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시티와 그린 시티는 함께 추구해야
동대문 운동장 활용과 조성 방향
-김귀순(kwees)기자
2010년을 목표로 한 서울시의 100만평 생활 녹지 확충과 패션산업 진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 스포츠사의 열림터였으며 고교 야구 아마추어 스포츠 메카인 동대문 운동장이 다목적 공원 조성과 디자인 월드 프라자 신축 등으로 철거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다목적 공원과 디자인 월드 프라자 조성 등의 동대문 운동장 재개발은 인근지역의 패션 산업 부흥을 통한 도심 재활성화와 도심 녹지축 재구축으로 인근 남산과 생태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경제적ㆍ환경적 지속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도시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두고 볼 때 스포츠와 레저 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도외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해당 지역계획 수립 및 결정시 스포츠계와 노점상 등 이해당사자나 사회적 약자의 참여 등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볼 때 서울시의 동대문 운동장 재개발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 지역 계획시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통한 거버넌스 구축과 아울러 사회적 약자 의 참여가 보장되는 사회적 포용을 중시한다. 둘째, 동대문 운동장에 새로 도입될 패션시티 개념과 기존의 스포츠 시티 개념과의 조화 가 필요하다. 셋째, 미래 세대의 다양한 스포츠 수요를 만족시켜야 한다.
지금 EU에서는 스포츠를 통한 도심재창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앙정부, 광역 지자체, 기초 지자체, 공기업, 대학, NGO 등이 중심이 되어 대형 스포츠 경기장이 도심 재활성화와 재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포츠 영역에서 거버넌스를 통한 사회적 통합과 스포츠 경기장과 지역 경제발전에 대한 경험에 대한 수범사례 수집과 정보 교환을 위한 범지역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였다.
동대문 운동장이 새로운 스포츠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도심 흉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이를 철거하여 패션 메카로 육성하려는 서울시 계획은 미래 세대의 스포츠 수요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 세대의 생활 스포츠 수요에 대한 알맞는 공적 서비스를 서울시가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아울러 다양한 스포츠 개별 종목 중심으로 공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민 생활 스포츠를 활성화하고 있는 글로벌 트랜드에도 역행하고 있다.
EU의 각 도시들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스포츠 클럽과 스포츠 이니시어티브 제공 등 스포츠를 통한 레저 산업 육성과 고용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도심 재개발을 스포츠ㆍ 레저활성화와 반드시 연계시키며 현재 잘 쓰이고 있지 않은 경기장의 철거 대신 기존 경기장의 재건축 및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들의 새로운 스포츠ㆍ 레저 기회 제공에 행정적 역점을 두고 있다. '도시에 스포츠와 레저를' 위한 지방정부의 지역개발 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포츠 시설과 스포츠 스페이스 제공을 통해 지역 사회 통합을 기한다. 둘째, 스포츠와 레저 부문의 수요 지원을 통해 지역 발전을 기한다. 셋째, 스포츠 시설의 건립이나 리모델링으로 도심 재활성화를 기한다. 넷째, 스포츠와 레저 정책의 재평가에 기초를 둔 지역 이미지 재창출을 통해 지역 마케팅과 홍보를 기한다.
위에 언급한 EU 프로젝트는 3년간 진행되며 13개 유럽 도시의 다양한 사례 연구와 평가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EU 도시의 스포츠ㆍ레저 진흥 사례를 통해 서울시의 동대문 운동장 재개발 방향을 살펴본다면 운동장을 철거하여 전시장, 공연장, 쇼핑몰, 야외 극장을 갖춘 다목적 공원으로 조성할 것이 아니라 스포츠 시설의 유지ㆍ관리를 위한 뉴 스포츠 파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패션 산업 진흥 시설 및 전시장, 공연장, 쇼핑몰, 야외극장을 조성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경기장 리모델링 시 경기장에 이동식 좌석 등 임시 구조물을 최대한 많이 설치하고 경기장 주변지역의 재개발을 통해 스포츠파크 나 체육공원으로서 녹지를 조성하도록 한다.
