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정선 오지능선 찾아가기
골지천-자후산(x904m)-x1.005m-문래산(△1.081.5m)-고양산 분기봉-소래재-x1.043.2m-각희산 분기봉-각희산(△1.083.2m)-다시 분기봉-벌문재(976m)
도상거리 : 약 15km
소재지 : 강원도 정선군 임계, 동면
도엽명 : 1/5만 임계
◁개 요▷
이 일대의 산들은 능선의 동쪽 아래 흘러가는 골지천(骨只川)의 영향으로 급한 절벽과 벼랑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서쪽 역시 만만치
않게 가파르게 형성되어있다
따라서 능선의 폭도 상당히 좁고 가파르고 곳 곳에 겨울철 얼었을 때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구간이 있다
자후산에서 문래산까지의 능선이 거의 그런 형태로 이어지고 굴곡도 상당히 심한 편이라 많은 체력소모와 시간을 소요하게된다
그러나 딱히 등산로라고는 볼 수 없으나 약초꾼들이 지나간 흔적은 능선에 게속 이어져있고 잡목과 가시들로 인해서 여름철에는
진행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전체적으로는 시원한 조망은 없으니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이고 문래산 정상과 소래재를 지난 오래된 헬기장
봉에서 시야가 확실하게 터지면서 남쪽으로 각희산 너머로 바라보이는 산 능선 들의 라인들이 보기좋다
특히 각희산 일대에서 바라보는 두위봉을 가장 뒷 배경으로 지억산 등 일대의 산들의 라인들이 비죽 뾰죽 보이고,
남쪽이라 낮 시간대에는 역광으로 볼 수밖에 없어 검은 실루엣으로 바라보이는 선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굴곡이 심한 능선임에 틀림없고 빠른 진행은 어려운 구간이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라든지 식사시간을 줄이고 부지런히 진행한다면 광대산 일원까지 진출하는데 시간을 맞출수는 있으나 해가
짧은 겨울철에는 당일치기 산행으로서는 부담스럽다
특히 자가운전을 하지 않고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려먼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아무래도 증산에서 열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으니
열차시간에 따른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임계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내가 취한 방법외 강릉에서 더 빠르게 움직이려면 임계까지 택시비가 현재 요금으로 4만냥 거기에다가
산행 깃점까지 1만2천냥,
그렇다면 여름철 대간을 종주하는 안내산악회가 삽당령을 깃점으로 산행할 때 편도 요금만주고 삽당령에서 하차하고 임계 택시를
부른다면 가까워서 교통비의 부담은 없을 듯,
421번 지방도로상인 벌문재는 1/5만 지형도에는 비슬이재로 표기되어 있지만 직접 내려서보면 해발 795m 벌문재로 이정표가
서있다
지형도 상에는 다음 구간의 초반부에 벌문재로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지형도에는 표기되어있고 이 고개를 지나는 차량의 교통량은
상당히 적으므로 열차시간에 쫏긴다면 히치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동면의 택시를 부를는 것이 빠를 것 같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좀 돌아가더라도 동면서 정선행 버스는 있으니 정선-증산간의 교통편을 이용해도 괜찮을 듯 싶지만 산꾼들이
