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정보는 '크메르의 세계'가 기획한 <21세기 대중음악 사전>을 구성하는 항목으로서, <위키피디아 영문판>의 해당 항목을 '크메르의 세계'가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
[개론] 아멘 브레이크 : 역사상 가장 중요한 6초간의 드럼 솔로
Amen break
* '아멘 브레이크'는 '브레이크비트'(Breakbeat) 장르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따라서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브레이크비트' 항목도 참조하라. |
|
(동영상) 정통 드러머의 <아멘 브레이크> 강좌 비디오. |
'아멘 브레이크'(Amen break: 에이멘 브레이크)는 6초 길이(4마디로 구성)의 드럼 솔로 연주를 가리키는 말로서, 밴드 더 윈스턴즈(The Winstons)의 드러머 그레고리 실베스터 콜맨(Gregory Cylvester "G. C." Coleman: 1944~2006)이 '더 윈스턴즈'가 1969년에 발표한 곡 <아멘 브라더>(Amen Brother)에서 연주한 것이다. '더 윈스턴즈'는 1960년대 펑크(funk) 및 소울(soul) 장르에서 활약한 그룹이다.
<아멘 브라더> 전체는 원래 흑인음악 작곡가 제스터 헤어스톤(Jester Hairston: 1901~2000)의 곡 <에이멘>(Amen)을 연주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헤어스톤은 <에이멘>을 시드니 포이티어(Sidney Poitier: 1927~ )의 1963년 개봉 영화 <들백합>(Lilies of the Field)을 위해 작곡했다. 이어서 소울 그룹 '디 임프레션스'(The Impressions)가 1964년에 <에이멘>을 재취입해 대중화시켰다.
'더 윈스턴즈'의 <아멘 브라더>는 1969년에 분당 45회전 7인치 플라스틱 LP 형태로 '메트로미디어'(Metromedia)에서 발매된 싱글 앨범 <컬러 힘 파더>(Color Him Father)의 B면에 수록됐다. 현재 이 곡은 '더 윈스턴즈'의 다른 곡들과 함께 12인치 LP 앨범으로 발매된 몇몇 모음집 앨범들에도 수록되어 있다.
|
(동영상) 영화 <들백합>에 삽입된 곡 <에이멘>. 장돌뱅이 일꾼이자 만능 재주꾼인 호머 스미스(Homer Smith: 시드니 포이티어 분)가 영어에 서투른 유럽 출신 수녀들이 사는 농장에 우연히 머물게 되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스미스는 수녀원장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수녀들의 영어를 유창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맡는다. 이 영화에는 <에이멘>이 2차례 등장하며, 그때마다 호머 스미스 역의 시드니 포이티어의 목소리는 작곡자 제스터 헤어스톤이 더빙했다. |
|
(동영상) '디 임프레션스'가 1964년 발표한 <에이멘>. |
|
(동영상) '더 윈스턴즈'가 1969년에 발표한 연주곡 <아멘 브라더>. 오늘날 '아멘 브레이크'의 기원이 된 드럼 솔로 네 마디는 바로 이 곡에 포함되어 있다. (1분27초 부분) |
'아멘 브레이크'는 1980년대 이후 유명세를 탔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6초 짜리 4마디 드럼 솔로를 [컴퓨터나 레코딩 머신, 혹은 턴테이블 재생 반복 등을 통해] 샘플링하거나, 혹은 원래의 연주를 모방한 샘플링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장르들에서 샘플링된 '드럼 루프'(drum loops: 반복적인 테마)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이다. 그러한 장르들에는 브레이크비트(breakbeat), 힙합(hip hop), 브레이크비트 하드코어(breakbeat hardcore), 하드코어 테크노(hardcore techno) 및 브레이크코어(breakcore), 정글(jungle), [올드스쿨 정글(oldschool jungle)과 라가 정글(ragga jungle)을 포함하는] 드럼 앤 베이스(drum and bass: 디앤비, D&B, DnB), 디지털 하드코어(digital hardcore) 음악 등이 포함된다.(주1)
'아멘 브레이크'는 초창기 힙합과 샘플링을 기반으로 하는 음악에서 강도 높게 사용됐고, DnB와 정글 뮤직의 토대가 되면서, "여러 서브컬처들(subcultures)을 탄생시킨 6초간의 클립"이 됐다. '아멘 브레이크'는 오늘날의 일렉트로닉 뮤직(electronic music)에서 가장 많이 샘플링된 루프들 중 하나이며,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많이 샘플링된 드럼 비트이다.(주2)
(주1) Butler, Mark J. (2006), Unlocking the groove: Rhythm, meter, and musical design in electronic dance music, Indiana University Press, p.78. ---- "특히 정글/드럼 장르를 비롯하여, 보다 일반적인 것은 하나의 브레이크이다. (중 략) 팬들과 뮤지션들 모두 공통적으로 그것을 '아멘' 브레이크라고 부른다."
