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표현기법(물감 사용법)

[정산]

님의 작품은 색감이 넘좋습니다 2005/12/01 불모 나무에다가 색칠하는거 한수 가르쳐 주실수 있는지요.칠은 수채화 물감을 사용했는지어느회사 제품인지 궁금합니다. 한수 배울수 있는지요 산바라기 불모님, 탱화 물감을 서각에 사용해보실 구상은 안해보셨나요? 불모 단청 안료는 칠 자체가 너무 두꺼워 칠을 잘못하면 페인트 칠 같은 분위기가 나서 저는 잘 사용안합니더. 느티나무 일단 짧게 설명 드리고요. 나중에 짬을 내어 색칠에 대해 따로 조곤조곤 설명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썩 잘하는 색칠도 아닐 뿐더러 서각 채색 방식에 대해 두루 꿰는 바도 없지만 제가 아는 대로 적겠습니다. 느티나무 칠은 포스터칼라, 아크릴칼라, 한국화물감, 먹, 그 외 가리지 않고 각 물감의 특성을 살려서 다 씁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되게 애매할 텐데 그냥 가리지 말고 다 쓰십시오. 물감은 그 특성을 알고 쓰면 좋습니다. 가령 아크릴칼라는 빨리 마르고 물에 섞어 쓰지만 마른 다음에는 물에 지워지지 않습니다. 밑칠에 좋지요. 느티나무 포스터칼라는 채도가 높고 되직하게 칠하면 아랫색을 잘 덮어서 덧칠하기에 좋고요. 한국화물감은 색이 고상하면서도 뿌연 느낌이 있어서 묽게 탄 다음 밑칠 위에 몽땅 들이부어놓으면 서서히 마르면서 재미있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시도를 해보면 시행착오 겪으며 배우실 수 있을 겁니다. 느티나무 그리고 아크릴물감은 마감칠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포스터칼라나 그 외 마른 다음 물에 지워지는 물감을 쓴 다음에는 꼭 무광투명락카로 마무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저는 대개 양각을 많이 하는 이유로 무광투명스프레이락카를 씁니다. 음각인 경우에는 락카를 칠한 다음 글씨 부분에 물감을 칠하고 꼭 짠 물수건으로 2005/12/02 느티나무 물감 삐져나온 부분을 닦아내면 쉽게 채색이 됩니다. 나무색을 그대로 살리는 음각일 경우, 붙인 종이를 떼지 않고 그대로 글씨에만 색을 칠한 다음 사포질로 종이를 갈아내면 칠이 아주 쉽게 끝나기도 합니다. 위의 두 작품은 아크릴 컬러를 주로 썼습니다. 밑칠을 할 때부터 여러 색을 만들어놓고 서로 번지게 칠했고 2005/12/02 느티나무 다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물감을 붓에 듬뿍 묻혀 뿌렸습니다. 그대로 다 말린 다음 밑바닥보다 약간씩 밝은 색을 되직하게 만들어 붓에 조금씩만 묻힌 다음 붓을 눕혀 살살 칠하면 거친 질감의 덧칠이 되고, 그 위에 또 물감을 뿌려 분위기를 살려냈습니다. 번진 방울은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뿌린 것이고 번지지 않은 2005/12/02 느티나무 방울은 바닥을 말려 뿌린 것입니다. 전통서각에서는 각을 중시하기 때문에 나무 색을 살리고 색을 자제하는데 반해 현대서각에서는 조형미와 색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각은 전통을 따르되 색은 최대한 개성적으로 칠하려고 합니다. 위에 말씀드린 재료 말고도 전통서각에서 쓰는 작코(일명 짜구)를 쓰면 결이 2005/12/02 느티나무 잘 살아나고 투명하면서도 중후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점은 작코가 습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작코 위에 칠한 다른 물감이 변색 될 우려가 많다는 겁니다. 아, 아크릴 물감은 국내에서 신한과 알파 물건이 있지만 지나치게 빨리 말라 관리와 작업에 불편하기도 하고 붓이 쉬 망가지는 2005/12/02 느티나무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선자 아티스트 컬러'라는 수입물감을 주로 씁니다. 발색, 착색이 좋고 물 양을 잘 조절해서 쓰면 겹치는 효과와 덮는 효과도 좋고 쓰기도 쉽습니다. 위에서 유일하게 포스터컬러를 쓴 곳이 있는데 새의 발에 쓴 주황색입니다. 저렇게 선명하게 칠할 때는 포스터컬러가 제일 좋습니다. 2005/12/02 느티나무 밑색을 깨끗하게 덮는 효과는 포스터컬러가 뛰어납니다. 그리고 가끔 분말파스텔이나 유성파스텔, 애들이 쓰는 크레파스와 색연필도 씁니다. 특이한 재료는 미술재료 도매점이나 화방에 가셔서 천천히 구경하시면 다양한 재료를 접하실 수 있을 텐데, 요즘에는 참 많은 재료들이 나와있습니다. 젯소나 젤메디움, 또는 2005/12/02 느티나무 회반죽에 모래를 섞어놓은 듯한 재료도 시중에 나와있고, 그런 재료를 쓰시면 재미있는 질감을 낼 수 있습니다. 직접 작업하는 걸 보여드리면서 말씀드리면 금세 설명이 될 텐데 글로만 적자니 어렵고 어수선한 설명이 되었습니다.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 2005/12/02 느티나무 제가 가끔 광주 퇴촌에 가는 일이 있습니다. 나중에 한 번 뵐 수 있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집은 마석이지만 작업은 가평군 설악면에서 합니다. 날마다 설악으로 출퇴근하며 작업합니다. 구경 오셔도 좋겠습니다. 오시거든 연락하십시오. 011-754-7169입니다. 대체 무엇이 나를 미치게 했는지 몰라도 지난 1년 남짓 미친 듯이 서각작업을 했다. 내가 나를 보기에도 꼭 미친 것만 같이 대여섯 개의 나무를 쌓아놓고 정신 사납게 번갈아가며 작업했다. 옆에서 나를 본 이들은 아마도 정신이 어지러웠을 테다. 각을 하다 두고 각 다된 물건 잡아 색을 칠하는가 싶으면 색칠하다 말고 화선지 깔아놓고 붓을 잡고 있고, 그러는가 싶으면 또 복사한 그림을 나무에 배접하고 있다가 어느새 먼지 날리며 사포질을 하고 있으니.
   어쩌면 갈 날 받아 정해놓은 이 같기도 하고, 사냥꾼에게 다급히 쫒기는 산짐승 발길과도 같았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말 내 남은 날이 머지않은 건 아닐까, 나도 모르게 예감하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몸짓은 아닐까, 우습지만.

   어쨌거나, 벼르던 일인데, 이제 그만 한 숨 돌리기로 했다. 치워놓았던 그림에 올라앉은 먼지를 털어내고, 붓을 빨고, 빠렛트를 씻고, 색연필을 깎아 가지런히 꽂기로. 이제 서각은 일주일에 며칠, 날을 정해 틈틈이 즐기기로. 아무리 서각을 할 때 마약처럼 괴로움을 잊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서각으로 밥 만들기는 어림없이 고된 일이다.  








아기들이야 우는 게 일이지
은행나무 음각
가로24cm 세로32.5cm 두께2.5cm





































































물새
은행나무 음각
가로27cm 세로30cm 두께2.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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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제 2악장 Adag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