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편은BGM없음!
공식표지♡
22호
23호 (ㄱ감동이에요!! -_ㅠ!!)
24호
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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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펌.도용 절대 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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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세요...? "
조심스레 정원안으로 들어서는데 ..사람의 형체를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그 사람에게로 다가서며 묻자 내 인기척을 뒤늦게서야 알
았는지 흠칫 놀라며 나를 바라보는 그. 달빛 아래에 검은 그림자가 그를 온통 뒤덮고 있어 그의 캡모자속에 가려진 얼굴은 정확히
볼 수가 없었지만 맑게 빛나는 검은 눈동자를 보았다. 아주 잠깐동안, 넋을 잃은채로 그 남자와 눈이 마주하는 사이.. 그의 손에 들
린 물체가 투욱하고 떨어짐과 동시에 내가 그 물체를 주워주려는 손을 뻗는데, 내가 그것을 줍기도 전에 그가 빠르게 그 물체를 주
워든다. 의아하게 생각하다...뒤늦게서야 그 물체의 정체가 권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놀란나머지 내 두 눈이 커져버린 바로
그때에,
탕-!!!!! 쨍그랑!!!!!!!!!!!
아마도 실수로, 방아쇠를 당겨버린듯 정원을 헤치고 날라간 총탄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리집 유리창문을 깨어 버렸다. 깜짝 놀
라 정원에 풀썩 엎어져 버렸고 잔뜩 기겁을 하고서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타이밍 좋게도 재빠르게 내 입을 막아버린 그 남자. 그
손을 뿌리치려 애를 썼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강압적으로 제압시켜온 그였다. 그리고는 내가 정신 차릴 틈조차 주지 않고서 내 손목
을 거칠게 이끌어 날 일으켜 세우더니 여전히 내가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입을 막은채 정원을 뛰쳐나가는 그. 따라 내 발걸음도 그
에게 이끌려 갈 수 밖에 없었고, 집 밖을 뛰쳐나와 건물이 많은 그 주택가를 벗어나고, 사람들이 잘 오고가지 않는 드문 골목안으로
들어섰을때 턱까지 차오른 숨을 돌리고보니 ..그때서야 상황이 제대로 파악이 되었다.
.
.
.
" ...당신....이었구나... "
" ..... "
" ....그 날...고모부 생신날 총을 쏘았던 사람 .....당신이었어.. "
한발짝 ...두발짝 ...아주 조심스럽게 뒷걸음을 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는 박유천이었다. 지난번에 봤을때와 같은, 검은
색 캡모자를 눌러쓴채로 나와 함께 숨을 돌리고 있는 그가 ...지난번 길가에 쓰러진 나를 병원으로 데려와주었던 그 남자 ...아무말
도 없이 사라져버린 그 ....박유천이라는 사람이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 ....혼잡하였다. 도대체 저 남자의 정확한 정체가 무엇일까 ....하지만 그것보단 어서 빨리 이 골목을 벗어나야
하는데, 이 정체 모를남자에게서 ...도망치는것이 한시가 급한데 ...
" ......그래 나야. "
.....태연히 대답 하며 미소를 짓는 그 남자. 설마했었는데 순간, 주춤주춤 뒷걸음치던 내 두 다리가 멈칫 굳어버림과 동시에 머리
부터 발끝까지 쫘악 소름이 돋았음을 느꼈다.
" 그리고, "
철컥- 하는 소리에 흠칫 놀라여 어깨를 가늘게 떨었던 그 순간,
" 지금 이 순간 ...단번에 네 머리통을 날려버릴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고. "
정확히 내 이마 중간을 꾸욱 누르는 총구. 동시에 커져버린 내 두 눈. 바로 코 앞에 다가온 위험의 상황에 대처할 방법이 도무지 떠
오르질 않아 입술을 파르르 떨었고, 이어 온 몸을 떨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의 검지손가락이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고 ....나는 두 눈을 꽈악 감았다.
너의심장은 너의기억은 나의눈물은.
written by. 시아키스카이
#09.
