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칼의 돌려차기에 턱을 얻어맞은 구마적이 휘청했다.
우미관 앞에 몰려와 구경을 하던 사람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성이 쏟아져나왔다. 쌍칼과 구마적은 절묘한 싸움 실력을 갖고 있었다. 김두한은 두사람의 대결을 눈 한 번 깜작하지 않고 지켜보았다. 구경을 하는 사람들은 침조차 삼키지 않고 있었다. 쌍칼은 구마적이 휘청하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허공으로 뛰어오르며 발차기로 구마적의 가슴팍을 세차게 내질렀다. 숨돌릴 틈도 주지 않는 맹렬한 솜씨엿따. 구마적은 쌍칼의 박차기를 가슴에 정통으로 맞고 한순간 비틀거렸다. 그러나 곧바로 공세를 취했다.
"이얍"
구마적이 괴성을 지르며 번개처럼 쌍칼의 어깨를 낚아챘다.
'아!'
김두한은 낮게 탄성을 내뱉었다. 구마적이 쌍칼의 어깨를 낚아채고 힘을주자 쌍칼은 그대로 나뒹굴었다. 순간 구마적이 비호처럼 쌍칼을 덮쳤다. 쌍칼은 버낵처럼 빠져나와 구마적의 복부를 주목으로 강타했다.
구마적이 또 다시 휘청햇따. 사람들이 우,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우미관 앞은 인산인해를 이룬 채 환성과 탄성이 교차 했다.
최동열은 친구인 김이수, 임동호와 함께 우미관 앞의 주먹패들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는 주먹패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카페의 주인인 김이수가 친절하게 설명을 하여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을 할수가 있었다.
"몸이 호리호리한 친구가 쌍칼이야,몸이 약간 뚱뚱한 쪽은 구마적..."
그러나 최동열은 김이수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최동열은 정진영등과 함께 있는 김두한을 보고 있었다. 김두한이 주먹패들과 함께 있다는것은 뜻밖이었다. 거지떼와 함께 잇을 때보다는 초라하지 않았으나 여전히 허름한 옷차림 이였다.
"구마적은 힘이 좋아 보이고 쌍칼은 몸이 빨라 보이는 걸"
김이수가 낮게 중얼거렸다. 최동열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최동열의 뒤쪽에는 명월관의 기생들도 있었다. 그들이 귓전에 대고 낮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최동열에게까지 들려왔다.
" 저 싸움에서 쌍칼이 지면 어떻게 되는 거야?"
설향이 아이란에게 물었다.
"쌍칼이 지면? 그럼 이 바닥을 떠나야지."
"그럼 우리 서방님은?"
"호호호! 이제 봤더니 쌍칼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네 서방 걱정을 하눈구나."
"너두 영철씨가 걱정되지 않아?"
"구마적한테 가던지 이 바닥을 떠나야 돼. 그게 주먹패들의 법이야."
최동열은 여자들의 말을 귓전으로 흘려들었다. 장내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구마적과 쌍칼은 야수처럼 서로를 노려보며 대치하고 있었다. 김두한의 손에도 땀이 흘러내렸다. 그때 쌍칼이 구마적에게 접근하여 발차기로 공격을 시작했다. 그의 발은 전광석화처럼 구마적에게 작렬하고 잇었다. 쌍칼의 발차기가 세번이나 구마적의 몸에 꽂히자 구마적이 심하게 비틀거렸다. 쌍칼은 그순간을 놓치지 않고 정권을 구마적의 턱에 꽂으려고 힘껏뻗었다. 순간 구마적의 두 손이 쌍칼의 공격을 무위로 만들고어깨를 움켜잡았다. 구경을 하던 사람들이 그 번개같은 몸짓에 일제히 탄성을 내뱉었다.
"이놈!"
엄청나 괴성과 함께 구마적의 박치기가 쌍칼의 머리에서 작렬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쌍칼은 쓰러질듯이 휘청거리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다 벌렁 나가떨어졋다. 쌍칼은 반사작용으로 튕겨지듯이 벌떡 일어났지만 그러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쌍칼 형님이 졌어...!'
김두한은 한누에 사태를 파악햇다. 쌍칼은 이미 눈동자가 풀어지고 다리에 힘이 없었다.
이 대결에서 조선 주먹을 지키려던 쌍칼이 구마적에게 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