(주2) "The Amen break's impact on history". |
1. '아멘 브레이크'의 드럼 악보 : <아멘 브레이크>에 삽입된 4마디 솔로
* '아멘 브레이크'의 표준적인 템포는 136 BPM(역주)에 가깝다.(주3)
2. 저작권의 문제
'아멘 브레이크' 샘플을 사용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드러머인 콜맨은 물론이고 <아멘 브라더>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리차드 스펜서(Richard L. Spencer) 역시 어떠한 로열티(저작권료)나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저작권 소송을 시도하지 않았다.(주4) 그러나 스펜서는 '아멘 브레이크' 샘플에 토대를 둔 작품들을 "표절"(plagiarism)로 간주하고 있다.(주5)
3. 초창기의 유명세
<아멘 브라더>라는 곡 자체는 힙합 및 일렉트로닉 뮤직 공동체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그것은 '다운스테어즈 레코드사'(Downstairs Records) 직원 출신으로 '브레이크비트 레니'(Breakbeat Lenny)라는 예명으로 유명한 루이스 플로레스(Louis Flores)가 1986년 불법 편집 시리즈인 <얼티멋 브레익스 앤 비츠>(Ultimate Breaks and Beats)를 편집하면서부터이다. 그를 고용한 것은 '디제이스 레니'(DJs. Lenny)였고, 4마디 길이의 드럼 브레이크 부분을 그 곡의 다른 부분들보다 매우 느리게 편집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러한 편집은 곡 중간에 귀에 거슬릴 정도의 템포 차이를 발생시켰지만, 힙합 계열의 DJ들이 2개의 턴테이블을 이용해 그 부분의 비트를 댄스가 가능한 템포로 연속적으로 확장시키면서 그 곡의 나머지 부분들은 플레이시키지 않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러한 턴테이블 운용 테크닉은 디제이 쿨 헉(DJ Kool Herc: 1955~ )이 1974년에 최초로 창안해낸 것으로서, 이후 그랜드마스터 플래쉬(Grandmaster Flash: 1958~ )의 노력 덕분에 1977년 무렵에는 일반적인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었다.
|
(동영상) DJ 쿨 헉이 턴테이블을 사용하던 때의 라이브 연주 모습. |
|
(동영상) 루이스 플로레스가 편집한 <얼티멋 브레익스 앤 비츠> 시리즈의 일부분. <아멘 브라더>는 이 동영상의 6분 무렵부터 시작하고, 템포를 느리게 편집한 '아멘 브레이크'(드럼 솔로 4마디) 파트는 6분53초 무렵에 등장한다. |
1987년, '이무 시스템스'(E-mu Systems, Inc.)는 드럼 머쉰 겸 댄스음악 전문 샘플러인 SP1200을 출시했다. 이 장비는 힙합 음악의 제작 기법을 드럼 머쉰을 사용하던 데서 샘플링된 루프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꾸어주었다. 대부분의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루프를 <얼티멋 브레익스 앤 비츠> 시리즈에서 차용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아멘 브레이크'는 1980년대 말의 힙합계에서 엄청난 유명세를 획득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영국 및 유럽의 댄스음악계로도 전파됐다.
결국, '더 윈스턴즈'의 <아멘 브라더> 원곡이 보다 고음질의 사운드로 재발매됐고, 이후 대부분의 일렉트로닉 뮤직 프로듀서들이 [더 이상 턴테이블 2개를 사용하는 방식도 필요없었기 때문에] 보다 빠른 템포로 이뤄진 원곡의 비트를 샘플링하게 됐다. 그에 따라 해적판으로 출시됐던 느린 템포의 편집에 대한 인기도 시들해지고 말았다.
4. 브레이크비트 하드코어
1990년경 영국의 래이브(rave) 문화가 절정에 달하자, '아멘 브레이크'가 점차 브레이크비트 하드코어(breakbeat hardcore) 장르의 제작물들에 등장하는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드코어 장르는 독특하고 거칠면서 공격적인 사운드를 강조하면서 힙합 및 초창기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았다. '브레이크비트 하드코어'는 '브레이크비츠'에 힙합의 영향을 가미하고 템포를 빠르게 만들었다.
