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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의 이해 윤리교육과 20091123 조재민
단소 부는 4학년 1반
4학년이 되었어요. 우리 학교는 반이 2개만 있어요. 그래서 거의 비슷한 아이들과 같은 반이 되지만, 그래도 3학년과는 조금 바뀐 아이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어요. 학교를 가는 길이 생각보다는 덜 추웠어요. 엄마가 사준 새 옷을 입고 학교를 가니 더 즐거웠어요. 가는 길이었죠. 미소를 만났어요. 미소도 같은 반이 되었어요. 앞을 보니 애들이 시끌벅적 떠들며 가고 있었어요. 나도 얼른 같이 갔어요.
이번에는 1반이 되었어요. 2층에서 가장 끝에 있는 교실인데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옆에 있는 곳이에요. 우리 반이 가깝게 느껴졌어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역시 아이들이 많이 와 있었어요. 첫날이라서 아이들이 다 일찍 일어난 것 같아요. 다들 정신없이 얘기하고 있었어요. 우리 반이 떠나가라 떠들고 있었을 때였어요. 갑자기 문이 ‘드르륵’ 열렸어요. 아이들의 눈은 모두 문 쪽을 바라보았어요. 물론, 나도 문 쪽을 쳐다보았어요. 새로운 담임 선생님인가봐요. 우리가 모두 조용히 보았지요. 키는 작고 머리가 짧은 여자 선생님이었어요. 우리 엄마 보다는 젊어보였어요. 그 때였어요. 상민이가 “선생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어요. 우리들도 모두 인사를 했어요. 새로 오신 담임선생님은 교탁으로 가서 말씀하셨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하성초등학교 4학년 1반에 담임선생님으로 온 문상희입니다.” 우리반이 신기하게 조용했어요. 다들 담임선생님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어요. 담임 선생님이 반 규칙과 앞으로의 할 일들을 말해주셨어요. 하루 종일 담임선생님과 우리들은 같이 있었어요. 4학년 1반. 오늘은 공부를 하지 않고 끝나서 좋았어요. 다들 하루 종일 얘기하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다음 날이었지요. 이제 담임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해요. 오랜만에 학교에 오니 학교에 있는 것이 즐거웠어요.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그게 제일 좋았어요. 우리 반은 모둠별로 앉게 되었어요. 우리 내 짝궁은 연성이고 우리 모둠에는 빛나, 건, 수빈, 보람이가 있어요. 빛나랑 같이 모둠이 되어서 좋았어요. 빛나랑 친하거든요. 담임선생님이 마지막 시간에 얘기를 하셨어요. 우리보고 갑자기 ‘단소’를 가져오라고 했어요. ‘단소’ 우리는 갸우뚱했어요. 담임선생님께서는 내일부터 단소 부는 법을 알려준다고 했어요. 그리고 우리보고 플라스틱으로 된 단소를 사가지고 오라고 했어요. 나는 빛나랑 같이 교문사에 단소를 샀어요. 단소를 보니 신기하기는 했어요. 근데 도대체 어디로 부는 건지도 모르겠고 소리도 이상했어요. 그래도 일단 사서 가방에다가 넣었어요. 집에 돌아가서 엄마한테 말했어요. “엄마, 우리 담임선생님이 단소 내일부터 한다고 해서 단소 샀어.” “단소? 단소를 분다고?” 엄마께서는 조금 놀라셨어요. 실은 나도 놀랐어요. 단소를 분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을 조금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어요. 그러다가 아침이 되어 버렸지요.
