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미술 그림샘 & 월간미술인 청년작가추천
제빵기사 심재국
(Bakery Technician, Shim, Jae-kook)
글 : 조아진 (방문미술 그림샘 대표, 월간미술인 객원기자)
오븐 속의 빵의 상태를 확인하는 심재국 제빵기사
‘이 아이들은 날 배신하지 않아’
케이크 시트 원형돌림판 위에 오르고 부드러운 생크림이 고르게 입혀진다. 원형돌림판이 한바탕 신명나게 돌고나면 어느새 케이크의 모양이 갖춰져 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한 데코레이션이 진행된다. 체리, 청포도, 쵸코 스틱말이가 감각적으로 오르고 나면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이 아이들은 날 배신하지 않아’
심재국 제빵기사의 연습작-생크림케잌
열정의 빵과 사랑의 케이크 그리고 나의 영화
제빵기사 심재국은 사실 첫 사회생활을 영화로 시작한 청년이다. 졸업작품으로 진행한 로토스코핑 기법의 애니메이션 ‘사이다 캔’을 시작으로 굵직한 장편영화의 미술부, 연출부 등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07년에는 영화 ‘상사부일체(이성재, 손창민 주연)’의 미술팀에 있었고 2008년에는 이글루필름프로덕션에서 세컨드 조감독의 자리에까지 올랐었다. 그의 눈앞에는 감독 입봉의 꿈이 그리 멀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불황은 그가 속해있던 회사에도 닥쳐왔고 결국 그는 퇴사하게 된다. 불규칙한 근무시간과 박봉의 물리적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영화연출에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화인으로써 쉬지 않고 달려온 시간들이 무기력하게 흘러갔다. 그러던 중 달콤한 케이크의 향기는 필연처럼 날아들었다.
영화 연리지(최지우-조한선주연) 촬영현장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엄정화주연) 스텝들과 함께(좌측)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제과제빵이라도 배워둘까하는 요량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체험의 결과는 상상이상이었다. 정확한 계량과 감각적인 표현이 더해져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영화의 ‘크리에이트’와 동일한 감성을 그에게 선사해주었다. 누구보다도 늦은 나이였지만 누구보다도 더 정열적으로 제과제빵의 세계에 빠져든 그는 몇 달 뒤 국내 유명의 제과제빵사의 제빵기사로 취업하게 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내고 만다. 영화감독과 제빵기사. 어울리지 않는 이 두 단어를 그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빵은 열정이고 케이크는 사랑입니다. 이 아이들은 날 배신하지 않아요. 내가 사랑과 정성을 쏟으면 쏟을수록 그것에 상응하는 결과를 돌려줍니다.” 투자, 크랭크인, 개봉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큰 변수가 존재했던 영화와 달리 제과, 제빵은 그가 쏟아 부은 열정만큼의 것을 고스란히 돌려준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이 매장에서 파는 빵이 맛있어서 다시 찾았다는 고객의 한 마디는 그가 영화인으로 있을 때 이 영화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관객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평내마을 P사 매장_심재국 기사는 여유가 생길 때마다 수시로 진열된 빵의 상태를 확인한다
제빵기사 심재국 그러나 그가 영화에 대한 꿈을 완전히 접어둔 것은 아니다.
인생의 길
뜨거운 오븐 속에서 인고의 과정을 이겨내고 비로소 탄생하는 빵처럼, 추억과 기념일을 축하하는 의미의 케이크의 관심과 사랑처럼 언젠가는 탄생될 그것을 향해 그는 오늘도 도전한다. 모든 창작자들이 그러하듯 아직 그의 창조적 삶도 완성된 것이 아니다. 영화계의 창조적 연출자 스탠리 큐브릭처럼 그도 제과, 제빵계의 감각적인 창조자를 꿈꾼다. 그리고 훨씬 더 나중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빵과 케이크를 소재로 한 영화와 관련된 일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조심스레 고백한다.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줄 아는 그의 정열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이번 인터뷰 및 취재를 흔쾌히 허락해주신 경기 남양주시 평내마을 P사 사장님과 직원여러분들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빵기사 심재국 프로필
(Bakery Technician, Shim, Jae-kook)
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부 애니메이션전공 졸업(부전공 일어일문, 영화)
2003-2005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녹색도깨비 / 캐리커쳐 및 홍보활동
2003-2005 '야곱의사다리' 외 6편 스토리보드작업
2003-2005 '마지막영화'외 1편 CG작업
2003-2005 'HAPPYDELIVERYSURVICE'타이틀CG
2005 경상북도영상공모전‘사이다 캔(연출)’장려상
2005 ‘연리지’ 미술팀 (태원엔터테인먼트, 주연 최지우, 조한선 / 감독 김성중)
2005-2006 ‘호로비츠를 위하여’ 미술팀 (싸이더스FNH, 주연 엄정화, 박용우 / 감독 권형진)
2006 ‘날아라 허동구’제3 조감독 (타이거픽쳐스, 주연 정진영, 권오중 / 감독 박규태)
2006-2007 ‘굿바이 데이’제2 조감독 (M&UFILM, 주연 강문영, 윤지후 / 감독 유상욱)
2007 ‘상사부일체’ 미술팀 (두손시네마, 주연 이성재, 손창민, 박상면 / 감독 심승보)
2007-2008 이글루필름프로덕션 2nd 조감독 (닌텐도실전영어삼매경 외 DS / WiII CF 다수, 일동후디스, 월드콘, LG싸이킹, 공익광고-사회질서)
현. 경기 남양주시 평내마을 P사 제빵기사
ADD :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부영 아파트 103동 1301호
C.P : 010-2596-7804 | E-mail : ddalku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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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기사는 월간미술인 2010년 1월호를 통하여 지면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