 기자들을 직접 만나는 수밖에 없구요.
뭐 협박이라고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지만 전 어디까지나 형님을 생각해서 만나자는 겁니다.
전 빠를수록 좋습니다.
희수 (F) 그럼 모레 회사로 와.
순기 회사는 안되구요. 밖에서 만나요. 그리고 석진이한텐 절 만난단 말은 하지 마세요.
일단 제 말을 들어보시면 이유를 아실 겁니다. 예에.
그럼 모레 뵙겠습니다. (끊고 비죽 웃는)
씬38 희수 사무실(낮)
희수 (핸드폰을 끊는다)
석진 (극도로 불안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순기..전?니까?
희수 (담담하게) 어. 중요한 얘기가 있다고 만나자고 하네?
석진 (식어 내려서)....다른 말은...없구요?
희수 (대수롭지 않다는 듯) 기자들까지 운운하면서 겁을 주는데?
석진 (굳어버리는)....
희수 근데 아까 무슨 말 하려던 거야?
석진 ..아닙니다. 순기 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하고 돌아서는데)
희수 잠깐만.
석진 (돌아보면)
희수 혹시..내 말 오해한 건 아니지?
석진 (의아해서 보면)
희수 내가 순기 일 깨끗하게 처리하라고 한 말..극단적으로 받아드린 건 아닌가 해서 묻는 거야?
석진 (당황스럽게 본다)
희수 (미소를 지으며) 허긴 뭐 나비서가 나보다 더 신중한 사람이니까
어쨌든 지금까지 방법은 소용없으니까 방법을 바꾸란 거였어.
석진 (혼란스러운 상태)...무슨 말씀이신지 압니다. (인사하고 나간다)
희수 (싸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씬39 호텔 지하주차장(낮)
남자(희수와 비슷한 연배) 한 명이 주위를 둘러보면서
주차돼 있는 승용차의 번호판을 확인한다.
석진의 승용차 앞에 멈추는 남자,
다시 한 번 승용차 번호판을 확인하고는 슬쩍 승용차 옆으로 돌아간다.
주머니에서 납작한 오백 원짜리 동전만한 위치추적기를 꺼내드는 남자,
고개를 숙여 승용차 밑을 살피며 위치추적기를 달 장소를 살피다가 한곳에 위치추적기를 붙인다.
씬40 호텔 한 곳(낮)
석진, 구석진 곳에서 어딘가에다 전화를 하고 있다.
석진 나석진입니다. 의뢰할 일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아뇨. 의원님은 모르시는 일입니다....돈은 원하는 만큼 드리겠습니다.
씬41 견사장 사무실(낮)
견사장 (무표정한 얼굴로 핸드폰을 끊는다)..
<플래시 컷-씬30>
승하 누가 될진 모르지만 당신한테 돈을 많이 주는 의뢰인이 나타날 겁니다.
견사장 (기막힌 듯 허 웃는)..
씬42 희수 사무실(낮)
싸늘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통화하고 있는 희수.
희수 수고했어요. 나머진 내가 말한 대로 준비해 두면 됩니다.
-핸드폰을 끊는 희수의 잔인한 눈빛..그 위로.
해인 (E) 이건 지옥문 조각에 일부인 세 망령이라는 제목의 조각이에요.
씬43 도서관 한 곳(낮)
해인과 오수.
해인, 오수가 받은 <세 망령>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오수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해인 숲속에서 단테를 궁지로 몰아놓은 세 마리의 동물을 형상화한 건데
각각 향락, 오만, 탐욕을 상징해요.
오수 (긴장해서 보는)...
해인 스스로의 잘못된 행동이나 판단으로 지금의 사태에 몰리고...
결국 죽게 되었다는 걸 암시한다고 해요.
오수 ..사진 속 세 망령이 나와 내 친구들을 상징하는 거겠군요.
해인 (대답 못하고 본다)
오수 이번엔 동시에 두 명을 희생자로 지목했습니다. (타로카드를 주며)
이 카드도 역시 세 망령과 같은 걸 의미하고 있는 겁니까?
해인 (두 개 중 하나의 타로카드를 보며 중얼거리는)...에이트 스워드. 딜레마..
(오수를 보며) 이건 자중지란의 카드예요.
오수 자중지란이요?
해인 네. (카드를 가리키며) 두 눈이 가려져 있는 여인 주변의 여덟 개의 양날의 칼이
일제히 그녀를 겨누고 있어요.
씬44 석진 오피스텔 거실(낮)
요리조리 머리를 굴리듯 생각에 빠져 서성이고 있는 순기위로.
해인 (E) 이 카드를 받은 사람은 지금 모든 관계의 사람들과 대치상태에 있음을 의미해요.