학교에 갔어요. 아이들이 거의 다 단소를 가지고 왔어요. 오늘부터 담임선생님이 단소를 가르쳐준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현섭이가 단소를 가져오지 않았어요. 담임선생님은 현섭이에게 “왜 가져오지 않은 거지? 오늘부터 다 같이 하기로 했는데. 현섭이는 뒤에 나가서 손들고 서 있어!” 담임선생님이 말했어요. 우리는 모두 놀랐죠. 갑자기 우리 반이 조용해졌어요. 우리가 단소를 배우고 있는 내내 현섭이는 뒤에 나가서 손을 들고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은 우리보고 단소를 들어 보라고 했어요. 그리고 단소 잡는 법을 알려주셨어요. 단소는 구멍 간격이 너무 커서 집기가 힘들었어요. 손가락 번호를 알려주면서 담임선생님은 반을 이리저리 돌아다니셨어요. 그리고 입 모양을 알려 주었지요. 리코더 불 때처럼 해서도 안 되고 입술을 붙이고 쫙 펴야 했어요. 그래야 소리가 잘 난다고 했어요. 그렇게 입술을 하고 단소를 입에다 갖다 대어 보았어요. 담임선생님은 소리가 잘 났는데 우리는 잘 나지 않았어요. 분명 나도 불고 있는데 소리가 나지 않았어요. 바람 부는 ‘삑삑’ 소리만 났어요. 근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죠. 아이들도 거의 다 소리가 나지 않았어요. 우리는 한 시간 내내 계속 소리가 나는 입의 위치를 찾아 다녔어요. 여기가 잘 나는지 저기가 잘 나는지 거울을 가져다가 입을 보면서 말이에요. 나오지도 않는 단소를 계속 삑 삑 불고 있어서 머리가 아팠어요. 오늘부터 시작인거에요. ‘단소’
우리 반에서는 매일 단소 소리가 났어요. 우리는 계속해서 불었죠. 수업시간에는 담임선생님과 공부를 같이 하고 하루에 한 시간 정도 단소를 불었어요. 앉아서 불어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바닥에 앉아서 불었어요. 어제 계속 입 위치를 찾아다녀서 그런지 종종 괜찮은 소리가 났어요. 친구들도 다 같이 불었어요. 그래도 소리가 잘 나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민경이, 빛나, 소영이는 소리가 잘 났어요. 그리고 담임선생님은 오늘은 ‘중임무황태’를 알려주셨어요. 단소는 ‘중임무황태’가 있다는데 이것을 차례대로 알려줄 것인가 봐요. 중 손가락 하기가 힘들었어요. 내 손가락이 짧아서 그러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중임무황태. 계속 불었어요. 담임선생님은 돌아다니면서 우리가 부는 것을 보았어요.
일주일 동안은 계속 중임무황태를 연습했어요. 소리가 잘 날 때까지. 거울을 보면서 입모양을 하고 바람을 불어 넣어야 했죠. 수업을 듣고 나서인지 졸리기도 하고 숨을 자꾸 쉬고 뱉으니 머리가 어지러웠어요.
담임선생님이 말했어요. "연습곡을 배워보겠어요. 자 나눠준 악보를 보고 다 같이 한 번 불어봅시다." 우리는 악보를 보고 다 같이 읽어 보았어요. “중 중임 무황태” 읽는 거랑 부는 거는 또 달랐어요.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할 때 마다 자꾸 틀렸어요. 그리고 아예 소리가 나지 않는 아이들도 있어서 삑 삑 소리랑 섞여 들렸어요. 그래도 계속 불었어요. 한 시간씩. 그러다 보니 소리가 조금씩 괜찮아 지는 것 같았어요. 이제 꽤 소리가 잘 나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은 연습곡을 민경이한테 해보라고 하였어요. 민경이가 불었어요. 다들 조용히 들었어요. 소리가 맑고 깨끗했어요. 내 소리는 뭔가 바람이 들어간 소리인데요.
매일 같이 단소를 불었지요. 그래도 매일매일 조금씩 부는 것은 괜찮았어요.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말했었어요. “5월 달에는 김포시에서 주최하는 예능 대회가 있어요. 우리가 단소를 연습해서 대회에 나가는 겁니다.” 우리들은 모두 놀랐어요. 여기저기가 시끄러웠어요. “우리가 대회를 나간다고?”, “대회?” 놀란 아이들의 표정이 역력 했어요. “오늘부터 한 달 동안 열심히 연습해 봅시다. 수업 끝나고 한곡씩 배우고 갑시다. 잘 못 불면 불 때까지 하고 가는 겁니다.” 우리들의 얼굴이 어두워졌지요. “못 불면 집에 못 간다고?” 상민이가 말했어요. 우리 반 반장인 소영이는 “한곡 빨리 부르는 되지 않아?”라고 했어요. “그래, 우리 빨리 불면 집에 갈 수 있을 거야”여기저기서 말이 나왔지요.