기존 경기장을 최대한 시민이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포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스포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인구에 비해 시민들의 생활 스포츠 시설은 부족한 편이므로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해 지구 단위 계획 시 녹지 조성비율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 시설 확충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한강변처럼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고 하천변 습지를 훼손하여 시민 생활 스포츠 시설로 조성하는 것은 가능한 지양하고 훼손한 것은 복원하도록 한다.
서울시의 일백만평 생활녹지 조성 사업은 동대문 운동장이 아니어도 추진될 수 있는 사업 대상지는 많다. 각급 학교 운동장도 그 한 예에 속한다. 학교 운동장을 녹화한다면 전교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큰 체육 행사는 외국에서처럼 자연히 공설 운동장에서 할 수밖에 없으므로 공설 운동장의 중요성은 커지게 된다..
녹지 확대는 도심 재개발시 쌈지 공원 등의 녹지 조성 외에도 옥상녹화, 벽면 녹화 등 생태 면적율 증대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한강 변 스포츠 시설의 일부 철거후 습지 복원도 수변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녹지 증가의 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동대문 운동장에 랜드 마크적인 디자인 월드 프라자 지상 건물 신축대신 경기장 내부나 지하 공간을 개발하여 패션 산업 육성을 위한 디자인 콤플렉스를 조성하고 회의시설, 전시갤러리, 극장, 연구시설, 레스토랑, 도서관이 위치하도록 한다.
경기장 모형은 입장료를 받기 위해 폐쇄적 경기장 형태를 취하지 않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개방적 공간 형태를 취하여 차별화한다. 경기장 외벽의 일부 지역만 성곽 복원 형태를 취하고 나머지는 나무를 심어 수벽을 만들고 보행자와 자전거 등을 위한 그린웨이를 조성하여 청계천 녹지와 연결한다.
성곽 상단은 걸을 수 있도록 산책로를 개발하고 성곽 내에 조선시대 하도감과 훈련원을 복원하고 성곽 외부는 오사카 성처럼 인공수로를 조성하고 조선 시대 수문을 복원한다면 역사성과 관광효과를 최대한 창출할 수 있다.
서울시가 현재 동대문 운동장에 상주하고 있는 청계천 시장 노점상들에게 싱가포르처럼 노점상 타운을 스포츠 파크 내 일정 지역에 할당하여 이들에게 생계유지 차원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주요 역할자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한국 야구계에 업그레이드한 시설을 제공하여 야구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아테네 근대 올림픽 경기장은 현재 그 규모가 작아 유용성이 떨어져도 그 역사성 때문에 보존하고 있다. 또한 독일 월드컵 경기장 12 곳 중 신축한 경기장은 5곳이고 나머지는 모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하였다. 한 번 경기장이 철거되면 다시 그 자리에 경기장을 짓기는 어렵다.
또한 한 번 건립하는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기존 경기장을 살려서 시민들의 스포츠 수요를 만족시키고 경기장 유지비에 드는 경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다양한 부대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철거보다 바람직하다고 본다.
동대문 운동장도 다양한 부대시설의 하나로 지하공간을 개발하여 디자인 월드 프라자를 조성한다면 스포츠 산업과 패션산업을 모두 육성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 될 것이다.
부산 벡스코나 대구 엑스코, 제주 컨벤션 센터처럼 회의와 전시만을 위한 공간은 비효율적이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이 쇼핑을 하기 위해서 다시 도심 백화점이나 시장으로 이동해 가야 하기 때문에 회의 참석자들의 쇼핑 기회는 줄어든다. 이태리 토리노는 쇼핑몰과 호텔이 함께 있고 지하 시설은 각종 국제 회의장이나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도심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이동을 통한 온실가스 방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동대문 운동장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시 경기장 주변에 우수 저류조와 실개천을 조성하고 녹지를 최대한 구축하며 야구장도 잔디 구장으로 하여 경기가 없을 때에는 야외 공연장이나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노점상등이 중심이 된 풍물거리 조성도 포장마차 거리 디자인을 통해 예쁜 포장마차 타운을 조성하여 관광객이 반드시 들리는 서울시의 명물이 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경기장 조명등과 주변 신호등은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한다. 이밖에도 경기장의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시 남자 화장실에 비해 항상 줄을 길게 서게 되는 여자 화장실의 수를 늘리고 장애인이나 어린이 보조를 위해 패밀리 화장실을 마련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스탠드는 가능한 임시 시설을 하고 영구 시설의 경우 스탠드 간 공간을 넓혀 크고 편안한 좌석과 넓은 출구를 만들어 이동하기 편하도록 하며 가능한 개별 스포츠 클럽들이 사용할 공간을 많이 만들어서 엘리트 체육 위주가 아닌 시민 생활 체육 위주로 진흥한다. 이를 위해 일반 시민들의 스포츠 클럽활동을 지원ㆍ활성화하고 이들이 경기장을 이용하기 편하게끔 재디자인하고 대형 경기시 철거가 가능한 임시시설 위주로 재구조화한다.
