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장사는 여인천하."
최근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터넷 소호몰에서 여성 파워가 드세다. 특히 20대 여자들이 운영하는 소호몰이 남성들이 운영하는 소호를 제치고 상위권을 독식할 정도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네이버의 소호를 담당하는 두루넷쇼핑(www.thrushop.com 대표 김도진)의 조사에 따르면 다음쇼핑에 입점해 있는 344여개 소호 중 여사장이 운영하는 업체는 35%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성이 운영하는 소호몰이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필두로 매출 상위 20개 업체의 절반은 여성이 운영한다.
매출 상위 20개 업체 사장의 평균연령은 여자 28.8세, 남자 31.5세. 다음장터에 입점한 소호사장 평균연령인 34.2세와 비교하면 20대 후반 여사장이 소호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셈이다.
상위 20개 업체 상품분류를 보면 70%가 패션의류, 20%가 패션잡화를 판매하고 있다. 20ㆍ30대 네티즌을 겨냥한 의류?잡화 업종이 소호사업에서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위 20개 업체 사장의 65%가 오프라인에서 직접 옷가게를 운영하거나 패션 및 잡화 업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
◇여성이 성공하는 이유〓온라인 쇼핑몰 업계에 따르면 쇼핑몰을 이용하는 네티즌의 성비는 남성과 여성 비율이 비슷하다. 하지만 구매건수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60%로 남성보다 20%포인트 정도 많다.
소호몰의 경우 소규모 창업이 많아 실생활과 밀접한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기획한다. 특히 종합쇼핑몰이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제품을 대부분 판매하고 있어 소호몰은 이들이 판매하지 않는 `나만의 제품'과 같이 특별한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호몰 사업자는 인터넷 이용을 즐겨하면서 구매력이 높고 나만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인 20ㆍ30대의 신세대 여성을 주고객으로 생각한다.
여성이 소호몰을 창업하면 여성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잘 고를 수 있고 감성도 비슷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인터넷에서는 제품을 직접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어 꼼꼼한 설명이 필수인만큼 고객응대를 친절하게 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하다.
이재포 두루넷쇼핑 상무는 "젊은 여사장이 소호사업에 성공하는 비결은 자신이 먼저 고객의 니즈(needs)를 앞서 이해하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공사례〓다음장터에서 패션의류 제품매장인 `쇼핑포미'를 운영하는 한범숙씨(31)는 입점업체 중 매출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씨는 평소 옷차림 때문에 `여자 홍록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소호몰 창업을 결심했을 때 한씨는 아이템을 `자신이 잘 알 수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여성패션을 선택했다.
한씨는 동대문 상가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아기자기하고 특이한 디자인과 컨셉을 가지고 옷을 만들기 때문인 것처럼 패션소호도 특이한 옷을 파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씨의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지난 7월 휴가시즌을 맞아 휴가지에서 입을 수 있는 독특한 패션을 기획, 1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또 지난 9월에는 명절인 한가위가 있는 점을 감안해 세련되고 차분한 옷을 기획해 수천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현재 쇼핑포미는 매달 2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다음장터의 최고상점이다.
네이버 챔피언숍인 애플사이다의 이임숙 사장(29)은 엄마와 아이의 커플룩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성공한 사례다. 평소 엄마와 아이가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너무 보기 좋아 커플룩을 선택했다는 이씨는, 제품성격상 친절한 응대를 통한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했다. 이씨는 구매고객에게 감사의 편지나 카드 등을 발송해 고객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창업은 어떻게〓대형 인터넷 마켓플레이스인 포털 및 경매 사이트에 입점하거나 독립쇼핑몰을 운영하는 방식, 2가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컴퓨터에 자신이 없을 경우 마켓플레이스 입점을 권유한다. 이는 1개 사이트에 하루 수백만 회원이 방문하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아이템만 좋다면 고정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히트할 경우 월 수천만원대의 대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마켓플레이스가 제공하는 솔루션을 이용하기 때문에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으며 사이트 제작을 대행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포털사이트의 경우 오프라인 업체의 월세 개념인 입점료를 지불해야 하고, 경매 사이트에는 판매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므로 가격대비 효율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독립쇼핑몰 창업은 도메인을 등록하고 서버를 임대하는 등 초기 준비과정이 다소 복잡하다. 특히 스스로 사이트를 홍보해야 하므로 실패할 확률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형태로 마케팅을 해주는 입점이 초보자에게 유리하다"며 "어느 정도 고정회원도 확보했고,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을 때 독립사이트로 가는 편이 좋다"고 설명한다.
◇성공비법 5계명〓정용화 두루넷쇼핑 전자상거래 컨설턴트 팀장은 소호몰 성공비법 5계명을 제시했다.
①보기 좋은 떡은 먹기도 쉽다〓산뜻한 제품사진과 정확한 제품설명으로 눈길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
②당신을 메이퀸으로 임명하노라〓시의적절한 이벤트로 화제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입시가 끝나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결혼시즌이면 예비 신랑신부를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 등 끊임없이 이벤트를 만들어야 한다.
③입소문을 부채질하는 커뮤니티를 만들라〓타깃 소비자층과 판매제품을 조화시킨 커뮤니티를 만들어 입소문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④신용이 장사꾼의 최고재산〓품질 좋은 제품공급선을 확보하고 품질 및 배송 불만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친절하게 대응하고 초기에 잠재워야 한다. 1명의 불만고객이 100명의 잠재고객을 앗아간다는 점을 명심하라.
⑤전문 장사꾼의 도움을 받아라〓초보에게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자상거래 전문 컨설턴트의 조언이 약이 된다.
◇모두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어린이 수영복 전문몰로 지난 8월 오픈한 조엔리는 판매조차도 못 해보고 폐업했다. 이는 여름 피서철이 성수기인데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고 8월에 오픈해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상품력은 좋으나 온라인 마인드가 부족해 폐업한 경우도 있다. 종로 주얼리 도매업체인 아트만골드는 상품력은 탁월했으나 운영에 대한 부담을 느낀 나머지 폐업을 결정했다. 지금껏 오프라인에서 대량판매를 주로 해왔지만 인터넷에서는 소량판매가 대부분이라 사사건건 신경을 쓸 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다.
소호몰 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입점대비 폐업률은 10~20%에 이른다. 국내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운영하는 다음장터조차도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동안 총 177개가 신규로 입점했지만 21개 업체가 문을 닫아 폐업률이 12%에 달할 정도다.
성공한 소호몰 사장은 "부업으로 소호몰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실제 소호몰을 성공한 사례는 10%에도 못 미칠 정도로 힘든 싸움인만큼 오프라인보다 몇배는 더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