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담배 피우는 사람 과는 사귀지 말라는 말이 있을 만큼 쉽지 않을 게 담배를 끊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울 것 같은'금연'도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으면 쉽게 할 수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 효과를 한 번 보실까요?
네, 지금부터 금연 마을과 금연 학교로 모실텐데요.
어떻게 성공했는지 함께 보시죠!
마을 전체가 금연에 성공했다, 가능한가요?
<리포트>
혼자서 했다면 어려운 일이였겠죠.
하지만 금연 역시 뭉치면 할 수 있나 봅니다.
담배 피우면 왕따 되는 금연마을, 금연학교로 여러분 함께 가보시죠.
충북 청원군 내수읍 신안리. 여느 시골마을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이곳은 아주 특별한 마을입니다.
<녹취> "여기는 무슨 마을이에요? 금연! 금연! 금연! 금연 마을이에요."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금연 운동으로 신안리는 전국 최초의 금연 마을이 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마을에선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인터뷰> 마을주민 : "(우리 마을에는) 담배 재떨이가 없고, 담배 꽁초도 없고, 담배 피우는 사람도 없어요."
금연 마을이 되자 가장 반가운 건 바로 담배 연기에서 해방된 아내들입니다.
<인터뷰> 최정수(70) : "담배 연기 안 나고 담뱃불로 이불이나 옷 태우는 일 없지. 방 바닥도 안 태우고 지저분하지 않고 얼마나 좋아."
지난 45년간 담배를 피워 온 민병기 씨 역시 담배를 끊고 나자 집에서의 대우가 달라졌습니다.
<녹취> "담배도 안 피우시고 심심할 텐데 이거 잡수세요. 고마워. (당신) 얼굴이 많이 좋아져서 제 기분이 너무 좋아요."
담배 냄새 때문에 가까이 오지 않던 손자 역시 마음껏 안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집안 구석에서 마을에서 사라졌다던 재떨이가 발견되었는데요.
<인터뷰> 민병기(65) : "(몰래 피우시는 거 아니에요?) 아이고 (그런 일) 없어요. (담배를) 끊는다는 게 보통 힘든 일도 아니고 힘들게 끊었는데 또다시 피우면 어떡해요. 안돼."
신안리가 담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청원군 보건소의 활발한 금연 마을 사업 덕분입니다.
<인터뷰> 하경호(청원군보건소 금연클리닉 담당자) : "한 동네에서 금연분위기가 조성이 되고 주민들이 서로 지지하고 격려해주면 금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을 하게 된 거죠."
매주 마을을 찾아 금연교육과 함께 일산화탄소 측정을 통한 흡연량을 파악해 적절한 금연패치를 처방해 주곤 했는데요.
<인터뷰> 민용기(71) : "담배 생각이 나더라도 이거 (금연 패치) 붙이고 잠시만 지나면 생각이 안 나. 이게 명약이야."
이런 노력으로 청원군 내 수 십여 곳이 금연마을에 도전 중이였는데요.
삼산리 역시 그중 한 곳이었습니다.
마을회관에서 첫 금연교육이 있는 날.
<녹취> "이건 담배를 하루에 한 갑씩 20년 동안을 피운 사람의 폐를 실제와 똑같이 만든 거에요. 종양이 생긴 거에요."
삼산리 첫 금연 도전자가 나왔습니다.
주인공은 올해 여든 여섯의 이현옥 할아버지.
<인터뷰> 이현옥(86) : "(금연을) 약속했으니 꼭 끊어야죠. 앞으로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교육이 끝나기 무섭게 담배를 찾는 주민들도 있었는데요.
이 모습을 발견한 마을 주민이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녹취> "그만 좀 피우세요. 지금까지 (금연) 교육 받았잖아요. 교육도 받았는데 그만 피워요."
지난 1월 현재, 전국의 금연마을은 34곳으로 추산되며 그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런 분위기 속에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김화중학교 학생과 교직원 400여 명이 지난 13일, 평생금연을 선언한 '평생금연서약 기념비'를 세워 화제를 모았습니다.
<인터뷰> 김두중(김화중 교사) : "너희가 1년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기념탑을 세워주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어서 저는 참 기쁩니다."
학생들의 흡연 방지를 위한 김화 중학교의 노력은 남달랐습니다.
흡연예방 실험실을 만들어 담배의 성분들을 분석하고, 금연을 주제로 한 포스터 그리기 대회도 열었습니다.
또한 금연 홍보 동영상을 통해 흡연이 신체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도 보여 주었는데요.
이 결과 학생들의 금연 서약을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임경호(김화중 3학년) : "(금연 서약한 것이) 뿌듯하고 다시는 담배를 피우지 않을 거에요."
<인터뷰> 이준영(김화중 2학년) : "기념비에 있는 이름을 보니 우리 학교에서는 미래에도 (학생들이) 금연할 거라는 생각에 너무 자랑스러워요."
이러한 금연 열풍 속에 제주도 의회는 지난 13일, 제주도 내 주요 거리와 관광지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한 조례를 입법예고했는데요.
전국적인 금연 열풍 속에 흡연자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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