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팀에 상금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연구원들한테 투표를 부쳤습니다.
1. 동해안 영덕대게 먹으러 가기.
2. 서울 워커힐 호텔 바닷가재 요리 먹기.
3. 회사 앞 중국집에서 소주 마시기 ㅋㅋ.
결과는 (저 혼자 빼고) 모두들 압도적으로 워커힐 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2010년 9월 7일 화요일 오후 5:30 칼퇴근 후 광진동 워커힐 호텔에 갔습니다.
이천 하이닉스 본사에서 광진동 워커힐까지는 중부고속도로 1시간만에 도착합니다.
워커힐 내 식당 이름은 [더뷰 (The View)] 입니다.
창문으로 멋있는 한강이 보인다고 The View 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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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우리 반도체 연구원들.
옷차림이 항상 수수합니다. 매일 반도체 라인에 방진복 쓰고 들어가서 연구해야 하니까요.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반도체 연구원들은 회사에서는 화장도 못합니다.
오늘 주제는 [바닷가재 요리] 입니다. 워크힐에서 가장 비싼 요리 중 하나입니다.
2년 전 언젠가 정말 오랜만에 만난 절친과 함께 가 보았던 경험으로 연구원들에게 이곳에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여러명이 왔으니까 공통으로 똑 같은 것 시킵니다. 그래야 빨리 나오지요.
바닷가재만 시키면 허전할까봐 스테이크도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스테이크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그냥 똑같은 스테이크 나오는 줄 알았더니.... 종업원 일일이 묻고 다닙니다.
종업원 왈, "스테이크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Well-done? Medium? Rare?"
모 연구원, "Medium."
종업원 왈, "스테이크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Well-done? Medium? Rare?"
또 모 연구원, "미투."
종업원 왈, "스테이크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Well-done? Medium? Rare?"
장모 수석, "그냥 맛있게 잘 구워 주세요."
종업원 왈, "ㅎㅎㅎㅎㅎ."
우리가 외국인도 아닌데.... 꼭 그렇게 물어야 하나.... 영어는 내가 더 잘 할 것 같은데....
오늘 메뉴의 [스테이크] 때문에 레드와인이 제격이겠네요. 2병 시켰습니다.
다시 전체 건배 폼 잡고요. 이건 어디까지나 폼 입니다.
상금 받아서 품위있게 식사한 순간을 나중에 회사 각종 행사 시간에 남들에게 보여 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를 대비하여 사진을 찍어 두어야 합니다.
회사에서 반도체 연구원들 생활이 삭막할 것 같지만, No~~~~
딱딱한 회의 시간에... 연구팀끼리 재미나게 지내는 사진을 빔프로젝트에 비치면서 깔깔~~~ 거리면서 시간을 때우기도 합니다.
회사 식당이나 고급호텔이나...
배고파서 먹을 때는 조용~~~합니다. ㅎㅎ
이제 허기를 좀 채웠는가 봅니다. 조~용 하더니.... 가끔씩 와인 건배도 합니다.
장모 수석 목에 걸린 저누무 사원증....
저거 없으면,,,, 1. 회사 정문도 못 들어가고, 2. 나의 삶의 터전 연구소에도 못 들어가고...
3. 제일 중요한 것은 사내식당 밥도 못 먹습니다.
오늘의 주제.... 바닷가재
함께 일하는 연구원들이랑 이런 시간 자주 가졌으면 좋을텐데....
혹시 내가 로또 당첨되면 매주 이런 곳 데리고 온다고 약속했습니다. 말은 엄청 쉽습니다. ㅋ
쇠고기 스테이크..
저는 "그냥 맛있게 잘 구워 주세요" 했던 것이 이놈입니다.
제 뒤통수가 저렇게 생겼군요.
40대 중반을 넘기고는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
호텔요리 예쁩니다.
9명이 동일하게 시킨 요리가... 자세히 보면 모두 모양이 다릅니다.
써빙 종업원 말에 의하면, 딸기같이 생긴 것은... 토마토를 8시간 구운 것이라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제 모두 허기를 채우고 여유가 생겼는가 봅니다. 서로 이야기도 합니다.
두 아이의 엄마 김XX 주임연구원은 큰 아이에게 오늘 음식 자랑한다고 핸드폰 사진을 찍습니다.
옆 친구꺼 가재는 내꺼보다 더 큽니다. 남의 떡이 커 보입니다.
(실제로는 저는 먹는 것 욕심이 없습니다. 음식 양이 많으면 제일 싫어합니다)
또 다시 먹는 분위기.... 고요~~~
바닷가재와 스테이크... 생각보다 양이 많습니다.
저는 다 먹기가 힘듭니다.
김XX 연구원과 김XX 주임연구원.
오늘 우리 연구팀 워커힐 저녁식사가 모든 연구원들 인생에서 행복한 한 순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얘가 제 접시입니다. 아무리 먹어도 안 줄어 듭니다.
칼질이 왜 이리 힘드나...
장모 수석 아직도 먹는다고 헤매고... 외국에도 많이 살았다고 하더니 말짱 도루묵??.
옆 사람들이 "제가 먹어 드릴까요?" 합니다.
오래오래 구웠다는 토마토....
토마토 밑에는 감자 구이입니다.
이제 메인코스 끝나고 와인 폼 잡는 연구원들...
평소에는 우리 연구팀 여성 연구원 4명 모두 합쳐서 맥주 500 cc 도 못 마십니다.
오늘은 와인을 각자 두 모금씩이나 마셨네요. 분위기 탓인가요?
오른쪽 하XX 연구원은 와인 두 모금에 혼자 술 다 먹었고...
아이구... 장모 수석은 아직도 그누무 스테이크 썬다고 심각.,... 인상 좀 피시오~~~
아~ 이사람들아... 내 삶의 스트레스들이 해결되어야 인상 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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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즐겁게 일하는 우리 동료 연구원들과
서울 광진동 워커힐 호텔에서 함께한 품위있는 저녁 식사였습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