" 그러니까 밤 10시경, 세분이 쇼파에 앉아 있던 도중 이 총탄하나가 날라와 유리창을 깨부수었다 이거죠. "
" ...네. "
" 근데 이 총탄이 ...김상원씨를 스쳐 지나갔다는 것이고.. "
" ...... "
" ...김상원씨는 지금 어디계시죠? "
" ....충격으로 방금전, 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
" 혹여나 다친 곳은 없구요? "
" 예. "
찰칵찰칵, 셔터를 누르는 소리와 바깥에 몰려든 주민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시끄럽기만 하다. 커다란 총성을 듣고 몰려든 동네 사
람들. 경찰들이 현장을 수사하러 왔을때에는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양어머니의 가늘게 떨고 있는 어깨를 붙잡고 있는
준수의 얼굴은 험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귀가 따갑다. 살인사건도 아닌데, 갑작스럽게 몰려든 수 많은 사람들의 여러가지 추측들
이 듣고 싶지 않다. 당장이라도 소리쳐 내쫓아버리고 싶지만, 지금은 상황점검이 우선이다. 입을 굳게 다물었다.
" 부인은 이상한 낌세라도 느낀 것이 없으십니까? "
" ...... "
부들부들 온 몸을 떨고 있을 뿐..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 결국 준수가 그녀를 대신하여 말문을 튼다.
" 저... 어머니께서도 지금 불안해 하시고 계시기, "
" .....현관문을 ...열었어요.. "
그러나 준수의 말을 막아서고, 조심스레 말문을 여는 그녀. 목소리도 몸서리를 치듯, 떨려들고 있었다. 준수도, 경찰들도,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그녀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이어간다.
" ...조카가...초인종을 누르길래 ..현관문을 열었는데.. "
" ....... "
" ....짐들만 ..바닥에 내버려두고 ..."
" ...... "
" .....사라졌어요.. "
" ......!? "
" ...휘현이 ....우리 휘현이가.... "
" 어머니!! "
쓰러질듯 주저앉아버린 그녀였으나, 다행히도 쓰러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바닥에 주저 앉은채로 휘현의 이름만을 반복하며 부른다.
준수가 그런 그녀를 부축이려고 하지만, 소용이없다. 자칫하다가는 쓰러질 것만 같다.
" ...내가 그애를 ..그애를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친자식처럼 키웠는데... "
" ..부인을 진정시켜. 행방을 감춘 조카를 찾아!! "
" 예!! "
이윽고 현장을 수사하던 몇몇 경찰들이 밖을 뛰쳐나간다. 구경하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좀 더 시끄러워졌다. 휘현의 행방에 대해 또
여러가지 추측들을 하기 시작한다. 총을 쏜 범인에게 잡혀간게 아니냐는 둥 ...언성이 높아질수록 준수의 마음은 더더욱 답답해져
만 간다.이 따위 상황, 확 뒤엎어버리고 싶다. 애써 화를 가라앉힌 뒤 힘겹게 양어머니를 부축하였고, 그녀를 안방에 데려가며 고개
를 설래설래 젓는다. 한휘현은 ...아니야.. 알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며 ...하지만 무엇보다 걱정이 가장 앞선다.
*
몇분이 흘렀을까. 온 몸은 경직된 채로, 바들바들 떨며 두 눈을 꼭 감고 서 있던 게 시간이 꽤 흘렀음을 느꼈다. 아무것도 보고싶지
않았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무얼 생각하기도 전에 이마를 짓누르고 있는 차가운 총구에서 언제 총탄이 튀어나와 내 머리에 박
혀들지 모르니까. 가짜 총이 아니다. 이 남자의 손에 들린것은 ....진짜 권총이다. 한때 사격을 배웠을때 내가 몇번 잡았던 총. 그리
고 지금 상황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그런 상황이었다. 목숨을 위협당하고 있다니. 겁이 났다.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적은 있
었으나, 누군가에 의해서 목숨을 위협당하기는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이런 상황은 더더욱 보기드문 일. 하지만 방심해선 안된다.
자칫하다간 정말 ...내 머리통이 날라가는 수가 있을지도 몰라. 이 남자의 차거운 눈이 진심처럼 보여 ....잠깐 떠보았던 실눈을 다
시 꾸욱 감고 주먹도 꾸욱 쥐는데 ..
