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7코스-2(20201028)
신명(동)마을 입구-STX 조선해양-죽곡마을-STX 조선해양 기술훈련원-
수치마을 입구-STX 마린센터-수치해안-학개(鶴浦>학개>합개>합계) 마을
(1부에서 이어짐)
신명(동)마을 입구에서 수치해안 방향으로 명제로를 따라 걷는다. 고개를 넘으면 명동마을 입구, 이곳에서부터 진해국가산업단지가 펼쳐진다. 명제로가 죽곡로와 갈라지는 고개에서 왼쪽 명제로를 따라 내려가면 'STX 조선해양(주)' 조선소가 명제로 왼쪽 해안을 차지하고 건너편 수치해안까지 장악하고 있다. 말로만 듣던 'STX 조선해양(주)'가 이렇게 거대할 줄은 몰랐다.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눈부신 발전에 놀라웠다.
이곳에서부터 남파랑길 7코스는 'STX 조선해양(주)' 둘레를 돌아가는 길이다. 이 길은 '진해바다70리길' 4구간에 해당되는 '조선소길'이라 명명된 길이다. 남파랑길과 진해바다70리길은 수치마을 입구까지 함께 이어진다. 수치마을 입구에서 남파랑길과 진해바다70리길은 갈라진다. 남파랑길은 행암고개로 직진하지만 조선소길은 왼쪽으로 꺾어 수치마을로 들어가 수치해안과 학개마을을 거쳐 행암고개에 이른다. 어느 길로 갈까? 수치마을 입구에서 망설였다. 제한시간에 상리마을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 그래, 그냥 남파랑길을 따라가자. 수치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은 다음 기회로 미루자. 이렇게 생각하고 행암고개로 올라갔다. 그런데 10분도 안 걸려 학개마을 입구에 이르렀다. 이럴 수가! 여기서 내려가면 행암항이 지척인데 이렇게 빨리 갈 필요가 있을까? 생각을 고쳐 먹었다. 수치마을 입구로 되돌아가서 수치해안과 학개마을을 거쳐 빙 돌아서 이곳으로 오자.
수치마을 입구로 되돌아와서 '진해바다70리길' 4구간 '조선소길'을 따라 걸었다. 수치해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장관이다. 'STX 조선해양(주)'의 해양시설물이 산업의 역군처럼 솟아있다. 음지도의 진해해양공원의 솔라타워와 짚트랙99타워가 바다에서 하얗게 솟아오른 흰 물고기처럼 반짝인다. 주위의 섬들, 우도·소쿠리섬·지리도·초리도 등이 인공의 산업체 시설물과 휴양 시설물들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풍경을 조망하면서 시간에 쫓겨 달렸다. 수치고개를 넘어 드디어 학개마을에 도착하여 학개포구 앞 풍경을 바라보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학개마을의 지명이 합계마을로도 적혀 있다. 어느 지명 표기가 맞는지 알 수가 없다. 버스정류장 표지판에는 '학개마을'이라고 적혀 있다. 학개는 예전에 '학포(鶴浦)'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浦' 대신에 '강이나 하천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이라는 뜻의 '-개'를 사용하여 '학개'라고 불리지 않았을까? '학개'가 '합개'가 되고 다시 '합계'로 변화된 것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학포(鶴浦)>학개>합개>합계, 이런 추리가 맞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이 학개 포구에서 이순신 장군이 왜선을 물리친 합포해전이 있었다고 한다. 임진왜란의 합포해전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합포에서 일어난 전투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모은 책인 '임진장초(壬辰狀草)'에 '웅천 땅 합포(熊川地合浦)'라는 기록을 통하여 합포를 웅천이라고 보고,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합포해전은 진해의 학개에서 있었다고 정설을 뒤집었다. 그리하여 창원시는 진해구 학개마을 뒤 언덕에 합포해전 승전비를 세웠다.
어느 지역에서 합포해전이 있었을까? 1592년 음력 5월 7일 거제도 옥포해전에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이 그날 합포로 와서 왜적과 왜선을 물리친 합포는 어느 곳일까? 옥포에서 합포까지의 이동거리와 이동시간, 전투 뒤의 경과, 귀환시간 등을 실증하여 이순신 장군의 기록을 착오로 보고 마산합포구의 합포라고 주장하는 의견이 맞을까? 이순신 장군의 기록을 정확한 것으로 보고 일본이 편찬한 조선 해도에도 학개가 합포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진해의 학개가 합포해전이 있었던 곳일까? 기록의 지명과 당시의 실제 지역을 분명히 확정해야 한다. 이동과 전투 시간은 상황에 따라 많이 변한다. 전투의 면밀하고 상세한 상황은 단순한 이동거리와 이동시간을 벗어난다.
