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이 즐겨먹은 생선회, 틸라피아의 두 얼굴 생선회 이야기 2014/11/19 00:00 http://blog.naver.com/slds2/220185059776 |
국민이 즐겨 먹은 생선회, 틸라피아의 두 얼굴
한때 '틸라피아(역돔)'로 인해 시끌벅적한 적이 있었다.
"돈가스 우동 초밥 프랜차이즈, 예식장 뷔페, 돌잔치 뷔페, 각종 해산물 뷔페, 일부 횟집과 이자까야에 이르기까지" 국민을 상대로 자칭 '도미살'로 사칭해 팔아 온 이들 뒤에는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가 든든히(?) 받쳐주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초밥과 생선회를 즐겨 먹는 나라지만, 그러면서도 국민은 자신이 먹은 회가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다.
나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틸라피아'에 관해 몇 차례나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 과정에서 농림수산식품부의 담당자와 통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인력과 예산 부족'이었다. 이후 틸라피아(역돔)의 문제점에 관해 몇 개의 글을 썼고 그것을 본 방송 관계자와 언론사는 틸라피아에 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 틸라피아(역돔)은 어떤 물고기? 틸라피아는 아프리카가 주산지인 민물고기지만, 대만에서는 이를 개량해 식용어로 양식하고 있다.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섭취할 경우 세균(대장균)에 의한 감염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염려가 괜한 게 아닌 이유는 틸라피아가 길러지는 양식 환경을 보면 알 수 있다. 양식장 근처에는 돼지 축사가 있는데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오물이 양식장에 유입되기도 한다. 또한, 양식장 반경 1km 내에는 대만의 대규모 공업단지가 들어서 각종 폐수로부터 노출되고 있었다. 종합적으로 따져본 결과, 틸라피아 양식 환경은 우려했던 것 이상으로 열악했다. 그런 더러운 물에서도 틸라피아가 잘 살 수 있었던 이유는 강인한 생명력과 환경 적응력 때문이다. 길러진 틸라피아를 냉동 필렛으로 손질하는 장소도 위생적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일이다. 보통은 손질과 세척 과정에서 세균이 살로 옮겨붙는다. 하지만 한국은 달랐다. 민물고기인 틸라피아를 날것으로 유통해 생선회와 초밥으로 팔았다. 한국은 대만으로부터 매년 수백 톤씩 수입했는데 당국의 안일함과 법의 허점을 교모히 이용해 업자는 배를 불렸고 선량한 국민은 그것이 민물고기인 줄도 모른 채 입에 넣었다. "대만 사람도 안 먹는 틸라피아 회를 한국인은 매년 먹어왔다는 사실"
|
틸라피아(일명 역돔)
보기에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껍질을 벗기면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틸라피아답지 않게 색깔은 뽀얗다. |
<사진 1> 강남의 어느 선술집에서 나온 틸라피아 회(붉은색 회)
먼저 틸라피아의 특징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모든 생선회가 그렇지만, 틸라피아 회도 혈합육과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위 사진은 서울 강남의 어느 선술집에서 주문한 모둠회다. 구성은 광어, 연어, 도미라고 직원이 설명했는데 나는 도미라고 말한 붉은색 횟감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이와 비슷한 횟감으로 감성돔과 참돔이 있지만, 강남에서 33,000원짜리 모둠회에 넣기에는 단가가 비싸다. 그래서 생각할 수 있는 횟감으로는 숭어, 홍민어(점성어)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숭어, 점성어와는 다른 질감과 빛깔을 가지고 있었다. 회 표면을 보면 수분이 땀방울처럼 차올라 촉촉하다. 이것으로 보아 이 횟감은 냉동임을 알 수 있었다. 숭어와 점성어는 냉동으로 유통되지 않는다. 대부분 활어나 선어를 쓴다. 냉동 횟감이면서 도미와 유사하게 생긴 회는 역시 틸라피아(역돔)밖에 없었다. 나는 이것이 정말 도미가 맞는지 종업원에게 물었다. 예상대로 날아오는 답변은 '도미'였다. 그런데 역돔이란 명칭조차도 사실은 틸라피아를 팔아먹으려는 업자가 지어낸 말이다. |
틸라피아는 양손으로 잡아당기면 참돔(도미)와 달리 살이 쉽게 찢긴다. 냉동이기 때문에 식감이 무르며 쉬이 으스러지며 퍼석거리는 질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점을 악용해 쇼핑몰과 업자들은 틸라피아를 '도미살'이란 명칭으로 팔거나 이에 대해 물으면 도미의 일종인 역돔이라며 둘러대는 수법을 쓴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역돔은 실존하지 않은 명칭이라는 것. 도미 대용으로 갖다 붙이기 위해 고안된 이름인 만큼, 역돔을 도미로 알고 먹는 일은 없어야 하며,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
모 프랜차이즈의 황당한 원산지 표시판(틸라피아는 참돔으로 우럭 조개를 조피볼락으로 잘못 표기하고 있었다.)
