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 만에 글을 올려 봅니다.
4개월 간의 여행 (뉴질랜드 1개월 + 한국 3개월)을 마치고 스위스 집으로 귀소한 지도 벌써 15일째가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스위스도 귀소하는 집이고 한국 남해에 있는 아담하게 점점 집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는 제 집도 귀소의
의미에 걸맞는 집이라는게 매 번 새삼 느껴 집니다.
아래는 혼자서 시간 날 때마다 8년째 수리 중인 한국 남해에 있는 내 시골 집. 아직도 공사자재가 마당에 쌓여 있습니다.
석가래가 정겹습니다
1월 마지막 날에 2월 (뉴질랜드의 여름) 한달 간의 뉴질랜드 여행을 출발한 후,
뉴질랜드 남쪽 끝에서 최 북단까지 캠핑카를 빌려서 아내와 둘이서 자유 여행을 하면서 정말 우여곡절도 많은
여행이었습니다. 먼저 여행의 시작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후, 국내선을 타고 바로 뉴질랜드
남쪽 섬에 위치한 크라이스트 처치로 이동 후에 미리 예약해 둔 캠핑카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여행 중간 쯤에 20년 전에
뉴질랜드로 이민가서 현재 오클랜드에서 사는 지인 집에서 3박을 하며 쉬며, 지인이 오클랜드 주변을 구경시켜 주며
뉴질랜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더군요. 우선,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에서 특히 엄청나게 많은 중국인들이
뉴질랜드로 이민을 와서 두드러지는 문제가 많더군요. 자연을 훼손한다던지 (낚시로 치어 정도의 작은 생선의 씨가
마를 정도로 바께스 가득 잡아 버리는 행위와 더럽히는 행위), 질서를 안 지키는 등...뉴질랜드 토박이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이 눈총으로 느껴질 정도였고, 거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가 막 시작하던 때이었기에, 저희 부부도
아시아 외모로 따가운 눈총과 차별 대우를 의식해야 했습니다.특히, 캠핑장에서는 좋은 자리가 있음에도 별로 안 좋은
자리를 배정 받아서, 매번 다시 요구를 해서야 권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ㅎ
눈에 띄는 것은 도로 인프라가 너무 안 좋다는 것이었는데, 1번 고속도로가 수많은 마을을 통과하면서 사실상 고속도로의
의미가 없었고, 경관이 좋은 곳에는 비포장 도로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 관광지역이 마오리 지역 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입장료를 내야 차가 들어갈 수 있었던 곳들... 그것도 영어를 쓰는 나라들에게 유독 심한 규제들 (심지어 캠핑장 내부의
아이들 놀이터에도 뭐 하지마라, 기분이 상할 정도로 곳곳에 빨간색 금지 표지가 너무 많더군요. 그만큼 성숙한 민주 시민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인가? 한 번은 많이 없는 무료 캠핑장에서 낮에 잠시 쉬고 있는데, 2명의 여자 마오리 외모의 유니폼
을입은 통제인들이지가 와서 차에 탄채로, 마침 차 를 세워두고 밖에서 의자에 앉아 위고 있는 저를 건방지게 차에 앉은 채
손가락을 까닥이며 오라고 하는 것이었어요! 저희 캠핑카는 화장실과 샤워까지 할 수 있는 시설과 규정대로 스티커도
붙어 있었지만, 아시아 외모로 업신여긴다는 느낌을 받아 기분이 상하더군요. 나중에 뉴질랜드에 사는 지인에게 들은
얘기이지만, 사실 원주민인 마오리와 유럽에서 건너온 사실상 침략자인 백인 뉴질랜드인 사이에는 고묘한 기류가
흐르더군요. 호주는 더 하다는군요.
아마도 패키지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나, 저희처럼 자유여행을 하며 현지인들과 직접 대화도 나누며 부딪치며 여행을
하지 않으시면 모르실 일들을 많이 겪은 것 같습니다.
여행 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제 개인 생각이지만 결론적으로 뉴질랜드나 호주같이 원주민과 침략자가 섞여 사는
특히 중국 이민자들이 많이 가서 사는 여행지는 앞으로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생각입니다.
외국 이민 생활 36년동안, 스많은 나라들을 자유여행해 보았지만, 여행 후에 후회했던 적은 없었는데, 이 번에는 후회
막심이었습니다. 수많은 중국인들, 코로나바이러스, 눈에 띄는 차별 대우... 돈은 돈대로 쓰면서도 (둘이서 한달간
2천만원정도) 눈치를 봐야했고 우리는 중국인이 아니라고 굳이 변명 아닌 변명을 해야 했고..열악한 인프라때문에 생고생.