씬45 도서관 한 곳(낮)
해인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어요. 그리고 결국엔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게 되구요.
오수 (의미심장해서) 서로에게 칼을 겨눈다..
해인 네. 그리고 카드 속 핏빛 배경과 이 여자가 입고 있는 상복은 죽음을 뜻해요.
오수 그럼 이 투 스워드 카드는 뭘 의미하고 있는 겁니까?
해인 ...진퇴양난을 뜻해요. 카드 속 여인은 두 눈이 가려진 채
양날의 칼을 들고 밤바다에 홀로 서 있어요.
씬46 호텔 한 곳(낮)
석진, 막상 마음은 먹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혼란 속에서 어찌할 줄 모르듯 서성인다.
그 위로.
해인 (E) 양손엔 양날의 칼을 들고 있지만 이 칼을 휘둘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조차 할 수 없어요.
씬47 도서관 한 곳(낮)
해인 왜냐면 두 눈이 가려져 있어서 이 칼에 자신이 다칠지 다른 사람이 다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오수 ...결국 죽음을 의미하는 겁니까?
해인 희망은 있어요.
오수 (본다)
해인 이 카드에 있는 밤하늘의 별이 희망을 의미해요.
하지만 두 눈이 가려져 있어서 스스로 별을 찾을 수는 없어요.
오수 (보는)...
씬48 준표의 입원실 앞 복도(낮)
황대필, 갈등어린 표정으로 망설이며 서성이고 있다.
<플래시 컷-15회 씬11>
오수 왜 당신 인생까지 망치려는 겁니까?
성기자가 죽는다고 당신 원한이 풀어질 거라고 생각합니까?
-혼란스러운 대필, 입원실 손잡이를 잡아서 열려다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이내 발길을 돌리려는데 입원실 문이 열리고
간호사가 시트를 정리해서 들고 밖으로 나온다.
대필 ...저기.
간호사 (보면)
대필 성준표 환자..상태가 호전되고 있습니까?
간호사 관계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대필 ...잘 아는 사람입니다.
간호사 (담담하게) 성준표환자 조금 전에 운명하셨어요.
대필 (쿵 내려앉듯 얼어붙는다)
간호사 (가고)
대필 (넋이 나간 듯 굳어 서서)....
씬49 강력5팀(밤)
민재와 재민,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는지 심난한 채.
재민 이제 황대필은 어떻게 되는 거죠?
민재 아직까진 단순교통사고니까 보나마나 업무상 과실치사정도로 처리되겠지.
반 (굳은 표정으로 들어선다)
반 정직 3개월이야.
민재 (열나서) 3개월이요? 황대필이 고소도 안했잖아요?
반 강형사 과거사건이 알려져서 결정하는데 작용을 한 것 같애.
재민 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다들 뒤에서 말들이 많드라구요.
민재 (걱정가득) 강선배한테 뭐라고 하죠? (하는데)
오수 (들어온다)
다들 (눈치 살피듯 어색하게 본다).
오수 (분위기 감지하고 반팀장에게)...정직입니까?
반 ..3개월.
오수 (착잡해서)..그렇군요.
재민 (얼른 위로하듯) 걱정 마세요. 어차피 업무만 못 보는 건데
저희가 티 안 나게만 도와드리면 되잖아요?
오수 ...
민재 (열 올라서) 정직이고 뭐고 범인만 잡으면 될 거 아냐?
재민이하고 내가 김영철집 앞에서 잠복할 테니까 선배는 친구들 맡어.
친구들하고 있겠다는데 누가 뭐래?
오수 (두 사람 모습에 위로가 되는 듯 피식 웃는다)
재민 참, 그리고 성준표 사망소식 아직 모르시죠?
오수 (놀라서 본다)...!
씬50 승하 사무실(밤)
승하, 서글픈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핸드폰 들어서 본다. 강오수라고 떠 있다.
씬51 성당 안(밤)
승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수가 십자가를 바라보며 서 있다.
승하..싸늘한 눈빛으로 오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가간다.
뒤를 돌아보는 오수, 지친얼굴에 눈빛은 살아서 승하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승하 (앞에 와 서며) 오래 기다리셨나요?
오수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며)...성준표기자가 사망했습니다.
승하 (싸늘한 눈빛으로)...유감이군요.
오수 (주먹을 꽉 쥔 채 복잡한 시선으로 보는)..
승하 그 말을 하려고 날 보자고 한건가요?
오수 (마음을 억누르며) 언젠가 해인씨가 그러더군요.
아무리 어두운 터널속이라도 자신을 믿고 들어가라구요.
승하 (똑바로 응시하며 본다)
오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면 반드시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빛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승하 (싸늘한 눈빛으로) 그 말을 나한테 하는 이유가 뭡니까?
