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 날(11월9일)

[유승구]

처음부터 전 소방인과 범국민적인 기념일로 시행된 것은 아니고 월동기간중의 대국민 불조심 계몽행사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1948년 정부가 수립되면서 불조심 강조기간이 정부에서 설정, 운영되었고, 불조심 강조기간이 시작되는 11월 1일에는 지역단위의 행사이기는 했지만 ‘소방의 날’이라고 하여 유공자표창, 가두퍼레이드, 불조심캠페인 등 기념행사를 펼쳤다. 1963년부터는 내무부가 주관하여 전국적인 규모로 ‘소방의 날’ 행사를 거행하였으며 1991년 소방법을 개정하면서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제정하여 법정일로 정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행사의 명칭이 통일되지 못하였고 周年(주년)표기를 하지 않았는데, 1962년까지의 행사를 하나로 묶고 지역단위행사에서 전국적 행사로 전환된 1963년을 제 1주년으로 환산하여 1991년부터 행사명칭을 통일, ‘제 29주년 소방의 날’ 행사로 하였다.

1999년 제37주년 기념식부터는 행정자치부 소방국의 주관하에 김대중 대통령 내외분을 비롯한 내·외빈 약 5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거행하였고, 2000년 제 38주년 기념식은 대통령께서 참석하신 가운데 올림픽 공원내 제 3체육관에서 거행되었으며, 특히 기념식 부대행사로 국민의 생활안전 유관기관단체와 협조하여 국민이 직접 체험하며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는 ‘안전체험의 장’ 행사를 5일간 개최하여 6만 4천여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어 앞으로 ‘소방의 날’이 소방공무원 및 소방업무종사자의 사기진작은 물론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종합적인 안전의 날로의 발전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만들었다.

발전 단계를 3기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제1기(1963년~1975년)

일제시대 초기에는 겨울철을 맞아 경무총감부에서 화재예방에 관한 지시를 시달하고 각 관아에서는 이에 따라 주민을 계도하였다. 이때 하달된 지시는 대부분 화기 취급상의 유의점을 강조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하였다. 이후 조선총독부 경무국과 소방협회에서는 매년 12월 1일을 '소방일'로 정하고 각종 화재예방활동을 전개하였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12월 1∼2일을 '소방일'로 정하기도 하였다. 이것이 시작된 기원은 확실치는 않으나 1930년도 '소방일'계획은 오늘날 ‘소방의 날’ 행사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비정기적이기는 하지만 화재가 많이 발생할 경우에는 특별히 방화강조기간을 정하여 일제히 방화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행사는 소방일행사와 비슷한 것으로 1920년 2월 11일부터 17일까지 실시되었다. 이것은 1948년 정부수립이후 실시된 불조심 강조기간 행사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오늘날 ‘전국 불조심 강조의 달’행사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해방과 함께 정부가 수립되고 소방행정이 제도화되면서 불조심 강조기간은 매년 실시되는 정기적인 행사로 정착되었고 소방의 날의 기원이 된 행사도 함께 거행되었다. 이때부터 불조심 강조기간이 시작되는 첫날인 11월 1일에는 대대적인 불조심행사가 시작되었는데 행사 명칭을 '소방의 날' 이나 '불조심대회' 등으로 불렀다. 그러나 이때는 현재와 같이 정비된 소방조직이 아니고 소방서의 설치나 책임권자가 각기 달랐으므로 지금과 같이 전국적인 단위의 행사가 되지 못하였다. 더구나 소방이 경찰행정의 일부에 속해 있었으므로 10월 21일 '경찰의 날'에 가려 이렇다 할 기념행사를 가질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1963년 11월 당시 박경원 내무부장관은 불조심 강조기간이 시작되는 11월 1일에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각종 시책을 추진하여 국민의 경화사상을 고취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였다. 이때 즈음하여 소방인들 사이에서는 소방의 날을 법제화하고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어 매년 11월 1일을 소방의 날로 정하고 국민의 경화의식고취를 위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성과로 1967년 1월 6일에는 내무부예규 제113호로 "불조심의 날"(1977년 8월 5일 폐지)이 제정되었고 1973년에는 보다 행사내용이 내실을 갖춰 소방유공자들에 대한 표창과 함께 최초로 기념우표가 발행되었다. 이 밖에도 이 기간 중에는 "기념우표"와 신탄진담배 500만갑에 불조심 홍보문을 삽입시켜 판매하기도 하였다. 또한 1973年은 소방의 날을 법제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다각적으로 전개되어 1973年 3月 30日 제정·공포된 총무처 소관의 ‘각종기념일등에관한 규정(대통령령 제6615호)’에 삽입시키고자 노력하였지만 법정일로 인정받지 못하고 계속 자체행사로 실시되었다.

