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부터 시작한 탁구 트레이닝이 어느덧 5개월째가 되었습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주6일 탁구 트레이닝을 해서 좀 힘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던 차에 12월과 1월은 연말 연초여서 트레이닝을 쉬는 분들이 계셨고 아들 방학도 있고 해서 여유있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제 아들을 시험 삼아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가지 탁구 프로그램을 구상해 왔습니다.
아들 학교의 방학숙제로 방학 동안 운동하는 동영상을 찍어서 제출하는 게 있었습니다.
아들 친구(초2)가 있는데 특별히 좋아하는 운동도 없고 12월 생이라 또래보다 신체 발달이 좀 늦은 편입니다.
(생각해보니 자전거 타는 것도 제가 가르쳐 줬네요.)
탁구장에 같이 와서 생전 처음 탁구 라켓을 잡고 공을 치는데 예상대로 한번을 제대로 넘기지 못했습니다.
첫날은 탁구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주려고 폭풍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결국 연속 6번까지 넘기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그 아이의 엄마에게 한번 쳐보라고 권해 봤는데 연속 6번이 엄청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죠.
그 엄마의 얘기를 옮기자면 아들이 저렇게 집중해서 뭘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고...감격해 하더군요^^
그날 제 아들이 입고 온 유니폼에 관심을 갖더라고요. 등판에 새긴 이름도...
그 후 기회가 되서 두번째로 탁구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곧 개학이라 숙제인 동영상을 촬영해야 했습니다.)
제가 아동용 탁구 유니폼 상의를 선물해줬더니 그 자리에서 갈아 입고는 탁구 칠 준비를 하더군요.
제 아들과 번갈아 가며 탁구를 친 결과 연속 10번을 넘기는 동영상을 얻게 되었습니다.
비록 어설픈 자세지만 집중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아주 대견했습니다.
며칠 전 세번째 날은 엄마들은 두고 아이들만 데리고 탁구장에 왔었습니다.
볼박스 자리가 비어서 그곳에서 가르쳐 줬는데 효과가 있었던지 연속 22번 랠리 성공 장면을 동영상에 담았습니다. 탁구장 오기 전에 집에서 슁연습 100번 하고 왔다고 하더군요.
(목표를 20개로 잡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수많은 시도 끝에 결국 성공했습니다)
도화지에 이미 그려진 그림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 그림을 수정하는 것은 약간은 힘들겠지요. 그림에 따라 수정이 안되는 것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백지에 처음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가장 어렵고도 또한 설레는 일입니다.
아들 친구는 이번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2시간씩 정식으로 탁구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20분의 볼박스 레슨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레슨 이후 같이 쳐주는 사람이 없다면요)
어린이인 만큼 흥미를 잃지 않도록 매번 게임을 합니다. 물론 실력에 따라 룰은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연속 두번 넘기면 1점을 얻는 식으로 해서 집중력을 높입니다.
(제 아들은 연속 드라이브 10번하면 1점으로 계산합니다)
그리고 틈틈히 볼박스를 통해 자세를 잡아줍니다.
볼박스에서 던져 준 공을 칠 때마다 점수를 매겨주면 효과가 좋습니다.
정확한 자세에서 코스가 제대로면 100점, 부정확하면 90, 80점 이런 식으로 피드백을 주면 좋은 점수 받은 자세를 기억하고 그 자세로 하려고 노력하더군요.
제 아들 서비스 연습 시킬 때도 마찬가지로 합니다. 제가 맞은 편에서 공을 하나씩 주면 공을 집어 서비스를 넣고 제가 점수를 불러 줍니다. 성인들도 이렇게 하면 집중력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만....누가 해주나요????
어린이에게 탁구를 가르치면서 가장 보람있는 것은 그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 주었다는 점입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해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그 아이의 인생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PS. 그동안 다양한 전형을 트레이닝해 봤는데 정작 수비수는 없었습니다.
기본 쵸핑을 할 수 있도록 일정하게 잘 걸어줄 수 있고 쵸핑에 대해 점수를 매겨줄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수비전형을 한다고 했을 때 지역1부 수비수 형님이 그러시더군요.
3년 정도 깍으면 좀 감이 올거라고.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꾸준히 깍는 기간이 3년입니다. 드라이브 걸어주는 상대가 없어 보스커트만 하다가는 10년이 지나도 어설프죠.
첫댓글 너무 좋아요, 형님. 제가 어렸을떄 형님같은분을 알수있었더라면..........지금쯤.......^^
동생은 탁구 외에 다른 많은 것들을 했잖아. 무엇보다 바르게 잘 성장했고..
과찬이십니다. ㅎㅎ
요즘 13살 10살 딸 둘을 매주 직접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달정도 되어가는데.. 무엇보다도 저와 치는 시간 이외에 계속 연습을 해야하는데 주위 환경도 여건도 안되서 늘 고민이네요..
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4번정도만 꾸준히가서 치면 많이 늘을것 같은데.. 힘드네요 ㅎㅎ
일주일에 네번이면 많이 가는 거죠.
애들이 개학해서 금요일 저녁에 두시간씩 운동하면 한두달이면 포핸드 랠리 그림이 잘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회원들이 많은 탁구장에 애들을 데려가면 서로 불편해서...좀 한가한 구장으로 갑니다.