그런 시간이라면 산을 더 타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약간의 시간이 남는다면 화암팔경을 즐기는 방법이 괜찮을 것 같은데 가을철에 이 곳을 온다면 오히려 히치하이킹 하기는
쉽지 않을까싶다
◁산행 후기▷
2004년 12월 19일 (일) 날씨는 흐린 후 맑았고 저녁 때는 바람이 세게 불어댐
같이한 사람 : 광인
강원도 정선 평창 영월 일대에는 아직도 미답의 오지 능선들이 많다
작년에도 이 일대의 오지능선을 찾아 다녔고 금년도 정선 일대의 오지능선을 이어보려한다
이 산행을 하게된 동기는 작년 5월 남산-상정바위산-고양산-문래산 이어가기를 하려고 계획했고 산행에 들어갔지만 5월의 날씨 답지
않게 무더위로 지쳐 △933.1m봉 직전의 안부에서 소라골 마을쪽으로 하산한 적이있어 이 후 자후산-문래산-각희산을 이어보자고
계획을 했으나 그동안 이어오지 못하다가 잡목의 저항이 덜한 이 무렵 찾아보고자 생각 한다
그러나 최근 오지산행을 즐기는 높은산님 일행의 가칭 “정선지맥”이어가기의 계획을 듣고 나름대로 여기저기 이 일대의 능선에 금을 그어놓았던 것을 이리저리 맞춰보니 높은산님의 코스와 거의가 대등소이하게 맞는다
따라서 이 일대의 능선이어가기는 높은산님의 가칭 “정선지맥” 이어가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미리 설명 해두는 바이다
◁골지천 동쪽의 능선들▷
따라서 얼마 전 첫 구간을 마친 높은산님의 산행기에 리플을 달았더니 높은산님 왈
“같이 진행하자고” 권유를 하지만 그 쪽도 10명의 인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있으니 아무래도 내 취향은 아닌 듯하고,
교통이 불편하니 여러명이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어렵게 찾아가고,
혼자서 찾아다니는 오지능선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틀림없다
따라서 앞으로 전개는 어떻게될지 모르나 어렵게 혼자서 찾아보기로 한다
청량리발 영동 태백선의 야간열차를 이용하면 새벽에 연결되던 구절리행 꼬마열차가 사라진 이 후 정선군 북면 북평면, 임계면쪽의 대중교통편이 상당히 불편해졌다
물론 엄청난 택시비를 지불하면 되겠지만 경비를 줄이는 방법을 아무리 생각해봐야 뾰죽한 묘안이 떠 오르지 않는다
임계로 접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두대간의 “삽당령”깃점을 들어가는 안내산악회를 이용해서 삽당령과 가까운 임계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이 떠 오른다
그러나 그 방법도 이내 고개를 흔들어 버리는 것은 그 새벽에 삽당령에 내리면 돈도 되지 않는 삽당령-임계간을 위해서 새벽에 잠도
자지 않고 택시가 와 줄런지도 의문이고 조그만 면소재지 임계에서 추운 바람을 막아줄 곳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괴목▷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 강릉행 심야버스로 강릉에 도착한 후 사우나에서 잠시 수면을 취한 후 07시 출발하는 임계경유 정선행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하여튼 그렇게 강릉에 도착했고 아직도 어두운 일요일 07시 출발하는 버스는 나 혼자 달랑 태우고 성산면에서 구불 구불 구절양장의
35번 국도를 달려간다
삽당령을 지날 때는 오래전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 오르고 도착한 임계면 소재지도 그 때보다는 발전된