" .....빠앙- "
........? 총소리치고는, 소리가 너무 작았다. 아니 입으로 내는 소리였다. 더군다나 내 머리통은 ...날라가지도 않았을 뿐더러. 조심
스럽게 두 눈을 떠보이니, 여전히 내 머리에는 총구를 겨누고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그가, 웃고 있었다. 아까와 같은 차거운 미소
가 아니다.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다. 이상하리라 생각이 들만큼 희미하게 ... 선명히 두 눈을 떠보이니 조심스레 내 머리에 겨누고
있던 총을 내린다. 살짝 놀라여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니 아까만큼 ...두렵다는 생각은 들지를 않는다. 하지만 난 아까 방금전
까지만 해도 이 남자에게 목숨을 위협 당하였어.
" .....왜..죠..? "
" ...... "
" ....왜 날.. 쏘지 않는거예요..? "
" ....난 '네 머리통을 날려버릴지도 모른다'고 하였지, '날려버리겠다'라고 하지 않았어. "
" ....... "
" 이 썩어 들어가는 골목길에서 죽는 걸 원한다면야, "
다시 총을 꺼내드는 그의 행동에 주춤 뒤로 물러나자 그가 피식하고 웃는다. 태연한 그의 행동과 달리 나는 결코 긴장감을 떨쳐버
릴 수가 없었다. 등골에서는 식은땀이 잔뜩 베였고 ...자신이 입고 있는 검은색 자켓 안주머니에서 탄환으로 추정되는 것을 꺼내더
니 들고 있는 권총에 그 탄환을 갈아끼우는 그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다가 ..아주 힘겹게 입을 열고 물었다.
" ....누구야 ..당신.... "
탄환을 하나하나 갈아끼우던 그의 손동작이 멈칫하였다.
" ....왜...왜 회장님의 생일날 ....총을 쏘고.. 달아났던거야.. "
" ....... "
" ......왜..나를...나를 구해줬던거야..... "
" ....... "
" ...왜 ....왜 자꾸 .... "
" 네 주변에 맴도느냐고? "
" ...!!! "
" ....오히려 그건, 내가 묻고 싶은말이야. "
찰칵-. 탄환이 갈아끼워지는 소리가 들리우고, 권총에 이상이 없는지를 훑어보던 그가 잠깐 내 쪽으로 돌아보며 말하였다.
" 왜 네가 항상 내 일을 방해하는지. "
*
집앞에 세워져 있는 경찰차들을 보아하니 ...지금쯤 집안을 수사하고 있겠거니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역시나, 커다란 총성을
듣고 달려온 모양인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구경을 하고 있었다. 간신히 그 사람들을 비집고 집안으로 들어섰을때 내눈앞에 펼쳐
진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였다. 예상대로, 집안을 수사하고 있는 많은 경찰들. 거실 중앙에 널부러져 있는 쇼파하나. 조금충격
적인 상황에 할말을 잃은채 거실을 둘러보는데, 마침 안방에서 문이 열리며 고모와 고모 뒤를 따라 김준수가 방안을 빠져나왔다.
" ....휘현아!! "
날 발견하자마자 뛰어와 나를 꼬옥 안아주는 고모. 내가 집안으로 들어서든 말든, 전혀 신경쓰지 않는채로 수사를 하고있던 경찰들
이 그때서야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 .....고모.. "
" 어디, 어디 좀 보자.. 괜찮은거니...갑자기 어딜 갔었어...? "
" ......고모부..는요...? "
" ........ "
" ....다치신거...아니죠..? ....그런거죠..?! "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떨고있는 고모의 어깨를 잡고 물었다. 역시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충격이었던 것인지 ...아무런 대답이 없
는 고모의 행동에 불안감은 더해져만 간다. 아니겠지..? 박유천 ...당신의 말을 믿고싶지는 않지만 ...당신은 분명 아무도 죽지 않았
다고 말했어. 하지만 만약에라도, 지금 이 자리에 계시지 않는 고모부에게서 무슨 일이 있었던것이라면 ...그땐 나도 당신을...
여전히 떨고있는 고모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진정시키는 중, 내 앞으로 다가온 형사 하나. 잔뜩 긴장한 채로 그 형사를 바라보는데,
자켓 안주머니에서 경찰신분증을 꺼내어 내보인 후 말한다.
