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점률 · 매출액 등 꼼꼼히 비교 ]
◆ 불황기 우수 프랜차이즈 고르는 법◆
신씨화로 "춘산"은 2008년 정보공개서에 연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브랜드로 꼽혔다.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창업시장이 다시 세간의 관심을 모은다. ‘어렵다’는 탄식보다 이젠 ‘뭔가 해볼 때’란
분위기가 서서히 감지된다. 그렇지만 선뜻 창업에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턱대고 창업했다가는 쪽박 차기 십상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나아졌을지 몰라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게 요즘 예비
창업자들의 모습이다.
여기에 발맞춰 프랜차이즈업계도 달라졌다. 과거 팸플릿 한 장으로 회사를 소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예비 창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 등록제를 시행했다. 각 업체들은 본부의 특징, 재무 상태, 가맹점
현황, 법 위반 사실, 창업 비용 등을 정보공개서에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franchise.ftc.go.kr)에는 1100여개(1월 기준) 업체의 정보공개서가 올라와 있다. 이곳 정보를 바탕으로
1차적으로 옥석을 가릴 수 있다.
정보공개서 내용이 워낙 많다 보니 일반인들이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지난 2월 대한가맹거래사협회는
5인의 정보공개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1100여개 정보공개서를 5가지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 5가지 평가 기준에 따라 업체를 살펴보는 것만으로 우수한 프랜차이즈를 고르는 눈을 키울 수 있다.
첫째, 가맹본부가 최근 3년간 법을 위반한 적이 있는지 살펴본다. 법 위반 사항이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신뢰성이 떨어지고 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100여개 브랜드 중 최근 3년간 공정위 시정조치를 받거나 민사소송, 형사소송 등이 발생한 건수는 총 37건이다.
둘째, 업체의 신규 가맹점 개점 수와 해지 가맹점 수를 세어본다. 조사에 따르면 1위부터 10위까지 이름을 올린 곳은 교육과 편의점
업체였다. 신규 가맹점 수 1위는 해법에듀의 ‘해법공부방(1133개)’이다. 그러나 해법공부방은 해지 가맹점 수에서도 1위(471개)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편의점 브랜드에선 보광훼미리마트가 신규 가맹점 수 657개로 1위(전체 3위)를 기록했고 마찬가지로 폐점 수(201개)에서도 1위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2007년 말 기준이라 현재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예비 창업자가 눈여겨볼 것은 신규 가맹점 수보다 해지 가맹점 수다. 특히 폐점률(신규 가맹점 수 대비 해지 건수)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가맹점 수가 많은 본사일수록 폐점률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적정 수준의 가맹점이 있는 본사를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적정 가맹점 수에 대한 모범답안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평균 50~200개 안팎을 적정선으로 파악한다.
◆ 가맹점 수 많은 곳 폐점 수도 많아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은 “이 정도 규모의 업체를 선택하면 본사의 성장 능력과 함께 가맹점 매출도 덩달아 오른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업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맹점이 200개를 넘거나 30개 안팎일 경우 수익성이 낮거나 브랜드 영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 직영점과 가맹점 수도 눈여겨볼 항목이다. 업종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직영점 비율이 높은 곳일수록 가맹점 운영도
잘한다고 볼 수 있다. 본사는 직영점을 운영해봄으로써 경영 노하우와 영업운영상의 문제점 등을 알 수 있고 가맹점의 고충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영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SK네트웍스의 오케이마트(438개)와 코레일유통의 스토리웨이(354개)였다.
상대적으로 이들 브랜드는 대기업과 공기업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창업 기준으로 삼기는 다소 어렵다.
이들을 제외한다면 천원숍으로 유명한 다이소(273개, 4위)와 화장품 업체인 더페이스샵(211개, 6위)이 상위권에 올랐다.
지금까지 주로 외형적인 것을 봤다면 실제 창업하는 데 얼마가 드는지 살펴볼 차례다.
넷째, 초기개설비가 얼마인지 따져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창업 아이템이라도 비싸면 ‘눈앞에 떡’이다. 초기개설비에는 가맹비,
보증금, 인테리어비, 초도물품비 등이 포함된다.
1100여개 업체의 초기개설비를 분석한 결과 4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가 33%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 1000만~4000만원(32%)이
두 번째를 차지했다. 즉, 개설 비용이 1000만~1억원인 업체들이 전체 가운데 65%를 차지했다. 경기 불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저가 업체들이 많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1억원 이상(19%), 2억원 이상(8%) 업체들도 꽤 됐다. 참고로 초기개설비가 가장 많이 드는 브랜드로는 패밀리레스토랑 프리비
(9억2700만원), JLS정상어학원(7억9700만원), 맥도날드(7억6900만원)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초기개설비가 높다고 전체 창업비가 높은 건 아니다. 초기개설비를 제외하고 점포임대, 인테리어 추가설비, 각종 인허가 취득에
필요한 비용 등이 나중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김철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정책위원은 “초기개설비가 낮으면 추가 비용이 더 드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직접 회사를 방문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실제 매출이 높은 업체는 어디일까. 가맹사업자의 연매출액(서울 기준)을 살펴보면 1위가 신씨화로의 춘산
(10억786만원), 2위가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7억5026만원), 3위가 지에스리테일의 GS25(6억18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어디까지나 가맹점 사업자의 연매출액이다.
박종천 대한가맹거래사협회 사무국장은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선 매장 규모, 객단가, 창업투자 규모, 순수익률 등을
고려해 투자 대비 수익률로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가맹본부의 광고와 판촉 비용지출 순위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높은 곳일수록 가맹점에 유리하다.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이 312억원을 지출해 1위를 차지했고 롯데리아는 163억원, GS25는 73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