것으로 보이는데 제일 커다란 건물은 호화 모텔이다
48분만에 임계에 도착하고 잠시 후 달려온 택시로 산행 깃점으로 잡은 용산2리로 달려간다
차량안에서 바라보는 골지천은 예전의 골지천의 모습이 아니라 반듯하게 축대를 쌓고 여기저기 시멘트가 발라지고 곡선은 사라지고
되도록 직선으로 바꾸어놓고 하상은 똑같이 모습으로 정비된 도시의 하천과 모양새가 비슷하니 울화가 치민다
하기야 지난 2년 사이에 태풍 루사와 매미의 폭격(?)을 맞아서 제대로 보수를 한다고 하겠지만 곡선과 큰 바위들이 꼭 자연적인
모양새만 따지는게 아니라 큰 물이 들 때 유속도 바꾸기도하는등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진대 2000년대에도 1960년대 새마을 운동
방식이다
◁임계면 시가지▷
산행 깃점을 처음에는 낙천리의 단봉산(670m)부터 시작해서 884.9m봉 △863m봉을 거친 후 자후산으로 오를 생각을 했으나 그 쪽의
야산보다는 각희산을 지나서 벌문재 이 후 990m봉에서 이어갈 동쪽 지맥의 능선을 버리고 남쪽의 광대산(△1.013.9m)을 거친 후
“화암팔경”의 광대곡과 몰운대를 거친 후 동면으로 하산하려 계획했다
사실 광대산 하나만을 위해서 일부러 가기에는 너무 멀고도 긴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를 먼저 설명하자면 각희산 찍고 벌문재에서 마치고 말았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해 짧은 겨울철의 하루
산행에는 무리라고 생각 된다
일대의 택시 기사라고 무조건 아는게 아니다 지도에서 보이는 지명을 이야기해도 고개를 흔들고 하여튼 골지천을 건너는 용산교 일대
에서 산을 쳐다보니 대강 감이 잡혀온다
12.000냥의 택시비를 지불하고 내리는데 아무래도 불안해 보이는지 기사님은 나에게 한마디한다
“문제가 있으면 아까 제게 걸은 번호로 전화 하세요 잘 찾아가세요”
용산2리 “용동마을”을 좌측으로 두고 고목 몇 그루가 눈에 띄는 몇 채의 민가가있는 곳에서 자후산에서 골지천으로 뻗어내린 동릉을
바로 탈까하다가 우선 지릉과 지릉사이로 패어 들어간 골짜기로 발길을 옮기는 시간이 08시10분이다
◁용산2리 용산교를 건너 지능선으로 붙기전 골지천쪽을 바라본다▷
제법 쌀랑한 아침 나절의 기온에다가 흐린 날씨라 더욱 을씨년스럽기만 하지만 등산로가 없는 오지의 능선을 찾아가는 설레임이
더 앞서기만하다
서쪽으로 패어간 골자기를 따르니 골자기는 답답하게 금새 잡목 사이로 막혀버리는 느낌이라 좌측의 능선 사면으로 치고 오르려
건 계곡을 건너니 어라! 묵은 산판길이 있다
하얀 살을 드러낸 앙상한 자작나무 조림지를 우측으로 두고 오래된 산판길은 내가 가야할 능선의 잘록이쪽으로 휘어 올라간 것으로
보이길래 내심 혼자서 중얼거려본다
“역시 내가 오지 전문 경험꾼이구나 느낌으로 초입부를 찾다니” 누군가 들었다면 이럴거다
“아이구! 잘 난척 하기는 하여튼... ” 그 생각을 하니 내 얼굴에 미소가 묻어나오는 듯 하다
08시30분 그렇게 잘록이 쪽으로 올라만 갈 것 같던 산판길은 다시 동쪽의 마을쪽으로 휘어지는 지점에서 잡목을 헤치면 능선으로
치고 오르니 불과 3분 후 송림이 무성한 능선이다
무성한 송림숲 아래 푹신하게 밟히는 갈비의 기분좋은 감촉을 느끼며 서쪽으로 올려치는 지능선은 역시 골지천변에서 오르다보니
상당히 가파르게 올라간다
전혀 길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건 기우일 뿐이고 마을 주민들의 약초나 나물재취를 위해서 다녔던 희미한 족적은 내내 이어 진다
◁지능선위로 올라서면 초반 송림숲이 펼쳐지나 곧 이어 가파른 오름이다▷