" 서울지검 형사 최현재입니다. 한휘현씨, 되시는지요? "
" .....그런데요.. "
" 여기 부인 말씀으로는, 한휘현씨가 집으로 귀가하여 현관문을 열어주는 도중 총소리가 났다고 하시는데.. "
" ........ "
" 한휘현씨도 총소리를 들으셨나요? "
" .....예. 그런데, 지금 저희 고모부는 어디 계시는건가요? "
" ...충격으로 지금 병원에 입원한 것 뿐, 큰 사고는 없습니다. "
....어이가 없어 하- 하고 웃어버렸다. 큰 사고는 없댄다. 이게 큰 사고가 아니라니. 원래 형사들은 이렇게 말을 막 하는 것일까 그게
아니면 이보다 더 큰 사고를 많이 맡아보았기에? 그래 그런 이유이겠지만, 난 이보다 더 큰 사고가 나는 것을 바라지 않아.
" 총소리를 들었을때에, 혹시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지 않았습니까? "
" ...... "
" ...... "
" .......못봤어요.. "
" 총탄이 날라온 곳은 집앞에 작은 정원이었습니다. 범인은 분명 이 곳에 숨어서 창문을 통해 집안을 지켜보았겠죠. "
" ...... "
" 정말,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였나요? "
" .....난 ...난 몰라요.. "
" ...잘 기억해보세요. "
" 모른다구요 ....모른다 했잖아요!!!! "
갑자기 내 목소리가 높아지자 수근거리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뚝 하고 멈추어져 버린다. 순식간에 싸 해진 분위기. 수사하던 경찰들
도, 내게 여러가지 질문을 쏟아붓던 최현재라는 형사도, 고모도 모두 당황한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오로지 김준수만이 나를 차
거운 눈으로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을 뿐.
" ...난 총소리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만 들었을 뿐... "
" ...... "
"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몰라요...아무것도 보지 않았어.... "
" ....... "
" 이만 돌아가주세요. "
" ...하지만.. "
" ...다들 돌아가달라고!!!! "
" 휘현아!! "
그 형사가 무어라고 말하든 듣고 싶지 않아 빼액 소리쳐 버리고는 돌아서 2층을 올라갔다. 나를 부르는 고모의 목소리도 못들은척
그렇게 성큼성큼 2층 계단으로 오르렀고 내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쾅하니 문을 세게 닫아버린 뒤 침대에 쓰러지듯 엎드려 누워 고
개를 파묻었다. 아무것도 보고싶지도 않고, 아무것도 듣고싶지도 않았다. 하여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침대 위에 엎드려 누워있던 게 꽤 많은 시간이 흐른듯 싶었다. 달칵-. 하는 소리가 흠칫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아, 문을 잠
근다는 걸 잊었구나. 인기척을 느꼈다. 미세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지만,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느낌으로도 ...충분히 알
고 있으니까. 노크도 없이, 내 방안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서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있기에.
" 경찰들 돌아갔어. "
" ........ "
화한 라이트블루향이 내 코를 찔러온다. 김준수의 향기. 향수냄새를 싫어하는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그의 향. 그때서야 몸을 일으
킨 내가 천천히 그를 올려다 보았다. 아까와 같이 나를 무덤덤하게 내려다보는 김준수. 그래 ....그 눈동자에 관심이라곤 눈꼽만치도
보이지 않는다. 난, 그렇게 쉽게 널 바라볼 수 없어. 눈이 마주치면 심장이 먼저 반응하고, 나도 모르게 널 바라보며 추억을 회상할
때가 많으니까. 더군다나 지금 같은 경우는 ....더더욱 바라볼 자신이 없다. 아까전, 나는 김준수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
서 거짓말을 했으니까.
