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Cuba

오늘 유심히 달력을 보니 3월 20일이 춘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벌써 이틀이나 지났습니다. 에고! 뭔 세월이 이리 훅~ 갈줄이야. 춘분!   밤낮의 길이가 같다고 해서 춘분입니다. 요즘은 별로 쓰지 않는 인사말 이지만, 예전에 나이를 물어볼 때 춘추가 어떻게 되셨습니까? 라고 묻던 기억이 납니다.     즉, 풀이해서 보면 봄과 가을을 얼마나 보냈느냐는 뜻이리라.      봄은 시작이요 가을은 마무리의 뜻으로 춘추를 불렀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평생 추울 것 같던 그 춥다 춥다 하던 겨울이 세월가니 물러가고 봄이 왔습니다.   우리 인생 사는 게 다 그런 모양입니다. 나 죽겠다 고생한 날도 세월가면 잊혀지듯,   개나리는 피고, 목련 매화꽃도 잔뜩 꽃 봉오리에 물 올라 산에는 진달래 꽃 만발 앞 뒤 버티고 있는 산들은 꽃동네가 되어갑니다.   4월 중순이면 벗 꽃도 한창 개화 하겠지요.   작년 10월 군에 간 아들녀석 올 겨울 추위에 혹독한 시련과 아픔을 딛고 새봄을 맞이합니다. 지금쯤 군 생활에 잘 적응되어 이야기 거리가 많을거라 봅니다.      벵쿠버에 있는 딸아이는 그 곳에 비도 많이 오고 의스스 하게 추워서 항상 기분이 눅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곳도 봄을 알리는 봄비라고 알려 줬습니다.   봄이면 따뜻한 날씨에 만인들이 이렇게들 즐거워하는데,   나는 쿠바에서 이 좋은 한국의 봄 날씨에 에어컨 켜놓고 부채질하며 궁상 떨고 살고 있습니다.   이 곳의 기후는 겨울과 여름만 있습니다. 겨울이 끝나면 바로 여름. 오늘까지 겨울 내일부터 여름,ㅋㅋㅋ   금년 봄엔 꼭 한국에 들어가보려 큰 맘먹고 작심했지만, 인생사 마음 먹기에 달려있지 않은 것도 가끔 있습니다.   어찌나 세월이 쌩쌩 지나가는지, 정신 줄 잠시 놓았다가는 절친한 얼굴들, 연로한 어머니 잊어버리고 살다 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며칠 전 쿠바 권투 3관 올림픽 챔피언 스티븐슨 이 작년 말 작고 했다는 소식을 늦게 들었습니다.   올림픽 역사상 3번의 금 매달과 70년대 당시 알리와 대결을 시도 하려다 무산된 영웅. 가기 전 알코올 중독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던 쿠바의 권투영웅.   7년 전 내가 건내준 쿠바 럼 한병 을 받아들고 같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웃어주던 그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제 카페에 오시는 회원 여러분 봄에 건강 챙기시고, 카페에 자주 들러 좋은 소식과 댓글 많이 올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By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