오수 난 터널 속으로 들어왔고 거기서 어둠속에 서 있는 당신을 봤습니다.
승하 (입가에 미소가 지으며) 그래요?
오수 당신이 정태성이란 증거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지만 난 압니다.
당신이 정태성이고 이 사건의 배후조종자란 걸.
승하 너무 쉽게 확신하시는 군요.
오수 어둠속에선..당신이 잘 보입니다.
승하 (싸늘한 미소로) 내가 정태성이고 배후조정자란 걸 확신한다면
이렇게 섣불리 날 만나선 안 되죠. 이건 상대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카드를 보여주는 거니까요.
오수 상관없습니다. 난 반드시 정당한 방법으로 당신의 정체를 밝히고 당신을 잡을 겁니다.
그 얘길하려고 만나자고 한 겁니다.
승하 변호사 입장에서 조언을 드린다면 정당한 방법으론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유일한 증거는 범인의 자백뿐이니까요.
오수 증거가 전혀 없는 범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승하 증거가 있어도 강형사님은 정당방위를 받고 풀려났습니다.
오수 (그 말에 흔들리듯 본다)
승하 개인적 호기심에서 12년 전 사건을 알아봤습니다.
범죄인데도 불구하고 범죄는 덮어졌고,
더군다나 희생자를 오히려 가해자로 바꾸어버린 흔적이 있더군요.
오수 (주먹을 꽉 쥐고 입을 꽉 다물고 본다)
승하 배후조종자는 이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한테 강형사님이 주장하는 정당성이 과연 설득력을 갖고 있을까요?
오수 내가 비겁하고 나쁜 놈이었다는 거 나도 압니다.
하지만 나에 대한 미움과 원망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건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승하 그건 강형사님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할 질문 같군요.
오수 (일그러져서 본다)
승하 그리고 나한테 이런 얘길하려면 앞으론 증거를 갖고 오십시오.
내가 정태성이며 배후조종자란 확실한 증거 말입니다.
오수 (증오심이 타오르며) 자신을 신이라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모든 게 당신 뜻대로 되진 않을 거니까. (하며 가려는데)
승하 걱정이네요.
오수 (멈추고 돌아본다)
승하 (미소를 지어보이며) 강형사님처럼 감정적인 사람이
과연 배후조종자와의 게임에서 이길 수 있을지.
오수 (서글픈 눈으로 똑바로 보며) 사람의 목숨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그 사람은 스스로에게 졌습니다.
승하 (그 말에 움찔하듯 본다)
오수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사람목숨을 빼앗으면서도 복수에 눈이 멀어
자신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이미 심판할 자격을 잃었습니다.
승하 (싸늘한 눈빛으로) 그런 말 할 자격 강형사님한텐 없는 것 같은데요?
오수 (본다)
승하 자신이 저지른 살인은 쉽게 용서받고 싶어 하면서
다른 사람에겐 정당함을 요구하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오수 (충혈 된 눈으로 승하를 응시한다. 주먹쥔 손이 부르르 떨린다)
승하 (차가운 시선으로 오수의 시선을 똑바로 받고 있다)
오수 (용솟음치는 증오심을 겨우 누르며)
증거를 찾을 때까진 당신에 대한 내 생각은 함구하겠습니다.
당신을 믿고 신뢰하고 있는..내가 아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당신말대로 내가 심각한 착각을 했길 간절히 바랍니다.
승하 (흔들리는 눈빛으로 본다)
오수 (서글픈 눈빛으로 보다가 돌아서서 간다)
승하 .....
씬52 성당 밖(밤)
밖으로 나온 오수, 괴롭게 멈춰선 채 서 있다.
씬53 성당 안(밤)
꼼짝 않고 서 있는 승하,
흔들리지 않으려는 듯 입을 꽉 다물고 있지만 혼란스러운 눈빛이 흔들리고 있다.
씬54 타로카페(밤)
<8 Eight of Swords>와 <2 Two of Swords> 카드를 앞에 놓고 앉아있는 해인. 그 옆에 주희.
주희 강형사님이 생각보다 늦으시네?
해인 (미소로)...그러게.
주희 (호기심에 차서) 너 혹시 강형사님하고 진전된 거 없어? 둘이 사귄다거나?
해인 (어이없는 듯 웃으며) 넌 남자랑 여자만 만나면 꼭 엮으려고 들더라.
강형사님은 정말 친오빠 같애.
주희 강형사님이 들으면 섭섭하겠다.
해인 ? 그게 무슨 소리야?
주희 내가 탁 보니까 강형사님은 널 좋아하는 것 같던데?
해인 나도 강형사님 좋아해.
주희 그런 게 아니라 여자로 보는 것 같다구, 널.