" ....아마도, 그룹기획을 노리는 이들이 벌인 일 같대. 확실치는 않지만. "
" ...... "
" 우선은 경찰들이, 아버지를 성심껏 보호하겠다 했어. "
" ...... "
" 더불어 우리 가족들도. "
" ...... "
" 당분간은 네 옆에도, 경호원들이 붙을꺼야. "
" .....필요없어. "
" 나도 귀찮아 경호원이든 경찰들이든. "
" 필요없다구. "
" ...네가 필요없다고 하여서 될일이 아니야. "
" 필요없다고 했잖아!!!! "
내가 또 버럭 소리를 질러버리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 ....너 나한테 소리쳤냐? "
" ...... "
" 요즘 좀 봐주니까 내가 우습게 보여? 내 말이 말같지 않아? "
" ...나가줘 준수야 ....부탁해 ...나 오늘 기분이 안좋아 ... "
" 니 기분? 그딴거까지 내가 신경써줘야 되냐? "
" ...... "
" 한휘현 너 도대체 뭘 바래? "
피식하니 웃으며 또 싸한 말을 내뱉는데, 이럴땐 정말 김준수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답답해. 저 차가운 눈을 보고 있자면
가슴에서 무언가를 억누르고 있는듯한 기분이야. 그래도 난, 아무리 김준수 발밑에서 기며 비참할대로 비참해지고있다 할지라도
아주 비굴해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아 할말은 거의 다 하고 살았는데. 지금 같이 싸한 말을 내뱉으며 피식 웃는 경우는, 김준수가
화가나기 일보직전이라는 증거였다. 여기서 더 입을 열었다가는 바로 손찌검이 날라올지도 모르는 일. 사실 요 근래간 김준수를
피해다녔기에 트집이 잡힐일이 없었는데 ..지금같은 상황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정말 오랜만에 그에게 욕설을 들으며 쳐
맞을지 모른다. 또 한번 그의 앞에서 비참해짐을 느꼈지만, 어쩔 수 없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 네 멋대로 하려는 생각은, 눈꼽만치도 하지마. "
" ..... "
" 니가 하는 일, 모두 내 손에 쥐어져 있다는거 잘 알지. 혹시나 잘못 벗어난다면, 두고봐 내가 무슨일을 저지를지. "
.....또 한번 두려움을 느꼈다. 저 말은 결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니까. 김준수가 하는 말은 모두가 진심이니까.
" 한가지만 물어보고, 니 부탁대로 나가주지. "
" ...... "
" ...진짜 본거 없어? "
내게서 등을 보인 김준수가, 방문쪽으로 걸어가는가 싶어 그가 방안을 빠져 나가기만을 기다리는데 다시끔 몸을 틀고 내게 묻는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의 눈동자를 주시하는데, ...이상하다. 뭐라 해야할까 ...지금의 김준수 모습에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듯한 눈동자..? 이상할리만큼 묘하다. 무언가를 예감한것 같으면서도 ...불안해하는 듯한 눈..? 설명조차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렇게 날 바라본다. ...무어라 대답해야 할까, 한참을 고민했지만 ....
" ...없어.. "
어쩔 수 없었다. 김준수라 할지라도,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만 해...이 모든것이 내게 달려있으니까...
마지막까지 묘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김준수는 이내 말없이 방안을 빠져나갔다. 그가 방안을 빠져나가자마자 나는 또 다시 침대에
엎드려 누워 베게를 끌어 고개를 파묻어버렸다. 내 심정을 말로 할 수도 없다. 그래 여전히, 아무것도 보고싶지 않고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으며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데 ...
......난 두 눈으로 본 것이 있고 두 귀로 들은것이 있으며 지금 내 머릿속에 자리잡은 혼잡한 생각들이 날 아프게 짓누른다.
.
.
.
.
.
' 서열 0위를 달리고 있는 대 이서그룹의 회장 김상원. 김상원의 아내이며 한때 유명한 디자이너였던 한정희. 김상원 한정희 부부
의 양아들이자 현재 이서그룹의 사장으로 총책임을 맡고 있으며 장차 이서그룹을 자연히 물려받을 후계자 김준수. 그리고 ... '
' ..... '
' 한휘현. 한정희의 조카이며 부모를 잃은 뒤 김상원 한정희 부부의 집에서 살고 있음. 현재 유명세를 달리는 디자이너. '
' ....ㄷ..당신... '
' 이상, 내가 표적으로 노리고 있는 네 사람의 간단한 신상명부이지. '
' .....도..도대체 누구야!!! 당신이 노리는 사람이 누구야,!!! '
' 하나. 하나가 아니면 둘. 둘이 아니면 셋. 셋이 아니면 넷 모두. '
정말 미스터리한 남자였다. 확실한 정체를 알 수 없을 뿐 더러 내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만 내뱉었으니까.