합포해전의 합포가 어디일까? 임진왜란 합포해전의 조선 수군들이 지하에서 무엇이라고 말할까? 학개마을은 '진해바다70리길' 3구간 '합포승전길'이 끝나는 지점이고 4구간 '조선소길'의 시작지점이다. 포구에서 소쿠리섬·지리도·초리도를 바라보았다. 옥포에서 왜선을 쫓아온 조선 판옥선들이 멀리서 나타나는 환각에 사로잡혔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가야할 목적지를 향해 떠나야 한다. '진해바다70리길' 3구간 '합포승전길' 시점(始點) 행암항을 향해 학개마을을 떠난다.(3부로 이어짐)
명동선착장과 동섬, 그 뒤 음지도의 진해해양공원의 솔라타워와 창원짚트랙99타워(오른쪽)
수치해안 방향으로 명제로를 따라간다.
오른쪽 명동로를 따라가면, 명동마을, 음지도 입구, 신명(동) 마을에 이른다.
왼쪽 명제로를 따라간다.
해안쪽으로 진해국가산업단지 'STX 조선해양'이 보인다.
이곳에서부터 왼쪽 해안은 'STX 조선해양'이 차지하고 있다.
'STX 조선해양'은 이곳에서부터 건너편 수치 해안까지를 장악하고 있다.
왼쪽은 진해국가산업단지 STX 조선해양, 정면은 천자봉, 오른쪽은 죽곡마을
남파랑길 7코스는 천자봉 넘어 서쪽 아래 장천동 상리마을 입구가 종착지이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명제로를 벗어나 행암로로 들어간다.
오른쪽 산봉은 천자봉이다.
이곳에서 남파랑길은 직진하고 진해바다 70리길은 왼쪽으로 들어가 수치마을로 내려간다.
진해바다70리길은 수치마을, 학개마을, 합포승전비를 거쳐 행암고개(학개마을 입구)에서 남파랑길과 만난다.
학개마을 입구까지
남파랑길을 따라가면 10분 이내에 도착하지만, 진해바다70리길을 따라가면 2.8km, 50분이 걸린다.
이곳으로 들어가 내려가도 수치마을이 나온다.
이 명제로를 따라오르면 행암고개, 학개마을 입구가 나온다.
왼쪽은 학개마을로 내려가고 오른쪽은 행암항으로 내려간다.
여기서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수치해안-학개마을을 거쳐 이곳으로 오기로 결정하고
뒤돌아서서 수치마을 입구로 내려갔다.
이곳에 되돌아와서 오른쪽 방향 행암로 362번길로 들어선다.
왼쪽 행암로 362번길을 따라 수치마을로 내려간다.
오른쪽 뒤로 음지도의 진해양공원 솔라타워와 짚트랙타워, 우도, 웅도(오른쪽)가 보인다.
왼쪽에 봉긋 솟은 산봉은 천자봉이다.
왼쪽 음지도 진해해양공원의 솔라타워, 우도와 웅도, 오른쪽 소쿠리섬, 그 오른쪽 뒤는 지리도인 듯.
왼쪽 섬은 소쿠리섬, 가운데는 지리도, 오른쪽은 초리도
이순신 장군의 합포해전이 이곳에서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마산의 합포 지역이 합포해전지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순신 장군의 합포해전지를 두고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합포가 맞는가? 진해구의 합포가 맞는가?
논쟁이 팽팽하다.
난중일기에 나오는 전투 시간과 이동경로 시간을 고려하여, 마산 합포다.
이순신 장군의 '웅천 땅 합포(熊川地合浦)' 기록에 의거해, 진해 합포다.
각 주장의 핵심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진해구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합포해전을 이곳 학개(鶴浦>학개>합개>합계)로 확정하고
학개마을 뒤 언덕에 합포해전 승전비를 세웠다.
오솔길 장어구이·회 건물 뒤 언덕에 합포해전 승전비가 세워져 있다.
(3부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