해인 (피식 웃으며) 또 오버한다.
주희 오버가 아니라니까아.
해인 (웃으며) 됐어. 배고프다 밥 좀 주라.
주희 (곱게 흘기며) 하여튼 밥은 잘 챙겨요. (일어서서 주방으로)
-해인, 주희가 한 말이 좀 마음에 쓰이지만 이내 털어내고 시계를 본다.
8시가 돼 가고 있다. 안되겠다 싶은지 타로카드를 바라본다.
씬55 타로카페 앞(밤)
오수, 멈춰진 승용차 안에 앉아 마음을 가다듬듯 서 있다.
씬56 타로카페 안(밤)
해인, 타로카드에 손을 대고 집중하고 있다.
<플래시 컷>
--준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겨우겨우 새어나오는 소리로)...이걸..경찰..
--준표 (무섭고 고통스러운 얼굴)(12회 씬80)
--보관함에서 빨간 봉투를 꺼내가는 영철의 손.
--소년 태성과 태훈이 레코드 가게 앞에서 음악을 듣고 있던 모습(11회 씬16) 중
태훈의 얼굴과 소년 태성의 얼굴이 드러나는 시점에서.
-해인, 놀라서 눈을 뜬다. 그대로 탁자위에 고개를 묻는다.
안으로 들어온 오수, 해인을 보곤 빠르게 다가온다.
오수 해인씨?
해인 (쉽게 고개를 들지 못하고 힘겨운 듯)...
오수 (걱정으로)...괜찮아요?
해인 괜찮은 거 같아요.
오수 (걱정스럽게 본다)
해인 (힘겨운 얼굴로 고개를 들고는 힘없이 ) 제가 오래전에 만난 적이 있는 오빠가...보였어요.
오수 (긴장해서)..어디서 만난 사람입니까?
해인 12년 전 제가 살던 동네에서요.
오수 나이는요?
해인 ...열여섯 일곱 정도였던 것 같애요.
오수 (짐작이 된다) 그 소년이 정태성일지도 모릅니다.
해인 (놀라서) 그..사람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하지 않았나요?
오수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해인 (어리둥절해서 본다)
씬57 달리는 차 안(밤)
오수, 운전하고 있다.
그러다 옆을 보면 해인이 피곤한 듯 잠이 들어 있다.
오수, 그 모습을 애틋하게 보다가 조용히 속도를 줄여준다.
씬58 해인의 집 앞(밤)
오수의 승용차가 멈춰 선다.
씬59 멈춰진 차 안(밤)
오수, 시동을 끄고 옆을 보면 해인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인의 얼굴이 몹시 파리해 보인다.
오수, 미안하고 걱정스러운 심정으로 그런 해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조심스럽게 해인을 덮어준다.
잠든 해인을 가만히 바라보는 오수의 눈빛이 애틋하다.
운전석에 몸을 기대는 오수, 옆으로 드리워져있는 해인의 손을 바라본다.
자신도 모르게 가만히 손을 뻗어 해인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끝을 닿을 듯 말 듯 가져다 대는 오수,
그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듯 지친 얼굴에 서글픈 미소가 지어지더니 가만히 눈을 감는다.
씬60 승하의 거실(밤)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승하.
<플래시 컷-씬51>
오수 (서글픈 눈으로 똑바로 보며) 사람의 목숨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그 사람은 스스로에게 졌습니다.
-승하의 혼란스럽고 슬픈 눈에 입가에 허탈한 미소가 지어진다. 그 위로.
영철 (E) 오..오수가 그..그랬어.
<플래시 컷-14회 씬6>
소년 영철 오..오수가 태..태훈일 카..칼로 찌..찔렀어. 내가 분명히 봤어.
-승하의 혼란스럽던 눈빛이 차츰 차갑게 식어 내리고 있다. 그 위로.
태성모 (E) 이건 말도 안 돼.
씬61 법원 앞거리(낮, 회상)
소년 태성, 넋이 나간 태성모의 어깨를 감싸 쥐고 걸어 나온다.
태성은 분노를 안으로 삭이듯 이를 꽉 물고 있다.
태성모 (허탈한 웃음으로) 허..정당방위 허.
태성 다시..다시 재심청구하면 된다고 했어. 재심청구해요 엄마.
태성모 (이미 포기한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하나님은 없어. 하나님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다.
하나님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는 거야, 태성아.
태성 (울 것 같은 얼굴로) 포기하면 안 돼, 엄마. 잘못 됐으면 바로 잡으면 돼.
재심하면 분명히 진실이 밝혀질 거야.
태성모 (모든 끈을 놓아버린 사람처럼 고개만 가로젓고 있다)
태성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을 억지로 누르고 모친을 바라본다)
씬62 승하의 거실(밤)
승하의 눈빛에 혼란스러움은 사라지고 잔인하고 차가운 기운만이 감돈다.
