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낳은 세계적이 석학인 임어당은, 그의 저서 <생활의 발견>에서, 중국인의 인사법이 가장 위생적이라고 하였다.
서양에서는 휴전을 할 때, 서로의 팔뚝을 잡고 흔들면서 인사하였는데, 차차 아래로 내려와서 손바닥을 잡고 인사했다는 것이다. 이때 손바닥에 묻어있는 병균이 서로 옮기므로 비위생적인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우세하다는 것을, 은근히 나타내고 있다.
어느 나라이든 큰 인물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자신의 나라가 최고임을 나타내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이 충무공은 <난중일기>에서 한국인이 일본인보다는 우월함을 나타내었다. 물론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가족보다는 나라를 위하고, 처자식보다는 부모를 위했던 것이지만.
라관중의 <삼국지>를 읽어감에 따라서, 제갈 공명의 충효사상이나 신출귀몰한 병법의 사용은, <난중일기>를 연상하게 하였다.
자신의 나라가 위급에 처하게 될 때, 충신들과 역적의 무리가 나타나는 것은 역사가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구약성서의 <마카베오>상하에 나타난, 마카베오 부자들의 충효와 죽음이, 조국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주게 되는 것이다.
<삼국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은 관우이다. 조조에게 항복하지 않다가, 유비 현덕의 아내들<감부인과 미부인>이 잡혔기 때문에, 그녀들을 위해서 항복하고, 끝내는 조조를 떠난 것이다.
관우의 천리마와 공명의 사륜거는 장수와 승상의 차이를 말할 수도 있고, 전투가와 전략가의 차이도 느낄 수 있겠다.
<삼국지>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죽는다. 유비와 조조와 손견은 말할 것도 없고, 공명, 관우, 장비 외에도 관흥(관우의 아들)과 장포(장비의 아들)이하 수많은 장수와 병사들과 말들이 죽는다.
프로이드의 죽음의 본능을 연상시켜주는 작품이라고 본다. 덧붙여서 우리에게 플롯에 경악(Surprise)을 너무 많이 사용하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로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시내암의 <수호지>는 건달소설(Picaresque)이다. 도적 송강이 양산박을 거점으로 송나라의 천자를 괴롭히다가 사약을 받아 죽는 것이다.
<수호지>는 <삼국지>보다 부담 없이 읽어 나갈 수 있다. 플롯 자체도 긴장(Suspense)위주로 되어 있어서, 읽는 독자에게 흥미와 쾌락을 주기 때문이다.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불교를 전적으로 지지한 <서유기>가 있고, 유교에 대한 적대적인 관계로 이해한 <수호지>와 <삼국지>가 있다.
<서유기>는 부처님의 지혜를 터득하기 위해서, 삼장법사가 그의 제자인 손오공과 사오정과 저팔계를 데리고 천축국(인도)에 도착하는 것이다.
삼장법사는 당나라의 고승이지만, 당나라의 황제로부터 산스크리스트어(인도어)로 쓰여진 불경을 한문으로 한역하는 위원장에 원측대사(신라인)가 지명되자, 원측대사를 괴롭힌 인물이었다.
삼장법사와는 달리 원측대사는 인도에 유학하지 못하였음에도, 그 당시 6개 국어에 통달하였으며, 고국 신라에는 만년에 한 번 다녀갔을 뿐이다.
오늘날 세계적인 성서연구자로서, 6개 국어에 통달한 J신부님이나 S신부님은 한국이 낳은 제2의 원측이라고 생각된다.
왕세정의 <금병매>는 <수호지>의 자매편이라고 볼 수 있다. <수호지>에 보면, 난쟁이 무대의 부인인 반금련은 플레이보이인 서문경과 짜고서, 남편 무대를 독살하였다.
무대의 동생인 무송은 거한으로서, 자기형의 원수인 반금련과 서문경을 찾아서 죽이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야기가 <수호지>에 에피소드(삽화)로 그려져 있다.
<금병매>는 반금련의 금, 이병아의 병, 방춘매의 매를 딴 말로서, 모두 서문경의 소실들이다. <수호지>에서 죽는 서문경과 반금련이 <금병매>에서는 주인공들이므로, 무송이 엉뚱한 사람을 죽임으로서 유배를 떠나는 데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병아가 낳은 아기를 반금련이가 고양이로 위협한다든지, 방춘매라는 몸종과 반금련의 활약(?)은 <금방매>에서 중요한 인물로 나타난다.
<삼국지>가 프로이드의 죽음의 본능을 나타내는 작품이라면, <금병매>는 삶의 본능(에로스)을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그러나, <삼국지>나 <금병매>는 모두 경악플롯을 너무 많이 구사함으로써,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로를 느끼게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서도 러시아가 프랑스와 싸움으로써 적이 되지만, 때때로 작전상 프랑스와 동맹을 맺는 장면이 나오듯이.
<삼국지>에서도 위오촉이 서로간에 어떻게 전략을 짜야 적국인 두나라가 동시에 망할까를 생각하는데서, 전투와 전략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중국이라면, 진시황과 불로초 그리고 만리장성이 유명하고, 공맹자의 <사서삼경>이 있고, 왕자의 삼약함에 용기를 줄 목적으로 고안해낸 바둑이 있다.
<삼국지>에서 <손자병법>을 통달한 제갈 공명이 있듯이, 현대에는 취미로 두는 바둑에도 입신의 경지라는 9단이 있다.
중국의 바둑은 자금부터 3천 년 전에 어떤 황제가 만든 것인데, 아들이 심약함을 치료(?)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최초의 바둑 책은 중국의 <현현기경>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중국의 4대 기서에 걸맞은, 우리 나라의 소설로서 옥연자가 지은 <옥루몽>을 들고 있으나, 그 내용이 <구운몽>처럼 옥황상제의 배려에서 나온 연애와 무용담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스 서사시 <일리어드>와 <오딧세이>를, 중국의 4대 기서에 비교한다면, <일리어드>는 <삼국지>에, <오딧세이>는 <수호지>에 비교 될 수 있을 것 같다.
<일리어드>의 주인공 아킬레스는 무사이므로 관우과 비교되고, <오딧세이>의 오디슈우스는 방랑자이므로 송강과 비교될 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중국의 4대 기서를 재독함으로써, 고전이 주는 인간성의 추구, 즉 휴머니즘의 추구를 통해서, 교양을 쌓고, 인간의 생과 사에 대한 본능의 만족와 인생에의 혜안을 얻을 수있을 것이다.
덧붙여서, 고전독서와 일기 쓰기를 통하여 감정과 스트레스의 카타르시스를 함으로써, 건강하고 밝은 내일과 미래의 행복을 약속 받을 수 있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