' 오늘은 그냥 보내주겠어. 하지만 날 만났다는 것을 경찰에게 누설했다간, '
' ....내 목숨이 위태로워 질지도 모른다고..? '
' ........바로 맞췄네. '
' 그딴협박, 나한텐 통하지 않아. '
' ...... '
' 어차피 당신은, 우리집안 사람들 중 하나를 죽이려고 하였으니까. 정확히 누구를 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나 뿐만이 아닌
우리집안 사람들 모두가 목숨에 위협을 받았잖아. 하지만 왜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지는 몰라. 그럼으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어. '
' ......똑똑하네. '
그에게는 한치라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 바싹 긴장하였다.
' 만약 우리집안 사람들 중 하나라도 죽었더라면, 당신은 살인죄로 잡혀가겠지. '
' 그렇겠지. 하지만 걱정하지마. 공교로운 일이지만 아무도 죽지 않았어. '
' ....그 말을 어떻게 믿어. 어떻게 장담해. '
' 내 귀에 피 터지는 소리가 나지 않았거든. '
....피 터지는 소리라니... 분명하다. 살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분명해. 그렇다면 이 남자의 정체는 .....!
' ....살인죄로 잡혀가기 전에, 일찌감치 자수해. 총성의 범인이 당신이라고. 아니면, 내가 모든것을 발설할테니. '
' ......바로 맞추었지 않았나. 날 만났다는 걸 경찰에게 조금이라도 누설했다간 당신의 목숨이 위태로워 진다는 걸. '
' 그딴 협박 안통한다고 했지. '
' .....그럼 이건 어떨까. '
' 무슨소리야. '
' 네가 사랑하는 그 남자의 목숨을 내가 가져간다면? '
' !!!!!! '
순간 놀란 내가 두 눈을 치켜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그가 낮은 목소리로 내뱉은 말이, 결국
내 머릿속을 혼잡하게 만들었다.
' 김준수의 심장을. '
.
.
.
.
.
이건 꿈이고 싶다. 지금 내게 처해진 이 상황이 모두 꿈이고 싶었다. 보았다. 나는 박유천이라는 이름을 가진(정말 이름이 박유천인
지 그마저도 의심이 가지만)그 남자의 얼굴을 보았고 또 들었다. 그 남자의 목소리를 들었으며 그가 하였던 말도, 모두 기억한다.
우리 집안의 신상명부를 모두 다 깨고 있었다. 하나. 하나가 아니면 둘. 둘이 아니면 셋. 셋이 아니면 넷 모두.. 그 말은 내 심리작전
을 이용한 것이겠지. 내가 복잡하게 생각하도록 만들게. 그 남자가 노리는 사람은 하나이다. 하지만 둘이 될 수도 있고, 셋이 될수도
있으며 넷 모두가 될수도 있다는 ..그런 뜻일 것이다. 확실한 보장은 없다. 그는 보통상대가 아니니까.
어쨌든, 목숨을 노리고 있다. 우리 집안 사람들 넷 중 하나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왜 일까 ...하고 생각은 해봤지만 답은 하나이다.
그는 킬러이겠지. 누군가가 고용한 ...그게 아니면, 의도적인 살인을 노린 사람. 지난번, 고모부의 생신날 연회장에서도 총성이 났
었지. 그땐 고모부가 연설을 한다고 단상위에 올라계셨고, 김준수는 자신을 호명하는 고모부에 의하여 약혼녀 윤지형씨와 함께 단
상계단을 오르려던 중 계단 옆에 있던 큰 화분이 깨졌음으로 ...그가 노리는 사람은 고모부가 아니면 ...김준수다. 그때 고모는 단상
과 조금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계셨으니까. 고모는 정확히 아니다.
김준수일 확률이 가깝겠지만, 혹시 모른다. 박유천 그가 아까처럼 실수로 방아쇠를 당겨 화분을 깨버린 것일지도. 어찌되었든 단상
에 있던 고모부와 김준수, 그 두 사람 중에 하나이다. 하나가 아니면 ...그 두 사람을 함께 노린 것일지도.