승하의 주먹 쥔 두 손이 떨리고 있다.
씬63 동현의 거실(아침)
출근하는 희수를 배웅하는 나희.
나희 (상냥한 얼굴로) 제주도에선 내일 몇 시 비행기로 와요?
희수 오후 비행기니까 집엔 저녁때 도착할 거야.
나희 그럼 저녁식사는 집에서 해요. 내가 준비해 놓을 게요.
희수 (복잡한 눈빛으로 보며)..그래. 아버지도 안 계시는데 오늘 처갓집에라도 다녀와.
두 분 뵌 지도 오래됐잖아?
나희 집에 있을 게요.
희수 (가만히 나희를 바라본다)
나희 ? 왜 그렇게 봐요?
희수 (담담한 미소로) 하루 출장인데..어쩐지 좀 길게 느껴져서.
나희 (웃어 보인다)
씬64 석진 오피스텔 거실(아침)
출근하기 위해 방에서 나오는 석진,
냉장고에서 물병을 찾아 드는 순기를 무거운 심정으로 바라본다.
순기 (돌아보곤)..뭘 그렇게 봐?
석진 ...너 정말 조용히 덮어줄 순 없어?
순기 난 너한테 신경 끊었으니까 너도 나한테 신경 끊어.
석진 (눌러보며) 희수형 오늘 제주도 출장 가.
순기 (능청스럽게) 그래? 근데?
석진 ..혹시 희수형 만나려고 사무실에 올까봐.
순기 걱정 말고 출근이나 해.
석진 (무거운 마음으로 보다가 이내 발길 돌려가다가) 오늘..집에 있을 거야?
순기 ..어. 왜?
석진 그냥 궁금해서. (하곤 나간다)
순기 (비죽 웃으며 혼잣말)..너하고 거래는 끝났어, 이젠.
씬65 오피스텔 앞(아침)
밖으로 나와 서 있는 석진, 망설이듯 서 있다가 마음을 다 잡듯 입 꽉 다물고 걸어간다.
씬66 희수 사무실(낮)
승하, 희수와 마주앉아있다.
희수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승하 (무표정한 얼굴로) 별 말씀을요.
희수 이렇게 뵙자고 한 건 우리호텔 고문변호사로 오변호사님을 영입하고 싶어섭니다.
승하 (담담하게 본다)
희수 현재 세 분이 계시는데 권변호사님 자릴 아직 비워두고 있었거든요.
승하 권변호사님 사건 피의자 변론을 맡은 입장에선 상당히 뜻밖의 제안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희수 (웃으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버지의 제안이었습니다.
승하 (차가운 미소로) 그렇다면 더 뜻밖이구요.
희수 아버진 오변사님을 높이 평가하고 계십니다. (하는데)
(E) 노크.
희수 (보면)
석진 (안으로 들어온다) 간부 회의에 참석하셨다가 비행기 시간에 맞추시려면
지금 일어나셔야 합니다.
희수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승하보며) 그만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제주도 출장이 잡혀있어서요.
승하 (의미 있는 미소로) 제주도 호텔 때문에 가시는 모양이죠?
희수 (담담한) 네. (일어서며)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승하 ..생각해 보죠.
씬67 어느 중학교 앞(낮)
오수, 답답한 심정으로 밖으로 나오는 위로.
교사 (E) 오승하 학생은 1학년 때 자퇴를 해서 사진이 없어요.
오수, 후우..긴 숨을 쉬고는 세워놓은 자신의 승용차로 가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석진이다.
오수 (받으며) 어. 별 일 없지?
<화면 분할>
석진 (비서실, 통화) 어. 저기 오늘 저녁엔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집에 좀 늦게 들어가게 될 것 같애.
오수 (씁쓸한 미소로) 이런 보고 받으니까 기분이 이상하네.
석진 나두..그래.
오수 승용차로 움직일 거지?
석진 어.
오수 회사에서 출발하고 집에 들어오는 대로 전화해.
석진 알았어.
오수 순기는?
씬68 희수 사무실 비서실(낮)
석진 (불편한 채로)...집에 있을 건가봐...그래. (끊는다. 마음이 무겁고 복잡한)
씬69 달리는 차 안(낮)
공항으로 가고 있는 희수,
담담한 표정으로 인터텟 와이브로로 주식시세 동향을 살피고 있다.
하지만 희수의 눈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씬70 호텔 한 곳(낮)
석진 (긴장되고 초조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피며 견사장과 통화를 하고 있다)
밤엔 경찰들이 오피스텔 앞을 지키고 있을 겁니다. 각별히 조심해 주세요.
