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출근합니다》
제14화 「사내 메신저 사고」
오전 10시.
기획팀 사무실.
윤하늘은 보고서를 수정하며 연신 한숨을 쉬고 있었다.
"휴우..."
강서준 팀장의 빨간 수정 메모는 오늘도 빈틈이 없었다.
'이 정도면 현미경으로 보는 거 아냐?'
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친구 지연이었다.
지연
회사 어때? 아직도 그 무서운 팀장이야?
하늘은 피식 웃었다.
'뭐라고 답하지?'
회사 메신저를 열어 친구에게 보낼 내용을 먼저 적기 시작했다.
오늘도 AI랑 일한다.
표정 변화 0%.
오류도 없다.
혼자 웃으며 전송 버튼을 눌렀다.
띵!
보내고 나니 이상했다.
친구는 답장이 없는데...
회사 메신저 알림이 하나 떴다.
받는 사람 : 강서준 팀장
"..."
"...?"
"...!!"
하늘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다.
"어?"
"어어?"
"아니..."
"왜... 왜 팀장님한테?"
그녀는 다급하게 메시지를 취소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읽음
하늘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끝났다.'
'회사 생활... 여기까지인가.'
잠시 후.
강서준이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윤하늘 사원."
"...네."
"잠시 제 자리로 오시겠습니까?"
사무실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오대리가 속삭였다.
"무슨 일이야?"
박주임도 긴장했다.
"설마..."
최인턴은 두 손을 모았다.
"선배님..."
"힘내세요."
하늘은 사형장으로 향하는 사람처럼 천천히 걸어갔다.
팀장 자리.
강서준은 모니터를 한 번 바라본 뒤 하늘을 보았다.
"메신저."
"...죄송합니다."
하늘은 허리를 깊이 숙였다.
"친구한테 보내려던 건데..."
"잘못 보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잠시 침묵.
하늘은 고개도 들지 못했다.
그때.
강서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윤하늘 사원."
"...네."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네..."
"AI의 정의가 무엇입니까?"
하늘은 당황해서 고개를 들었다.
"...네?"
강서준은 아주 진지한 표정이었다.
"저를 AI라고 표현한 기준이 궁금합니다."
하늘은 얼굴이 빨개졌다.
"그게..."
"표정이 별로 없으시고..."
"실수도 거의 안 하시고..."
"항상 정확하시고..."
"감정 표현도 잘 안 하셔서..."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다.
"...죄송합니다."
잠시 정적.
그리고.
강서준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그렇군요."
"좋은 분석입니다."
"...네?"
"하지만."
"AI도 가끔은 오류가 있습니다."
하늘이 눈을 깜빡였다.
"오늘처럼."
"...?"
"메신저를 잘못 보내는 실수는 하지 않습니다."
순간 하늘은 웃음을 터뜨렸다.
"푸흡!"
강서준도 짧게 미소를 지었다.
"다음부터는 받는 사람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네!"
"명심하겠습니다."
하늘이 자리로 돌아오자 모두가 몰려들었다.
오대리가 속삭였다.
"혼났어?"
"아니요."
"안 잘렸어?"
"아니요."
박주임이 놀란 얼굴이었다.
"그럼 뭐라고 하셨어?"
하늘은 웃으며 대답했다.
"팀장님이..."
"AI도 오류가 있다고 하셨어요."
잠시 조용하던 사무실이 폭소로 뒤집혔다.
오대리가 책상을 치며 웃었다.
"드디어!"
"AI가 농담까지 배웠다!"
김부장이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강 팀장."
"생각보다 유머 감각 있네."
퇴근 무렵.
강서준은 모니터를 보다가 잠시 미소를 지었다.
메신저 창에는 아직도 아침에 받은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오늘도 AI랑 일한다.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AI라..."
"나쁘진 않은 별명이군."
멀리서 그 모습을 본 하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팀장님은 생각보다 훨씬 마음이 넓은 사람이야.'
그날 이후.
기획팀에서는 새로운 별명이 하나 더 생겼다.
AI 팀장.
가끔 업데이트되는 버전.
― 제15화 「출장은 처음입니다」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