빼곡한 나무가지 사이로 우측을 내려다보면 우릉산(887.8m)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절벽이 눈길을 끄는건 바로 아래가 구불 구불
휘돌아 흐르는 골지천이기 때문이다
좌측 아래는 바로 용동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시끄러운 중장비 소리는 그 놈의 골지천 하상을 고르고 자연미라고는 하나도 없이 각을
이루며 쌓는 축대하며 골지천 복구 공사이다
초반부터 숨을 헐떡이며 51분 하나의 봉우리를 오르는데 사실 이 봉우리 정상직전 좌측으로 휘도는 족적을 따르면 된다
어차피 등로가없는 곳이라 정상에 올라서서 지형을 살피고자 했지만 좌측으로 휘돌아 사면을 따르면 이 봉우리에서 다시 내려서는
곳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너무 확실하게 하고자하는 것이 더욱 힘을 빼게 하는 이유이기도하다
급격히 내려서니 역시 조금전 그 사면을 휘돌던 족적과 만나면서 다시 급하게 치고 오른다
09시02분 이번에는 봉우리 우측 사면의 족적이 보이길래 그대로 따르니 역시 가파름을 피하기 위한 오랜 세월을 이 곳에서 보낸
주민들의 지혜의 산물일거다
가파르게 4분 여 오르니 평탄해지며 5분 후 오른 봉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섰다 오른다
◁아직도 시골에서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 이런 올무를 설치하지는 않겠지요 그저 몸에 좋다면 뭐라도 얼마가 되었던 먹어대는
몬도가네족들 때문이겠쥬▷
그러나 이 봉우리 역시 정상을 오르기전 좌측 사면을 따랐다면 내리막에서 다시 만나는 것,
답답했던 능선에서 벗어나서 하얀색의 자작나무들이 눈길을 끌며 잠시 평탄해진다
09시15분 저 위로 가파르게 솟아있는 자후산 정상인 듯한 쪽으로 본격 오름이 시작된다
항상 언급 하듯이 찾아가는 산행에서 “정답”을 먼저 만들고 움직이지 말라는 것은 자칫하면 정답일때는 괜찮지만 오답을 설정 해놓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다보면 낭패를 당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 곳이 당연히 “육산”일 것이라는 “오답”을 설정해놓고 움직이다보니 아니! 의외로 산의 속살은 바위들이 자주 나타난다
바로 골지천을 끼고 형성된 능선들이라 가파르고 좁은 능선에 바위들이 자주 목격된다
09시27분 금새 오를 것 같았지만 가파른 절벽지대를 오르니 이제는 거의 사지를 이용해서 기어올라야 할만한 곳들이 나타나는데
눈이 쌓여있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만약에 눈이라도 쌓여있다든지 빙판이라서 미끄러진다면 가파른 사면을 한참동안 미끄러져 내려갈 것이고 다시 오르려면 엄청난
체력소모가 뒤 따를 것은 뻔한 일이다
09시33분 그렇게 힘겹게 오르니 잡목과 아주 좁고 특징없는 자후산 정상에 오르게된다
◁자후산 정상에 올라 남동쪽을 바라보면 소래어구 일대의 도로와 멀리 멍애산 장병산 일대와 우측으로 지나야할 능선들이 바라
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동쪽을 내려다보면 가파르기 그지없고 마을들과 골지천 그리고 35번 국도 너머로 중봉산 1.283.5m봉 과 1.246.9m봉
이 병풍을 치듯 중봉산과 청옥산을 가로막고 있으며 그 사면을 가르고 지나가는 임도가 큰 상처를 입은 수술자국 같아 보여 안타깝다
북쪽 아래로는 애당초 이어 보려했던 단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들이 이어져 가는 것이 보이고 골지천 너머의 덕우산(1.009.3m)
너머로 멀리 발왕산이 아득하게 바라 보인다