씬71 김포공항 입국장(낮)
희수, 출장가방을 들고 걸어온다.
입국장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던 씬39의 남자가 희수와 스치듯 지나가면서
희수 손에 렌트카 열쇠를 슬쩍 건네주고 간다.
희수, 남자와 일별도 하지 않은 채 렌트카 열쇠를 받아들고
티켓과 신분증을 공항직원에게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가면 남자는 유유히 사라진다.
씬72 승하의 사무실(오후)
승하, 무표정한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승하 ..당신들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
-아닐 거라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 승하의 눈빛이 서글프다.
씬73 도서관 자료실서가(오후)
해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북 트럭을 앞에 놓고 딴생각에 빠져있다.
오수 (E) 그 소년이 정태성일 가능성이 있어요.
<플래시 컷>
--소년 태성..해인에게 ‘나도 고마워’라고 말하던 모습. (12회 씬30)
--승하..해인의 집 앞에서 ‘나도 고마워요’ 라고 말하던 모습. (14회 씬3)
--승하 ‘아뇨. 난 그 동네에 산 적이 없습니다.’ (14회 씬12)
-해인, 자신의 생각이 스스로 어이가 없는 듯 머리를 흔들며 웃어버린다.
해인의 핸드폰으로 해인모가 보낸 메시지가 들어온다.
해인 (확인한다)
해인모 (E) 퇴근하고 바로 들어올 거지? 소라가 없으니까 엄마 쓸쓸해.
해인 (안쓰러운 미소를 지으며 답장 메시지를 보낸다)
씬73-1 해인의 거실(오후)
해인모,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해인 (E) 우리이쁜 엄마가 쓸쓸하면 안 되죠. 끝나면 총알같이 갈게요.
해인모 (미소를 짓는다)
씬74 석진 오피스텔 거실(밤)
오수가 순기를 찾아왔다.
오수 계속 집에 있을 거지?
순기 그럴려고. 내일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에너지 비축을 좀 해둬야 되거든.
오수 중요한 약속 뭐?
순기 보호해주려는 건 아는데 사생활까지 너무 간섭하니까 감시받는 것 같은 기분이라 영 별루야.
오수 건물 앞에 있을 거니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순기 집에만 있는데 일이 있긴 뭐가 있겠냐?
오수 (쓰게 웃곤 나가는데)
순기 오수야.
오수 (보면)
순기 (딱하다는 듯) 잠은 좀 자냐? 얼굴이 완전 골았다.
오수 (피식 웃으며) 내 걱정하는 거야?
순기 한심해서 그래. 내가 너라면 이런 짓 안하고 편하게 살겠다. 뭐 땜에 사서 고생이냐?
오수 (부스스 웃곤 나간다)
순기 (뒤에다 대고) 야, 밥 좀 챙겨 먹어! (이미 문이 닫혔다)
씬75 석진 오피스텔 건물 앞(밤)
오수, 밖으로 나와 건물 앞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로 가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오수 (받는) 강오숩니다.
대필 (F)....
오수 ? 여보세요?
대필 (F)..황대필입니다.
오수 (긴장하는)
대필 (F, 망설이는) 만약..내가 사실대로 말하면...정상참작이 되는 겁니까?
오수 (확 긴장해서) 그렇습니다. 거기 지금 어딥니까? 만나서 얘기하죠.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하는데)
-전화가 끊긴다.
오수, 다급한 손길로 다시 전화를 걸지만 대필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핸드폰을 끊고 서성이는 오수, 자신의 승용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급하게 차를 출발시킨다.
그 때 모자를 깊게 눌러쓴 엘리베이터 점검인부 복장의 견사장
수하1,2가 사라지는 오수의 승용차에 시선주곤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씬76 석진 오피스텔 층 엘리베이터 앞(밤)
엘리베이터 앞에 <점검중>이란 푯말이 걸려있다.
씬77 석진 오피스텔 현관 앞(밤)
수하1, 2. 한 명은 주위를 살피고 한 명이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누른다.
씬78 황대필의 연립주택 앞(밤)
오수, 서성이면서 황대필에게 계속전화를 하지만 대필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대필의 반지하 연립주택엔 사람이 없는지 불이 꺼져있다.
오수 (핸드폰 끊으며) 미치겠네. (쉽게 떠나지 못하고 서성인다)
씬79 달리는 봉고차 안(밤)
봉고차에 타고 있는 견사장의 수하1,2와 쌍칼 수하 건달1,2가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
견사장은 봉고차 안에 없다.
순기가 기절한 채 봉고차 한 곳에 짐처럼 아무렇게나 실려 있다.
씬80 영철의 출판사 앞(밤)
멈춰진 차안의 민재와 재민.