방송에서는 '틸라피아를 참돔으로 속인다'는 식으로 보도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것을 확인한 사례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알 수 있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어 정리했다. 1) 틸라피아를 참돔(도미)로 속여서 파는 경우 → 주로 업자들이 이에 해당함 2)번에는 업자도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원산지를 착각하거나 혹은 어종에 대해 무지해 표기, 혹은 본사의 지시로 적는 점주이다. 주로 파는 메뉴는 돈가스, 우동, 초밥인데 그 어디에서도 참돔과 조피볼락(우럭)이 쓰일만한 메뉴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초밥 재료는 전부 수입산 냉동으로 가져온 완제품으로 쥔다. 사실 초밥을 쥐는 거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냥 밥 위에 고추냉이를 묻히고 초밥 재료를 올리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위 사진에는 참돔과 조피볼락이 버젓이 적혀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 내용이 너무 허황되거나 대담해 고의로 속였다는 느낌은 없었다. 아마도 단순 착오가 아닌가 싶다. 우럭 조개를 조피볼락으로 쓴 것만 봐도 그렇다. 이에 관해 묻자 가맹점은 본사의 지시로 적었다고 하였고, 본사 직원과의 통화에서는 '잘 몰랐다'는 식으로 얼버무린 적이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예식장과 뷔페 등지에서 초밥을 쥐는 실장 혹은 경험 짧은 요리사의 무지가 크게 작용하기도 했다. |
<사진 2> 모 프랜차이즈의 틸라피아 초밥으로 선도가 매우 안 좋다.
#. 두 얼굴의 틸라피아 틸라피아(역돔)은 두 얼굴을 가졌다. 그러므로 두 얼굴에 대한 특징을 모르면 도미와의 구별에서 헷갈릴 수 있으니 알아보자. 그런데 이러한 틸라피아도 해동 여부에 따라 색이 다를 수 있다. 해동한 직후 바로 썰어내면 위에 소개한 <사진1>처럼 짙은 선홍색을 띤다. 해동 중이므로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이 특징. 그 모습이 바로 <사진 2>의 모습이다. 같은 틸라피아여도 해동해서 바로 썰었는지 혹은 그렇지 않았는지에 따라 색이 다를 수 있다. |
포털 검색창에 '틸라피아'를 치면 꽤 많은 쇼핑몰에서 '역돔' 혹은 '도미'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관련 법규의 부제이다. 현재 수산물 원산지 표기 의무는 '아홉 종'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그런데 정작 소시민들이 많이 먹는 '냉동 수산물'에 관해서는 그 어떠한 표기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그러니 이를 악용해 수입산 냉동 수산물이 자기 이름을 가리고 활개를 치는 게 아닐까? |
겉보기에는 우리만의 우수한 식재료를 홍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면면을 따지면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위 판촉물은 세계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 맨해튼에 버젓이 노출되고 있었다. 컨셉은 한식 재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으로 대형 버스에 붙여 'K-Food"를 홍보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해 한식 재료를 '영어'로 알리는 데 주안점을 뒀는데 문제는 재료의 특성보다는 형식적인 문구만 강조한 것에 있다. 적어도 이러한 홍보에서는 한국산 식재료가 왜 우수한지, 어떤 점이 특별한지를 알려야 하지 않을까? 의미가 분명하지 않고 모호한 영문 표기는 외국인과 뉴요커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
예를 들어보자. 위 사진은 한식에 자주 사용되는 팽이버섯이다. |
