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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뜻담은교회는 자신들의 모든 것을 이웃들과 공유하며 지역사회에 깊숙이 파고든다.
“안녕 친구? 이젠 엄마 없이도 혼자 등교 잘하네! 가만 보자. 처음 보는 옷인데…. 이야, 잘 어울린다!”
하늘뜻담은교회를 섬기는 이청훈 목사의 아침은 인근 초등학교 교통안전지도사 역할로 시작된다.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아이들의 등교지도를 하며, 길을 건너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정답게 인사하고 잠깐씩 대화하는 것이 매일의 중요 일과이다.
목회자 뿐 아니라 초등학교 교통안전지도사, 마을지원활동가 등으로 다채롭게 활동하는 이청훈 목사.
총신신대원 졸업 후 오랫동안 어린이사역을 전문적으로 감당해 온 경험이 아이들을 상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루이틀 마주치며 말문이 틔다 보면, 서로 이런저런 정보도 공유하고 도울 일이 생기며 마침내 끈끈한 관계가 형성된다. 자신이 점점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간다는 기분을 이 목사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점점 상냥해지는 말투, 그리고 표정에서 느낀다.
안전지도사 말고 이청훈 목사가 동네에서 맡은 또 다른 직함은 ‘마을지원활동가’, 정식 명칭은 ‘서대문구 마을공모사업 협력지기’이다. 주민들끼리 서로 이웃 관계를 이루고,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관과 민 사이에서 중간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마을 전체를 위한 벼룩시장 형태의 골목장터를 만드는 등 지역사회를 더욱 화목하게 이끌어가는 구심점이 되어가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홍은동 주민자치회 의원으로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장애인부모연대에서 발달장애인 및 가족들을 위해 각종 행정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좋은 친구 역할도 담당한다. 요즘 인기 드라마에 등장하는 ‘홍반장’처럼 24시간이 모자란 동네 일꾼 캐릭터이다.
경기도 성남으로 찾아가 독거노인들을 위해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섬김 사역이 진행 중이다.
담임목사만 이렇게 살아가는 게 아니다. 하늘뜻담은교회, 일명 하담공동체의 성도들 상당수가 비슷한 일상을 보낸다. 홍은동주민센터를 통해서 연결된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독거노인가정 등을 대상으로 반찬 나눔 사업을 펼치고, 정기적으로 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는 등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제법 훌륭하게 해낸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취약계층에 속한 이웃들과 함께 나들이도 하고, 외출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생필품 구입 등을 대행하는 등 활동을 점차 늘려갈 계획도 세운 상태이다.
놀랍게도 하담공동체는 설립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실제 홍은동에 거주하는 멤버들도 몇 명 되지 않는다. 광명 수원 등 먼 곳에서 찾아오는 교우들이 훨씬 많은 편이다. 하지만 모두 다 교회가 주소를 둔 홍은동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가능하다면 홍은동에 공동주택을 마련해, 성도들이 함께 기거하며 마을을 섬기려는 비전까지 품고 있다.
“기존의 교회공동체가 마을주민들을 복음전도의 대상으로만 인식했다면, 저희들은 그들을 같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친구요 동료로 인식하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인격적인 교제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런 관계 속에서 친밀감을 이루고 신뢰를 얻을 때 참된 복음전파도 이루어지며, 성경에서 가르치는 공동체가 형성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하담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공유’라고 이청훈 목사는 설명한다. 대표적인 예를 공간 활용에서 찾을 수 있다. 주중 사역이 유난히 많은 하담공동체는 자연히 공간 활용도가 보통의 교회들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하담공동체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즐겁고 유익한 영적 보금자리이다.
그러면서도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 개방 또한 활발하다. 주민들의 삼삼오오 작은 만남에서부터 주민자치회, 서울시 자치구 사업인 동네배움터, 마을합창단, 초등학생 돌봄, 독서모임, 중년솔로남성들을 위한 요리교실 등 수많은 모임들이 교회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모두 다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모임들을 위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쯤 되면 부분적 공유 수준을 넘어 전면적인 공개라고 해도 될 법 하다.
대신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 주일예배에는 인근 다른 교회 예배당의 남는 시간과 공간을 무상임대로 빌려 쓴다. 이런 식의 다각적인 공유가 이웃 교회들 그리고 지역사회 전체와의 공동체 의식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다.
교회에 소속된 멤버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까지 동일한 목양의 대상으로 간주하며 펼치는 하담공동체의 마을목회 스토리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자체 개최한 ‘마을목회 4.0 이야기’ 연속강의에 이어, 올 가을 양재동 횃불센터에서 열리는 횃불회 강좌를 통해 널리 소개된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하늘뜻담은교회 주최 ‘마을목회 4.0이야기’ 연속강의.
특히 ‘마을목회 4.0 이야기’는 이청훈 목사 본인을 비롯해, 마을목회에 관련한 이론가 혹은 현장사역자로 명성을 알리고 있는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이근춘 대표(한국공유경제연구소) 민건동 목사(사단법인 품다 온마을공동체 센터장) 변요수 목사(길위에참다운교회) 임선미 목사(안디옥감리교회) 박흥래 목사(밀알침례교회) 오만종 목사(오빌교회) 진교소 목사(함께하는교회) 등이 출연해 전국의 목회자들과 함께 유익한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이청훈 목사는 “더 이상 목회자나 교회가 영웅으로 등장하는 섬김이 아닌, 세상이 공감하고 ‘저들이 믿는 예수는 대체 어떤 존재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섬김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힌다. 그 신선한 도전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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