사실 제가 스위스에만 13년째 살고 있지만, 저는 스위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스위스의 아름다움은 제
생각이지만, 자연미보다는 조형미에 가깝다는 생각에서이고, 스위스인들을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유럽에 오래 살면서, 지도 상으로 덴마크 아래에 위치하는 나라들은 돈을 대주고 오라고 해도 가기가 싫은 것이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 여기서 살면서 너무도 많이 알아 버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같은 이유로 부모형제가 살고 있는 미국도 가기 싫게 되었습니다.
매년, 노르웨이를 5년째 찾는 것은 그나마 비교적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음을 느끼고, 무엇보다,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는
(아직까지!) 비교적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호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제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아무리 미세먼지가 싫고, 사람이 넘 많다고 느끼지만
4년 남짓 후부터 유럽에서 연금이 나오면 돌아갈 곳은 제 조국 한국입니다. 그때쯤이면 남해의 제 집도 대충 들어가서
살 수있을만큼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고, 한국서 살면서, 추우면 좀 따뜻한 곳에 가서 한 몇달 지내면 되고, 너무 더우면
좀 시원한나라에 가서 지내면 되지만, 결국 내 집은 한국에 있네요. 부산 서면에 조그만 아지트도 하나 장만하고요.
이번에 뉴질랜드 여행을 마치고 3월 초부터 석 달간 혼자서 한국에 머물면서, 물론 코로나때문에 거의 집콕을 했지만,
정원에서 채소도 심고 작년에 뿌린 상추하고 매년 때가되면 자라주는 돌미나리며, 쑥도 뜯어 먹으며, 매실 가지도 쳐 주고
소나무, 비파나무, 무화과 나무도 가지치고, 집 수리도 하면서 외로울 틈이 없이 잘 보냈던 것은 마음이 편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택배로 주문해서 받으니, 대문 밖에 나갈 필요가 없더군요. 3개월 간 대문 밖에 나간 것은 24시간
오픈하는 티큐브라고 하는 상점에 일주일에 한번정도 식자재를 사러 꼭두새벽에 나간 정도였고요. 물론, 제가 한국에 갔을
때는 아직 2주간 격리조치가 시행되기 전이었습니다만, 사람들과 마주친 적이 드물 정도로 혼자서 집콕만 하다 왔지만
혼자서 집콕하며 잘 있다 왔습니다.
이제 스위스 집에 돌아 온 지도 15일이 되었습니다. 매번 그렇지만, 제가 먹던 이곳 식의 아침 식사가 매일 너무 맛이
좋습니다. 식사에서 가지는 소소한 삶의 행복이라고 할까요? 매일 저녁 식사 요리도 직접 하는데 인터넷 레시피 검색해서
한국 식으로 백종원 레시피를 컨닝해서 해 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아마도, 지난 4개월 간 뉴질랜드와 한국에서
이것을 그리워 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뉴질랜드에선, 육고기와 생선종류가 비적적 저렴하고 좋았던 것은 사실이었고
한국에서 자주 해 먹었던, 김치찌개류와 된장찌개, 제철 꼬막, 등도 좋았지만, 이곳의 신선한 믿을 수있는 로컬 식재료로
만든 음식도 그리워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지난 4개월 간 망가진 몸을 궤도에 올리려고 매일 약하지 않은 강도의 운동을 13일째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제가 제일 그리워했습니다. 땀을 흘린 후에 매일 하는 샤워와 몸에서 느껴지는 힘과 근육...
4개월 전에는 한번에 최고 30개까지 할 수 있었던 턱걸이 (물론, 첫세트에 30개, 다음 세트는 20개, 15, 15. 15...매 세트 간
1분 휴식)도 첫세트 17개까지 끌어 올리는데, 13일이 걸렸네요. 식스 팩도 겨우 복구를 했고요. 쉬었다가 하는 탓에
생기는 근육통도 겨우 사라 졌고요. 3개월 정도 후이면, 다시 체력이 원상 복구하리라 매일 열심히 거의 2시간 씩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십대 중반부터 외국에서 살면서 처음엔 생존을 위해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해 왔던 운동이
이제 60대로 접어 들면서는 생활의 기쁨이 되었고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운동하러 갈 시간이 되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