우리는 모두 수업시간이 끝나고 바닥에 앉았어요. 바닥에 앉아서 아빠다리를 하고 단소를 불었어요. 오늘은 체육시간에 피구도 하고 6교시까지 해서 모두들 지쳐있었어요. 다들 표정이 말이 아니었어요. 담임선생님이 악보를 하나 들고 오셨어요. ‘아리랑’ 오늘부터 배울 악보인가 봐요. 한 장씩 나눠 주셨어요. 우리는 받아서 바닥에 놓았어요. 한자로 써 있어서 연필을 들고 모르는 것에는 음을 썼어요. 다 같이 박자에 맞게 읽어 보았어요. 그리고 한 마디씩 같이 불어보고 한 줄씩 같이 불어 보았어요. 몇 번 씩 부르고 나서야 한 곡을 같이 불 수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은 “이제부터 한 사람씩 검사를 맡고 집에 가자.”라고 했어요. 자신 있는 아이들이 먼저 줄을 섰어요. 물론, 나는 자신이 없어서 계속 연습을 했어요. 단소를 잘 못 부는 수빈이는 투덜거렸어요. “아니, 도대체 그럼 언제 집에 갈수 있는 거야? 학원도 가야하는데.” 그 때 선생님이 들었는지 수빈이보고 “얼른 연습하고 불면되지? 수빈아” 했어요. 수빈이는 고개를 숙이고 교실 뒤쪽 거울로 가서 입모양을 보면서 단소를 불었어요. 나도 열심히 불었어요. 그래도 단소 불기 쉽지 않았어요. 특히 높은 음은 소리가 이상했어요. 잘하는 애들은 어떻게 잘하는지 궁금했어요. 옆에 있던 혜진이를 힐끔 봤어요. 혜진이는 약간 턱을 아래로 하고 있었어요. 단소 구멍이랑 입술가운데랑 딱 맞춰서요. 나도 그렇게 해 보았지요. 아까보다는 소리가 괜찮은 것 같았어요. 용기를 내서 단소를 검사 받으러 줄을 섰어요. 줄을 서서도 연습을 했어요. 얼른 끝내고 피아노 학원에 가야 하니까요. 내 순서가 가까워질수록 긴장이 되었어요. 앞에 있던 소영이가 불었어요. 담임선생님이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긴장을 했나 봐요. 소리가 조금 이상했어요. 담임선생님은 소영이 보고 “한 번 더 연습하고 와!” 했어요. 심장이 더욱 두근거렸어요. 나도 잘못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순서에요. 불었어요. 손이 떨리기는 했어도 소리가 나긴 했어요. 담임선생님이 집에 가도 좋다고 했어요.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지만, 다른 아이들이 다들 줄 서서 검사 맡고 있으니까, 속으로만 좋아 했어요. 그리곤 가방을 들고 조용히 교실을 나왔어요. 교실을 나오면서 심장을 한번 쓸어 내렸어요. 다행이었어요. 안 그랬으면 피아노 학원도 못 갈 뻔 했으니까요.
학교에 갔어요. 오늘도 수업이 끝나고 단소를 분다고 했어요. 우리 반만 매일 남아서 이렇게 불고 있어요. 내 자리에 가서 앉았는데, 갑자기 빛나가 나를 불렀어요. 빛나는 귓속말로 “영지야, 어제 애들 여섯 시까지 남았다. 그리고 보람이랑 태웅이 못 불어서 담임선생님한테 혼났어. 벌로 담임선생님 사는 곳 있잖아, 저쪽 위에 관사, 청소하라고 했데. 그리고 앞으로 단소 못 불면 거기 청소하는 거래.” 나는 이 말을 듣고 나니, 멍해 졌어요. 큰일이에요. 이제 집에 일찍 가기는 힘들 것 같아요. 오늘 하루도 지칠 것 같아요. 오늘은 ‘도라지 타령’이에요. 담임선생님이 새로운 악보를 매일 가져 오셨어요. 우리는 수업이 끝나면 매일 남아서 단소를 연습했어요. 새로운 악보를 불고 연습하곤 했어요.
