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으로 약해진 뼈는 골절이 쉽게 발생하며, 특히 척추, 고관절, 손목 부위에서 골절이 많이 발생합니다. 뼈가 강한 젊은 사람 같으면 약하게 타박상을 입을 정도의 낙상에도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들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골절상을 입게 됩니다.
골다공증에 의하여 생기는 골절 중 가장 심각한 골절은 고관절 부위의 골절입니다. 고관절은 대퇴골의 윗부분이 골반과 관절을 이루는 부분으로 알기 쉽게 ‘엉덩이 관절’이라고 부르며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이 잘 생기는 부위입니다.
이 부위의 골절은 통증이 아주 심하여 환자가 꼼짝 못하고 누워 있게 되고 치료하지 않고 그냥 놔두면 욕창,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게 됩니다. 반드시 수술 치료를 해야 하며 골절 부위에 따라 골절 고정 수술이나 인공 관절 수술을 하게 됩니다.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경우에 따라서는 응급으로) 수술을 시행하고 수술 후에는 조속한 재활치료를 통하여 환자가 움직이도록 해야 합병증을 막고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 환자에서 넘어진 후 손목이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동반되면 골절이 생겼다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흔한 골절입니다. 뼈를 맞춘 후 한 달~한 달 반 정도 석고붕대(깁스) 고정을 하면 뼈는 잘 붙지만 뼈가 붙은 후에도 손이 붓고 통증이 계속되는 등 장애는 상당 기간 지속됩니다.
골다공증으로 발생하는 골절 중 가장 흔한 골절이 척추 골절입니다.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척추뼈는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삐끗하는 정도의 사소한 외상에도 쉽게 골절될 수 있습니다. 골절은 척추뼈가 주저앉고 짜부라지는 압박골절의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척추뼈가 주저앉게 되면 통증이 심하여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이며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있게 됩니다.
이런 기간은 최소한 일주일에서 열흘가량 지속됩니다.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으면 골아세포의 기능이 떨어져서 뼈는 더 약해지고, 약해진 뼈는 더 쉽게 골절되는 등 악순환(vicious cycle)이 반복됩니다. 80~90세까지 장수하게 되면 누구나 이러한 압박 골절을 피할 수 없습니다. 압박 골절이 생기면 등이 구부정해지는데 대개 오랜 기간에 걸쳐 압박 골절이 여러 번 발생하여 점점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의 압박 골절은 젊은 사람의 척추 골절과는 달리 대부분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은 환자를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골절이 발생하여 통증이 심한 경우 안정가료를 취하면서 진통소염제를 사용하여 통증을 빨리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이 아주 심하면 통증클리닉(pain clinic)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주 심한 통증만 가라앉으면 빨리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주 드물게 골다공증으로 주저앉은 척추뼈가 후방으로 돌출되어 척추 신경을 눌러 다리가 마비되고 대소변 장애가 오는 수가 있습니다. 이때는 주저앉은 뼈를 제거하고 인공으로 척추뼈를 만들어 주는 수술을 해야 합니다.
a.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골절은 대개 수술의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저앉은 척추뼈가 신경을 누르면 다리의 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화살표). b, c. 이때는 수술로 주저앉은 척추뼈를 제거한 후 척추뼈 대체물을 삽입합니다.
최근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뼈의 압박 골절 치료에 ‘척추뼈 성형술(Vertebroplasty)’이라는 수술방법이 많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국소마취 상태에서 피부를 통하여 굵은 관을 주저앉은 척추뼈로 집어넣고 이 관을 통하여 척추뼈 안으로 ‘골 시멘트’를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주입된 ‘골 시멘트’가 굳으면서 척추뼈를 지지해 줌으로써 통증을 줄여준다는 것이 이 방법의 원리입니다. 하지만 골 시멘트가 굳으면서 고열이 발생하는데 바로 곁에 있는 척추 신경이 고열로 인해 화상을 입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이 방법은 매스컴을 통하여 일반인들에게도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며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직 단기간의 결과이지만 치료결과가 비교적 양호한 것 같습니다. 이 방법은 앞으로 많이 시술되리라고 예측되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객관적인 추시가 필요합니다.
a. 골다공증으로 주저앉은 척추뼈를 보여주는 MRI 사진. b. 관을 통하여 척추뼈 안으로 골 시멘트를 넣고 있습니다. c. 골 시멘트로 보강된 척추뼈를 보여주는 엑스레이 사진.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골다공증 환자에서 척추 골절이 발생한 경우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통증이 어느 정도 줄어서 견딜 수만 있으면, 빨리 걷게 하고 움직이게 해야 합니다. 움직여야 뼈가 더 이상 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나이 많은 분들이 오래 누워 있을 경우 생기는 합병증(폐렴, 요로감염, 욕창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보조기를 착용시켜 보기도 하지만 척추가 구부정하고 힘이 떨어진 노인들은 보조기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젊은 사람에서 사용하는 갑옷과 같이 딱딱한 보조기보다 허리 코르셋과 같이 간편한 헝겊 보조기를 착용시킨 상태에서 빨리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