남서쪽으로 고양산(1.150.9m)이 확실하게 바라보이고 그 골자기 아래로 승두골로 들어가는 구불구불한 좁은 도로가 바라보이니
작년의 고양산 산행때의 기억이 새롭게 떠 오른다
남서쪽으로는 골지천을 따라서 멀리 하장면쪽으로 이어지는 골자기가 협곡을 이룬 듯 보여지는 자후산 정상에서 10분 간 지체한 후
출발이다
하늘은 아직도 흐리고 햇볕은 보여주지 않아 겨울 날씨답게 매서움을 잠시 보여주기도한다
자후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능선은 날카롭기 그지없어 사뭇 조심스럽기만하다
동쪽은 골지천의 영향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고 서쪽 역시 절벽은 아니지만 가파르고 날등은 폭이 좁아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진행하다보니 빠른 진행은 어렵고 잡목 또한 게속 가로막으니 더하다
◁북쪽 골지천 너머 덕우산과 멀리 아득히 발왕산이 조망된다▷
◁자후산 정상 일대▷
10시05분 그런대로 한차례 완전히 내려선 후 다시 양쪽이 가파른 절벽지대를 오른다
10시15분 좌측(동쪽)으로 지능선이 분기하는 x1.005.3m봉을 지나도 여전히 날카로운 능선은 이어지고 6분 후 바위가 뾰죽한 봉우리
를 지나니 폭좁은 날카로운 능선은 사라지나 동쪽은 여전히 벼랑을 이루고 있다
참! 등산객들은 지나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자후산 정상에서부터 여지없이 깨진다
능선에 등로라고는 할 수없지만 족적은 여전하고 작년 상정바위산에서 보았던 ssr 산악회의 낡은 표지기가 가끔씩 보이니 많고많은
대한민국 산꾼들중에 가끔은 이렇게 미친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10시27분 하나의 무명봉을 올랐다가 내려서는데 역시 날카롭기 그지없고, 35분 안부에서 급격하게 치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우측으로
승두골 들어가는 길이 역시 뚜렷하게 보이고 고양산은 뱃재 일대까지 뚜렷하게 보여진다
◁서쪽으로 바라보이는 고양산과 다래재 지나서 이쪽과 연결되며 달려오는 능선▷
10시50분 작은 오르내림을 끊임없이 하면서 오른 봉우리가 “311재설 77,6건설부”의 삼각점과 삼각점 관리표찰이 서있는 약간의 공터
로 이루어진 문래산 정상에 선다
나뭇가지들 때문에 뚜렷한 조망이라고는 할 수없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조망을 보여준다
어느새 해도 떠 올라서 땀을 엄청나게 배출하는 문래산 정상에서 지도를 펼치고 여기저기를 집어가며
캔맥주 하나로 배를 채우며 시간을 보낸다
북서쪽으로 상원산이 확실하게 바라보이고 그 너머 멀리 가리왕산이 조망된다
남쪽으로 멀리 시설물의 함백산도 보이고 그 우측으로 두루뭉슬하게 태백산도 보인다
동쪽 너머로 중봉산과 능선을 같이하는 1.197.2m봉 사면에 마구 파헤쳐져 볼썽 사나운 것은 “중봉 광업소”로 보여지고 그 너머 청옥산은 정상부만 살짝 보인다
햇볕이 따스해서 그랫나 자그마치 34분이나 주저앉았다가 11시24분 문래산 정상을 출발한다
역시 남쪽으로 향하는 능선은 초반 부드럽고 평탄하게 이어져 오늘 산행 초반부터 게속 가파름으로 이어진 산행을 해서 그런지 반갑기 그지없다
그렇게 부드러운 능선이 펼쳐지는건 동쪽으로 능선이 길게 뻗어있어 골지천이 멀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잡목 사이로 문래산 정상과 자후산으로 이어지는 굴곡많은 능선들이 보인다▷
11시34분 다시 올라선 봉우리에는 돌이 촘촘히 박혀있는 공터로 이루어져 눈에 띄는 곳이다