계속 해서 연습하던 어느 날이었어요. 이번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왠지 남을 것 같았어요. 불길한 생각이 진짜 남게 했어요. ‘사랑으로’ 이 악보는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계속 불었어요. 남아서, 앉아서 부는데 어찌는 졸리던지 나도 모르게 고개가 왔다 갔다 했어요. 그 때였죠. 담임선생님이 “고영지!”하고 불렀어요. 그 때 벌떡 일어났어요. 담임선생님은 한번 불어보라고 했어요. 나는 얼굴이 빨개졌죠. 곡도 어려운데 애들 앞에서 불어보라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은 떨려서 자꾸 틀렸어요. 담임선생님은 뒤에서 걸레를 가지고 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어제 남았던 보람이랑 같이 관사에 가서 청소를 하라고 했어요. 우리는 투덜거리며 관사를 갔어요. 보람이가 말했어요. “관사에 벌레 진짜 많아! 무당벌레 천지야.”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소름이 돋았어요. 가뜩이나 벌레를 싫어하는데. 관사에 도착했어요. 자물쇠를 열고 문을 열어보니 마루와 방이 나왔어요. 생각보다는 깨끗해 보였어요.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보람이 말이 맞았어요. 바닥에 무당벌레랑 죽은 벌레들이 있었어요. 무서워서 눈을 감고 얼른 닦았어요. 무서워서 보람이한테 말했어요. “우리 그냥 가자.” 보람이가 끄덕거렸어요. 보람이와 나는 교실에 들어가기 싫었어요. 그래서 밖에서 잠깐 놀다가 교실에 들어갔어요. 애들이 아직도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은 잠깐 어디를 나갔나봐요. 교실에는 애들밖에 없었어요. 그 때 상민이가 말했어요. “아, 단소 부는 거 너무 힘들다. 옆 반 애들은 다 집에 가는데 우리만 매일 남아서 이게 뭐야.” 여기저기서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마저. 나도 일찍 집에 가고 싶은데 이게 뭐야. 단소는 소리도 잘 안 나고 ” “도대체 대회는 왜 나가야 하는 건지.” 그 때 태웅이가 말했어요. “야, 우리 담임선생님 골탕 먹이면 어떨까?” 갑자기 교실이 술렁이었어요. 다들 태웅이만 바라보았어요. 상민이가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 우리 한번 해보자.” 아이들의 눈에서 빛이 났어요. 그 때 갑자기 담임선생님이 들어왔어요. 우리 모두는 갑자기 조용해졌어요. 다시 단소를 연습했어요. 그 날부터 우리는 담임선생님이 잠깐 나가시면 담임선생님을 골탕 먹일 방법을 생각했어요. 물론, 상민이와 태웅이가 주도를 했지만, 모두가 동의하고 있었어요. “우리 담임선생님이 올 때 놀래 키면 어떨까?” 상민이가 말했어요. 태웅이는 “뭐 다른 것은 없을까?” 아이들이 모두 술렁이었어요.
일단은 상민이가 말 한 대로 해보기로 했어요. 상민이가 담임선생님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이 문을 열 때 상민이가 바로 문 앞에서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은 깜짝 놀라셨어요. “상민이 거기서 뭐하니?” 하면서 쳐다보았어요. 상민이는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자리로 돌아갔어요. 아이들이 아쉬워했어요. 이번 작전은 실패한 것 같아요. 선생님이 별로 놀라지 않아서요. 그래서 애들도 다음 작전을 준비했어요. 이번에는 선생님의 매를 숨기기로 했어요. 대나무가 반으로 갈라진 것이 선생님의 매였어요. 선생님이 없는 사이 우리는 매를 칠판 사이에다가 넣어두었어요. 그리고 우리들은 가만히 앉아서 오늘도 단소를 불었지요. 담임선생님도 처음에는 눈치 채지 못했어요. 갑자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찾아도 없으니 선생님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다른 막대기를 들고 왔어요. 우리들은 모두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아쉬웠죠. 뭔가 새로운 작전이 필요했어요.
우리들의 회의는 계속 되었어요. 그 때였어요. 잔머리를 잘 굴리는 정한이가 말했어요. “야 ! 우리 단소대회 망치는 거 어때?” 갑자기 우리 반이 술렁거렸죠. 단소대회는 우리 담임선생님이 학기 초부터 준비해온 거였거든요. 그래서 매일같이 우리는 단소를 불어야 했고요. 상민이는 “그거 괜찮은데? 우리 계획을 세워 볼까?” 태웅이는 “야, 우리 이러다가 담임선생님한테 완전 혼나는 거 아니야?”라고 했어요. 남자애들은 대부분 찬성했어요. 여자아이들 중에는 반반이었어요. 나는 물론, 두려우면서도 한번 해보고 싶었죠. 어쨌든 우리들은 이 작전을 진행해 나갔어요. 일단은 단소연습은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 매일남아서 저녁까지 연습하는 것은 너무 힘들지만 대회 날을 기다렸죠.