재민 (빵과 우유 먹으면서) 김영철은 일중독 환잔가 봐요. 어떻게 사무실에서 꼼짝도 안 해요?
민재 사무실에 있는 건 확실히 확인한 거지?
재민 그럼요.
씬81 외곽의 허름한 창고 앞(밤)
수하들이 타고 온 봉고차와 견사장의 고급 승용차, 그리고 석진의 승용차가 멈춰있다.
밖엔 견사장의 수하 두 명이 망을 보고 서 있다.
안에서 들리는 거친 매질소리와 순기의 비명소리.
씬82 창고 안(밤)
견사장의 수하들에게 쇠파이프와 몽둥이로 맞고 있는 순기.
견사장은 감정 없는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고
그 옆에 서 있는 석진은 괴로운 표정으로 입 꽉 다물고 고개를 돌려 외면한 채 서 있다.
순기 (괴로운 비명과 섞인 소리)...석진아..제발 나 좀 살려줘.
-다시 날아오는 견사장 수하들의 발길질에 비명을 지르며 나뒹구는 순기.
석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멈춰요.
견사장 (석진을 슬쩍 본다)
석진 멈추라구요!
-견사장, 수하들에게 손짓을 하면 수하들 매질하던 손을 멈춘다.
석진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는 순기를 괴로운 심정으로 본다)
순기 (일어서지도 못하고 무릎으로 겨우 기어오며 빈다) 석진아..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석진아.
석진 (울 것 같은 눈으로 본다)
순기 나 좀 살려줘. ..나 좀 살려줘 석진아. (하는데)
-다시 순기에게 날아가는 수하들의 발길질.
석진 그만해요!
견사장 (석진을 본다)
석진 모두 나가있어요.
견사장 깨끗하게 끝내지 않으면 뒤탈이 생깁니다.
석진 지시는 내가 해요!
견사장 (비죽 웃곤 미련도 없다는 듯 수하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석진 (널부러져 있는 순기 앞에 서서 슬프게 보며)...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
순기 (거의 기절할 것 같은 상태로 바라본다)
석진 니가..날 이해해줬다면...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순기 (겨우)...미안해. 안 그럴게.
석진 이 일..누가 지시했을 것 같애?
순기 (흐린 눈으로 본다)
석진 희수형이야.
순기 (놀라서 본다)
석진 넌 희수형이 스캔들이 두려워서 협상에 응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아.
비밀을 알고 있는 너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결국 우리 둘 다...자멸하게 되는 거야.
순기 (굳어져서)...!
석진 (괴롭게 보며) 우리 둘 다 살아남으려면 니가 현명하게 생각해야 돼.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서 내밀며) 어머니한테 드렸던 돈이야.
그리고 모레 아침에 떠나는 홍콩행 비행기표도 있어.
순기 (이를 악물고 참으며 본다)
석진 (봉투를 옆에다 놓으며) 정신이 좀 들면 병원 가서 치료부터 하고 당분간 홍콩에 가 있어.
희수형하고 오수한텐 내가 알아서 말해 놓을게.
(미안하고 괴로운 심정으로 보다가 돌아서서 나간다)
순기 (그대로 쓰러진다. 하지만 눈만은 살기가 번뜩이며 석진의 뒷모습을 쏘아본다)
씬83 동현의 대문 앞(밤)
도우미 여자가 문을 열고 나오면 희수수하 남자가 기다리고 서 있다.
도우미 무슨 일이세요?
남자 (서류봉투 하나를 건네며) 사모님께 전해주십시오. (자기 말만 끝내곤 곧바로 사라진다)
씬84 동현의 거실(밤)
나희, 도우미여자에게 서류봉투를 건네 받는다.
나희 (받으며 의아한) 어떤 사람이 주고 간 건데요?
도우미 모르겠어요. (하고 주방으로)
-나희, 도우미 여자가 사라진 걸 확인하고는 봉투를 열어 안의 것을 꺼내든다.
순식간에 창백해지는 나희의 얼굴. 나희와 석진이 한강에서 찍은 사진들이 들어있다.
나희 (얼어붙어서)...!
씬85 석진 오피스텔 거실(밤)
석진, 버티기도 힘든 표정으로 서서 집전화로 전화를 하고 있다.
석진 (애써 담담하게) 오수야, 난데. 지금 막 집에 들어왔어.
오수 (F) 어, 그래. 순기는 집에 있구?
석진 ...어. 저기 내가 좀 피곤해서 자야 할 것 같애.
오수 (F) 그래, 알았어.
-석진, 전화를 끊고는 다리에 힘이 쭉 풀려 풀썩 주저앉아 눈을 감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석진 (받으며 눈을 감은 채로)...여보세요?
나희 (F, 긴장된) 나예요.