살짝 내려서다가 손전화 때문에 5분간을 지체 후 오르면 2분정도 내려서고
11시45분부터 서쪽 고양산 방면의 △933.1m봉쪽 분기봉을 향해서 급격한 오름이 시작된다
숨가쁘게 오르다가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니 비죽 빼죽 굴곡이 심하게 보여진다
11시55분 참나무들 아래로 마른 풀들이 부드러운 분기봉 도착이다
동쪽으로 나뭇가지 사이로 두타산이 보여지나 그리 좋은 조망은 아니고 좌측 아래로 작은 소래골이 깊게 패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12시03분 작년 5얼 지나왔던 고양산 방향의 능선을 확인하고 여전히 남쪽으로 내려서며 출발하는데 능선이 두개로 나눠지는게
이상해서 자세히 바라보자니 같은 능선 사이에 분화구가 형성되어있어 짧은 능선이 나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소래재로 내려서려면 분화구를 좌측으로 두고있는 우측의 능선을 일직선으로 내려서면 되며 급격하게 내려서는 능선상에서 소나무가
어우러지며 잠시 시야가 확 터지는 곳에서는 고양산과 분기봉 사이쯤에 위치한 다래재 남쪽의 “월애곡”골자기가 깊게 패어진 것이
보인다
아 ~~ 그 월애곡 골자기 멀리 군의산(△942m)과 지억산(△1.116.7m) 일대의 산들이 각을 이루고 있는 장면들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소래재로 내려서며 바라본 월애곡 골짜기 멀리 지억산 군의산들이 멋지게 보인다▷
◁소라재▷
12시22분 양쪽으로 내려서는 확실한 소로가 보이는 “소래재”에는 분명 등산로는 아닌데 많은 패트병들이 버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봄철 나물꾼들의 소행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지고온 부피 큰 것을 버려야만 그만큼의 나물을 더 가져갈 수 있기때문,
문래산 이 후부터는 자후산부터 보여지던 ssr산악회의 표지기는 사라졌지만 족적은 여전히 있고 그러나 잡목의 저항은 간간히
있으므로 여름철 진행은 까다롭게 보여진다
소래재 이 후 다시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아까부터 허기가 지는 것이 준비해간 라면이라도 끓여 먹고가야 할 것같다
12시30분 억새가 한들거리는 공터를 지나 한차례 다시 내려서면 잡목과 가지가있는 싸리나무들로 성가시고 다시 가파른 오름이
이어진다
12시47분 좌측(동쪽)으로 “무벌재”를 지나서 큰소래마을쪽으로 뻗어간 긴 분기능선이 있는 x1.043.2m봉에 오르니 잡목과 혼자도
앉을만한 장소가 되지 않아 약간을 내려선 폭 좁은 능선에서 라면을 끊이고 두개의 팩 소주까지 즐기다보니 한시간 훌쩍 지나버린다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았으니 비록 라면이지만 많이 먹게되고 소주까지 즐기니 그렇다
13시46분 식사 장소를 출발, 무명봉 하나를 올라선 후 내려서면 좌측 “무낼골”상류부와 우측으로 “뒷골”상류부가 잘 보이는 안부에
내려선다
◁동쪽 골지천 너머쪽으로 바라보이는 멀리 청옥산(좌측)과 두타산 라인▷
14시 정각 안부에서 다시 올라선 봉우리는 잡초가 무성한 오래된 헬기장인데 오늘 능선에서 가장 조망이 확 터진 곳으로서 지금까지
언급한 일대의 산릉들이 사위가 막힘없이 보인다
다시 내려서면 잡목 많고 다시 굴곡심한 오름이 이어진다
일대는 말라붙은 포아풀들이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 여름철에는 상당히 푹신한 느낌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주도 한 병 이상 마셨겠다 사실 이 즈음부터는 기록도 제대로 하지 않고 힘만 들어간다