대회가 다가올수록 연습은 점점 많이 했어요. 일요일에도 나오라고 했어요. 우리는 도시락까지 싸가지고 와서 연습을 했어요. 우리들은 모두 너무 힘들었지만 참았어요. 대회 날만 기다렸죠. 우리는 대회 날에 다 다른 곳을 불자고 했어요. 원래 대회 날 연주할 곡은 ‘사랑으로’지만 우리들은 다른 곡을 연주하기로 했죠. 우리들은 연주곡을 연습하면서도 온통 대회 날만을 기다렸어요.
드디어 대회 날이 되었어요. 우리는 한복까지 입고 김포시 시민회관으로 갔어요. 담임선생님도 대회 날이라서 그런지 옷을 단정하게 입고 오셨어요. 이른 여름이라서 꽤나 더웠는데 한복을 입어서 불편했어요. 밖에서 우리는 한 번씩 연습해 보았어요. 담임선생님이 있으니까 당연히 ‘사랑으로’를 불었지요. 우리는 세 번째 순서였어요. 우리는 뒤에서 계속 순서를 기다렸어요. 우리 차례가 되었어요. 정한이가 눈빛을 보냈죠. 우리들은 자리에 앉아서 인사를 하고 하나 둘 셋 후에 단소를 불었어요. 아이들 모두 자기가 연주하고 싶은 곡을 연주했어요. 대회장은 온통 뒤집혔어요. 심사위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이상하게 우리들을 쳐다봤어요. 우리들은 상관없이 단소를 불었어요. 그러면서도 얼굴을 빨갛게 되었지요. 얼른 대회가 끝나고 돌아가고 싶었어요. 무대에 앉아서 단소는 부는데 심장이 쿵쾅쿵쾅했어요.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났어요. 애들은 웃기도 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단소를 불었지요. 드디어 끝이 났어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담임선생님을 골탕을 먹이려고 한 건 맞는데 왜 내 기분이 이상한 것인지. 담임선생님은 우리를 쳐다보았어요. 아무 말 없이 표정은 점점 굳어졌어요. 그리고 우리들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없이 학교로 돌아왔어요. 그래도 정한이나 상민이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은 정말 화가 나셨어요. 그렇게 준비하던 대회를 우리가 망쳐버렸으니까. 우리는 교실로 들어가서 쥐 죽은 듯이 앉아 있었어요.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어요. 우리는 그날 내내 기합을 받았어요. 일단 세대씩 맞았어요. 손바닥을 . 굳은 표정에 선생님이 정말 무서웠어요. 한 대씩 맞을 때마다 어찌나 아프던지 저절로 매가 올 때마다 자꾸 피하려고 했어요. 너무나 아팠어요. 속으로 눈물이 솟아났지만, 차마 소리 내어 울 수가 없었어요. 담임선생님은 우리를 모두 때린 후 말했어요. “너희들이 단소를 매일 매일 부느라 힘들었던 것은 이해되지만, 대회를 망쳐 버리다니 선생님이 정말 실망했어요. 모두 책상위에 올라가서 손들고 있어요.” 우리들은 아무 말 없이 책상위에 올라갔어요. 그리고는 손을 들고 있었지요. 팔이 아팠지만, 내렸다가는 더 크게 혼날 것 같았어요. 꾹 참았어요. 그렇게 우리는 하루 종일 벌을 받았어요. 옆 반 아이들이 쳐다보는 것도 신경 쓸 겨를 없이 너무 아파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어요. 그리고 각자 한 장씩 반성문까지 썼어요. 그렇게 혼나보기는 처음이었어요. 너무 힘들었지만 뭐라 말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 모두가 담임선생님을 골탕 먹이려고 한 일이 지만 우리가 모두가 담임선생님한테 혼나고 말았어요. 그렇게 우리의 한 학기, 일 년이 지나갔어요.
그리고 그런 내가 학교로 돌아가게 되었어요.
담임선생님이 되어서, 이제는 그 문 앞에서 서서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 문이 낯설지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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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설명에 치우쳐 있다. 대화와 사건에 대한 간략한 묘사 중심으로 이어가야지. 그리고 반전이 없다. 선생님의 반응이 너무 판에 박혀 있고. 도대체 무엇을 위해 모반을 꾀했는지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너무 경험에 가까워서 그런가? 동화책을 많이 읽으면서 남들은 어떻게 썼나 공부 좀 하면 좋아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