씬86 석진의 오피스텔 계단(밤)
석진, 주위를 살피며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간다.
씬87 창고 안(밤)
몸을 추스르지 못한 채 누워있던 순기,
겨우겨우 몸을 일으키더니 힘겹게 주머니를 뒤진다.
핸드폰을 찾아들어 번호를 누르려는데 누군가 그 앞에 와 선다.
순기, 놀라서 올려다보면 무표정한 얼굴의 희수다.
순기 (숨이 턱 막히듯 놀라서)...!!
희수 (차가운 눈빛으로 본다)
순기 ..혀..형님.
씬88 영철의 출판사 앞(밤)
멈춰진 승용차 안에 민재와 재민, 출판사를 지켜보고 있다.
그때 건물 안에서 나오는 영철. 민재와 재민, 긴장해서 본다.
영철, 담담한 표정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탄다.
민재와 재민, 시동을 걸고 택시를 따라간다.
씬89 창고 안(밤)
처참한 몰골의 순기를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는 희수.
희수 (안됐다는 듯) 몰골이 말이 아니구나.
-주머니에서 손수건(석진의 이니셜이 새겨진)을 꺼내서 순기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준다.
희수의 손엔 수술용 장갑이 끼워져 있다.
순기 (희수의 행동에 용기를 얻어 울 듯)..전..형님을 위해서..사실을 알려드리려고 한 거예요.
석진이 놈은..형님을 배신했어요.
희수 ..알아. 그래서 날 만나자고 한 것두.
순기 (놀라서 본다)
희수 고맙게 생각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내밀며) 그래서 많이 생각했어.
순기 (담배를 받아들며 희수의 의중을 살핀다)
희수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하면서 라이터를 꺼내 만지작거리면서) 참 많이 생각했어.
(순기보며) 그래서 결론을 내렸어.
(하곤 라이터 불을 켜서 순기 담배에 불을 붙여주려는 듯 내민다)
순기 (담배를 입에 문 채로 보는)...
씬90 한강 둔치(밤)
멈춰진 차 안의 석진과 나희.
석진 (나희에게 온 사진을 긴장된 표정으로 넘겨본다)
나희 (불안하고 초조한) 당신친구가 보낸 거죠?
석진 ...그럴 거야. 하지만 앞으론 이런 일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나희 (불안하게 보는)...
씬91 창고 안(밤)
담뱃불이 붙어있는 피우다 만 담배가 바닥으로 툭 떨어진다.
곧이어 바닥으로 쿵 떨어지는 순기의 얼굴, 너무도 큰 고통으로 핏발이 선 두 눈,
목이 타들어가는 고통으로 목을 움켜잡고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순기의 두 눈엔 죽음을 예감하는 극도의 공포와 두려움이 가득차 있다.
그 모습을 냉정한 얼굴로 바라보는 희수.
석진의 이니셜(SJ)가 새겨진 피묻은 손수건을 바닥에 툭 떨어뜨리고는 무심한 얼굴로 돌아서 나간다.
마지막 힘을 다해 고통에 몸부림치는 순기,
희수를 바라보는 입가에 회한에 찬 비틀림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한다..
씬92 달리는 차 안(밤)
오수 (핸드폰을 받고 있다. 의아한) 그게 무슨 소리야?
민재 (F) 김영철이 선배 친구들 오피스텔 앞에 내렸다니까.
오수 (당황해서) 뭐? 알았어.
씬93 석진의 오피스텔 현관 앞(밤)
영철이 석진의 현관 앞에 서서 벨을 누르고 있다.
민재와 재민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오피스텔 안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다.
영철 (예의 그 어리숙한 표정으로)...아무도 없나?
씬94 창고 안(밤)
순기, 미동도 없이 쓰러져있다.
순기 옆엔 피다만 담배와 피 묻는 석진의 손수건이 놓여있다.
순기는 이미 숨이 멈춰있는 상태..
그 앞에 걸어와 멈춰서는 다리, 승하다.
승하, 서글픈 눈으로 순기를 바라본다.
승하 (너무도 슬픈 눈빛으로)...친구들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군.
씬95 석진 오피스텔 건물 앞(밤)
오수, 급하게 차에서 내려 건물로 가려는데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왔다는 신호음.
오수, 확인하면 순기의 핸드폰으로부터 포토메일이 들어와 있다.
포토메일을 확인하는 순간, 차갑게 굳어버리는 오수.
창고 안 싸늘하게 죽어있는 순기의 모습이다.
오수 (창백하게 굳어서)...!!
씬96 창고 안(밤)
순기의 사체부근에 버려져 있는 순기의 핸드폰이 계속 울리고 있다.
그 모습들을 뒤로 한 채 창고를 걸어 나가는 승하. 슬픈 눈빛..(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