' 왜 네가 항상 내 일을 방해하는지. '
.......그래서, 그렇게 말했던 것이겠지..
하지만 그의 정체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당장이라도 경찰들에게 그의 모든 것을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거짓말을 했
다. 모든 이들이 보는 앞에서, 총소리만 들었을 뿐 아무것도 보지 못하였다는 거짓말을 하였다. 정확히 봤는데, 그의 얼굴 생김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그럴 수가 ...없었어.
' 김준수의 심장을. '
........그가 알고 있었다. 은수와 정윤호, 재중이와 김준수의 비서 심창민씨. 그리고 김준수와 나. 이 여섯만이 알고 있는 사실을, 그
가 알고 있었다. 신상명부를 다 궤뚫고 있을때에 쉽지 않은 남자라는 것은 예상하였지만 ....내가 김준수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까
지 알고 있었다. 어떻게..? ....어째서? 어째서 그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지? 난 그를 모르는데? 나는 그를 알게 된지 얼마 되지
도 않았어. 그런데 그는 ...예전부터 그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태연하게 말하였다.
혼란스러웠다.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그에게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던것도, 그와 여러번 대면했을때의 일도 모두 나를 혼
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두려웠다. 그 남자의 정체를, 조금이나마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채 목숨을 위협 당하
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과 김준수가 아닌 또 다른 족쇄가 나를 얽매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그가 나를 비롯하여 김준수의 목숨
까지 함께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김준수가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
*
몇일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래, 일을 하고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내 일상이 이러한 것을. 일상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나
에게 변화가 있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겠지. 아주 가끔씩, 넋을 놓고 있던 적이 많았다. 갑작스럽게 나를 짓눌러오는 것들이 너
무도 많았으니까. 피곤해서 그런게 아니냐고 내 어깨를 툭툭쳐주는 은수에게는 말없이 웃어만 주었다.
지난번 일을 회사에선 비밀로 해두기로 하였다. 하지만 회장자리가 잠깐 비어져 있다는 사실에 회사직원들이 술렁였다. 김준수가
회장님은 과로로 병원에 입원하였다고 간단히 말을 해두었지만 그래도 직원들과 여러 디자이너들의 목소리는 쉽게 끊이지 않았다.
다행히도 김준수는 내 옆에 경호원을 붙이지 않았다. 김준수는 사장으로써 당연히 자신을 따라다니는 경호원이 있는것이 당연하였
으나 내 옆에 경호원이 붙어있다면 안그래도 술렁거리던 직원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이 뻔하니까. 그래, 내 자신은 얼마든지
내 스스로 지킬 수 있다. 오늘도 그렇게, 바삐 움직이는 하루였다.
" 안녕하세요 사장님!! "
힘차게 인사하는 어떤 디자이너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는 김준수. 요즘 김준수는 자주 1층으로 내려와 매장 순회를 돌고는
하였다. 다른 여 디자이너들은 멋있다는 둥, 요즘 사장님 자주 매장에 내려와서 좋다는 둥 꺅꺅대며 좋아라하지만 나는 당연히 그렇
지 않을 뿐더러, 이상하게도 생각하였다. ...왠지 나를 감시하러 오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나쁘다. 지난번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였을
때에 그가 말하였으니까. 제 멋대로 샾 비워버리는 무책임한 디자이너는 당장 잘라버리고 싶다고.
......그러고보면 이상하지. 네가 내뱉는 차가운 말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고 싶은데 곧바로 머릿속에 박힌다. 난 오래전 날
감동시킨 네 말들만 기억하고 싶은데 ...너에 대한 모든 것을 기억하고 말아. 갈 수록 내 기억력이 좋아지는 듯 해.
" 한휘현씨가 누구시죠? "
아주잠깐, 멍해진채로 생각에 잠겨있을때였다. 갑자기 내 이름을 부르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샾 밖으로 나가보니 은수의 샾 앞에
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 마침 김준수가 내 샾을 둘러보려 걸어오는 길이었다. 잠깐 김준수에게로 향해
있던 시선을 거두고 그 남자에게로 다가가니 배달부 같은 사람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꽃?