1991년에는 이 장르가 레개(reggae)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1992년에는 '라가'(ragga)의 영향도 출현했다. 그 결과 정신없게 돌아가는 분당 150~170 BPM의 브레이크비츠 음악에 경쾌한 피아노 멜로디 루프와 자메이카 스타일의 레개 음악 샘플링이 정상 템포의 형태로 겹치게 하는 방법도 사용됐다. 이러한 사운드는 잘게 썬 듯한 드럼 브레이크들을 저주파 베이스 선율과 결합시키는 형태로 급속도로 발전해나갔다. 많은 트랙들(=작품들)에서 이러한 형태는 중요한 특징을 형성했다. 이러한 스타일을 처음엔 정글(Jungle)이라 불렀다. 하지만 이 형태가 더욱 발전하고 리듬의 요소들이 더욱 세련되어지면서 "드럼 앤 베이스"(drum and bass, DnB)라는 명칭이 더욱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
(동영상) 라가/정글 형식으로 믹스된 트랙의 한 예. |
1990년대 중반부터, 정글/DnB 사운드에 영향을 받고 성장한 인텔리전트 댄스 뮤직(Intelligent dance music: IDM) 프로듀서들이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음악의 맥락 속에서 정글/DnB 스타일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가능성들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제 "댄스에 알맞은"(danceable) 클럽 지향적 트랙이란 개념은 더 이상 전제조건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더욱 기이하고 알려지지 않은 [음악적] 조작들과 미학적으로 더욱 매니어층을 겨냥한 즐거움을 가진 경향이 출현했고, 그러한 경향은 오늘날의 브레이크코어(Breakcore: 혹은 '노이즈코어'[noisecore]라고도 불림) 스타일로 이어지고 있다.
'아멘 브레이크'는 아직도 여전히 많은 음악적 성과물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최근 몇년 동안에는 "올드 스쿨"(old-skool) 정글 스타일에 관한 새삼스러운 관심도 일어나고 있다. 수많은 IDM 프로듀서들 중 한명인 루크 비버트(Luke Vibert)는 '아멘 브레이크'를 탐색하면서 '아멘 앤드류스'(Amen Andrews)라는 이름으로 앨범 몇장을 발매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거의 모든 트랙들에 아멘 브레이크를 사용했고, 매우 잘게 썬 형태로 편집했지만 인지 가능한 양식으로 이 브레이크를 사용했다.
|
(동영상) 루크 비버트(=아멘 앤드류스)의 <바빌론>(Babylon). |
5. 힙합 및 여타 장르들
한편, 디제이 액세라(DJ Axera)나 고만다(Gomanda)처럼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일부 아티스트들과 그룹 N.W.A의 앨범 <스트레이트 아우터 컴프톤>(Straight Outta Compton)처럼 많은 힙합 작품들도 '아멘 브레이크'를 사용했다.(주6)
'아멘 브레이크'의 드럼 사운드를 변형시켜 새로운 패턴으로 다시 프로그램한 최초의 힙합 프로듀서는 '투 라이브 크루'(2 Live Crew: 1985년 결성)의 멤버 미스터 믹스(Mr. Mixx)였다. 그는 1987년 <무브 섬씽>(Move Somethin') 앨범의 수록곡 <필 올라잇 열>(Feel Alright Y'all)에서 '아멘 브레이크'를 사용했고, 이후 그룹 '맨트로닉스'(Mantronix)가 1988년에 발표한 <킹 어브 비츠>(King of the Beats)에서 '아멘 브레이크'를 사용했다.
|
(동영상) '맨트로닉스'의 1988년 발표곡 <킹 어브 비츠>. |
또한 오아시스(Oasis: 곡명-'D'You Know What I Mean'),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NIN 혹은 NIИ, 곡명-The Perfect Drug), 람슈타인(Rammstein: 곡명-Sehnsucht) 같은 락 뮤직 아티스트들도 '아멘 브레이크'를 사용했다.
|
(동영상) '나인 인치 네일스'의 <더 퍼펙트 드러그>. |
그리고 자동차 광고의 배경음악이나 TV 리얼리티 쇼인 <디 어메이징 레이스>(The Amazing Race), SF 성인 만화영화 <퓨처라마>(Futurama) 같은 작품들에서도 '아멘 브레이크'가 사용됐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래퍼(rapper)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 1982년생)의 2007년 발매 앨범 <루페 피아스코의 더 쿨>(Lupe Fiasco's The Cool) 수록곡 <스트리츠 온 파이어>(Streets On Fire) 같은 작품을 들 수 있다.
6. 평 가
2011년 3월 6일, 영국의 BBC 라디오 1은 '라디오 원 스토리즈'(Radio 1 Stories) 시리즈의 일환으로 '아멘 브레이크'에 관한 1시간 짜리 다큐멘터리를 방송했고, 해설은 저명 라디오 DJ 쿳스키(Kutski: 1982~ )가 맡았다.(주7) 또한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지 역시 '아멘 브레이크'의 영향을 전하면서, "음악의 얼굴을 변화시킨 짧은 폭발 같은 드러밍"이었다고 평가했다.(주5)
|
(동영상) '아멘 브레이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6초 길이의 드럼 루프"로 불린다. 이 비디오는 '더 윈스턴즈'가 발표한 <아멘 브라더>부터 시작하여 "아멘 브레이크" 사용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곡들을 연속으로 편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