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뽑는다면
아마도 일요일 밤 10~12시에 MBC FM에서 했던 이종환의 디스크쇼 공개방송이었을 겁니다.
이문세가 '한말빨' 하기 때문에 단골 초대손님이었는데,
이종환은 항상 이문세를 히트곡없이 말빨로 연예인생활하는 가수라고 놀리곤 했지요.
"나는 아직 모르잖아요" 발표 이전, "파랑새"가 최고 히트곡이었을 무렵이었는데,
이후에 4집("사랑이 지나가면")과 5집("시를 위한 시")이 나온 후로는
대접이 완전히 달라졌더랬습니다.^^
이문세의 4집과 5집 앨범은 80년대 말 한국 대중가요의 격을 한 단계 올린 명반이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 대중가요가 팝송을 압도하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선봉에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작사,작곡자인 이영훈의 넘치는 창의력과 정력도 대단하지만
편곡자인 김명곤의 마무리 또한 유심히 살펴볼 대목입니다.
풍성한 Orchestration, 깔끔한 편곡, 10대에서 20대 후반까지 아우를 수 있는 가사 등,
신세대와 개인주의, fast food와 감성주의가 시작되던 80년대 중반 이후의
사회변화에 잘 맞아 떨어진 결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