" 제가 한휘현인데요. "
" 아, 이거 받고 여기 싸인좀 해주세요. "
그 커다란 꽃바구니를 내게 건내어 얼떨결에 그 꽃바구니를 받고 보니 화한 꽃향기가 내 코를 찔러온다. 붉은색의 튤립꽃 ...영수증
에 싸인을 해주었고 배달부가 가자마자 벙찐채 꽃바구니를 바라보던 은수 외의 다른 디자이너들이 모두 내 쪽으로 몰려온다. 김준
수의 시선도 나를 향해 있었다.
" 휘현씨!! 어쩜!! 꽃 너무 이쁘다!! "
" 이거 튤립꽃 맞지? 누가 보냈어? 휘현씨 애인? "
" 저 애인 없어요..! "
" 그럼 누구야 프로포즈하는건가? 너무 멋있다!! 어? 여기 카드! "
어떤 디자이너가 가르키는 곳에 과연, 붉은색의 튤립꽃 속에 파묻혀있는 카드가 한장 있었다. 의아하였다. 도대체 누가 내게 이 향
기 지독한 튤립꽃과 카드를 보낸 것일까. 도저히 ...보낼 사람이라곤 예상할 수가 없겠는데. 조금 망설이다가 그 카드를 펼쳐보아하
니, 직접 손으로 쓴듯한 필기체의 영어 문장이 적혀있었다.
[ neverending beauty.. ]
" 무슨뜻이야? "
" ....끝나지 않는 ...아름다움.... "
조용히 중얼거리자 내 주위로 몰려든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뿜어져 나온다. 한참동안 그 문장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
을때에 울려드는, 낯익은 핸드폰 벨소리. 그 벨소리의 주인이 내 것이라는 것을 뒤늦게야 알고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어 액정을 바라
보니 ...아무런 번호도 뜨지 않았다. 발신번호표시제한이라는 글자조차 뜨지 않았다. 순간 소름이 돋는듯한 기분을 느꼈으나 ..왠지
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기분에 나도 모르게 플립을 열고 귀에 갖다대었을때에,
- 꽃 잘 받았어?
낯익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한번에 알아들었음에 놀라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 하였다. 휘현씨 왜 그래? 나의 당황한 표정
을 읽은 디자이너들이 의아해하며 물었지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혼잡해져감을 느꼈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이와 통
화를 하기에는 상황이 맞지 않았기에 자리를 피하려 샾 밖으로 걸어 나가는데..
언제부터인 것인지, 아까부터 날 바라보고 있었는듯한 김준수와 정확히 눈이 마주쳤으나,
지금 난 그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에.. 내가 먼저 그의 눈을 피해버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그를 지나쳐갔다.
(+)
저희집은 황금사과팀. 그럼으로 ......궁은 재방송을 봐야 할듯 싶어요.....OTL
메일로 응원해주신 준수관람백억님, 표지보내주신 완벽준수쟁이(저능 18살이에효!) 감사드립니다!
추천글을 확인만하구 코멘을 못달았어요. 아부지가 보고 있어서 서두른다고. 흑 죄송합니다 (울먹)
위에 사진은 대략 ...유천이가 가지고 다니는 권총 이미지? 돌아다니다 발견하자마자 개인소장을<-
코멘에서 보니까 딱 ....네 분께서 유천이의 정체를 맞추셨어요...=_=; 역시 너무 어려웠나a
하지만 뒷이야기를 예상한것은 모~~~~~~두 틀렸답니다!!!!!!<-좋아하는
뒷이야기는 이왕이면..예상하지 마셔요 저도 전개를 해야하니까 (덜덜덜)
내일도 역시나 바쁜하루♬ 소설 늦어져두 기다려주시는거 알지요..? (울먹울먹)
P.S. 유천이 아프지 말아룡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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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선물주신미녀님들*
유천꽃、(+표지)/완벽준수쟁이(+표지)/휘나삘(+선물)/cawayxiah♡/
남장빨김재중/브라보김재중/코델리아창민/빵뺏자유천/슈팅스타창민/
프리준수타일(+표지,배경)/멜롱이김준수(+표지)/동방오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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