한식에서는 빠질 수 없는 '고추장'도 의미 불분명한 단어들로 포장됨으로써 맛이나 특성을 어필하지 못했다. 여기서는 '레드 페퍼스 페이스트'로 표현했는데 문제는 그 전에 들어간 형용사이다. "Passionate beauty SEXY" 직역하자면 열정적인 아름다운 섹시(?)가 된다. 단순히 고추장의 색깔 때문에 이런 문구를 쓴 걸까? 나로서는 이해 불가다. 또한, 고추장(Gochujang)이라는 고유명칭을 두고 'RED PEPPER'라 표현한 것도 유감이다. |
결정적으로 'happy Ramen(해피 라멘)'이라는 문구에서는 실소를 뿜게 하였다. 라멘은 일본음식이 아니던가? 한국 사람이 즐겨먹는 '라면'을 라멘이라 쓴다면, '김치'를 기무치로 쓰는 것과 무가 다를까? 뜻도 의미도 없는 미사여구에만 치중했지 한식 재료의 특징과 우수성을 살리는 데는 소홀했다. 이런 식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할 바에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앞서 일본은 자국 음식을 소개할 때 고유명칭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본받아야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몇 년 전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식 메뉴 124가지에 대해 '외국어 표준안'을 마련한 적이 있었다. 그 표기안에 따르면 'gimbob'으로 표기됐던 김밥이 '드라이드 시위드 롤즈(Dried Seaweed Rolls)'로 신선로는 '로열 핫 포트(Royal Hot Pot)'로 파전은 'Pajeon'이 아닌 '그린 어니언 팬 케이크(Green Onion Pancake)' 등으로 통일했다는 거다. 지금까지 정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 식품 관련 부처는 수산물 표기 의무 확대 시행에 관해 '인력과 예산 부족'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미루고 있었다. 그 사이 틸라피아라는 국내의 요식업을 주요 식재료로서 자리 잡았다. 외국인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된 한식 홍보에는 수백억이 들어갔다. 그 돈으로 '원산지 표기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투자하였다면, 오늘날 팡가시우스 메기나 틸라피아가 각각 참메기살과 도미살로 활개 치지 않았을 것이다. ※ 개선해야 할 점 첫째, 수산물 표기 의무를 냉동 수산물로 확대해야 한다. 다만, '날 음식'으로 사용하는 수산물에 한해서는 표기 의무를 확대해야 하며 원산지와 어종 표기도 바르게 이행해야 한다. 현재 원산지 표기 의무가 된 어종은 국민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것들이다. 앞으로도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틸라피아도 국민이 자주 접하는 음식이다. 그동안 잘 몰라서 먹은 것일 뿐, 이미 예식장과 뷔페의 식자재로 점령한 지는 꽤 되었다. 둘째, 소비 행태에 혼란을 초래하는 표기는 표기법 위반으로 더욱 강경하게 처벌해야 한다.
셋째, 틸라피아 횟감용으로 판매 금지 지난 방송에서도 틸라피아가 상당히 오염된 수질에서 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업소 배만 불리는 불량식품을 그대로 먹도록 한 정부와 주무부처는 비가열 횟감용으로는 판매를 중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같은 틸라피아 초밥이지만, 마트는 개당 500원, 프랜차이즈는 개당 800원꼴로 프랜차이즈가 폭리를 취하고 있음) #. 마치며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사라지기 마련이지 않을까? 모름지기 음식은 가족은 물론, 자기 입에 댈 수 있는 음식을 파는 게 상식과 원칙이 아니던가? 그런데 틸라피아를 양식하거나 수입한 업자는 과연 이것을 먹고 있을지 의심스럽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라면, 틸라피아를 비롯해 정체불명의 원양산 냉동 수산물에 대해서도 한 번쯤 조사해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방사능 문제' 때문에라도 말이다. [출처] 국민이 즐겨먹은 생선회, 틸라피아의 두 얼굴|작성자 입질의 추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