영연방 게임의 발원지인 영국의 맨체스터가 스포츠 시티를 공언하고 스포츠를 도시 발전의 큰 축으로 삼고 있음을 서울시는 참고해야 할 것이다. 도시민의 건강이 주요한 삶의 질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레저 육성도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스포츠 시티는 그린 시티이다. 스포츠가 지구 환경에 기여하고 지역 환경 보전에 역점을 두는 지속가능한 스포츠는 또한 미래 세대의 스포츠 수요도 고려하므로 도시관리에 있어 환경을 중요시한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비롯한 대형 스포츠가 지구환경 보전과 지역사회 환경 보전에 노력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00년 시드니 환경 올림픽과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그린골 이니시어티브는 이것을 입증하고 있다.
독일정부의 환경 이니셔티브의 하나로 독일축구연맹과 2006 FIFA월드컵조직위는 모든 월드컵 대회를 환경친화적으로 치르기로 합의하였다. 클라우스 토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2006 독일월드컵이야말로 FIFA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환경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고려하기로 했다는 것을 특별히 언급하였다.
독일의 그린 골 이니시어티브는 환경규제를 통해 물, 에너지, 쓰레기, 교통 등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네 영역 - 물, 에너지, 쓰레기 20%, 대중교통 50% - 의 온실가스 발생 감축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는 대회 전뿐만 아니라 대회 후에도 경기장과 월드컵 개최도시가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장기적 목표에 해당한다.
태양열과 더불어 첨단 열효율 신기술이 독일 뉘른베르크 축구경기장에 적용되었고 국가에너지 기술관리 시스템이 슈투트가르트 경기장에 도입되었다. 또한 다양한 재생에너지가 월드컵 경기장 조명에 사용되고 있다. 우수저장 시스템을 이용하여 경기장 잔디관리, 경기장 외부 청소, 화장실에 빗물을 사용한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남자 소변기도 설치되었다. 그 결과 10,000m₃음용수를 절약할 수 있게 되어 환경보호는 물론 경기장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 등 선진국에는 부자들의 넓은 가정집 화장실이나 그린 빌딩에는 화려하면서 재미있는 디자인의 남자용 소변기를 별도로 설치하고 있다.
이 소변기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생분해되는 블루 오일을 사용하는데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아 인기이다. 환경적 이점도 있어 물 사용량이 기존의 수세식 화장실에 비해 1/5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
2006 FIFA 월드컵의 그린 골 환경 프로그램은 환경에 대한 대형 스포츠 경기의 부정적 영향을 없애기 위한 종합전략이다. 기후변화 제로는 그린 골의 최우선 목표로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에 독일이 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재생 에너지 개발 및 개도국 기술 전수, 황폐지역이나 사막 지역의 숲 가꾸기 등 파트너십을 통한 기후 환경 보전 노력은 대형 스포츠 행사 유치에 큰 이정표가 되고 있다. 독일 월드컵에서 보듯이 월드컵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온실 가스 발생량을 보전하기 위하여 '아프리카 기후행동기금'을 마련한 것은 스포츠를 통한 인류애의 실현으로 그린 시티와 스포츠 시티는 이제 함께 추구해야 할 지구촌의 이상이 되고 있다.
부산외국어 대학교 교수/전국여성지방분권네트워크 상임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