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초, 산란 월척이 잘 낚이는 무동지. 현지꾼 한 사람이 최상류 부들밭에서 밤낚시 준비를 하고 있다.
매년 3월초, 산란 월척이 잘 낚이는 무동지. 현지꾼 한 사람이 최상류 부들밭에서 밤낚시 준비를 하고 있다.
춘분(3월21일)이 코앞이다. 지난 겨울 유례없던 한파로 올해 낚시터의 봄은 예년보다 보름가량 늦게 열리고 있다. 그래도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제 대구·경북 지방의 저수지에도 봄 붕어의 산란 조짐이 비치기 시작한다. 1년 중 월척을 낚을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시즌, 붕어 산란기. 붕어낚시꾼들은 이 시기에 자신의 모든 정보력을 동원해 물가를 찾아 나선다. 산란 직전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는 월척급 이상 대형붕어들이 연안으로 떼지어 몰려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3월초 가장 월척을 낚을 확률이 높은 저수지 두 곳을 소개한다.
◇…예천군 용궁면 무지리에 있는 소류지다. 수(水)면적은 9천900㎡(약 3천평)가 채 되지 않는 아담한 저수지다. 규모가 작고 마을 뒤 야산 아래에 오롯이 들어앉아 있어 아직은 많은 꾼들의 손을 타지 않았다. 여름이면 전 수면이 수초로 뒤덮이기 때문에 수초가 삭아 있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무동지 낚시의 적기다.
물방개가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물이 깨끗하고 수심이 얕아 낮에는 좀처럼 입질을 받기 힘들다. 따라서 무동지는 전형적인 산란기 밤낚시터로, 매년 3~4월 새우미끼 밤낚시에 마릿수 월척이 낚인다. 최근 무동지에서 확인된 가장 굵은 씨알은 2008년 3월2일 현지꾼 전종선씨가 낚아낸 40㎝ 짜리. 최상류 부들밭에서 밤낚시를 했던 전씨는 4칸(민물낚싯대의 길이 단위로 1칸은 약 1.8m) 길이의 낚싯대로 오전 4시쯤 그 같은 행운을 걸어냈다.
무동지의 초봄 월척 포인트는 이처럼 최상류 일대다. 수심 70~80㎝ 정도의 아주 얕은 곳이지만 밤에 먹이활동을 위해 수초가로 올라붙는 산란 월척을 낚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다. 미끼는 지렁이와 새우·메주콩·옥수수 등이 다 잘 먹힌다. 마릿수 욕심을 버리고 단 한 마리라도 대형월척을 노리겠다면 새우나 메주콩 미끼를 권하고 싶다.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예천나들목을 나간 뒤 문경 쪽으로 25㎞ 쯤 가다보면 오른쪽에 새동산주유소와 OK모텔이 나온다. 무동지는 이 모텔 건너편 마을 안에 있으므로 U턴 해야 한다. 차를 돌려 조금 전 지나온 새동산주유소쯤에 다다르면 '무동 무지개농장' 표석이 보인다. 이 표석을 따라 우회전, 야트막한 야산을 넘어 500m 정도 가면 작은 마을이 나오고, 이 마을을 지나 250m 정도 더 가면 무동지 상류에 닿는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함창나들목을 나가서 예천 쪽으로 가도 된다. 10분쯤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