제2기(1976년~1090년)

1958年 3月 11日 소방법이 제정되고 1971년 12월 25일에는 대연각호텔 화재로 소방의 중요성이 급격히 부각되었는가 하면 1972년 6월 1일부로 서울과 부산소방본부가 발족하였으며 1973년 2월 8일에는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되는 등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방행정발전의 기틀이 성립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75년 8월 26일 내무부 민방위본부가 발족하면서 소방업무의 소관이 치안국(지방은 경찰국)소방과에서 민방위본부(지방은 민방위국) 소방국(지방은 소방과)으로 승격·이관되었다. 이것은 전국 소방인들에 있어서 매우 고무적인 일로 다음해인 1976년 불조심 강조기간부터는 11월 1일 소방의 날 행사계획을 중앙에서 수립·시달하는 형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따라서 1976년 11월 1일 소방의 날 행사에서는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소방 역사상 최초로 소방의 날 대형아취가 설치되고 대대적인 가두행진과 캠페인이 실시되는 등 오히려 최근의 소방의 날 행사보다 더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신탄진 담배 500만갑에 화재예방홍보문을 게재하였으며 대통령의 하사담배인 청자 6,500갑이 전국의 소방공무원들에게 지급되어 사기를 올려주기도 하였다. 이에 당시의 대표적인 월간 소방잡지였던 ‘자치소방’은 소방의 날을 축하하는 사설과 함께 '제1회 소방의 날' 행사거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후 11월 1일로 정착된 소방의 날 행사는 매년 빠짐없이 개최되었으나 다만 기념식 명칭은 ‘불조심 대회’나 ‘소방의 날’ 혼용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1991년 이후에 소방의 날이 생겼고 이전에는 '불조심 대회'였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즉 11월 1일 거행되었던 행사는 ‘소방의 날’이 공식명칭이었고 ‘불조심 대회’ 나 ‘불조심의 날’ 등은 부수적으로 쓰인 것이다.

제3기(1991년~ 현재)

‘소방의 날’이라는 공식명칭으로 매년 행사를 가졌음에도 소방의 위상을 높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첫째, 법정기념일로 지정받지 못하여 국민적인 행사가 아닌 자체행사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고 둘째, 행사일인 11월 1일은 불조심 강조기간이 시작되는 날이라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으며 셋째, 그 해의 행사가 몇번째 행사인지 불분명하고 공식적으로 사용치 않아 행사의 일관성조차 희박하였다. 그러므로 일각에서는 소방법이 제정된 날인 3월 11일 또는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제정해서 전 소방인들이 기념할 수 있도록 하고 온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일로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이러한 다수의 의견에 대해서는 정부관계자들도 공감을 가졌으며 '민방위 본부장 김주봉'씨와 '소방국장 조남성'씨는 이를 1991년 소방법 개정시 적극 반영하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국가기념일로 인정받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어도 '소방의 날'은 이때부터 법적인 근거를 갖게 된 것이다. 따라서 1991년부터는 소방의 날을 11월 9일로 옮겨 전 소방인의 행사가 되도록 행사내용을 다양화하고, 1963년도 행사를 1주년로 역산해 제39주년 소방의 날 행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정부는 2010년 11월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제48회 소방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국민의 안전문화 증진에 기여하고, 화재 및 구조·구급 등 헌신적인 소방활동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공이 큰 유공자 80명과 전남 목포소방서 등 2개 우수 소방관서에 대해 훈·포장을 수여했다.