초2 어린이가 대견하네요~~
(옆에서 그렇게 만드신 님의역활이 크겠지만요~~^^)
저희 아이들도 중1(여)초5(남)
1월부터 처음 레슨을 시작했는데요
(20분 월8회 레슨, 저와 함께 가서 두시간 정도 있다 옵니다.)
아들은 의외의(?)실력을 보여주며 재미를 느끼는데
딸은 뜻대로 잘 안되니까 시큰둥 하네요..
아들이 딸보다 잘하는 유일한 것 발견... ! ㅎㅎ
그래서 아들이 어찌나 우쭐하며 기분 좋아하는지...
아들은 계속 레슨 받고
딸은 2월까지만 하고 그만한다고 하네요... ㅠ
님과 같은 선생님이 있는 아들친구는 행운아네요~~
주2회 20분 레슨으로 실력이 안는다는 말 백퍼 공감이요..
수업만 받고 바로 집에 가던데 그러면 실력이 늘수가 없지요... 당연... 그런데 같이 칠 또래 친구가 없으면 그리고 누가 시키지 않으면 기계랑 치는것도 아니니... ㅠ ㅎ
성인들도 처음 탁구를 배울 때 같이 쳐주는 사람이 없으면 오래 못 버티죠.
아드님이 흥미를 갖게 되어 다행이네요. 아이들이 우쭐거리는 것은 똑 같군요.^^
네 맞아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니까요~
저는 애 레슨 하는동안 나머지 애와함께 연습하는 역활을 맡았는데..... ㅋ
참 재미 없더군요.. ㅋㅋ
기계랑 치는것도 재미 없고...
어른 사람이랑 같이 치고 싶었는데.. 쉽지 않은 일...이져...
딸래미 그만두는 3월엔 제대로 정식 레슨을 받아볼까 하고 있답니다~
작년부터 딸아이 탁구 가르쳐볼라고 장비구입했다가 망설이다 1년이 지나버렸네요. 제가 좀 가르쳐 보고 흥미를 느끼면 레슨 시킬려고 했는데...
잘 아시겠지만 레슨 후 아빠가 같이 재미있게 쳐줘야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아빠 운동시간이 많이 줄어들겠죠^^;
글 읽고 기분 좋아서 댓글 남깁니다. 무언가 칭찬을 남기고 싶네요^^ 엄지 척~
감사합니다.^^
자존감을 높이 살려주었다는데에 정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칭찬과 관심을 조금만 기울여도 자존감이 확 올라가죠^^ 감사합니다.
마지막 제빵님 얼굴보고 깜놀 미남이시네요 ^^;
감사합니다. 평소 자주 듣는 얘기입니다.^^
멋진 아빠의 모습이네요. 저도 아이들이 좀더 크면 함께 운동할려고하는데 참고가 많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로 제가 아들을 위해 만든 등급표입니다.(벌써 3년째 이런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시 마다 선물을 주는데 효과가 좋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2.02 09:31
근데 위 표는 탁구장갈때마다 경험치처럼 올라가면 등급에 따라보상을 주시는건가요?
예. 탁구장 가서 인사 잘하면 1단계, 포핸드 100개 연속 1단계, 게임에서 이기면 1단계, 서비스 연습 잘 하면 1단계, 그외 특정한 시스템 연습 잘 하면 1단계 등등해서 레벨을 올리는 것입니다.
2015년도에는 단계도 더 적었고 전체를 다 채워야 상품을 줬었는데 2016년부터는 단계도 더 늘인 만큼 전체에서 1/3씩 색깔이 칠해질 때마다 선물을 사줍니다. 올해는 현금이 좋다고 돈으로 달라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ㅎㅎ
저도 최근들어 아들 데리고 운동가는데요. 참 어렵습니다 ㅠㅠ 지금도 티격태격하지만 처음 보다는 많이 줄었네요. 다행인지 아닌지 계속 운동 따라간다고 하네요. 저랑 치다가 기계도 치고 잠깐 쉬었다 또 치고....정작 저는 1~2 게임만 하고 옵니다. 확실히 제 운동 시간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ㅠㅠ 그래도 아들래미랑 좀 더 가까워진건 큰 소득입니다.
지난 여름에 아들 레슨 20분 받는 동안 기다리고 있었는데 2부 치는 분이 같이 연습 좀 하자고 해서 30분 정도 쵸핑을 해드리고는 집에 왔던 적이 있습니다. 구장비 7천원 받으시더군요^^;
제 운동은 좀 못하더라도 아들이 탁구를 좋아하게 되어 참 좋습니다.^^
음..여러모로 많은걸 배우네요.^^
조기탁구모임에서 가르쳐주신 기초부터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저도 5월이면 아들이 태어날 예정이고 좀 크면 같이 탁구치는게 작은 꿈입니다.^^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도 훗날 아들이랑 탁구칠때 필히 참고해야겠습니다.^^
잘 지내고 있죠?
총각때 봤는데 어느새 아이 아빠가....
아들 순산하고 잘 자라길 바랄게요^^
아이때부터 운동을 접하고 즐길수있다는게 부럽네요^^
어른될때까지 화이팅^^
감사합니다^^
꿈나무들의 미래가 밝네요.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