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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물’은 국민의 건강은 물론, 경제적 가치 창출과 환경을 위해 대한민국에 내린 특별한 선물이다. 그리고 지역의 녹색 성장을 이끄는 출발이다. 이에 한국지역진흥재단과 내일신문은 건강한 녹색 성장 시대를 열기 위해 도시 소비자로 구성된 ‘녹색 원정대’를 지역의 대표 특산물 생산지에 파견해 친환경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 ‘녹색 고부가가치’를 홍보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려 한다. 두번째로 한약재와 포도의 본고장 경북 영천을 찾았다.
연간 유통 규모 570억 원 … ‘한방특구’ 적극 지원 포도·복숭아 재배 최적지 … 와인학교도 운영
솔직히 의아했다. 어찌하여 ‘지역 특산물 녹색 원정대’가 출동한 경북 영천시의 첫 방문지가 ‘한약재전시관’인가 말이다. 하지만 ‘한방 도시 영천’에 대한 궁금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말끔히 풀렸다. 한방 특구로 지정된 영천한방유통단지 정연주 회장의 말이다.
국내 한약재 유통량 30%의 ‘한방 도시’ “영천에서 국내 한약재 유통량의 30%가 거래된다는 사실 몰랐죠? 거래되는 한약재만 470종이 넘어요. 구하기 어려운 한약재도 영천에서는 구할 수 있습니다. 생산지는 아니지만 연간 7500톤, 57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전국 최대 한약재 유통시장이에요.” 알고 보니 서울 경동시장이나 대구 약령시의 한약재 상당 부분이 영천 한방특구 도매시장을 거친 것들이다. 영천시 완산동, 남부동 일대 특구에는 110여개 상가가 밀집해 있다. 원정대 일원인 이순임(57·경기 용인시 풍덕천동)씨는 “중국산 한약재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믿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의 정보만으로 큰 수확을 한 기분”이라면서 “경동시장에 갔을 때 ‘영천에서 온 것이냐’고 물으면 ‘한약 고수’로 보여 속을 염려는 없겠다”며 웃었다. 영천의 한방 역사는 조선시대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바탕에는 사통팔달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있다. 30~40년 전만 해도 경주와 부산을 아우르는 교통의 요지였던 것. 자연히 위아래로 오가는 생산물이 ‘모이는’ 곳으로 발전했다. 영천의 한방 경쟁력에는 ‘중풍 치료’도 있다. 정 회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중풍 치료는 침술로 다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야 대가들이 맥을 이어오고 있어요. 아무 택시 기사를 붙잡고 물어도 중풍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모셔다드릴 겁니다.”
최고의 일조량으로 과일 맛도 최고! 영천시청 서기태 주임은 “이처럼 한약재는 영천의 보석”이라면서 “이를 더욱 활성화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한방 산업화 사업을 영천시의 전략 사업인 ‘신활력 사업’으로 선정해 특구와 생약 가공 시설 지원하고 영천 한약축제(10월)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정대가 찾은 곳은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보현산천문과학관. 해발 1124m 보현산 정상에 있는 ‘보현산천문대’가 연구 시설이라면, 지난 5월 3일 개장한 천문과학관은 일반인들이 별과 우주의 신비, 로봇의 깜찍한 ‘아리랑 춤’까지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천문과학관의 조현민 연구원은 “천문대는 건조하고 일교차가 커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날이 많은 곳에 세워진다”면서 “영천에 천문대가 세워진 이유도 그 때문”이라 전했다. 현재 보현산천문대는 국립 천문대 세 곳 가운데 동양 최대인 1.8m ‘태양광플레이어망원경’을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이 망원경은 1만원권 지폐 뒷면 왼쪽에 새겨져 있다. 한데 영천의 ‘날씨 은혜’를 더 크게 받은 것이 있다. 포도와 복숭아, 살구 등 과일이다. 과일의 제 맛을 보기엔 이른 시기. 때문에 원정대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곳이 와인 생산업체 (주)한국와인(www.vincoree.com)이다. 이곳은 30년 동안 국내 와인을 개발해온 하형태 사장과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영천 포도가 ‘제대로’ 만나는 현장. “영천은 포도 재배에 최적지예요. 일조량이 전국 최고인 반면 강우량은 적거든요. 동시에 기온 일교차가 크고요. 과일 당도가 높고, 빛깔이 고울 수밖에 없어요. 물은 920개가 넘는 저수지를 통해 공급합니다.” 포도로 빚는 미래 성장 동력 ‘와인’ 하 사장은 “영천의 포도 생산량과 재배 면적이 전국의 33%, 인근 김천이 30%니 두 곳에서 전국 포도 유통량의 60%가 생산되는 셈”이라 전했다. 하지만 여기엔 하 사장의 안타까움도 배어 있다. “국내 와인 시장 규모가 4000억 원에 달하지만, 국산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통계조차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해요. MBA로 불리는 김천 머루포도의 당도는 24브릭스(brix)로 프랑스 포도를 능가합니다. 겨울철 머루포도를 동결·응축시켜 만든 ‘아이스와인’을 개발했어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아이스와인을 맛본 정은숙(58·경북 영덕군 매정리)씨는 높은 평점을 주면서 “‘명품 와인’은 수십년이 걸려 탄생하는 만큼 후대를 위해 길을 닦는 마음으로 일하는 것 같다”면서 “장인 정신으로 대한민국 와인 역사를 쓰는 분들의 모습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와인과 영천시는 직접 판매와 함께 10배 이상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와이너리(와인 양조장)를 15개 조성해 명품 지역 와인을 생산하는 영천와인학교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니 영천은 자연과 지리적 위치,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이 열정을 빚는 곳이다. 홍범택·손정미 기자 jmshon@naeil.com 사진 이의종
