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 수면장애, 잠자는 숲속의 공주 혹은 왕자 클라인레빈 증후군
1. 동화속 수면장애, 클라인레빈 증후군을 아십니까?
옛날 아주 먼 옛날, 한 왕국에 아이를 간절히 소망하던 왕과 왕비가 있었다. 그들의 바람은 곧 이루어져 아름다운 공주님이 태어나게 되었다. 왕과 왕비는 공주에게 ‘오로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아기의 탄생을 기뻐하며 12 명의 요정들을 초대해 공주의 대모가 되어줄 것을 부탁했다. 요정들은 갓 태어난 사랑스러운 공주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목소리, 우아하게 춤을 출 수 있는 재능, 보석보다 아름다운 미소 등 온갖 좋은 것들을 선물로 준다. 파티가 거의 끝나갈 때쯤 새로운 요정이 화를 내며 등장했다. 자신만 쏙 빼놓고 파티를 연 왕과 왕비에게 화가 난 요정은 공주는 물레바늘에 찔려 죽게 될 거라는 저주를 내린다. 하지만 마지막 12번째 요정이 나서서 100 년 동안 잠들게 되는 것으로 저주를 약화시킨다. 그러면서 요정은 말한다. 왕자님이 나타나 공주님의 저주를 풀어줄 거라고 말이다. 이 이야기는 다들 아시다시피 ‘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는 동화의 내용이다. 그런데 현실에도 ‘동화’와 똑같은 이름의 증후군이 존재한다. 이름하여 잠자는 공주 증후군(Sleeping beauty syndrome)이라고 불리는 ‘클라인레빈 증후군(kleine levin syndrome)’이 바로 그것이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는 몽환적이고 예쁜 별칭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증상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클라인레빈 증후군’이란 반복성 과다수면증이라고도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게 보고되고 있는 희귀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과다 수면을 꼽을 수 있으며, 폭식이나 과잉행동, 기억의 이상이나 인식저하, 우울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클라인레빈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수면 중에는 식사 및 용변을 위해서만 스스로 잠에서 깨어나는데, 그 외에는 하루 20시간 이상 수면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이 증상이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니고 곰이나 다람쥐 등의 동면 동물들처럼 일정한 시기 내지는 주기를 두고 발병과 재발을 반복한다. 보통 1년에 1~10회 정도 발병하며 한 번 잠들게 되면 일주일에서 이주 정도 과도한 수면을 취하게 된다. 그렇게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과다 수면 증상은 호전되지만 얼마 후 다시 재발해 잠들게 된다. 재발 주기는 몇 달에서 몇 주, 혹은 며칠까지 환자마다 제각각 다르다. ‘클라인레빈 증후군’은 대개 성장기 어린이나 십대 청소년기에 발병하는데, ‘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는 별칭과는 다르게 여성보다 남성이 3:1 정도로 유병율이 더 높다. 하지만 여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영국의 ‘매일리 데일’에 클라인레빈 증후군을 겪고 있는 소녀들의 사연이 소개된 적이 있다. ‘클라인레빈 증후군’의 사례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500명 정도로 보고되었다. 주로 성장기 때 발병하는 바람에 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신체적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불규칙적인 과다 수면 증상 때문에 음식물의 섭취가 원활하지 않고, 운동 등의 신체 활동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들보다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은 까닭에 학업이나 취직, 여행이나 각종 삶의 이벤트를 놓치게 되고 사회성 발달과 대인 관계에서도 무수한 불편과 곤란을 겪는다.
2. 클라인레빈 증후군의 증상
1) 수면과다: 작게는 2일에서 크게는 4주 동안 지속되는 수면 과다증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밤에 잠을 잘 자건 자지 못하건 관계가 없다. 발병 초기에는 졸음을 참지 못하거나 평소보다 잠이 많아지는 증상을 보이다가 이것이 차츰 심화되어 과다수면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1 년에 최소 한번씩은 재발한다.
2) 폭식: 클라인레빈 증후군 환자들 중에는 수면에 빠지기 전에 음식을 과다 섭취하는 사례도 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미리 영양을 보충하고 기나긴 잠에 들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폭식’은 생존을 위한 인체의 자구책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영양공급이 규칙적이지 못하고 신체활동도 원활하지 않아서 클라인레빈 환자들은 남녀 구분을 떠나 더디게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3) 인지력저하 및 과잉행동: 클라인레빈 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피로나 약물 복용 등의 별다른 이유없이 수면시간이 몇 곱절이나 늘어난다는 것이다. 일단 수면 과다증 상태에서도 정상적인 인식력과 인지기능 및 기억력과 행동력을 보이지만 환자 가운데 더러는 일시적인 기억장애나 인식장애, 우울증이나 과잉행동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례도 있다.
3. 클라인레빈 증후군의 원인
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 증후군(Sleeping beauty syndrome)’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치료법 또한 밝혀진 것이 없다. 현재까지 보고된 자료는 임상실험이나 질병연구 등의 보고만 있을 뿐이다. 스트레스를 발병 원인으로 꼽기도 하고,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하는 심리상태를 이유로 내세우기도 한다. 혹은 뇌의 시상하부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도 하고, 호르몬이나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지만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 건 ‘클라인레빈 증후군’은 성인이 되면서 차츰 증상이 호전되어 간다는 점이다. 그러나 과수면 및 폭식 등의 여러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보이므로 환자에게 중추신경자극제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차단제를 처방하여 완치는 무리더라도 상태를 완화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 출처: 다음 백과사전
* 자료 정리 및 편집: 카페 주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