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굽이굽이 소중한 문화유산… 내달 2일부터 동강뗏목축제
'스물여섯 번의 물결, 동강에서 만나다' 주제
대형 풀장·카누 무료 대여… 강변 동강 열차도 운행
정성원 기자
입력 2024.07.2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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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꾼들이 뗏목에 올라 한양으로 나무를 나르던 것을 재현한 모습. 동강은 과거 육로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강원도의 물자 운송로 역할을 수행했다. 떼꾼들은 벌채된 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 위에 올라 한양까지 궁궐 등을 짓기 위해 필요한 소나무를 운반했다. /영월군 제공
강원도 영월을 굽이쳐 흐르는 동강은 영월의 보석으로 불린다. 맑고 푸른 물이 어라연과 황새여울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고 흐르고 있다.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절벽이 만든 멋진 풍광도 매혹적이다. 동강은 과거 육로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강원도의 물자 운송로로서의 역할을 수행, 주민들의 생계를 책임지기도 했다.
◇동강, 뗏목의 역사적 중심지
동강은 정선 가수리에서 영월 하송리까지 51km를 굽이굽이 흘러가는 강이다. 이후 남한강에 합류돼 서해로 흐른다. 이 때문에 동강은 강원도의 물자를 한양으로 옮기는 수송로 역할을 했다. 조선시대 당시 한양에 궁궐을 지으면서 원목 수요가 늘자 정선과 영월지역에서 채취한 질 좋은 소나무들이 동강을 통해 한양으로 운반됐다. 1867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도 영월의 소나무가 동강을 통해 한양으로 전달됐다. 나무 운반은 뗏목을 활용했다. 뗏목은 벌채된 나무를 엮어 만들었고, 운전사 역할을 하는 떼꾼이 뗏목 위에 올라 나무를 영월서부터 한양까지 이동시켰다. 여울에 휩쓸리면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일이었지만, 큰 수익을 누릴 수 있어 떼꾼들은 생계를 위해 뗏목에 올랐다고 한다. 이로 인해 ‘떼돈’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뗏목은 영월 군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이기도 했다. 동강 상류지역에선 1960년대까지 주민들이 뗏목을 타고 마을과 마을을 오갔다.
엄흥용 영월문화원장은 “동강과 뗏목 문화는 단순한 관광 자원을 넘어서 영월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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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 뗏목축제, 전통을 이어가다
영월군은 떼꾼들의 땀과 애환이 배어 있는 뗏목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지난 1997년부터 동강뗏목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도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동강 둔치 일원에서 뗏목 축제가 열린다.
‘스물여섯 번의 물결, 동강에서 만나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선 뗏목 재현 행사와 밀!당!대회(배를 밀어라·노를 당겨라) 등이 펼쳐진다.
뗏목 재현 행사는 축제 첫날인 2일 동강 둔치 일원에서 진행된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뗏목에 떼꾼이 올라 한양으로 나무를 실어 나르던 모습이 재현된다. 수상 줄다리기인 밀!당!대회에선 10명의 참가자가 특수 제작된 배에 올라 노를 저어 힘을 겨룬다. 5명이 한 팀을 이루며 오는 30일까지 홈페이지(http://ywfestival.com/)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여성팀과 남성팀으로 나눠 진행되며 1위 팀에겐 100만원, 2위 팀에겐 50만원, 3위 팀에겐 30만원의 상금이 각각 주어진다. 밀!당!대회는 3일 예선전, 4일 결승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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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동강에서도 제1의 풍광으로 손꼽히는 어라연의 모습. 국가지정 명승 제14호이기도 한 어라연은 산을 따라 굽은 물줄기가 넓어지면서 강물이 서서히 흘러 연못처럼 만들어진 곳이다. 예로부터 강물 속에 뛰노는 물고기들의 비늘이 비단같이 빛난다 해 어라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올해 축제는 가족 단위 관광객과 젊은 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됐다.
축제장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대형 풀장이 설치되며 카누를 빌려 타고 동강을 유유자적 노닐 수도 있다. 카누는 축제장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동강 강변을 내달리는 동강 열차도 운행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시원한 맥주와 메밀부꾸미·메밀전 등 영월의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존도 운영된다.
축제기간 공연도 이어진다. 축제 첫째 날인 2일엔 박상민·노브레인·팝페라 아리엘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른다. 둘째 날인 3일엔 노라조·허민영·강승완·박혜림이, 폐막일인 4일엔 코요태·박서진·이하평이 공연을 펼친다. 또 배우 조한선과 DJ Soul, DJ Lua가 함께하는 DJ 파티와 신나는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워터댄스 파티도 축제 기간 내내 열릴 예정이다. 동강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 쇼와 드론 쇼도 진행된다.
올해 축제에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떼돈 이벤트도 새롭게 선보인다. 축제 기간 영월지역 음식점 등을 이용한 후 받은 영수증을 축제장 응모함에 넣으면 추첨을 통해 100만원 상당의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박상헌 영월문화관광재단 대표는 “올해 축제는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이번 축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동강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경험하고 영월을 더욱 사랑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