영천 나들이 1_ 보현산 천문과학관 “우주와 별빛 체험, 환상이네”
녹색 원정대가 영천의 떠오르는 차세대 지역 상품으로 꼽은 것이 있으니 보현산천문과학관이다. 무엇보다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은 국내 최초로 5D 효과를 내는 돔 영상관. 좌석이 뒤로 젖혀지면 순식간에 돔 천장이 ‘별의 천국’로 바뀐다. 다시 순간 이동하듯 고해상도 프로젝트가 생생한 우주로 안내한다. 별자리를 만난 관람객은 이어 롤러코스터를 타고 우주를 유영하는 신비로운 기분을 경험한다. 떨림 효과를 살려 우주선이 발사될 때의 짜릿한 긴장까지 즐길 수 있다. 김현숙(52·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는 “의자가 뒤로 넘어가 깜짝 놀랐다가 우주를 날아다니는 스릴을 느끼고 나니 체험 시간이 좀더 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영천에 와서 즐겁게 ‘별 볼 일’을 겪는다”며 즐거워했다. 시청각실에서 나오면 깜찍한 로봇이 관람객을 맞는다. 부드럽게 관절을 움직이는 로봇이 신기한데, 아리랑 춤까지 선보이니 관람객이 연신 박수를 보낸다. 이어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로 이동하면 무선 원격 제어가 가능한 7m 전자동 돔 내부에 설치된 대형 망원경을 비롯해 다양한 망원경으로 태양까지 ‘정면으로’ 관찰할 수 있다. 매년 8월경에는 ‘보현산 별빛축제’가 열리니 찾아도 좋겠다.
☞ 관람 시간 오후 2~10시 관람료 어른 4000원·어린이 2000원(단체는 각 3000원·1500원) 문의 054-330-6447(www.staryc.com)
*보현산 천문대는 연구 시설이라 4~6월, 9~10월에만 매월 넷째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주간 공개 행사를 하는데, 5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무료며, 연령 제한은 없다. 문의 054-330-1000
영천 나들이 2_ 은해사&다완박물관&임고서원 솔향, 차향이 손짓하네, 포은 선생의 충효가 푸르네~
영천에는 명소가 많다. 인근 암자 8개를 거느린 천년 고찰로, 조선 인종의 태실을 수호하는 사찰 ‘은해사’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말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보화루, 대웅전, 불광 등 편액마다 추사체가 보인다. 은해사는 팔공산 동쪽 기슭 한 곳 전체가 경내를 이뤄 풍광이 빼어나다. 일주문을 지나면 300m에 걸쳐 조성된 송림이 아름답다. 이 길을 금포정이라 불렀다. 일체의 생명을 살생하지 않는다는 뜻. 사찰로 가는 길 중간에는 1000년을 산 참나무와 느티나무가 엉켜 있는 모양이 시선을 잡는데, ‘사랑나무’라 이름 붙인 재치가 재미있다. 주지를 지낸 일타스님의 유품을 비롯해 추사 글씨 등을 보관한 성보박물관은 지난 5월에 개관했다. 일타스님의 집안은 친가, 외가를 통틀어 49명이 출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문의 054-335-3318 은해사에서 임고서원으로 향하는 길을 택했다면 중간에 잠시 ‘다완박물관’에 들러 차향으로 심신을 고요하게 해도 좋다. 크지는 않지만 국내 유명 다기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은은한 공간이 인상적인 차실에서 보이차, 녹차, 홍차 등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다. 단 차 맛을 보려면 방문 전에 ‘한국다도신문’ 홈페이지(www.dadonews.co.kr)에서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문의 054-336-1001 영천이 ‘충효의 고장’으로 불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를 꼽으라면 단연 고려 말 충신 포은 정몽주 선생이다. 영천은 포은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한데, 그 뜻을 기리는 임고서원이 있다. ‘언덕에 임하다’는 뜻의 ‘임고(臨皐)’는 ‘아름다운 곳에 다다르려는’ 선생의 바람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고종 8년 서원철폐령을 겪는 등 우환이 많았지만 1990년 대부터 성역화사업을 추진, 복원하고 있다. 서원 안에는 선생이 아버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3년 시묘살이를 한 효를 기리기 위한 체험장도 있어 눈길을 끈다. 예약하면 문화해설사의 재미있는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영천에는 조선 가사문학의 대가인 노계 박인로 선생의 위패를 모신 도계서원도 있다. 문의 054-335-2864
영천 나들이 3_ 맥섬석GM(주) 원적외선산업 선두주자
창업 24년 동안 원적외선을 연구해온 맥섬석GM(주)(대표이사 곽성근)는 영천의 ‘토종 기업’으로 꼽힌다. 이곳 맥섬석은 원적외선 방사율이 다른 것에 20% 이상 앞서는 90%를 자랑한다. 현재 맥섬석은 소금이나 치약은 물론 TV 브라운관, 친환경 비료, 의료기 등 건강 제품, 침대, 화장품, 건축자재, 그릇이나 압력밥솥 같은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각 상품은 입자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신청하면 맥섬석 생산 공정을 견학할 수 있다. 문의 054-336-5555 아울러 공기 좋은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팔공산 맥섬석 유스호스텔은 맥섬석 사우나, 찜질방 등을 이용하면서 숙박까지 할 수 있는 곳이다. 문의 053-985-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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