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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첫 인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안녕하십니까? 개복동입니다!".
군산 개복동은 일제 강점기에도 조선인들이 많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해방 이후에는 전쟁을 피해 몰려든 피난민들로 인해 콩나물 시루떡 같이 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000년까지는 군산을 대표하는 상권이자 성(性)문화로 번화, 화려한 불빛이 꺼지지 않았던 곳. 그러나 2001년 1월 19일 이 곳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불이 나 14명의 매춘여성들이 숨졌다. 당시 가게의 문은 밖에서 잠겨있었고, 이 사건은 성매매 특별법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후 개복동 일대는 급속히 낙후됐고, 아픈 기억도 이제는 흉터처럼 남아있다.
개복동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미술인들이 개복동 거리를 채우면서 부터. 건물 임대비가 저렴해 가난한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현재 개복동에 위치해 있는 작가들의 스튜디오만 16곳. 갤러리는 6곳이나 된다.
예술의 거리로 변해 가고 있는 개복동. 그 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는 군산 개복동 예술의거리 조성위원회가 개복동의 상처를 위로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12일까지 계속되는 '꽃순이를 아시나요'전.
지난해 부터 준비해 온 이번 전시는 개복동 화재 참사로 죽은 여성들을 추모하며 여성인권과 현대예술을 또다른 시선으로 해석하는 자리다. '정체성 : 여성적 맥락으로 바라본 여성의 현재 모습과 참회' '소통 : 소통과 그 과정' '가치 : 여성 속에서 현재의 문화적 가치' '미래 : 미래지향적 관점에서의 여성의 존재 의미' 등 네개의 섹션에 고보연 김성수 박경민 서진옥 유진이 이동주 이일순 이상훈 이재환 이지영 장근범 정세용 조권능 한경자 한상숙씨가 참여했다. 이상훈씨는 "이번 전시는 예술이 가진 소통의 기능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개복동의 빈 점포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해 개복동 지역의 낙후된 현황을 외부에 알리는 동시에 예술의거리로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꽃순이를 아시나요'전에 '더하기 전시'도 함께 마련됐다. 권오형 김보나 남민이 신현만 오지혜 은수련 이미경 전용희 차건우 등 군산대 재학생들의 전시로, 청춘들의 발랄한 시선은 낡은 지역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