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서 1장 / 하나님의 보좌
에스겔서의 첫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본장은 에스겔이 언제, 어디서 소명을 받았는가 하는 인적, 시대적, 지리적, 역사적 배경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스겔에게 소명을 주기 위해 나타나신 하나님의 영광을 에스겔이 본 그대로의 형상으로 묘사해 주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본장은 에스겔서라는 하나님의 큰 말씀의 집에 들어가는 대문을 열어 주는 부분입니다.
1. 시대적 역사적 배경
저자가 밝히고 있는 시기는 여호야긴 왕이 사로잡힌 때로부터 5년입니다. 여호야긴 왕은 바벨론 제2차 침입 때 느부갓네살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바벨론 제2차 침입으로 말미암아 유다 백성들은 제1차 침입 때(B.C. 605년)와 마찬가지로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 있었습니다. 에스겔도 그러한 포로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본장의 역사적 배경은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로 있던 당시였습니다.
2. 지리적 배경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은 침공하여 유다를 점령하였습니다. 유다를 점령한 그는 유다 백성을 자기 나라 바벨론으로 끌고 가 그발 강 가에 정착시켰습니다. 에스겔도 그 포로 가운데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발 강 가에 거주하였고 바로 거기서 하나님의 이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3. 인적 배경
에스겔은 레위의 후손인 부시의 아들이었습니다. 레위의 후손이었기 때문에 에스겔은 제사장 직분을 감당하는 자였습니다. 그러한 에스겔은 제사장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선지자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한편 이 같은 에스겔이 하나님의 이상을 본 나이는 30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스라엘의 제사장들은 삼십 세에 직무를 시작했습니다.
4. 네 생물의 형상
에스겔이 본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는 북방으로부터 나타납니다. 북방은 하나님의 심판이 오는 방향입니다. 따라서 본장에 나타나고 있는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심판하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암시해 줍니다. 한편 그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 가운데는 하나님을 보좌하는 네 생물, 곧 그룹들이 있는데 그 그룹의 전체 형상은 사람과 같았습니다( 겔1:5).
하나님을 보좌하는 네 생물은 각각 네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얼굴은 사람, 사자, 소, 독수리였습니다. 사람의 얼굴은 지혜를 의미합니다. 사자의 얼굴은 용맹함과 왕의 지도력을, 소는 순종과 인내를, 독수리는 고상함과 날쌤을 의미합니다. 네 생물은 하나님의 속성을 본받은 형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형상으로 하나님을 효과적으로 보좌하였습니다.
네 생물 밑에는 네 바퀴가 있었습니다(겔1:15). 여기서 바퀴는 하나님의 영원하고 절대적인 섭리를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이 바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하나님의 영원하고 절대적인 섭리가 그 권능에 의해 정확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나타내 줍니다. 한편 네 생물 사이에 섬광을 발하는 불이 있다는 것(겔1:13)은 하나님의 영광이 형용할 수 없이 크다는 것과 하나님의 공의 역시 지극히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네 생물이 움직일 때에 그 날개 소리가 많은 물 소리와도 같고 전능자의 음성과도 같으며 군대의 소리와도 같이 크다는 것은 하나님의 위엄이 비교할 데 없이 크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본서에서는 하나님의 크신 위엄을 묘사할 때 이와 같이 표현하고 있으며(겔43:2), 계시록의 기자 역시 같은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계1:15).
네 생물의 머리 위에는 수정 같은 궁창의 형상이 있고(겔1:22), 궁창 위에는 각양 보석으로 만들어진 보좌가 있었습니다(겔1:26). 하나님의 발등상이 되는 궁창이 그처럼 아름다운 수정으로 되어 있고 하나님이 앉아 계시는 보좌가 그와 같이 수려한 보석들로 꾸며져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아름답고 거룩하며 순결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스겔은 아름다운 보석으로 꾸며진 보좌 형상 위에 사람의 모양 같은 형상을 한 거룩한 존재를 보았습니다(겔1:26). 그 존재의 속성들은( 겔1:27-28) 계시록의 기자가 묘사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성과 같습니다(계1:13-16). 이로 보건대 에스겔이 본 하나님의 영광은 성자 하나님의 영광이었던 것으로 이해됩니다.
삼위 하나님의 제2위 되시는 성자 하나님께서 패역한 이스라엘을 심판하시고 또한 그들에게 새로운 은혜의 말씀을 주시기 위하여 거룩하신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그 거룩한 영광 가운데서 제사장 에스겔은 하나님의 심판과 은혜의 말씀을 전달할 대언자로 소명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오늘날에도 믿는 자 가운데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하나님의 오심과 부르심에 우리의 눈과 귀를 열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