다시 가파른 오름끝에 14시47분 포아풀들이 말라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좌측(동쪽)의 “무낼골”쪽으로 분기하는 짧은 지능선상의
봉우리다
동쪽으로 멍애산(△948.8m)쪽이 조망되고 남쪽으로 가야할 능선들 우측으로 보이는 남면쪽에 소재한 산릉들이 참으로 보기좋게
일렁거린다
때마침 따듯한 햇살도 비춰주겠다 소주도 마셨겠다 배낭을 베고 드러누우니 어제밤 부족했던 잠이 절로 쏱아진다
산 다니며 변한 아무곳에서나 기대면 잠들어버리는 거지체질(?)에 무려 30분 잠에 빠지고 15시 정각 어슬렁 거리며 각희산 쪽으로
출발하는데 이 정도되면 오늘의 애당초 계획했던 여정은 어긋 나고 말터이지만 별 걱정없이 진행한다
◁역시 동쪽 조망 산 허리를 파헤친 중봉광업소도 보이고 멀리 두타산도 보인다▷
여전히 오르내리는 녹녹찮은 능선들이 펼쳐지고 잠시 후 아주 잠깐 동안의 암릉이 펼쳐진 후 다시 오름길이 이어진다
15시16분 소나무와 억새가 어우러진 왼쪽(동쪽)△869m봉으로 기다란 지능선이 분기하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각희산은 가까이
바라보인다
남동쪽 벌문재의 도로도 살짝 보이고 그 너머로 육중하게 파도치듯 일렁거리는 커다란 능선들은 △990m봉과 그 남쪽으로 보이는
광대산을 쳐다보니 소주 마시고, 낮잠자고 가기에는 턱도없이 머나먼 거리에 있는 것으로 보여지니 슬그머니 웃음만 나온다
동쪽 건너편쪽으로는 벌문재 이 후 앞으로 이어가야할 능선상의 △1.078.5m봉에서 북쪽으로 이어간 능선상의 △1.042.3m봉이
묵직하게 자리한 것이 보여진다
조망을 즐기느라 8분간 지체 후 출발하니 능선은 말라붙은 포아풀 군락지 다
오랜만에 바스락대는 낙엽소리가 문득 정신을 일깨우며 여기저기를 둘러보니 바람의 영향인지 참나무 종류가 대부분인 나무들이
꽈배기 마냥 꼬인 모습들이 눈에 많이띤다
15시39분 우측 “뒷골”쪽으로 내려서는 희미한 소로가 보이지만 좌측의 “삼배일골”로 내려서는 소로는 확인하지 못한 안부를 지나고
각희산 분기봉을 향한 오름이 시작된다
◁다음번 이어가야할 능선들 거의 1.000m에서1.200m급 봉우리가 늘어선 능선이다▷
분기봉 오름길도 상당히 가파르고 16시04분 동남쪽 급격한 능선 아래로 벌문재 도로가 내려보이는 각희산 분기봉에 올라서 배낭을
내리고 각희산 정상만 찍고 오기로한다
언급했듯이 계획한 능선 이어가기에서 각희산 정상은 살짝 벗어나있는 상태 다
애당초 산행계획에서 각희산 정상은 찍고 다시 돌아나와 능선을 이어가는 계획이었는데 여기서 잠시 갈등을 하는 것은 어차피 광대산
까지 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을 때 각희산 정상을 오르고 그대 서남릉을 타고 동면소재지로 곧장 내려설까도 생각해봤으나
그렇다면 다음번 능선이어가기를 하려면 벌문재에서 이 곳 분기봉까지 거꾸로 올랐다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직접 눈으로 보는
경사도로 볼 때 그렇게 했다가는 초반부터 진을 빼고 이 후의 산행에 차질이 생길 것은 뻔한 것으로 보여서 각희산 정상만 찍고
벌문재로 하산하기로한다
남서쪽으로 한차례 내려섰다가 가파르게 오르니 16시13분 정상 직전의 분기봉이며 이 일대 역시 분화구 형태를 한 지형이 보여진다
그러니까 자후산 문래산 내지는 이 일대도 지질학적으로 석회암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개 이런 지형에 분화구 형태를 한 웅덩이가
있는 지역을 카르스트 지형이라 하는 것으로 알고있으며 이 일대는 민둥산과 지억산 일대가 대표적인 곳으로 알고있다
◁분화구 같은 지형을 지나면, 각희산 정상이고 뒤로는 몰운대와 광대곡을 품고있는 광대산이 보인다▷
