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현리-미인봉-학봉-신선봉-단백봉-금수산-얼음골재-능강계곡
20210801
아름다운 재회를 꿈꾸며
8월 첫날 충북 제천시 청풍면 학현리로 떠났다. 충북 단양군 적성면 소야리와 제천시 청풍면 학현리를 경계하는 갑오고개를 넘어 학현리 아름마을 민박식당 맞은편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된비탈이 시작되어 구슬땀을 흘리며 올랐다. 된비탈길 끝 왼쪽 암봉에서 맞은편 산줄기(성봉-중봉-동산)와 그 아래 충북 학생수련원 그리고 갑오고개에서 청풍호의 청풍대교로 이어지는 학현소야로 조망이 시원하게 보인다. 미세먼지 때문에 흐릿한 풍경을 연출하지만 그 산줄기와 도로는 가슴을 열어준다. 그 암봉에서 조금 위 오른쪽 암봉에서는 멧돼지가 많이 오른다고 하는 저승봉(猪昇峰)과 마당바위가 멋지게 조망된다. 저승봉은 이름이 죽음을 연상시키는 불길한 이름이라고 하여 미인봉이라는 이름으로 개명되었다.
미인봉과 신선봉 갈림목에서 400m 오른쪽에 위치한 미인봉에 올랐다. 미인봉은 사면이 막혀 있지만 그 바로 아래 마당바위에서는 방금 올라온 산줄기와 이곳을 조망한 전망바위 그리고 맞은편 산줄기와 학현소야로와 그 일대가 탁 트여 조망되어 마음을 활짝 열어준다. 그리고 가야할 학봉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머리를 중심으로 하여 두 날개를 펼친 형상이라고 하는 학봉과 위태한 암봉들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위태위태한 암봉과 암릉을 통과하며 풍경을 조망한다. 형상을 따서 이름을 붙인 여러 바위들을 모두 분별할 수 없었지만 중요한 바위 몇 개는 살펴 보았다. 반대편 금수산에서 망덕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청풍호, 학봉 산줄기와 망덕봉 산줄기 사이의 능강계곡을 확인하며 첫 번째 전망덱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바로 앞 손바닥바위와 멀리 조가리봉과 다녀온 미인봉 그리고 걸어온 암봉들이 들어오고 청풍호도 흐릿하게 조망된다. 이곳에서 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고 위태로운 암릉 구간을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암릉 구간의 쫄깃한 맛을 느끼며 반대편 금수산-망덕봉과 그 아래 작은 공룡능선이라고 불리는 산줄기 그리고 청풍호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렸다. 그리고 최고의 맛은 학봉 이르기 직전의 암릉을 지나서 학봉 오르는 철계단에서였다. 우리 일행 모두는 환호하고 경탄했다. 철계단이 없었다면 지금 이 진행경로를 통하여 학봉에 오를 수 있었을까? 암벽을 타는 산객들이야 오를 수 있겠지만 나 같은 단순한 산객들은 결코 도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학봉 오르는 마지막 암릉은 철계단 대신에 밧줄을 잡고 오를 수 있게 하여 스릴도 즐겼다. 통쾌하게 학봉 전망덱에 올라서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과 청풍호와 그 주변 산세를 조망하면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자연의 성찬을 맛보았다. 감각이 절정에서 뛰놀았다.
신선봉과 단맥봉을 거쳐 빙 둘러서 금수산으로 향한다. 얼음골 갈림목에서부터 소낙비가 내린다. 일행은 모두 배낭에 커버를 씌우지만 나는 내 몸과 배낭 등 모든 것을 소낙비에 내주기로 하였다. 그러나 카메라와 휴대폰만은 보호하기로 하였지만 이것들도 사진을 찍기 위해 아끼지 않았다. 재미 없는 단조한 단맥봉-망덕봉삼거리 산행은 소낙비와 숲길의 수풀과 떨기나무를 헤치는 일이었다. 망덕봉삼거리 위의 전망덱에 이르니 소낙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한다. 구름안개가 피어오른다.