▲홍조근정훈장 손은수(소방준감) ▲국민훈장목련장 박재만(전남 나주시 의용소방대장) 손길규(경남 진주시 의용소방대장) ▲녹조근정훈장 김대진(경북 포항남부소방서 지방소방정) 나강문(광주 소방안전본부 소방정) ▲국민포장 한옥희(제주 동부소방서 구좌여성의용소방대대장) 이대걸(울산 남부소방서 무거지역의용소방대장) 여필동(서울 서초소방서 의용소방대장)▲근정포장 한정민(중앙119구조대 소방장) 이동성(충북 소방본부 소방준감) 정남구(대구 소방안전본부 지방소방령)

  부산금정소방서 이갑진 예방안전과장은 '글로벌 석간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에 ‘소방의 날에 즈음하여’를 기고하였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읽고 소방관의 애로사항을 알아줬으면 한다.

 기상예보에 의하면 추위가 예년보다 빠르게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졌다고 하니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그 중에도 동절기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화재는 빼놓을 수 없는 걱정거리다. 옛날 이맘 때 거리에 소방차 사이렌을 울리고 시가지를 행진하던 진풍경도 이젠 추억으로 여겨지고, 불을 끄기 위한 방화수, 방화사도 좀처럼 보기가 쉽지 않다. 불을 끄려고 머리카락을 그을리고 얼굴에 화상을 입는 일은 옛날이나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곡돌사신“(曲突徙薪)” 즉 굴뚝을 구부리고 섶(땔감)을 옮겨야 하는 것, 불조심을 생활화 하는 것을 간혹 잊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오늘은 9일 소방의 날이다. 소방공무원으로서 시민여러분께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 하루만이라도 소방관의 마음을 헤아려 줬으면 한다. 지난달 1일에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우신골든 스위트 주상복합건물의 화재는 전기스파크가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원인은 그렇다 치고 초기소방대의 출동이 늦어져서 화재를 키웠다고 시민들의 항의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소방공무원들은 불을 끄는 전문가 집단이다. 소방관은 불을 끄는데 있어 전술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다. 그 첫째가 신속히 출동하여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고 화재를 진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둘째 불꽃연기가 폭발적으로 치솟아 초기진압이 어려울 때에는 2차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중점을 둔다. 셋째가 한사람의 생존자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救災에 있어서 “遠水不求近火 遠親不如近隣”(원수불구근화 원친불여근린) 이라 하였다. 즉 “먼 곳에 있는 물로는 가까운 불을 끌 수가 없고 먼 곳의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 라고 했다.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국민을 위하여 헌신 봉사하는 소방공무원을 365일 신뢰하는 국민여러분의 성원을 기대하고 싶다. 또한 소방공무원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켜주는 행복 지킴이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소방의 날을 맞이하여 다짐하고자 한다.

소방관의 계급체계는 다음과 같다.

1) 소방총감:  행자부 소방국장이며, 경찰조직의 치안정감에 해당

2) 소방정감: 중앙소방학교장, 서울 , 부산 본부장이며,  치안감에 해당

3) 소방감: 행자부 과장, 서울, 부산본부과장, 대구,인천 등 도본부장 보장, 경무관에 해당

4) 소방정: 소방서장, 지방소방학교장, 과장 보직, 총경에 해당

5) 소방령: 본부 계장, 서 과장 보직, 경정에 해당

6) 소방경: 서 과, 계장 보직, 경감에 해당

7) 소방위: 계장 , 파출소장 보직, 경위에 해당

8) 소장장: 파출소장, 부소장, 반장 보직, 경사에 해당

9) 소방교: 직원,  경장에  해당

10)소방사: 직원, 순경에 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