16시15분 각희산 정상에 올라서니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삼각점 관리표찰만 있는데 지역 주민들에 의해서 정상 일대의 나무들을
베어놓아 조망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이미 해는 서산에 걸린 상태에서 스산한 바람만 몰아치는 각희산 정상에서 그 시원스러운 조망을 살피건데 아무래도 다음번 가야할
오두재 인근의 △1.168.9m △1.171.4m봉 쪽의 능선을 유심히 살피게되고 계획만하고 못가게된 광대산도 바라본다
남쪽으로 이 후 지나게될 지억산과 군의산 일대가 멋있게 바라보이고 그 너머 두위봉이 묵직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각희산
은 정선 동면의 유명한 화암팔경 중 제4경인 화암동굴 과 5경인 화표주를 품고 있으며 동면 소재지 동북쪽으로 병풍을 두른 듯 서있는
산인데 화암팔경에 대해서 언급해본다
1 화암약수 2 화암(그림바위)옆의 거북바위 3 용마소 4 화암동굴 5 화표주 6 신선암 7 설암(雪岩)으로 유명한 소금강 8 몰운대를
일컬으며 동면 소재지 일대부터 오늘 계획한 광대산 자락까지 펼쳐져 있다
매번 스스로 억매이고 옥죄이지 말자고 다짐하건만 광대산을 지나 소금강을 목적으로 시작했다가 문제에 부닥치니 기분이 찜찜
하지만 막상 과감히 포기를 하고나니 시원스럽다
먹고살고, 아이들 키우고, 인관관계 마저 이렇게 쉽게 풀어 나가야 하거늘 항상 무엇에 억매이고 눈치보고 상대 배려하고 등등으로
살아가자니 스스로에 굴레를 씌우고 살아간다
끝도 없이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동기를 부여하며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답을 줘본다
◁분기봉에서 내려다본 벌문재와 멀리 광대산 및 하장면쪽 산릉들이 물결친다▷
16시22분 각희산 정상을 출발해서 10분만에 다시 배낭을 내려놓은 분기봉으로 돌아오고,
바위가 있는 분기봉에서 동남쪽의 오로지 외가닥의 능선을 저 아래 벌문재 도로를 보면서 내려서는데 상당히 가파롭다
16시49분 그렇게 부지런히 내려서다가 한번 살작 올라서니 곧 낡은 페인트 깡통이 뒹구는 오래된 폐 헬기장을 지나 부지런히 내려선다
16시55분 절벽을 이룬 절개지를 피해서 좌측으로 돌아 내려서니 이미 어둠이 내리고 있는 해발 795m의 벌문재로 내려서면 오늘의
산행을 접는 순간이다
1/5만의 지형도에는 “비슬이재”로 표기되어 있지만 확포장 공사로 개통된지 얼마되지 않는 421번 지방도로상의 고개에는 지도
상에는 다음 고개에 표기되어있는 이름인 “벌문재”라고 분명 이정표에 쓰여있고 다행히 차량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는 고개에서 동면
주민의 차량을 얻어타고 동면까지 내려갔으나 남면 소재지인 증산까지 대중교통편은 없단다
2만냥의 택시비로 증산까지 달려가는데 소금강 일대를 지나가면 동면에 있는 택시는 두 대지만 한달에 한번씩 교대로 한 대는 동면
에서 영업하고 나머지 한대는 사북의 카지노일대 에서 영업 한다고하니 이즈음 먹고살기가 대도시나 시골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잠시 후 도착한 증산도 예전 같지않게 모텔과 안마시술소의 화려한 간판만 눈에 띄고 어둠이 내리는 증산 시가지 너머로 민둥산의
모습이 검은 선으로만 바라보이는데 얼렁뚱땅 놀메 지나온 산행을 자축이라도 하듯이 저녁 밥상에서 소주 두병을 비우니 청량리까지
깊은 잠에 빠져서 돌아온다 역시 거지 체질임에는 틀림없다.
-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