10년이 넘어서 드디어 금수산 정상에 다시 왔다. 비단을 수놓은 듯 아름다운 금수산에서 청풍호를 바라보았다. 아름다웠다. 조금 전까지 소나기가 내리고 운무가 짙었는데 금수산 정상에 오르니 소나기가 그치고 날이 맑아져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우리 일행은 환호하며 경탄하였다. 금수산 정상에 넓은 덱을 조성하고 바위들 사이에 정상표석을 남북에 하나씩 두 개를 설치해 두었다. 오랜만에 오른 금수산의 정상 모습은 상전벽해가 되어 있었다. 어느 것이 옳을까? 변해야 할 것은 변하고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은 그 모습을 지켜야 할 것이다. 금수산의 변화는 인공과 자연의 조화를 이룬 변화라 이르고 싶다.
청풍호를 바라보며 여기까지 이른 산행과정을 되돌아보았다. 학봉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위태로운 암릉 구간은 아찔하기 그지없다. 그곳에 발받침, 밧줄, 철계단이 설치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무계단과 전망덱 또한 적절하게 배치되어 산객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었다. 생태환경에 인공은 최소한으로 작용해야 할 것이다. 금수산의 상전벽해(桑田碧海)는 바람직한 방향의 변화라고 말하고 싶다. 10년 전에 이 정상에서 청풍호를 조망할 수 없었을 뿐더러 사방이 꽉 막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정상에서 이곳저곳을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청풍호의 조망은 압권이다. 이 멋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비단을 수놓은 아름다운 금수산에서 청풍명월 물길을 내려다보며 작별한다. 안녕, 금수산이여! 어느 때 재회할 수 있을까? 너와의 아름다운 재회를 꿈꾸며 안녕, 우리는 떠난다.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면 학현리
이곳에서 길을 따라 한방자연치유센터까지 올라갔다가 되돌아와서, 학현소야로를 따라 더 내려가서 학현 아름마을 민박식당 맞은편 미인봉·신선봉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된비탈길을 올라 왼쪽 전망바위에서 학생수련원과 오른쪽 끝에 움푹 파인 갑오고개를 내려본다. 갑오고개는 단양군 적성면 소야리와 제천시 청풍면 학현리를 이어주는 고개이다.
전망바위에서 조금 더 오르면 오른쪽에 미인봉(저승봉) 전망바위가 있다.
저 산에 멧돼지들이 많아 돼지 猪, 오를 昇, 봉우리 峰, 저승봉이라 불렸으나 저승이라는 소리가 좋지 않다고 하여 미인봉으로 개명되었다고 한다. 미인봉(저승봉) 너머에 정방사라는 유명 사찰이 있다.
오른쪽의 산봉은 작은 동산이다.
미인봉과 신선봉 능선에 올라섰다. 미인봉에 오른 뒤 되돌아와서 신선봉으로 향한다.
이 뒤쪽 등산로는 조가리봉을 거쳐 하학현으로 내려간다.
마당바위에서 학봉과 학봉능선을 올려보았다. 머리가 툭 튀어나온 학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형상이 학봉이라고 한다.
맨 왼쪽 끝에 미인봉과 마당바위가 분명히 조망된다. 이곳에서 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고 암릉 구간을 넘어가야 한다.
전망덱에서 조망. 미인봉 왼쪽 뒤 산봉은 조가리봉인 듯하다.
학봉을넘어 신선봉-단백봉-망덕봉삼거리로 빙 돌아서 금수산에 오른다.
앞쪽 산봉 오르기 직전 안부에서 점심을 먹었다.
상학현 갑오고개에서 단백봉으로 바로 올라올 수 있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얼음골로 내려갈 수 있다.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여 배낭에 커버를 씌운다.
왼쪽에 망덕봉, 맞은편에 학봉 암릉. 이 두 산줄기 사이 계곡이 능강계곡이다.
왼쪽 망덕봉과 그 맞은편 산줄기 사이가 능강계곡. 망덕봉 아래 안부 얼음골재에서 능강계곡으로 내려갈 것이다.
맨 뒤쪽에 동산·중봉·성봉 산줄기, 가운데 단백봉·신선봉·학봉 산줄기, 앞 살바위고개에서 망덕봉으로 내닫는 산줄기
이곳에서 너를 다시 굽어볼 날을 기대한다.
살바위고개로 올라가서 망덕봉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오른쪽 얼음골 방향으로 하산한다.
이곳에서부터 소낙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능강계곡을 내려가며 소낙비를 맞는 한여름 산행의 별미를 즐겼다.
왼쪽 능강교 방향으로 진행
능강교를 건너 올라가면 제천시 청풍면 학현리 청풍대교 입구가 나온다. 이쪽은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